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361 - Chapitre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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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화

그 말에 강루인은 발걸음만 멈출 뿐 고개는 돌리지 않았다.“법원을 나온 순간부터 우리는 남이 됐어. 남의 일에 내가 왜 신경 쓰겠어?”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걸음을 옮겼다.기자회견은 생중계로 진행되었다. 끝나자마자 여론이 새롭게 바뀌었다.강루인의 연기가 워낙 자연스러워서 모두를 완벽하게 속였다. 주영도의 이미지가 순식간에 쓰레기만도 못한 남자에서 좋은 남자로 바뀌었다.남자를 사랑하는 세상은 원래 이러했다. 포장만 잘하면 돈 한 푼 들이지 않아도 네티즌들이 알아서 좋은 쪽으로 몰고 갈 것이다.강루인의 해명 덕분에 주영도뿐만 아니라 주선 그룹의 이미지까지 좋아졌고 주가도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차에 오른 후 함지율이 물었다.“억울하지 않아?”억울한 건 분명히 강루인인데 다른 사람이 피해자가 돼버렸다. 이보다 더 역겨운 상황이 있을까?강루인이 담담하게 대답했다.“괜찮아.”이혼했기에 이 정도 억울함은 참을 수 있었다.오히려 주영도와 구아정에게 고맙기까지 했다. 그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혼했겠는가?강루인은 함지율에게 병원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주영도와 이혼한 일을 할머니에게 직접 전해야 했다. 남의 입을 통해 들으면 또 걱정할 게 뻔했다.병원으로 가는 길, 차성열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른 말은 없고 딱 세 글자만 말했다.“축하해.”진심 어린 축하에 강루인도 솔직하게 답했다.“고마워요.”차성열이 물었다.“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우선 할머니 좀 보살펴드리다가 다른 건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보려고요.”짧은 대화 몇 마디에 모든 감정이 실려있었다.차성열은 더 붙잡고 얘기하지 않았다. 그녀가 지금 개인적인 일을 정리해야 한다는 걸 알았으니까.두 사람은 인사하고 전화를 끊었다.운전 중이던 함지율이 불쑥 말했다.“난 차성열 그 사람이 참 괜찮은 것 같아.”강루인이 그 말에 담긴 뜻을 알아듣고 맞장구쳤다.“맞아. 정말 좋은 사람이야. 하지만 우린 어울리지 않아.”“왜? 지금 둘 다 솔로잖아.”연애 고수인 함지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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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이수희가 강루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고생 많았어.”강루인은 울음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을 꾹 다물었다.정말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정신적으로 매일매일 짓눌려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어깨를 짓누르던 그 무거운 짐이 이제야 비로소 사라졌다.드디어 자유를 얻었다.강루인은 할머니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이수희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곁에 있어 주었다.그 모습이 참으로 따뜻했다.강루인은 할머니의 품에서 한참 안정을 찾은 뒤에야 아쉬운 마음으로 병실을 나왔다.병원을 나오자마자 강규덕에게서 전화가 왔다.발신자를 본 강루인은 전화를 받지 않고 끊어버렸다. 받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할지 뻔했다. 왜 이혼했냐고 잔소리나 하겠지.그녀가 끊자 강규덕이 또다시 걸어왔다. 여러 번 끊어도 계속 끊임없이 울리는 벨 소리에 강루인은 결국 강규덕의 번호를 차단했다.강규덕 때문에 오늘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강루인은 병원 앞에 서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흐린 날씨였지만 햇살 가득한 날씨였던 때보다 기분이 더 좋았다....기자회견이 끝나기 전까지 구아정은 주세웅의 사람들에게 붙잡혀 있었다.기자회견장을 빠져나온 주영도는 구아정의 부모와 함께 구아정을 데리러 갔다.구아정은 부모보다 주영도를 보고 더 흥분했다.“오빠...”그녀는 울면서 그의 품에 와락 안겼다. 이 두려움은 연기가 아니라 진심이었다.어젯밤 정말 죽는 줄 알았다.‘빌어먹을 늙은이, 감히 날 죽이려 들어? 내가 죽으면 손자한테 원한을 살까 두렵지도 않은가 보지?’구아정은 주영도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었다.“다시는 오빠를 못 보는 줄 알았어.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구아정의 부모도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외동딸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겼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채정화가 딸을 위로했다.“괜찮아. 이젠 안전해. 영도가 널 지켜줄 거야.”주영도는 구아정을 똑바로 세운 다음 약을 내밀었다.구아정이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물었다.“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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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구아정이 아무리 울고불고 매달려도 주영도의 태도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떠나보내겠다는 결심을 단단히 한 듯했다.주영도는 먼저 그들을 원래 집으로 데려다주려 했다. 내일 비행기이니 짐을 챙기라고 했다.목적지에 도착한 후 그는 함께 올라가지 않고 그대로 차를 돌려 떠났다.집으로 들어온 구아정은 억지로 꾸며내던 착한 척을 더는 유지할 수 없었다.‘왜 이렇게 됐지?’이건 그녀가 원했던 결말이 아니었다.채정화가 흥분한 딸을 끌어안고 등을 토닥였다.“괜찮아, 괜찮아. 엄마 아빠가 있잖아. 아직 방법이 있어.”구아정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맞아요. 아직 아이가 있잖아요.”“너 약 먹었잖아.”‘피임약까지 먹었는데 아이라니?’구아정이 대답했다.“먹든 안 먹든 다 똑같아요.”그 말에 채정화가 멈칫했다.‘무슨 말이지?’구신원이 물었다.“혹시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그녀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네.”사실 주영도와 아무 일도 없었다. 구아정이 갖은 방법을 쓰면서 유혹해도 주영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구아정의 두 눈에 어두운 기운이 스쳤다.‘이게 다 강루인 때문이야. 오빠는 분명 반응이 있었어. 그년이 갑자기 나타나서 방해하지만 않았어도 진작 끝났을 텐데. 그년 때문에 다 망쳤어.’구아정이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래도 괜찮아요. 배는 내 거니까. 아이를 가지는 건 어렵지 않아요.”채정화가 그녀의 뜻을 바로 알아챘다.“아정아, 남의 아이를 영도 아이라고 속일 생각이야?”“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 아빠는 영도 오빠예요.”채정화가 침을 꿀꺽 삼켰다.“그냥 여기서 그만둘까?”주씨 가문에서 남의 혈육을 키울 리가 없었다. 아이를 집에 들이기 전에 유전자검사부터 할 테니까.구아정이 불만을 드러냈다.“엄마, 나 안 도와줄 거예요?”“엄마가 도와주지 않는 게 아니라 걱정돼서 그래.”어제 일만 봐도 주세웅이 보통 잔인한 사람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구신원이 입을 열었다.“아이는 그냥 입장권이야. 일단 그 집에 들어간 다음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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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강루인이 차분하게 말했다.“난 이제 주씨 가문과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에요.”주승우는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꼬리처럼 따라다니는 녀석을 힐끔 쳐다보았다.“큰일 났네. 네가 그렇게 속 끓이던 언니가 이젠 너도 싫대.”주가윤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두 눈에 어둠이 스쳤다. 저도 모르게 옷자락을 움켜쥐면서 두려워했다.강루인은 주승우를 한 번 노려보고는 주가윤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목소리는 조금 전과 다르게 한없이 부드러웠다.“그런 거 아니야. 이혼해도 우리 사이는 변하지 않아. 넌 영원히 내 동생이야.”주가윤의 얼굴이 순식간에 환해졌고 눈도 반짝였다.주승우가 끼어들었다.“그럴 줄 알았어요. 루인 씨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서 쥐새끼 한 마리 때문에 우릴 다 미워할 리가 없죠.”“승우 씨도 그 쥐새끼 중 하나예요.”‘넌 뭐 좋은 사람인 줄 알아?’“역시 루인 씨는 사람 보는 눈이 없다니까요.”그는 마음이 넓은 척했다.“됐어요. 난 착한 사람이라 따지지 않을게요. 다들 서 있지만 말고 앉아요.”그러더니 주인 행세까지 했다.강루인은 할 말을 잃었다.‘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네가 아니라.’자리에 앉은 후 주승우가 또 입을 열었다.“우리끼리만 있으면 재미없으니까 몇 명 더 불러서 같이 놀아요. 사람 많아야 북적북적하죠.”그가 손뼉을 치자 남자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스타일이 제각각이긴 했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다들 인물이 훤했다.강루인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주승우가 칭찬을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큰돈을 들여서 부른 거예요. 전부 이 가게의 인기남들이라니까요?”강루인이 말했다.“미쳤어요?”‘내가 언제 불러 달라고 했어?’그러자 주승우가 진지하게 말했다.“루인 씨는 세상 물정을 몰라서 그래요. 경험을 많이 쌓으면 다음에는 이렇게 쉽게 당하지 않을 거예요.”‘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네.’그가 어찌나 열정적인지 다른 사람이 보면 그들이 가족이라 오해할 정도였다. 하지만 강루인은 알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이용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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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영도야, 나 강루인 봤어. 바로 옆방이야.”그때 문이 열리더니 평소 주영도와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들어왔다.그 말에 술을 마시던 주영도가 멈칫했다. 그가 뭐라 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양동운이 먼저 입을 열었다.“강루인이 네가 여기 있는 거 알고 일부러 따라온 거 아니야?”최지호가 말했다.“이미 이혼했는데 여길 왜 따라와?”“여자들은 원래 겉과 속이 다르잖아. 어쩌면 이혼도 진심으로 원해서가 아니라 영도를 쥐고 흔들려는 수작일지도 몰라.”양동운의 말에 최지호는 어이가 없었다.“강루인이 네가 만난 여자들이랑 같은 줄 알아?”솔직히 말해서 양동운이 만난 여자들은 대부분 사귀었다고 할 수도 없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이었다.양동운이 눈살을 찌푸렸다.“너 누구 편이야?”‘왜 이렇게 강루인을 두둔하는 거지?’최지호가 대답했다.“난 생각할 줄 알아.”양동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럼 난 뭐 생각할 줄 모른단 말이야?”“난 그런 말 한 적 없어.”양동운이 이를 갈았다.“싸우자는 거야?”최지호는 바보를 쳐다보듯 그를 쳐다보고는 대꾸하지 않았다.그때 이 얘기를 꺼낸 사람이 조심스럽게 한마디 덧붙였다.“영도를 찾으러 온 건 아닌 것 같아.”그 말이 다시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그 사람이 말하기 전에 주영도의 눈치를 살피자 주영도가 말했다.“할 말 있으면 그냥 해.”“주승우가 술집의 남자들을 엄청 많이 데리고 그 방으로 들어가는 거 봤어.”술집의 남자들이란 게 바로 호스트였다.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주영도에게 향했다.‘아무리 남남이라지만 이제 이혼한 지 얼마 됐다고 벌써 이렇게 놀아? 너무 빠른 거 아니야?’주영도의 표정은 전혀 흔들림이 없이 차분하기만 했다. 너무 차분해서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읽을 수 없었다.양동운이 다시 입을 열었다.“이러니까 강루인이 너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 거야. 정말 문란한...”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차가운 시선이 날아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주영도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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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애처로운 표정을 적당하게 잘 짓긴 했지만 강루인에게는 먹히지 않았다.“난 그쪽의 타깃 고객이 아니에요.”인형 같은 얼굴의 남자가 물었다.“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요?”차성열이 그 남자의 어깨를 잡더니 단호하게 밀어내면서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나가.”주승우가 재미있다는 듯 차성열을 쳐다봤다.“차성열 씨, 혹시 우리 전 형수님한테 마음이 있어요? 대시라도 하려고요?”강루인이 먼저 나서서 말했다.“주승우 씨, 계속 헛소리하면 진짜 내쫓는 수가 있어요.”주승우가 혀를 찼다.“장난도 못 치겠네, 진짜.”바로 그때 룸 문이 열렸다. 훤칠한 키의 누군가가 나타났는데 바로 주영도였다.주승우의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깊은 미소가 번졌다.주영도의 시선이 강루인에게 향했다.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을 본 순간 눈빛이 어두워졌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주영도인 걸 본 강루인은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저 사람이 왜 여기에 있어?’주승우가 다리를 꼬고 앉아 건들건들 말했다.“형, 전처가 고생에서 벗어난 걸 축하해주러 왔어.”주영도가 술집의 남자들을 훑어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다 나가.”그의 기세가 워낙 세서 놀란 남자들이 무의식적으로 가려던 그때 주승우가 끼어들었다.“아무도 나가지 마!”그 말에 남자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어쨌거나 돈을 준 사람은 주승우니까.“형, 이 사람들은 우리 손님이야. 아무 관계도 아닌 형이 무슨 자격으로 끼어들지? 선 넘은 거 아니야?”그러고는 강루인을 돌아봤다.“루인 씨, 내 말이 맞죠?”강루인은 더 이상 주영도를 쳐다보지도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맞아요.”호스트들이 싫었지만 주영도가 여기 와서 이래라저래라하는 게 더 싫었다. 싫어하는 것에도 등급이 있었다.주승우의 입꼬리가 더 올라갔다.“들었지? 사람은 눈치가 있어야 해. 형은 그냥 집에 가서 쉬어. 여기서 분위기 흐리지 말고.”주영도는 주승우의 비아냥을 무시하고 사람들을 지나 강루인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그녀를 잡고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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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주영도는 강루인이 싫은 티를 팍팍 내도 못 본 척하며 자기 할 말만 했다.“나랑 이혼한 게 아정이 때문이라는 거 알아. 그래서 보내겠다는 거야. 앞으로 아정이를 볼 일이 절대 없어.”강루인이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내일 신경외과 가서 검사나 받아봐.”머리가 정상이라면 절대 이런 소리를 할 리가 없었다.주영도는 계속 하고 싶은 말만 했다.“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어.”“주영도 씨, 이혼이 무슨 뜻인지 알아? 영도 씨랑 나 완전히 남남이라는 뜻이야. 기자회견에서 예쁘게 포장한 건 나랑 할아버지의 거래 때문이었어. 영도 씨가 진짜 그런 사람이라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마. 난 영도 씨랑 다시 시작하고 싶지 않아. 이번 생은 여기서 끝이야.”‘내가 어떻게 한 이혼인데. 미치지 않고서야 다시 시작한다는 게 말이 돼?’“영도 씨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구아정이야. 부탁인데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난 당신이 진짜 싫어.”그 말을 들은 순간 주영도는 날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머리가 윙 했고 싫다는 두 글자가 머릿속을 꽉 채웠다.강루인이 이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어떻게 날 싫어할 수가 있어?’“루인아.”차성열이 어느새 최지호를 떨쳐내고 그녀의 물건을 들고 다가왔다.강루인이 고개를 돌렸다.“선배, 나 좀 데려다줘요.”그녀가 가려 하자 주영도가 재빨리 손을 뻗었다. 그런데 손이 닿기도 전에 차성열이 막아섰다.“영도 씨, 두 사람 이제 이혼했어요. 계속 이러면 스토킹으로 고소할 수 있어요. 영도 씨의 체면은 그렇다 쳐도 주씨 가문의 체면은 생각해야죠.”주영도가 순식간에 차가운 기운을 내뿜으며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일에 끼어들지 말아요.”강루인이 말했다.“우린 이제 남남이야. 할 말 다 했어, 난. 앞으로 만나면... 아니지, 앞으로는 만날 일 자체가 없을 거야. 선배, 이만 가요. 신경 쓰지 말고.”주영도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강루인, 우리가 앞으로 만날지 안 만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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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 휴대폰 24시간 켜놓고 있으니까.”늦은 밤이라 차성열은 올라가지 않고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작별 인사를 했다.“강루인!”강루인이 단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누군지 바로 알았다.그녀가 천천히 돌아선 그때 노발대발하는 강규덕과 마주했다.강규덕이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욕설을 퍼부었다.“너 미쳤어? 대체 뭘 믿고 주영도랑 이혼한 거야?”그의 얼굴이 분노로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딸이 이혼했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화가 계속 치밀었다.“주씨 가문이랑 사돈을 맺고 싶어서 안달 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네가 운이 없었더라면 그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다고.”‘하늘이 내려준 행운을 발로 차 버리다니. 미쳐도 정말 단단히 미쳤어.’강루인은 강규덕의 비난과 질책을 가만히 듣기만 했다.“얘기 다 했어요? 이제 들어가서 자도 될까요?”개의치 않는 그녀의 태도에 강규덕은 화가 더 치밀었다.“당장 돌아가서 재결합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주씨 가문 사모님 자리에 다시 앉으라고!”“그럴 방법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어요.”그러고는 다른 제안을 했다.“주씨 가문이랑 인연을 끊기 싫으면 혜미한테 시집가라고 하세요. 안 그래도 나 대신 혜미를 그 자리에 앉힐 생각이었잖아요. 지금이 딱 좋은 기회예요. 다른 사람이 빼앗아가기 전에 얼른 움직여요.”강규덕은 모욕당했다는 기분에 분노가 폭발했다.“역시 넌 배은망덕한 년이야. 강씨 가문에서 널 어떻게 키웠는데 이런 식으로 은혜를 갚아? 재결합할 생각이 없으면 우리 집에서 당장 나가. 앞으로는 어디 가서 내 딸이라는 소리도 하지 말고. 난 너 같은 불효자식이 없어.”어둠이 강루인의 창백한 얼굴을 가려주었다.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 이를 악물었다.“아버지, 난 아버지한테 딸이었던 적이 있었어요?”“난 쓸모없는 딸은 안 키워.”그 말을 들은 순간 강루인은 자신을 비웃을 힘조차 없었다.그는 쓸모없는 딸을 키우지 않는 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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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사람은 진심으로 어이가 없으면 정말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주영도의 말도 안 되는 착각에 뭐라 더 말하고 싶지 않았던 강루인은 휴대폰을 꺼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화했다.“저의 집에 미친 사람이 들어왔어요. 빨리 와서 좀 치워주세요.”전화를 끊고는 이렇게 말했다.“스스로 나갈래, 아니면 이따가 경찰한테 끌려갈래?”주영도는 꿈쩍도 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왜 울었어?”“영도 씨랑 헤어졌는데 왜 울어? 폭죽 터뜨리며 축하해도 모자랄 판인데. 착각 좀 그만해.”그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나랑 헤어져서 그렇게 기뻐?”강루인도 숨김없이 대답했다.“고생에서 벗어났는데 당연히 기쁘지.”“너 예전엔 이러지 않았어.”예전의 그녀는 주영도밖에 몰랐고 주변에 다른 남자의 그림자조차 없었다. 지금과 달리 가정에만 마음이 쏠려 있었다.주영도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차성열이 나타난 뒤로 네 마음이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지.”예전에는 주영도가 말솜씨가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말솜씨가 아주 현란했고 사실을 왜곡하는 데도 일가견이 있었다.“주영도 씨, 남자라면 문제의 원인이 영도 씨한테 있다는 걸 알아야지. 나한테 뒤집어씌우지 마. 나가!”주영도의 뻔뻔함은 매번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차성열 때문이 아니라면 왜 나랑 다시 시작하지 않는 건데? 아정이도 보내겠다고 했잖아.”“더러워서.”주영도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갑자기 다가와 그녀를 끌어안았다.“나 깨끗해. 못 믿겠으면 직접 확인해봐.”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루인을 벽으로 밀어붙이고는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추려 했다. 강루인이 얼굴을 홱 돌리자 입술이 볼에 닿았다.주영도는 억지로 그녀의 얼굴을 바로잡았다. 강루인이 뺨을 후려치려던 순간 재빨리 손을 잡아 머리 위로 눌렀다. 다시 입술이 다가왔고 뜨거운 숨결이 피부에 닿았다.손이 묶인 강루인은 무릎으로 그의 사타구니를 가격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 한 공격에 주영도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아픈 곳을 움켜쥐고 허리를 숙였다.주영도가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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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더는 주영도를 보고 싶지 않았던 강루인은 문을 쾅 닫아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불안하여 안쪽에서 잠금장치까지 돌렸다.문밖에서 쿵쾅거리는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주영도의 기분도 별로 좋지 않은 듯했다. 잠시 후 그도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주영도는 이 집의 인테리어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서 가구밖에 교체하지 못했다.신발을 갈아신자마자 집 안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통통이였다.주영도는 다가오는 통통이를 보며 투덜거렸다.“너 엄마 진짜 잔인해. 내 대를 끊을 작정인가 봐.”통통이는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했다. 낯선 환경이라 불안해 보였고 어디에 있어도 편하지 않았다.주영도를 보더니 계속 발로 바지를 긁었다.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었던 주영도는 통통이의 습성을 몰랐다. 배고픈 줄 알고 사료를 따라줬지만 통통이는 입도 대지 않았다.“밥도 안 먹고 물도 마시지도 않고. 대체 원하는 게 뭐야?”고양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그건 고양이가 아니라 인간일 터.주영도와 통통이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다. 둘 다 상대를 이해 못 해서 점점 짜증만 쌓였다.그는 통통이를 안고 강루인의 집 문을 두드렸다.갑작스러운 소리에 강루인이 화들짝 놀랐다.“강루인, 문 열어. 통통이한테 지금 네가 필요해.”주영도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녀의 얼굴이 확 굳었다.‘어쩜 이렇게 뻔뻔한 인간이 다 있어?’선샤인 빌리지를 떠날 때 통통이를 일부러 데려가지 않았는데 지금 통통이 때문에 문을 열 리가 있겠는가?주영도가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강루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TV 볼륨을 최대로 올려서 문밖의 소리를 완전히 차단했다.문을 열어주지 않자 주영도는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차단당한 상태였다.그는 말문이 막혀버렸다.오늘 밤은 이 문이 열리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 통통이를 안고 들어가면서 진경자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와서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문밖이 조용해진 후 강루인은 와인 한 병을 땄다.주영도 때문에 클럽에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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