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이 멈칫했다가 이내 차분하게 말했다.“사모님께 무슨 일이 있었나요?”주영도가 과도를 들어 보였다.“선생님이 오기 전까지는 그냥 몽유병 증세만 보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자해하기 시작했어요. 왜 점점 심해지는 거죠?”유진이 입술을 깨물었다.“대표님, 우울증은 단기간에 낫지 않아요. 즉각적인 효과를 바라는 건 불가능하단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 사모님이 지내시는 환경이 좋지 않아요. 효과를 보려면 환경과 약물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합니다. 전자는 대표님이 주실 수 없고 후자는 사모님이 협조하지 않으세요. 사모님이 낫기를 진심으로 바라신다면 대표님의 협조가 필요해요.”주영도가 물었다.“제가 어떻게 협조하면 되죠?”“일단 사모님을 그 집에서 내보내세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실내가 정적에 잠겼다. 몇 초 후 주영도가 입을 열었다.“다른 방법 없어요?”“그럼 대표님께서 당분간 다른 곳에서 지내세요.”주영도의 눈빛이 덤덤했으나 그 안에 압박감이 가득했다.“병을 고치라고 선생님을 불렀지, 우리 부부를 별거하게 해달라고 부른 게 아니에요.”“그렇다면 사모님께 약을 드시라고 설득하는 수밖에 없어요.”“약 가져와요.”...다음 날 아침, 강루인은 여느 때처럼 자신이 몽유병 증세를 보였다는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주영도가 약을 먹으라고 하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거부감이 들었다.“안 먹어.”‘아픈 데도 없는데 무슨 약을 먹어?’주영도가 말했다.“어젯밤에도 몽유병 증세가 나타났어. 칼도 들었고.”강루인이 주영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물었다.“어디 다쳤어?”그녀가 여전히 그를 걱정한다는 생각에 주영도는 마음이 따뜻해졌다.“나한테 뭘 어쩌진 않았지만 하마터면 자해할 뻔했어.”“내가 아픈 건 아니네. 만약 정말 아팠다면...”강루인이 하던 말을 멈췄다가 다시 또박또박 말했다.“그 칼이 영도 씨한테 향했을 거야. 나한테 향한 게 아니라.”말문이 막혀버린 주영도는 조금 전에 밀려왔던 감동마저 순식간에 사라졌다.계란 프라이를 다 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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