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건 결국 그들이 몰아붙인 결과였다.강루인이 덤덤하게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영도 씨랑 이혼할 수 있게 도와주시기만 하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서 우리가 이미 오래전에 합의 이혼한 사이였다고, 오늘 일은 그냥 연인 사이의 상호 합의였고 불륜이 아니라고 밝힐게요.”주세웅이 어두운 목소리로 물었다.“이혼을 허락하지 않으면?”강루인은 그녀의 생각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똑같이 기자회견을 열지만 내용이 정반대가 될 겁니다. 배신당한 당사자로서 밖에 도움을 청해야죠. 할아버지도 회사 주가가 타격받는 건 원치 않으시죠?”주세웅이 대답하기도 전에 주영도가 먼저 입을 열었다.“절대 안 돼!”강루인이 여유롭게 대꾸했다.“영도 씨, 이번에는 현장에서 잡혔어. 영상까지 퍼졌고. 지난번처럼 영도 씨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주영도가 이를 갈며 그녀를 노려보았다.“내가 그때 의식이 없었다는 걸 너도 알고 있었잖아.”‘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면 왜 떼어놓지 않았지? 왜 계속 잘못하도록 내버려 뒀을까?’“취했을 뿐인지, 죽은 건 아니잖아.”강루인이 비웃듯 말했다.“아정 씨를 꼭 챙겨야 한다며? 그래서 난 영도 씨가 원하던 거라고 생각했지. 내가 괜히 끼어들었다가 나중에 눈치가 없었다고 탓하기라도 하면 어떡해?”주영도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이혼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구나?”그는 강루인이 이렇게까지 할 거라고 믿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는 정말로 무슨 수단이든 다 썼다.강루인이 대답했다.“이건 다 영도 씨한테서 배운 거야.”이게 그가 그녀에게 가르쳐준 첫 번째 수업이었다. 말을 마치고는 다시 주세웅에게 시선을 돌렸다.“할아버지, 어떻게 하시겠어요?”주세웅의 흐릿한 눈동자에 노련한 계산이 가득했다.“내일 기자회견을 잡아주마.”주씨 가문의 명예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장손 주영도를 아끼긴 했지만 최근 그의 어리석은 행동에 여간 실망한 게 아니었다.주세웅의 말은 강루인의 요구를 들어주겠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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