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全部章節:第 701 章 - 第 710 章

731 章節

제701화

강루인이 대체 주영도에게 무슨 짓을 했기에 그가 끝까지 그녀만을 고집하는 것인지 박정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강루인이 뭐가 그렇게 좋다는 거야?’박정금에게 강루인은 분수를 모르고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며 어린아이를 배려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었다.심지어 시어머니인 자신조차 안중에 두지 않았으니 기본적인 예의라고는 조금도 없는 사람이었다.과거에는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강루인을 집안에 들였지만 이미 완전히 끝난 사이에 왜 아직도 그녀와 얽히고설키는 것인지 박정금은 알 수 없었다.게다가 강루인은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까지 한 상태였다.그럼에도 주영도는 그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계속 매달리고 있었다.박정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설마 불륜남이라고 되겠다는 건가?’주영도는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엄마!”박정금은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쏘아붙였다.“왜? 지금 이 상황에서도 그 여자를 감싸주는 거야? 도대체 강루인이 뭐가 그렇게 좋은데? 네가 이렇게까지 감싸줄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널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 하나 때문에 네 친엄마인 나한테까지 언성을 높이는 거야?”주영도는 더 이상 그녀와 말다툼을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그는 두 사람에게 나가 달라는 뜻을 숨기지 않은 채 말했다.“피곤해요. 저 좀 쉴게요.”주영도는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눈을 감았다.그의 단호한 태도에 박정금은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원수가 따로 없네!’옆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한지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어머님, 영도 오빠는 아직 몸도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 안정을 취해야 해요. 저희도 더 이상 방해하지 말고 쉬게 해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박정금은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남아 있었지만 그녀의 체면을 생각해 바로 입을 다물었다.화가 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먼저였다.그녀는 애써 화를 누르며 한결 누그러진 목소리로 물었다.“먹고 싶은 건 없어? 도우미 아주머니한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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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박정금은 한지은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이미 알아채고 그녀를 안심시키듯 말했다.“강루인은 지금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어. 우리 영도와 다시 얽힐 일은 절대 없을 거야.”한지은은 그녀의 뜻을 이해한 듯 더 이상 질문을 이어가지 않았다.그녀는 직접 운전해 박정금을 집까지 데려다준 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도착한 한지은은 곧바로 한철민을 찾아갔다.한철민은 그녀를 힐끗 바라보더니 물었다.“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한지은은 책상 옆에 서서 묵묵히 먹을 갈아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맞선 상대를 바꾸고 싶습니다.”그녀는 돌려 말하지 않고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한철민은 붓을 쥔 손을 잠시 멈췄다가 이내 다시 붓끝을 움직이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유가 뭐냐.”한지은은 담담하게 말했다.“저와는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그녀가 처음에 주영도와 결혼하려 했던 이유는 그 사람 자체 때문이 아니었다.정확히 말하면 주씨 가문을 향한 선택이었다.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주영도와 접촉하면서 한지은은 점점 그는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이미 높은 자리에 올라선 사람임에도 그는 여전히 감정에 휘둘리며 사랑에 지나치게 얽매여 있었다.그런 주영도의 모습을 보며 한지은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다.그녀는 남편의 마음이 자신에게 있지 않은 것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하지만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 하나 때문에 죽을 듯 괴로워하고 자기 삶까지 내던지는 남자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한지은이 보기에 그런 남자는 그저 한심하다는 말밖에 어울리지 않았다.사람이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그 마음이 지나쳐 집착이 되어서는 안 된다.한지은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를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했다.“주영도 씨는 오늘 전처의 칼에 찔려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언제든 여자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사람이라면 저는 원하지 않습니다.”그녀는 과부가 될 생각이 전혀 없었다.한철민은 여전히 담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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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지수현의 강루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강루인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되물었다.“뭘?”그녀의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지수현은 조금 안심한 듯 다시 입을 열었다.“그 개자식이 너랑 은우를 납치했다며?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강루인은 그제야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안지혁 씨한테서 들은 거야?”“그 이유로 바로 돌아온 거고?”지수현의 매력적인 눈빛에는 순간 서늘한 살기가 스쳤다.“내 아내랑 아이가 납치당했는데 내가 돌아오지 않을 수가 있었겠어?”강루인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우리 이렇게 무사히 돌아왔잖아. 게다가 당하고만 있었던 것도 아니야. 네 아들이 주영도 집을 완전 엉망으로 만들어놨거든.”그녀는 지은우가 저지른 일들을 하나하나 지수현에게 들려주었다.모든 이야기를 들은 지수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눈빛에는 만족스러운 기색이 스쳤다.“몇 년 동안 먹인 밥값은 한 것 같네.”다행히 은혜도 모르는 아이로 키우지는 않았다는 뜻이었다.선샤인 빌리지라는 집 자체에 대해 지수현은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하지만 아들이 대신 그곳을 망가뜨렸다는 사실에는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모든 것이 망가졌으니 주영도가 더 이상 혼자 과거에 빠져 있을 공간도 사라진 셈이었다.지수현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내일 그 녀석이 깨어나면 제대로 보상해 줘야겠어.”지은우가 결정적인 순간에 짐이 되지는 않고 오히려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는 사실에 그는 만족감을 느꼈다.강루인은 곧바로 그를 제지했다.“괜히 일을 더 크게 벌이지 마. 내가 겨우 수습해 놓았는데 보상까지 해주면 은우는 자기가 한 행동이 옳았다고 생각할 거야.”보복하는 일은 아직 판단력이 성숙하지 못한 아이가 나설 일은 아니었다.지수현은 원래 강루인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었다.그는 곧바로 태도를 바꾸며 말했다.“그러고 보니 칭찬이 아니라 혼내는 게 맞겠네. 낯선 사람을 함부로 따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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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아빠, 보고 싶었어요.”지수현은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애써 억누르며 말했다.“아주 아첨꾼이 따로 없네.”지은우는 지수현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은 채 올려다보며 말했다.“아빠, 오늘 밤 저랑 같이 자면 안 돼요?”하지만 지수현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안 돼.”강루인이 아직 눈치채기 전에 그는 어떻게든 그녀를 방으로 데려갈 생각이었다.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지수현은 그저 그녀를 품에 안고 잠들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지은우는 곧바로 시선을 강루인에게 돌리며 말했다.“엄마, 엄마가 저랑 자면 안 돼요?”이번에도 지수현이 대답했다.“그것도 안 돼.”하지만 강루인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흔쾌히 허락했다.“그래.”지수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녀 역시 모를 리 없었다.“난 은우랑 잘 거야. 너도 같이 잘래?”원하던 결과가 아니었던 지수현은 이를 드러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강루인과 한 침대에서 함께 잠들 수 있다는 유혹만큼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었다.결국 그는 이를 악물고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지수현은 아이가 잠들고 나면 안쪽으로 밀어 넣고 자기가 가운데 자리를 차지할 생각이었다.그렇게 1.5미터 남짓한 어린이용 침대에는 세 사람이 나란히 누워 빈틈 하나 없이 꽉 들어찼다.두 사람 사이에 누운 지은우의 통통한 얼굴에는 행복이라는 감정이 그대로 새겨져 있는 듯했다.그는 양쪽에 있는 두 사람의 손을 잡아 자신의 통통한 배 위에 올려놓더니 눈꼬리를 휘며 말했다.“저 너무 행복해요.”“앞으로도 매일 이렇게 있었으면 좋겠어요.”지수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어린 녀석이 욕심도 많네.”자신조차 아직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행복을 아이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바라고 있었다.지은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저 욕심 없어요. 그냥 이 작은 소원 하나뿐인걸요. 엄마, 제 소원 들어주실 거죠?”강루인은 그의 통통한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그래, 엄마가 들어줄게.”지은우는 만족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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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깊은 밤, 고요한 아이 방 안에는 고른 숨소리만 조용히 흘러나오고 있었다.어둠 속에서 지수현은 천천히 눈을 떴다.그는 곤히 잠든 채 팔다리를 한껏 뻗고 있는 통통한 아이를 조심스럽게 옆으로 옮겨놓았다.지수현은 혹시라도 아이가 깰까 봐 몇 번이나 확인한 뒤 다시 조심스럽게 강루인의 곁으로 다가가 부드럽게 그녀를 품 안에 끌어안았다.모든 행동을 마친 지수현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창문 틈 사이로 스며든 달빛이 커튼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방안을 은은하게 물들이고 있었다.지수현은 그 달빛을 빌려 품에 안은 강루인을 지그시 바라보았다.그의 시선은 마치 자처럼 그녀의 모든 것을 세밀하게 헤아리는 듯했고 또 카메라처럼 그녀의 모습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담아내는 듯했다.잠든 강루인은 평소보다 한층 더 조용하고 순한 모습이었다.눈앞에 닿을 듯 가까운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던 지수현의 눈빛은 점점 깊어졌고 어느새 마음 한구석이 간질거리는 듯한 감정이 차오르기 시작했다.결국 참지 못한 그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이런 호색한 행동이라면 지수현은 깊은 밤마다 몰래 수도 없이 해왔던 일이었기에 그에게는 제법 익숙했다.혹시라도 잠든 강루인을 깨울까 봐 그는 감히 욕심을 부리지는 못하고 그저 아쉬움을 달래듯 몇 번 가볍게 입을 맞추는 것으로 만족했다.지수현은 한참 동안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다.그는 두 사람이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한 뒤에야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왔다.그리고 방을 나서기 전 혹시라도 추울까 봐 두 사람에게 이불을 다시 꼼꼼하게 덮어주었다.아이 방문이 닫히는 순간 지수현의 얼굴에 번졌던 부드러움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대신 차갑고 날카로운 분위기가 그 자리를 가득 채웠다.그는 어둠이 내려앉은 밤길을 밟으며 밖으로 향했다.강루인은 아침이 밝을 때까지 깊이 잠들어 있었다.그녀는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뜨거운 시선에 이끌려 천천히 눈을 떴다.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지은우의 통통하고 앙증맞은 얼굴이었다.“엄마, 좋은 아침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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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주영도는 어젯밤 이불에 덮인 채 침대 위에 눌려 일방적으로 지수현에게 두들겨 맞았다.깊은 잠에 빠져 있던 그는 한밤중 누군가 자신을 습격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상황 파악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영도는 속수무책으로 지수현의 주먹을 몇 차례나 받아내야 했다.그가 뒤늦게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모든 상황이 기울어진 뒤였다.주영도의 얼굴은 순식간에 지수현의 손에 엉망이 되어버렸다.애초에 체면 따위를 버린 인간이라면 아예 그 얼굴을 망가뜨려 주겠다는 듯했다.“지수현!”자신을 공격한 사람이 누구인지 깨닫는 순간 주영도의 마음속에는 분노와 경악이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지수현은 그런 그의 반응을 보며 노골적으로 도발했다.“그래. 내가 지수현이야. 이름도 성도 숨길 필요가 없거든. 앞으로 나한테 불만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와. 얼마든지 상대해 줄 테니까. 강루인은 내 아내야. 다시 한번 내 아내에게 수작 부리면 다음에는 네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사람을 두들겨 팬 뒤에도 지수현의 표정에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병실을 빠져나갔다.누군가에게 들킬까 봐 걱정하는 기색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설령 자신이 병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누군가 봤다고 해도 주영도를 때린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다.VIP 병실에서 주영도는 눈가가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고 입술까지 터진 채 표정은 섬뜩할 정도로 차갑게 굳어 있었다.보양탕을 들고 병실을 찾은 박정금은 그의 몰골을 보는 순간 너무 놀란 나머지 손에 들려 있던 보온병을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다.그녀는 두 눈을 부릅뜬 채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영도야,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주영도는 굳은 얼굴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너무나도 창피한 일이었기에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박정금의 연락을 받고 함께 온 한지은은 어제보다 더욱 처참해진 주영도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을 더욱 굳혔다.주영도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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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주영도는 정말 누군가에게 홀린 사람처럼 보였다.그의 고집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셌고 강루인과 관련된 일이라면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이성을 잃은 듯했다.박정금은 자신이 일찍 죽는다면 틀림없이 주영도 때문에 화병으로 죽게 될 거로 생각했다.“그럼 넌 어떻게 할 생각인데?”이미 결혼했고 아이까지 있는 강루인에게 주영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그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창틀 위에는 작은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었고 그 뒷모습은 유난히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멀리 펼쳐진 하늘 위로는 같은 종의 새 두 마리가 나란히 날아가고 있었다.서로에게 기대듯 함께 날아가는 모습은 한없이 여유롭고 행복해 보였다.“집으로 데려오려고요.”강루인이 다시 돌아오기만 하면 그는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주영도의 한마디에 박정금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가 미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미칠 것만 같았다.박정금은 어둡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너 진짜 불륜이라도 저지르겠다는 거니?”그녀는 자신이 이런 사랑꾼을 낳았을 줄은 정말 몰랐다.주영도는 창밖으로 향했던 시선을 천천히 거두더니 한 글자 한 글자 힘을 주어 말했다.“저희는 원래부터 한 쌍이었어요.”강루인은 그의 아내였고 불륜이라는 단어가 오히려 지수현에게 해당한다고 생각했다.주영도는 위기를 틈타 자기 것을 빼앗아 간 지수현을 비열한 사람이라 생각했다.그가 하려던 것은 그저 강루인을 다시 자신의 곁으로 돌려놓는 것뿐이었다.‘주영도가 언제부터 이렇게 아팠던 거지?’주영도가 미쳐 날뛰고 있다는 사실을 강루인은 전혀 알지 못했다.설령 알게 된다고 해도 그녀는 굳이 그의 속내를 들여다볼 생각이 없었다.혼자 감동하고 착각하는 사람의 행동을 강루인은 절대 깊은 사랑이라고 여기지 않았고 그저 역겹다고 느낄 뿐이었다.권력과 돈은 역시 사람에게 무한한 힘을 안겨주는 존재였다.심지어 법의 힘마저 마음껏 휘두를 수 있게 만드는 만능열쇠와도 같았다.과거 주영도에게 억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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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양동운을 가장 괴롭게 만든 것은 폭행당했다는 사실이 아니었다.그가 정말 견딜 수 없었던 것은 누군가 자신을 짓밟아도 더 이상 보복할 힘이 없다는 현실이었다.양씨 가문은 몰락하면서 세력을 잃은 탓에 더는 그의 뒤를 봐줄 수 없게 되었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양동운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참는 것뿐이었다.가족들이 참으라는 말을 할 때마다 양동운은 마치 우리 안에 갇힌 어린 짐승처럼 무력감 속에서 분노만 터뜨렸다.그는 억눌린 분노와 불만을 모두 가족들에게 쏟아냈고 집 안에 있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집어 던지고 부수며 난동을 부렸다.양씨 가문 사람들은 그런 양동운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견뎌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단 한 사람만큼은 끝까지 받아들이지 못했다.바로 그의 형수 장수경이었다.정확히 말하면 지금은 전 형수였다.양씨 가문이 몰락한 탓도 있지만 골칫덩어리인 양동운까지 더해지자 그녀는 회사에 문제가 생기자마자 곧바로 양정모와 이혼하고 아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갔다.한때 형수였던 장수경 역시 양동운의 증오 대상이 되었다.가장 힘든 순간에 등을 돌린 사람들을 그는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 소식은 지수현에게도 전해졌다.계획대로 상대가 덫에 걸려든 것이다.지수현은 휴대전화 화면을 끄며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그러고는 곧바로 아래층에 있는 강루인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창 업무를 처리하던 강루인은 그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여보, 점심 뭐 먹을래?”강루인은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고 일한 탓에 뻐근해진 목을 주무르며 말했다.“점심은 너랑 못 먹을 것 같아.”지수현은 곧바로 불만을 드러냈다.“또 쓸데없는 술자리가 생긴 거야?”강루인은 웃으며 받아쳤다.“어떻게 쓸데없는 자리야? 다 돈 버는 일이잖아.”지수현은 못마땅한 듯 말했다.“너 돈에 완전히 빠진 거 아니야? 내 돈으로 부족해? 나한테 좀 빠져 봐. 원하는 돈 얼마든지 줄 수 있는데.”강루인은 태연하게 대답했다.“세상에 돈 많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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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주씨 가문 사람들이 각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하지만 양연희만큼은 분명 주세웅이 세상을 떠나기를 바라고 있었다.주세웅이 죽으면 주씨 가문은 분가하게 될 터였다.김옥순이 자신의 남편에게 보이는 각별한 애정을 생각하면 그들이 나눠 가질 몫은 지금처럼 배당금만 받는 것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 분명했다.가능하다면 그녀는 주용준이 주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는 것까지 바라고 있었다.주영도는 담담한 눈빛으로 양연희를 바라보더니 마치 그녀의 속내를 한눈에 꿰뚫어 본 듯 냉정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주씨 가문의 일은 아직 당신이 결정할 권한이 없습니다.”양연희는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사실에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졌다.“주영도, 너 지금 무슨 말버릇이야? 아무리 그래도 난 네 삼촌의 아내고 너한테는 어른이야. 어른한테 이런 식으로 말해도 되는 거야? 아버님이 이제 막 쓰러지셨는데 넌 어떻게 벌써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나서는 거니? 설마 아버님이 돌아가시길 바라는 거 아니야? 그렇게 되면 이 집안에서 우리를 모두 내쫓으려고?”억울하게 언급된 둘째 가족 사람들은 그녀의 말에 동조하지 않았다.그들이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반면 주용준은 아내의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테마파크 사건으로 자리에서 밀려난 그는 조카인 주영도에게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어른인 자신이 항상 어린 조카에게 눌려 그의 밑에서 일하는 것도 모자라 결국 회사에서 쫓겨나는 신세까지 되었으니 주변에서 자신을 비웃는 사람도 적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주용준은 아내의 편을 들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네 숙모가 틀린 말을 한 건 아니야. 아직 어른들이 있는데 이런 큰일을 너 같은 어린애가 마음대로 결정하게 둘 수는 없어. 아버지 일은 너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형, 내 말 틀렸어?”그는 마지막 순간에도 주이준을 끌어들이려 했다.주이준은 신중한 성격답게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가 무언가 말하려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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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병원 앞에는 매일 수많은 기자가 몰려들어 주세웅의 생사에 관한 소식을 취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주씨 가문 내부 역시 주세웅의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인해 그동안 감춰져 있던 갈등이 점점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최근 주영도는 외부에서 밀려드는 문제를 처리하는 동시에 집 안에 있는 어리석은 사람들까지 상대해야 하다 보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그 덕분에 낮에는 강루인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하지만 깊은 밤 모든 것이 고요해지는 순간이면 억눌러 두었던 그리움은 마치 걷잡을 수 없는 홍수처럼 밀려와 그를 집어삼킬 듯했다.막 술자리를 끝낸 주영도는 술기운을 풍기며 차 안에 올라탔다.그는 의자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고 두 눈을 감더니 답답하게 목을 조이던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셔츠 단추를 몇 개 풀어헤쳤다.숨 막히던 속박감은 그제야 조금이나마 사라지는 듯했다.“물.”술에 취한 주영도의 목소리는 거칠게 갈라져 있었고 숨소리마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그때 누군가 익숙한 향기를 풍기며 뚜껑이 열린 물병을 그의 입가로 내밀었다.늘 그리워하며 마음속 깊이 간직했던 향기가 주영도의 코끝을 스치며 마치 기억 속 깊은 곳을 억지로 헤집어 놓는 듯 그를 자극했다.주영도는 순간 숨이 멎는 듯한 느낌에 눈을 번쩍 떴고 깊고 어두운 눈동자에는 숨길 수 없는 놀라움과 기쁨이 가득했다.“루인아...”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눈앞의 사람이 자신이 생각했던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조금 전까지 기쁨으로 벅차올랐던 그의 표정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주영도의 얼굴은 순식간에 차갑게 굳어졌고 미간은 깊게 찌푸린 채 눈동자에는 반가움 대신 불쾌감만이 자리했다.“네가 왜 여기 있어?”그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던 사람은 구연정이었다.그녀의 눈동자에는 순간 희미한 아쉬움이 스쳤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구연정은 물병을 조금 더 앞으로 내밀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네가 찾던 물이야.”주영도는 몸을 옆으로 피하더니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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