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진은 입꼬리를 비틀며 씁쓸하게 웃었다.“뭐가 부러운지 모르겠네요.”‘대체 뭐가 부럽단 말이야. 신장을 뺏길 뻔한 게 부러워? 앞으로 태어날 아이가 같은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러워? 아니면 납치당하고 교통사고까지 겪은 게 부럽다는 거야?’진짜 부럽다고 할 수 있는 건 오직 신주현의 외모뿐이었다.부정할 수 없이 신주현은 정말 잘생겼다.마침 그런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병실 문이 열리며 신주현이 들어섰고 손에는 따끈한 만둣국이 들려 있었다.“신 대표님은 참 다정하시네요. 새벽부터 부인님의 아침까지 챙겨주시고 말이죠.”간호사가 농담 섞인 말로 웃자 신주현은 부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입가에 희미한 미소까지 번졌다.‘칭찬 한마디에도 저렇게 기분이 좋아 보이다니.’송아진은 속으로 혀를 찼다.“정말 뻔뻔하네. 그동안 단 한 번도 아침 챙겨준 적 없던 사람이 이혼 서류를 보고 나서야 연기처럼 이러는 거야? 너무 늦었어.”신주현은 조용히 만둣국을 내밀자 따끈한 향이 병실 가득 퍼졌다.송아진은 어제 교통사고와 수술 탓에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오늘은 달랐다.지금의 송아진은 많이 허기진 상태였다.신주현은 고개를 들어 송아진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천천히 입술을 움직였다.“이 두 해 동안은 아침 챙기지 못했지. 하지만 네가 고등학교 다니던 3년 동안, 네 아침밥은 내가 매일 챙겨줬잖아.”송아진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사실이었다.그 시절, 소인영의 학대 때문에 송아진은 집에서 아침을 먹을 수 없었다.겉으로는 어린 나이에 다이어트하라는 핑계를 댔지만 실상은 송아진을 굶기는 일이었다.피골이 맞닿아 있던 송아진인데 무슨 다이어트를 한다는 말인가.그때부터 신주현은 늘 김순자에게 부탁해 아침을 따로 챙겼다.어떤 날은 만두, 어떤 날은 찐빵, 또 어떤 날은 따끈한 호떡 등 별의별 음식이 다 있었다.소년 시절 신주현의 호의는 단순하면서도 따뜻했다.그 덕분에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했던 송아진은 그때 처음 누군가의 온기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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