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야?”송아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사실 송아진 자신도 알았다. 자신의 이런 태도는 좀 심했고 어쩌면 잔인했다.하지만 송아진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빨리 떠나야 했고, 이혼해야 했고, 무엇보다 살아남아야 했다.신주현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송아진과 고지훈이 맞잡은 손에 꽂혀 있었으며 깊고 검은 눈동자 속에는 고통이 가득 고여 있었다.신주현은 감정이 쉽게 치솟는 사람이었고 특히 송아진을 마주할 때면 더더욱 그랬다.“저 자식이 왜 여기 있어?”시선을 들지도 않은 채, 신주현은 두 사람이 맞잡은 손만 노려보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그 손을 거칠게 떼어낼 것만 같았다.“이 집은 내 집이니 누구를 들이든 내 마음이야.”송아진은 침을 삼키며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속은 이미 뒤엉켜 있었다.“그러니까... 고지훈은 들여도 되고 나는 안 된다는 거지?”신주현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고 그의 눈동자에는 억눌린 고통이 겹겹이 숨어 있었다.송아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벌써 몇 번이나 이혼하자고 했잖아. 그런 내가 왜 널 반기겠어?”“잊지 마. 우린 아직 법적으로 부부야.”신주현은 차갑게 송아진의 말을 잘랐다.한 마디 한 마디가 날 선 칼날처럼 송아진의 가슴을 후벼 파는 듯했다.순간, 송아진의 심장이 움찔했고 고지훈은 그녀의 손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이번에는 고지훈이 먼저 말했다.“이혼 신청 중이잖아. 아진이는 당분간 여기서 지낼 거야.”송아진은 그 말이 못마땅했다.고지훈이 마치 틈을 타 끼어드는 것 같아 불편했기 때문이다.송아진은 무엇보다 자신의 이혼 문제에 다른 사람이 끼어드는 걸 바라지 않았다.그러나 지금은 참아야 했다.무엇보다 당장 신주현을 내쫓는 게 중요했으니까.“우리 부부 문제에 네가 뭐라고... 왜 끼어들어?”신주현의 목소리는 분노를 억누르다 못해 거칠게 터져 나왔다.심지어 신주현이 낯설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평소 일할 때 냉철한 모습은 익히 알았지만 송아진에게는 늘 차갑고 무심한 정도였지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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