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형은 사월이를 품에 안고 등을 토닥였다. 그는 처음으로 이렇게 그녀를 달랬다."우리 사월이, 억울한 게냐?"그 말에 사월이가 입술을 깨물었다. 억울하긴 했지만 고용형이 자신에게 명분을 주길 바란 적은 없었다.사월이는 그저 자유를 얻고 싶었다.고용형은 그런 사월이의 턱을 들어 올렸다. 덕분에 그녀는 감정을 알 수 없는 그의 눈과 마주했다. 곧이어 고용형이 또박또박 말했다."사월아, 내 오래전에도 네게 말했다시피 내가 늘 네 생각을 하게 할 수만 있다면 네가 원하는 걸 얻게 해 줄 것이다. 무엇이든 상관없다."사월이는 멍해졌다. 고용형의 눈은 소용돌이라도 되는 듯 그녀는 그 속에 깊이 빠져들었다.고용형이 자신을 신경 쓰게 할 수만 있다면.그녀가 원하는 걸 그는 정말 흔쾌히 줄 수 있을까? 그녀가 그의 곁을 떠난다고 해도.결국 사월이가 눈을 내렸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어깨에 내려앉았고 뜨거웠던 얼굴도 점점 제 온도를 찾아갔다. 길고 가는 속눈썹만이 그녀의 불안함을 여실히 드러냈다.하지만 상관없었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사월이는 고여의를 따라 이곳을 떠날 것이다."조금 자거라."고용형이 사월이의 등을 토닥이며 낮게 말했다. 그의 말투는 부드러웠다.'내가 오늘 아파서 이러는 건가?'사월이는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너무 많은 생각을 할 힘이 없었다. 그저 피곤하다고 생각하며 얌전하게 고용형의 품에 기대어 잠들었다.불빛 아래, 고용형은 자신의 품에 안겨 잠든 사월이를 조용히 바라봤다. 다리가 저릿함을 느낀 그는 이 상황이 조금 우스웠다.하늘이 서서히 밝아올 때쯤, 고용형은 침상 위에서 여전히 잠든 사월이를 바라봤다. 그는 미간을 문지르더니 탁자 앞에서 일어나 침상 앞으로 향했다.그때, 밖에서 장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 약을 가져왔습니다."고용형이 피곤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장림이 약을 들고 들어왔다.장림이 나간 뒤, 고용형이 사월이의 이마를 만져봤다. 열이 내린 걸 확인하고 나서야 그가 손을 거두었다.조용히 잠든 사월이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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