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여의가 잠자리에 든 뒤, 사월이와 아엽이는 그녀의 처소에서 나왔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장림이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섰다."사월 낭자, 저와 얘기를 좀 나누시겠습니까?"사월이는 장림이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을 막을 줄은 몰랐다. 순간, 안색이 창백해진 그녀는 아엽이에게 팔짱을 낀 손에 힘을 줬다.장림은 고용형의 호위였기에 얼굴이 꽤 알려졌다. "사월아, 장림이 왜 널 찾는 거야?"아엽이가 사월이에게 묻자 그녀는 난감해졌다. 사월이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아엽이에게 말했다."오늘 제가 잃어버린 물건을 장림이 찾아서 그걸 돌려주려고 그런 거예요. 먼저 가세요. 절 기다릴 필요 없어요.""맞습니다, 아엽 낭자."사월이의 말을 들은 장림이 덧붙였다.아엽이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더니 사월이에게 말했다."그럼 나는 먼저 갈게, 사월아, 조심해서 와."아엽이가 떠난 뒤, 사월이가 장림을 보며 말했다."장림, 다른 곳에 가서 얘기해요.""낭자, 이리로 가시죠."장림이 미소를 지으며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대나무숲을 가리켰다.두 사람이 숲에 도착하자 사월이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도련님께 오늘 제가 당직이라서 못 간다고 말해주면 안 되겠습니까?"사월이의 말을 들은 장림은 조금 난감해졌다."그게... 저는 감히 대감을 속일 수 없습니다. 낭자, 저를 난감하게 하지 마세요."장림의 말을 들은 사월이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눈가는 여전히 빨갰다. 장림이 봐도 불쌍한 모습이었지만 그도 한낱 호위였기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제가 오늘 몸이 좋지 않습니다. 가서 이렇게 말해주세요. 저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사월이는 그 말을 끝으로 장림을 지나쳐갔다. 깜짝 놀란 장림은 얼른 사월이의 앞을 막아섰다."사월 낭자, 한낱 하인인 저를 난감하게 하지 말아주세요."사월이는 괴로워졌다. 자신을 강요하는 고용형을 생각하니 역겨웠다. 그녀는 답지 않게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저는 노비일 뿐입니다. 전혀 중요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오늘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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