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추운이는 빨간 얼굴을 한 사월이를 보곤 걱정스럽게 그녀의 이마를 만져봤다. 사월이의 열은 어제보다 더 심했다. 침상 위에 웅크리고 누운 사월이를 본 추운이가 그녀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사월아, 오늘은 쉬어. 내가 대부인께 말씀드릴게."사월이는 머리도 아프고 몸도 아팠다. 정신도 없어서 대충 머리만 끄덕였다."고마워요, 언니."추운이는 그런 사월이를 한 눈 보더니 한숨을 쉬곤 이불을 정리해 준 뒤, 처소를 나섰다.대부인은 사월이가 아프다는 걸 듣곤 그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곤 일단 쉬라는 말만 했다.그때, 옆에 있던 큰아씨 고여의가 사월이를 걱정했다."어찌 갑자기 고뿔에 걸린 게냐?"추운이는 어제 사월이가 옷을 가져다준 이야기를 했다.그러자 임 어멈이 끼어들었다."그 계집도 참, 몸이 너무 약합니다. 비를 좀 맞았다고 고뿔에 걸리다니."그 말을 들은 고여의가 임 어멈을 한눈 보더니 찻잔을 흔들며 고개를 끄덕였다."요즘 날이 차고 비까지 맞았으니 고뿔에 걸릴 수도 있지. 사월이가 처음 내 처소에 왔을 때도 사흘에 이틀꼴로 아팠는데. 음식도 많이 가리고. 기름진 거, 느끼한 거, 매운 거, 짠 거 다 못 먹었지만 생긴 건 정말 예뻤지. 사월이가 어느 양반댁 규수라고 해도 믿을 사람이 있었을 거야. 수많은 계집을 봤지만 사월이처럼 예쁜 아이는 처음이었어. 그때는 아직 아이였는데도 커서 무조건 예쁠 거라고 생각했어."고여의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대부인이 추운이에게 손짓했다."나가보거라."그리고 추운이가 나가고 나서야 그녀가 고여의에게 말했다."내가 사월이가 널 못 따라가게 한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나도 그렇게 예쁜 계집은 처음 봤다. 회옥이가 그 계집을 감싸고도는 걸 보고 커서 사내를 꼬실 계집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걸 진왕부에 보냈다가 진왕 마음에라도 들면 네가 얼마나 머리 아프겠느냐."그 말을 들은 고여의는 한숨을 쉬더니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그때 어머니께서 말씀하셔서 그 말을 듣긴 했지만 그 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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