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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재상의 금비녀: Chapter 61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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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어디 버릇없이."고여의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리곤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무슨 일이냐?"그러자 취농이 숨을 한 번 고르더니 흥분한 얼굴로 다급하게 말했다."방금 왕야께서 돌아오시더니 하향원의 그것을 끌어내 죽이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을 들은 고여의도 놀랐다. 고용형이 자신을 도울 거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몰랐다."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이냐?"고여의가 다급하게 일어서며 물었다.취농은 다시 한번 숨을 골랐다."왕야께서 하향원의 그것이 외간 남자와 놀아났다고 했습니다. 지금 다들 하향원에 있으니 마마께서도 얼른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큰일이구나. 내 직접 가봐야겠다. 그 천한 것이 또 무슨 말로 빠져나갈지도 모르니."고여의가 중얼거리더니 옷을 입고 다급하게 계집들과 함께 하향원으로 갔다.아엽이와 사월이도 그 뒤를 따라갔다. 그러던 중, 아엽이가 사월이에게 물었다."마마께서 저리 급한 모습은 처음 본다. 무슨 일이 난 거야?"사월이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그녀는 아엽이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하향원의 그분이 외간 남자를 들였다고 합니다.""그럴 리가?!"아엽이는 깜짝 놀랐다.진왕 같은 사람을 두고 다른 사내와 놀아나다니.사월이는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 진왕을 피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기에 고개를 젓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향원 밖에는 이미 여러 명의 계집이 서 있었다. 안에서는 처참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왕야, 왕야, 소첩은 이런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왕야, 제발 소첩을 믿어주십시오..."안에서 들려오던 울음소리를 들으니 사월이는 닭살이 돋았다. 곧이어 짝하는 소리와 함께 한 어멈이 소리쳤다."천박한 것, 이런데도 사실대로 말하지 않겠다는 게냐!"고여의가 냉랭한 얼굴로 들어서자 밖에 있던 계집들이 길을 내줬다. 그녀는 온몸이 피로 물든 여인을 보더니 진왕 옆에 서서 온화한 목소리로 물었다."왕야, 지화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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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고여의는 담담하게 바닥에서 울고 있는 여인을 바라봤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그리곤 여인 앞에 다가가 손을 모은 채 미간을 찌푸리고 조금 아쉽다는 듯 말했다."네 사내가 다 인정했는데 어찌 이리 고집을 부리는 게냐? 네가 인정하고 왕야께 잘못을 빌면 어쩌면 왕야께서 목숨을 살려주실지도 모르지."고여의가 그렇게 말하며 옆에 있던 진왕을 바라봤다."왕야, 지화가 배도 불러서 불쌍하지 않습니까. 때려죽이는 것도 왕야의 손을 더럽힐 것 같으니 차라리 팔아버리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고여의의 말을 들은 사월이가 진왕을 바라봤다. 그녀는 바닥에 있는 저 여인이 어쩌면 결백할지도 모른다고 믿었다.그러자 진왕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뒷짐을 진 채 옆에 있던 상궁에게 물었다."임 상궁, 내가 저 천박한 것을 어찌 처리해야 좋겠느냐?"진왕의 말을 들은 임 상궁이 미간을 찌푸린 채 바닥에 있던 여인을 한 눈 보더니 말했다."저 천한 것이 이런 짓을 저질렀으니 소문이 퍼진다면 진왕부의 명성에 손상을 끼칠 겁니다. 제가 보기엔 저 계집은 진왕부에 팔려 온 계집이니 이런 일을 했다고 해도 놓아줄 수는 없습니다. 때려죽이는 게 나을 듯합니다. 뱃속의 잡것이 나오면 더 복잡해질 수도 있습니다."그 말을 들은 진왕이 냉랭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임 상궁 말대로 하거라."여인은 진왕이 자신을 때려죽이겠다고 하자 얼른 울면서 매달렸다."왕야, 노비는 정말 억울합니다. 전의 정을 봐서라도 노비를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노비가 앞으로 잘 모시겠습니다."하지만 진왕은 콧방귀를 뀌었다."천박한 것, 아직도 억울하다고 하고 있구나. 네가 처녀인 걸 봐서 널 아껴줬던 것인데 이런 더러운 물건이었다니. 죽어 마땅하다!"진왕이 그렇게 말하더니 여인을 다시 걷어찼다. 그리곤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떠났다.사월이는 멍하니 그 여인을 바라봤다. 그날 화원에서 그리 다정하게 안고 있던 여인을 저리 쉽게 죽이다니.진왕이 떠난 뒤, 임 상궁이 머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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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홍엽이는 뒤를 힐끔 보더니 고여의에게 다가가 웃었다."마마, 저 천한 것이 드디어 벌을 받았네요."고여의는 여전히 단정한 모습으로 미소를 지었다."저런 걸 죄를 짓고는 못 산다고 하는 게지."고여의는 주원으로 돌아가지 않고 집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진왕이 경선거에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경선거로 향했다.경선거에 가보니 진왕은 어두운 얼굴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고여의는 계집들을 밖에 두고 혼자 들어갔다.머지않아, 안에서 진왕의 웃음소리와 고여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향원의 그 처참한 광경을 생각하면 사월이는 마음이 무거웠다. 꼭 자신의 결말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엽이는 불안해하는 사월이를 알아차렸다. 문 앞에 홍엽이와 취농이 서 있는 것을 본 아엽이가 그녀를 한쪽으로 끌고 갔다."오늘 왜 그래? 너 진짜 이상해."사월이는 고개를 저었지만 핏자국이 가득한 그 얼굴은 그녀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진왕의 강요를 이기지 못해 그에게 자신이 처녀의 몸이 아니라는 걸 들킨다면 사월이는 그 여인과 같은 결말을 맞이하지 않을까?자신의 죽음으로 진왕을 어찌 막는다고 해도 결국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사월이는 결국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한숨을 쉬었다."오늘 하향원의 그이가 조금 불쌍해서 그래요."그 말을 들은 아엽이는 멈칫하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사월이를 잡고 흔들었다."사월아, 너 왜 그래? 어찌 그런 이를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외간 남자랑 놀아났으니 당연히 벌을 받아야지."사월이는 다시 한숨을 쉬더니 아엽이를 바라봤다."외간 남자랑 놀아난 건 잘못이지만 때려죽이는 건 너무 잔인해요. 더구나 아이까지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까."사월이의 말을 들은 아엽이도 한숨을 쉬었다."그렇게 듣고 보니 조금 불쌍하네."저녁에 고여의는 서평재에 남아서 진왕과 함께 밥을 먹었다. 이번에 고여의는 사월이를 불러들이지 않았다. 안에도 계집 하나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전부 밖에 세워뒀다.홍엽이는 창문 너머로 보이는 두 인영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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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요즘 사월이는 더 심하게 토를 했다. 특히 아침에는 속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죽 한 입 먹는 것도 어려웠다.그것을 본 아엽이와 취농이는 놀랐다. 사월이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저번에 의원을 찾아갔는데 왜 이러는 거야?"아엽이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사월이는 죽을 보며 억지로 불편함을 참아냈다."방금 너무 뜨거워서 뱉은 겁니다."사월이가 그렇게 말하더니 메스꺼움을 참아가며 죽을 한 입 먹었다."언니, 걱정 마요. 저는 이미 다 나았습니다."아엽이는 그 모습을 보고 나서야 마음을 놓았다."그럼 나는 가보마. 지금쯤 왕비마마와 왕야께서 깼을 테니 홍엽이 대신 두 분을 돌봐드려야지."그 말을 들은 사월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주원에 도착했을 때, 고여의와 진왕은 밥을 먹고 있었다. 아엽이와 취농이 옆에서 시중을 들고 있었기에 사월이는 들어가지 않고 문 옆을 지키고 서 있었다.늦가을이 되고 나서 날이 좋은 날도 며칠 없었다. 나뭇잎도 서서히 노래지며 지기 시작했다.사월이는 떨어진 나뭇잎을 보며 생각에 잠겨 고여의와 진왕이 나온 줄도 몰랐다.아엽이가 사월이를 밀치고 나서야 그녀는 얼른 두 사람 뒤를 따라갔다. 그녀는 알게 모르게 자신에게 닿는 진왕의 눈빛도 알아차리지 못했다."왕야께서 왕비마마와 화원을 돈 지도 꽤 된 것 같은데 요즘 두 분 사이가 좋은가 봐. 꼭 신혼으로 돌아간 것 같아."아엽이가 사월이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사월이가 앞을 보니 진왕은 고여의를 안은 채 천천히 걷고 있었다. 진왕이 무슨 말을 했는지 고여의가 소리 내어 웃었다.그 모습을 본 사월이도 미소를 짓더니 옆에 있던 꽃가지로 눈길을 돌렸다.진왕과 고여의는 정자에 도착해서 앉았다. 누군가 사월이에게 방석을 건네주자 그녀가 얼른 돌걸상 위에 방석을 올려뒀다.사월이가 방석을 깔아두고 물러나려던 순간, 진왕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말했다."차를 올리거라."고여의는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사월이를 보지 않았다. 사월이는 고개를 숙인 채 취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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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그런데 말을 하던 고여의가 한숨을 쉬더니 침상 위에 비스듬히 누웠다."사실 나는 어렸을 때, 진왕을 좋아했었다. 그때 경성의 수많은 여인들이 진왕을 좋아했지. 신분도 고귀하고 얼굴도 준수하고 평소에도 늘 웃고만 다녔으니 성격도 좋아 보였지. 폐하께서 나와 진왕에게 사혼한 그날 밤, 기분이 좋아서 잠도 못 이뤘다. 그저 하루라도 빨리 진왕이랑 혼인하고 싶었지. 헌데 혼인하고 나서야 알았다. 나와 혼인하기 전, 수많은 여인이 진왕의 곁을 거쳐 갔다는 걸. 귀비마마께서 전부 해결했다고 했지만 사람이 어찌 그리 쉽게 바뀌겠느냐?"고여의가 그렇게 말을 하다 멍하니 서 있던 사월이를 바라봤다."사월아, 네가 내 자리에 있다면 어찌 했을 것 같으냐?""노비는 모르겠습니다."사월이가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고여의가 씁쓸하게 웃었다."지금 진왕에 대한 감정은 어릴 때의 정밖에 없다. 내가 원하는 건 왕비마마로서의 영화야. 진왕의 첫 아이를 낳아서 내 신분을 공고히 해야 한다. 왕부에 시집온 지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 아이를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나와 진왕 사이에는 그 어떤 문제도 생겨선 안 된다."고여의를 보던 사월이는 갑자기 그녀의 뜻을 조금 알 것 같아서 슬퍼졌다.고여의는 사월이에게 오라는 듯 손짓했다. 사월이가 고여의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자 그녀가 알 수 없는 눈으로 사월이를 바라봤다."사월아, 너는 내 처소의 사람이지만 만약 진왕이 정말 널 마음에 들어 한다면 나도 널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 모든 건 너에게 달렸다. 날 탓하지도 말고 멀리하지도 말거라."사월이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고여의가 지금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앞으로 자신이 진왕의 은총을 받고 고여의와 싸울까 봐 걱정돼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하지만 고여의는 확실히 사월이를 돌봐줬다. 사월이도 진왕을 따를 생각이 없었다.사월이는 하향원의 그 여인처럼 억울함을 뒤집어쓰고 맞아죽고 싶지 않았다."마마, 노비는 마마를 탓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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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천천히 자신의 방으로 향하던 사월이는 저 멀리 불이 밝혀진 자신의 처소를 보게 됐다.사월이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리고 주위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곤 불이 밝혀진 곳을 피해 다른 길로 갔다.이튿날, 사월이가 고여의의 침전으로 갔을 때, 진왕이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어젯밤에 어딜 갔던 거야?"취농이가 사월이에게 물었다. 그리고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취농이 다시 말했다."얼른 들어가, 마마께서 찾으신다."사월이는 어젯밤 일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숙이고 공경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고여의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사월아, 어젯밤에 어딜 갔던 게냐?"사월이는 조금 의아하게 고여의를 보더니 대답했다."어제 돌아가는 길에 귀걸이를 잃어버린 걸 발견하고 귀걸이를 찾으러 갔습니다. 마마께서 노비에게 주신 귀걸이라서요. 귀걸이를 찾고 처소로 돌아갔습니다."진왕은 저녁 내내 사월이를 기다릴 리 없었다. 그녀가 한 바퀴 돌고 갔을 때, 진왕은 이미 떠나버렸다.하지만 사월이도 머리를 썼다. 처소로 들어간 그녀는 불도 붙이지 않은 채 걸쇠를 걸고 잠에 들었다.사월이의 말을 들은 고여의가 고개를 끄덕였다."귀걸이는 찾았느냐?""찾았습니다. 주방에 있었습니다."사월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진왕이 갑자기 굳은 표정으로 일어서더니 그녀를 한 번 보곤 나갔다.사월이는 진왕을 보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옆으로 비켜섰다.고여의는 사월이의 수작질을 굳이 들춰내지 않았다. 하지만 진왕은 그리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고여의가 사월이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사월아, 진왕을 화나게 하면 그 후과가 어떨지 생각해 봤느냐?""마마, 걱정 마세요. 저는 진왕을 화나게 하지 않을 겁니다."사월이가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자 고여의가 그녀를 바라봤다."그럼 됐다. 나중에 내가 널 도와주지 않았다고 탓하지 말거라."사월이의 마음은 차갑게 식었지만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저는 마마를 탓하지 않을 겁니다."처소 안은 유난히 조용했다. 열린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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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사월이가 씁쓸하게 웃더니 자신을 가리켰다."이 얼굴 때문입니다. 헌데 마마를 탓하진 않습니다. 마마는 확실히 제 은인이니까요."아엽이는 사월이의 손을 잡고 걱정을 내비쳤다."그럼 너는 이제 어떡하려고?""지금 유일한 방법은 진왕이 저를 싫증 나게 만드는 것뿐이에요. 그래야 왕부에서 오래 있을 수 있어요."사월이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정말 왕야를 따른다면 아무리 고여의를 공경하게 대해도 그녀의 가슴에 못으로 남을 거라는 것을.사월이의 말을 들은 아엽이가 고개를 끄덕였다."헌데 어찌 할 생각이야?"사월이는 잠깐 고민했다."모든 건 제 얼굴 때문이에요. 제 얼굴이 망가진다면 진왕이 흥미를 잃을 겁니다.""사월아, 어리석은 생각 하지 마."아엽이가 놀라서 얼른 사월이의 손을 눌렀다.그러자 사월이가 웃었다."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거예요."이 얼굴은 아직 쓸모가 있었다. 그녀는 고용형의 예쁨을 받아야 했다. 그래야만 지금처럼 다른 이에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었다.진왕을 따른다면 고여의와 고씨 집안이 있는 한, 사월이는 영원히 팔자를 고칠 수 없었다."그럼 어찌하겠다는 거야?"아엽이가 의아하게 묻자 사월이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작게 말했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아엽이는 얼른 고개를 저었다."안 된다. 그건 너무 위험하다.""진왕이 직접 저를 보러 올 것 같아요? 마마께서도 진왕이 저한테 관심을 갖지 않기를 바랄 거예요. 언니가 제 상태에 대해서 조금 심각하게 말해줘요. 특히 얼굴 상처를 강조해야 해요. 듣기만 해도 거북한 쪽으로 말해줘요."하지만 아엽이는 여전히 망설여졌다."헌데 언제까지 얼굴에 상처를 달고 지낼 순 없잖아. 다 나으면 어떡할 건데?""그 뒤의 일은 제게 방법이 있으니 걱정 마요."사월이가 웃으며 말했지만 사실 다른 방법은 없었다. 지금 그녀가 유일하게 바랄 수 있는 거라곤 고용형이 자신을 찾아오는 거였다. 고용형은 그녀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고 했었다. 사월이는 그 기회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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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사월이는?"주원에서 저녁을 먹고 있던 진왕이 갑자기 물었다.그러자 고여의가 진왕을 한 눈 보더니 웃었다."왕야, 어찌 갑자기 계집을 신경 쓰는 겁니까?"고여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등 뒤를 바라봤다. 그리고 사월이와 아엽이가 보이지 않자 미간을 찌푸렸다.머지않아 아엽이가 숨을 헐떡이며 뛰어들어오더니 고여의와 진왕 앞에 무릎을 꿇었다."마마, 사월이가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데 고양이가 얼굴을 할퀴었습니다. 얼굴에서 피가 너무 나서 의원에게 약을 받아 지금 발라주고 왔습니다. 해서 오늘은 사월이가 침전에 못 올 것 같습니다."아엽이의 말을 들은 고여의는 놀랐지만 의심하듯 물었다."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고?"아엽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진정되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마마, 정말입니다. 오늘 주방에 있던 고양이가 갑자기 사월이에게 달려들었다. 다른 이에게 들으니 그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사월이가 새끼가 귀엽다면서 만지려고 한 순간, 고양이가 사월이에게 달려들어서 얼굴을 할퀴었습니다."아엽이의 말을 들은 고여의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순간, 그녀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진왕에게 말했다."주방에 그 고양이가 무섭긴 합니다. 사월이가 왕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몰라서 이런 일이 생겼나 봅니다."고여의가 그렇게 말하더니 다시 무릎 꿇고 있던 아엽이에게 말했다."사월이 얼굴은 어찌 됐느냐?"아엽이는 다시 창백한 얼굴로 대답했다."사월이 얼굴은 원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도 없습니다. 여기저기에 할퀸 상처가 가득합니다. 제가 의원에게 약을 받아서 약을 발라주긴 했지만 다 나을 수 있을지 말지는 상황을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흉터가 남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고여의는 그 말을 듣더니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어쩌다가 이런 일이... 아쉽게 됐구나."아엽이는 아무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여의의 표정을 보니 그녀는 이미 믿은 것 같았다.고여의는 아엽이에게 일어나라고 했다."돌아가서 사월이한테는 쉬라고 하거라. 얼굴에 상처가 다 나으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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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처소의 문을 걷어찼다. 사월이는 그 소리에 놀라서 얼른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마침 굳은 얼굴로 걸어들어오는 진왕을 마주했다.사월이가 놀란 얼굴로 진왕의 등 뒤를 봤지만 그 누구도 없었다. 다시 진왕에게 눈길을 돌린 그녀는 진왕이 도대체 뭘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곧 진왕은 사월이의 앞에 다가왔다. 그리고 초록색 약초가 가득한 그녀의 얼굴을 보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가서 씻어라. 내 네 얼굴의 상처를 봐야겠다.진왕이 그렇게 말하더니 옆에 있던 의자를 끌고 와서 사월이의 침상 옆에 자리를 잡았다. 음험한 눈빛을 한 그가 차갑게 웃었다.사월이는 그제서야 진왕이 믿지 못하고 자신에게 죄를 물으러 찾아왔다는 걸 알아차렸다.그렇게 생각한 사월이는 얼른 몸을 일으켜 진왕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눈물을 글썽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왕야, 얼굴에 바른 약이 말라버려서 지금 씻어내기엔 힘들 것 같습니다."사월이는 그렇게 말하더니 눈물을 뚝뚝 떨구기 시작했다."제가 지금 씻는다면 상처에 물이 들어가서 앞으로도 나을 수 없을 겁니다. 왕야, 노비를 봐주십시오."사월이는 진왕이 그래도 인간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본 왕이 네 얼굴의 상처를 보겠다고 말했다. 내 말을 못 알아듣는 게냐?"진왕의 말을 들은 사월이가 몸을 흠칫 떨었다.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수많은 방법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 어느 것도 진왕의 눈을 속일 수는 없을 것 같았다.핏자국은 손톱으로 피를 내면 그만이지만 상처는 어찌 한단 말인가?하지만 진왕이 여기에 앉아있었기에 사월이는 눈을 감고 하늘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그럼 노비가 지금 씻으러 가겠습니다."사월이가 몸을 일으키더니 진왕에게 말했다.그러면서도 소리 내어 우는 걸 잊지 않았다. 하지만 진왕은 줄곧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월이는 놀라서 얼른 도망쳐 나왔다.사월이는 진왕이 자신의 처소까지 찾아올 줄 몰랐다. 세수간으로 온 그녀는 대야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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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고여의도 여기까지 듣고 나니 대충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진왕이 의심을 품고 직접 사월이를 찾아올 줄은 몰랐다.사월이는 그저 노비였다. 진왕이 정말 사월이가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혼자 찾아올 필요가 없었다.고여의는 그렇게 생각하며 등 뒤에 있던 아엽이에게 말했다."일단 사월이를 데려가서 옷을 바꾸거라."아엽이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더니 발버둥 치느라 몸이 젖어버린 사월이를 부축해 처소로 데려갔다.사월이가 떠난 뒤, 고여의가 진왕에게 다가가 입을 떼기도 전, 그가 먼저 차갑게 말했다."내 저 계집의 얼굴이 망가진 걸 직접 보기 전까지는 포기 못 한다."고여의는 진왕의 집요함에 놀랐지만 그의 팔을 잡고 침전으로 가며 설득했다."왕야, 한낱 계집에게 왜 그리 화를 내십니까? 방금 왕야도 들으셨잖습니까? 사월이가 상처가 덧날까 봐 안 씻었다는 거. 사월이 얼굴이 정말 잘못되기라도 하면 아깝지 않겠습니까? 정말 얼굴의 상처를 확인하고 싶다면 나중에 약을 바꿀 때 제가 오라고 하겠습니다. 그때 보십시오."진왕은 그 말을 듣고 나서야 표정을 풀었다. 그리곤 고여의를 안으며 웃었다."그 계집은 확실히 다르다. 내 오늘은 너무 충동적이었다. 헌데 그 계집이 날 피할수록 더 안고 싶다."그 말을 들은 고여의는 잠시 멈칫했지만 다시 웃었다."왕야, 그저 계집일 뿐입니다."진왕은 그제서야 옆에 있던 고여의를 바라보며 웃었다."왕비 말이 맞지. 한낱 계집을 어찌 내 왕비랑 비길 수 있겠어."한편, 아엽이의 부축을 받아 처소로 돌아간 사월이는 진왕의 발길질에 망가진 문빗장을 보러 갔다. 그러자 아엽이가 조금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문 망가진 건 내일 집사한테 말하면 돼, 무슨 문 걱정을 하는 거야?"사월이는 문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문이 망가져서 누군가 또 쳐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는 거였다."이렇게 약초로 가리니 정말 못 알아보겠네."사월이와 침상 위에 앉은 아엽이가 감탄했다.하지만 사월이는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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