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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재상의 금비녀: Chapter 71 - Chapter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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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아엽이가 그렇게 말하며 걱정스럽게 사월이를 바라봤다. "정말 왕야께 들통나면 우리는 어떡하지?""걱정 마요, 정말 들통나면 제가 다 책임질게요. 언니는 아무 일 없게 할게요."사월이가 아엽이의 손을 토닥이며 말했다."그럼 너는 어떡하냐?""제가 알아서 할게요."그렇게 말한 사월이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아엽이에게 물었다."헌데 왕비마마께서 어찌 갑자기 오신 거예요?"아엽이는 그제서야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낯선 머슴 하나가 달려와서 진왕께서 문 앞에서 발을 다쳤다고 해서 마마께서 가보신 거야. 헌데 왕비마마께서 나오자마자 왕야께서 네 머리를 물이 담긴 대야에 처박은 걸 보셨지."발을 다쳤다니? 사월이는 의아하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아엽이가 떠난 뒤, 사월이는 베개 밑에서 옥기고를 꺼냈다. 그녀는 그 옥기고를 보며 누가 줬을까 하고 한참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사월이는 왕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아는 사람이라곤 주원의 그 몇 사람뿐이었다. 그런데 누가 몰래 그녀에게 옥기고를 준 걸까?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이 나지 않자 사월이는 옥기고를 다시 베개 밑에 넣고 불을 껐다.이튿날 점심, 아엽이는 밥 먹는 시간을 빌려 사월이의 처소에 들렀다.사월이는 아엽이를 보자마자 얼른 다가가서 물었다."마마께서 뭐라고 하십니까?"그러자 아엽이가 사월이를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마마께서 너더러 약을 바꿀 때 침전에 가서 바꾸라고 하셨다. 우리 이제 어떡하지?""걱정 마요. 저한테 방법이 있어요."사월이가 아엽이를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그녀는 눈물까지 글썽였다."무슨 방법이 있다는 거야?""사람의 몸 위에서 기어가기만 해도 빨간 자국이 남는 그 벌레 알아요? 그 자국이 며칠은 가잖아요."아엽이는 문득 깨달은 듯 자리에서 폴짝 뛰었다."알지. 화원 나무에 있는 것 같은데 내가 가서 잡아올게."아엽이는 그 말만 남기고 떠났다. 사월이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아엽이는 이미 나갔다.한참 기다리니 아엽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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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이튿날 아침, 고여의와 진왕이 아침을 먹자마자 아엽이가 두 사람에게 말했다."왕야, 마마, 사월이가 왔습니다.""들라 해라."고여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얼굴에 면사포를 쓴 사월이가 고개를 숙인 채 들어갔다.고여의는 면사포에 가려지지 못한 사월이의 얼굴에 남은 빨간 흉터를 보곤 조금 놀랐다."왕야, 마마. 아엽 언니가 침전으로 와서 약을 바꾸라고 해서 약을 들고 왔습니다."사월이가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고여의는 옆에 있던 진왕을 한 눈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여기서 약을 바르거라."고여의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월이가 약을 아엽이에게 건네주더니 천천히 면사포를 걷어냈다.사월이가 면사포를 걷어내자마자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숨을 들이켰다.깨끗했던 사월이의 얼굴에 빨간 상처 자국이 길게 나있어 보기만 해도 몸서리가 쳐졌다.진왕도 미간을 찌푸렸다. 그도 이런 사월이를 보고 있자니 불편한 것 같았다. "내 먼저 가보마."진왕이 고여의에게 그렇게 말하더니 사월이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고여의는 진왕의 그런 태도를 보곤 속으로 웃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사월이를 걱정하며 물었다."목 의원이 얼굴의 상처는 언제 나을 수 있다고 하더냐?"그 말을 들은 사월이는 고개를 저었다."목 의원도 정확하게 말씀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제때 약을 바르라고만 했습니다."그때, 아엽이가 사월이의 얼굴에 약을 발라주며 말했다."목 의원은 상처가 깊어서 흉터가 남을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나흘이나 닷새가 지나서 다시 봐야 한다고도 했습니다.""어쩌다가 이런 일이 일어난 건지."고여의가 한숨을 쉬더니 사월이에게 말했다."사월이 네 얼굴의 상처가 중요하니까 요즘은 오지 않아도 된다. 얼굴에 상처가 좀 좋아지면 그때 오거라."고여의가 다시 취농을 보며 말했다."취농이 너는 집사를 찾아가거라. 그리고 주방에 있는 그 고양이를 내다 버리라고 하거라. 또 다른 이를 다치게 할 수도 있으니. 절대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취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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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사월이는 깊은 밤이 될 때까지 누워있었지만 복통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또 메스꺼워졌다.사월이를 보러 온 아엽이는 들어서자마자 약 냄새를 맡곤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약을 먹은 거야?""저번에 언니랑 의관에 가서 지어온 약이에요."그 말을 들은 아엽이는 말없이 사월이의 얼굴을 바라봤다."얼굴은 아직 아파?""조금 아파요. 헌데 목 의원의 약이 효과가 있어서 지금은 닿아야 조금 아파요."그 말을 들은 아엽이가 고개를 끄덕였다."너도 참 독하다. 자기 얼굴을 그리 만들다니. 나는 네 얼굴만 봐도 조금 무섭다. 오늘 진왕께서 네 얘기를 꺼내지 않는 걸 보면 마음을 접은 것 같아."사월이도 오늘 거울을 봤었다. 확실히 보기 흉하긴 했다."그러길 바라야죠."아엽이가 떠난 뒤, 사월이는 저녁 내내 기다렸지만 의원이 말한 반응은 없었다. 오히려 이튿날 아침, 메스꺼움이 더욱 심해졌다.다행히 사월이의 얼굴이 보기 흉해서 고여의는 계집에게 사월이의 밥을 가져다주게 했다. 그래서 누구도 사월이의 그런 증상을 보지 못했다.그날 아침, 사월이는 더욱 괴로워졌다. 머리도 어지러워서 밥도 안 먹은 채 누워있었다.그녀는 약을 한 번 더 먹을까 고민했다.한편, 담주 총독부(總督府) 안, 고용형은 상석에 앉아 옆에 있던 안찰사(按察使)가 건네주는 문서를 훑어보고 있었다.그때, 옆에 있던 임 참정이 아부를 했다."고 대감님께서 오신 덕분에 저희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고용형은 임 참정을 한 눈 보더니 웃었다. 그리고 들고 있던 문서를 탁자 위로 던졌다."임 대감,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그저 형식상 와본 겁니다. 우포정사(右布政使)의 죽음에 대해 미리 문서를 준비한 걸 보니 이 문서를 폐하께 가져다드리라는 겁니까?"임 참정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안색이 조금 바뀌더니 얼른 두 손을 모아 포개어 잡았다."저희는 고 대감님께서 힘들까 봐 그런 겁니다. 대감님, 이런 쓸데없는 일로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그 말을 들은 고용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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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요즘 사월이는 점점 이상해졌다. 배에서는 아무 느낌도 나지 않았고 오히려 증상이 심해졌다.사월이는 조금 당황했다. 의원이 준 약이 효과가 없는 걸까?얼굴의 상처는 이미 사라졌다. 사월이는 거울을 보며 한 번 더 할까 고민했지만 그 벌레만 생각하면 메스꺼워져서 더 이상 하기 싫었다.밤이 되어 사월이는 침상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목 의원을 찾아가서 약을 지어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더 이상 미룰 수도 없었다.또 이틀이 지나자 사월이는 정말 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진왕이 없을 오후 시간에 고여의를 찾아갔다.면사포를 하고 침전으로 향하던 사월이는 바쁘게 움직이는 하인들을 보게 됐다. 주원에 도착한 사월이는 아엽이를 잡고 물었다."언니, 오늘 왕부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예요?""큰 도련님께서 담주에서 돌아오시는 길에 여길 들른다고 했어. 오늘 왕야께 서신을 보내 저녁쯤에 도착할 거라고 했어."아엽이의 말을 들은 사월이는 잠시 멈칫하다 들떠서 아엽이를 바라봤다."정말입니까?"그러자 아엽이가 웃었다."그럼. 오늘 왕비마마께서 얼마나 기분 좋아하셨는지 몰라. 옷도 몇 벌이나 바꿔 입었어. 주방에도 언제든지 음식을 올릴 준비를 하라고 일러뒀고. 이제 큰 도련님께서 오시기만 기다리면 돼."사월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아엽이가 그녀를 잡았다."여기까지 왔는데 왜 가는 거야? 왕비마마를 찾아온 거야?""왕비마마께서 바쁘시니 나중에 찾아올게요."사월이가 고개를 젓더니 말했다."지금은 확실히 때가 아니야. 큰 도련님께서 이제 곧 도착할 것 같으니까 도련님께서 가면 얘기해.""왕야께서 어디에서 연회를 베푼답니까?"사월이가 묻자 아엽이가 웃었다."당연히 앞뜰이지. 큰 도련님은 재상이시잖아. 왕야께서 일찍이 사람을 보내서 준비 중이야. 직접 분부하러 간 걸 보면 꽤 중시하고 있는 것 같아."아엽이의 말을 들은 사월이는 고개를 떨구고 생각해 봤다."그럼 오늘 도련님께서 여기에서 주무시나요?""그건 나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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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고용형은 그 말을 듣고서야 웃었다.두 사람이 정원으로 들어서자 진왕이 웃으며 고용형에게 다가왔다. "고 대감, 오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소소하게 차려놓았으니 마음껏 드십시오."고용형은 얼른 진왕에게 인사를 올렸다."아닙니다, 왕야. 지나가던 길에 동생을 보러 왕부에 들러서 폐를 끼치게 됐습니다.""고 대감,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제 나와 고 대감은 한 가족인데 그런 소리 할 필요 없습니다."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 얘기를 나누다 자리에 앉았다.진왕은 자리에 앉자마자 하인들을 물리더니 고용형을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고 대감, 아바마마께서 요즘 태자를 폐하려 한다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왕야, 가족끼리 밥 먹을 땐 조정의 일은 미뤄두시죠."고여의가 고용형에게 차를 부어주며 진왕에게 말했다.하지만 진왕은 고여의를 한 눈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가족이니 밖에서는 꺼려서 하지 못할 말을 해야지."진왕이 그렇게 말하더니 고용형을 보며 웃었다."고 대감, 그렇지 않습니까?"그러자 고용형이 티 나지 않게 고여의의 손을 토닥이더니 그녀에게 일단 옆에 앉으라고 하곤 웃었다."왕야께서 가족이라고 하셨으니 꺼릴 게 없죠."고용형이 그렇게 말하곤 천천히 차를 들이켰다. 곧 그의 눈빛이 바뀌더니 그가 진왕을 보며 말했다."폐하께서 확실히 그럴 뜻이 있습니다."진왕은 그 말을 듣자마자 다급하게 물었다."그럼 고 대감 뜻은...""폐하께서는 몇 년 전부터 태자를 폐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헌데 왕 태부(王太傅)와 다른 대신들이 말렸습니다. 이번에 폐하께서 또 그 얘기를 꺼내서 나이 든 대신들도 제 뜻을 물어보셨습니다."말을 하던 고용형이 진왕을 한 눈 바라봤다. "헌데 저는 폐하의 뜻을 대표할 수 없습니다. 폐하께서 태자를 폐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아무리 많은 대신들이 설득한다고 해도 소용없습니다.""그럼 고 대감은 아바바마께서 정말 태자를 폐한다면 누굴 태자로 올릴 것 같습니까?"진왕의 말을 들은 고용형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진비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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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한편, 사월이는 달빛을 빌어 사람들 몰래 정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숨어있었다.그녀는 화단 뒤에 서서 정원을 바쁘게 드나드는 하인을 지켜보며 침착하게 기다렸다.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귓가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사월이가 얼른 정원 쪽을 바라보니 하인들이 고용형과 진왕을 따라 나오고 있었다. 고여의는 두 사람 옆에 서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오늘 밤, 진왕은 술을 많이 마셨다. 고용형의 어깨에 팔을 걸친 그는 조금 비틀거렸다.진왕은 술 냄새를 풍기며 고용형에게 연신 말을 걸었다. 고용형은 꽤 멀쩡해 보였다. 술에 취한 진왕이 내뱉는 말을 듣고도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진왕은 고용형을 잡고 제일 궁금했던 걸 물었다."고 대감, 스물을 훌쩍 넘긴 이가 아직 여인이 없는 걸 보면 설마 몸이 성치 않은 건 아니겠죠?"고여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얼른 진왕에게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왕야, 취하셨습니다."하지만 진왕은 고여의를 뿌리치더니 계속 고용형의 소매를 잡고 농담을 건넸다."고 대감, 내 어마마마께 궁에서 예쁜 궁녀들을 물색해서 대감한테 보내드릴게요."진왕이 다시 고용형의 어깨에 팔을 걸치더니 작게 웃으며 말했다."나와 대감은 모두 사내가 아닙니까, 사내의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고용형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진 고여의를 보더니 진왕을 똑바로 세우며 말했다."새로운 느낌에 여인을 많이 두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런 느낌을 추구하지 않습니다.""그래요, 맞지. 본 왕이 결백한 고 대감을 많이 따라 배워야지."진왕이 술에 취해 웃으며 말했다.고용형은 몸도 가누지 못하는 진왕을 보더니 고여의에게 말했다."일단 진왕을 데려가서 쉬게 하거라."그 말을 들은 고여의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에 있던 취농에게 말했다."오라버니를 데리고 처소로 가거라. 가는 길게 조심하고."취농은 준수한 고용형의 얼굴을 힐끔 보더니 얼른 등롱을 들었다."대감님, 날이 어두우니 발밑을 조심하십시오."취농의 말을 들은 고용형이 담담하게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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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그 목소리를 들은 고용형이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려던 순간, 사월이가 눈물을 흘리며 그의 품에 안겼다.사월이를 모른 척하려던 고용형은 저도 모르게 그녀의 등을 안았다.가녀린 몸은 툭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았다. 허리 사이의 빨간 띠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까맣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턱에 닿자 향기로운 냄새가 느껴져 고용형은 모든 방비를 내려놓고 물었다."왜 그러냐?"고용형이 자신의 등을 안는 것이 느껴지자 사월이는 한시름 놓았다. 그리고 눈물을 글썽이며 불쌍하게 말했다."노비 도련님이 보고 싶었습니다."한 줌도 안 되는 허리를 안은 채 달빛 아래의 그 아름다운 얼굴을 보던 고용형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사월아, 정말 내가 보고 싶었던 게냐?"그러자 사월이가 억울한 표정으로 고용형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저번에 도련님께서 절 그리 대하셔서 많이 속상했습니다. 해서 그동안 매일 도련님을 생각했습니다."하지만 고용형은 갑자기 차갑게 웃더니 사월이의 허리를 꼬집었다."거짓부렁."사월이는 몸을 흠칫 떨었지만 얼른 다시 어리광을 피웠다."도련님, 사월이는 정말 도련님이 보고 싶었습니다."그 말을 들은 고용형이 담담하게 사월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는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물었다."어찌 내 생각을 했느냐?"고용형의 말을 들은 사월이가 고개를 들더니 빨개진 얼굴로 고용형의 목을 안았다. 그리고 까치발을 들어 빨간 입술로 고용형에게 입을 맞췄다. "도련님, 아직도 노비의 말을 못 믿겠습니까?"고용형은 그제서야 웃었다."이것뿐이더냐?"하지만 사월이의 얼굴은 새빨개졌다. 부끄러움에 말하는 목소리도 많이 작아졌다. 고용형의 환심을 사기 위해 사월이는 처음으로 주동적으로 그에게 입을 맞췄다. 그녀는 이것보다 더한 일은 하지 못할 것 같았다.더구나 지금 두 사람은 밖에 있었다.고용형은 사월이를 더 꼭 안아 그녀와 더 가까이 붙었다. 방금 전, 사월이의 주동적인 모습은 그에게 효과가 좋은 것 같았다."사월아, 더 생각해 보거라."고용형의 품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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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고용형의 품에 안겨있던 사월이는 고여의의 목소리를 들으니 몸이 굳었다. 그리고 긴장하기 시작했다.그녀와 고용형의 관계는 떳떳하지 못했다. 고여의에게 이 사실을 들킨다면 사월이는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고용형이 자신의 허리를 토닥이는 느낌에 사월이는 조금 마음을 놓았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불안하게 고용형의 품에 안겨있었다.사월이는 고용형의 품에 안겨 그의 냄새를 맡으며 안정을 되찾았다.고용형은 늘 그랬듯 냉랭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고여의의 말을 듣고도 그는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그저 평범한 계집이다."고여의는 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용형이 안고 있던 여인을 가리키며 말했다."오라버니, 지금 이 계집이랑...""네가 본 그대로다."고용형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고여의를 바라봤다."다른 일 없으면 나가보거라."고여의는 담담하게 인정하는 고용형을 보니 침착할 수 없었다. 게다가 고용형은 고여의가 방해가 된다는 듯 그녀를 쫓아내고 있었다.고용형이 필요한 게 없는지 살펴보러 왔다가 쫓겨나게 된 고여의는 화가 나서 그곳을 떠났다.고여의가 멀어지자 고용형이 고개를 숙이고 품 안의 사월이를 바라봤다. "언제까지 숨어있을 생각이냐?"사월이는 그제서야 고용형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보며 얼굴을 붉혔다."도련님, 들어가서 얘기하면 안 되겠습니까?"사월이가 입술을 깨물고 말하자 고용형이 웃더니 그녀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방문을 닫은 고용형은 안에 있던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다리를 꼰 채 여유로운 얼굴로 가만히 서 있던 사월이를 바라봤다."말해보거라, 나한테 무슨 할 말이 있는 게냐?"사월이는 고용형의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 치맛자락만 괴롭혔다. 어깨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과 귀에 걸린 비취색 귀걸이는 그녀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사월이는 조심스럽게 고용형을 한 눈 보더니 빨개진 귀로 불안하게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무척 작았다."도련님, 절 데리고 고부로 가주시면 안 되겠습니까?"그러자 고용형이 여유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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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고용형이 냉랭한 얼굴로 사월이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 "사월아, 지금 네가 나한테 구걸하고 있다는 걸 잊은 게냐? 어찌 네가 요구를 하는 게야?"사월이는 그 말을 들으니 괴로워졌다. 지금 확실히 사월이가 고용형에게 구걸하고 있었기에 그녀가 주먹을 쥐곤 말했다."노비는 도련님의 말을 듣겠습니다."고용형은 그제서야 만족한 듯했다. 하지만 또 다른 뭔가가 생각난 듯 눈빛이 바뀌더니 물었다."이것 말고 다른 할 말은 없느냐?"순간, 사월이는 멍해졌다. 그녀는 고용형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몰라서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고용형의 표정이 알 수 없게 바뀌었다. 그는 다시 낮게 물었다."사월아, 잘 생각해 보거라."사월이는 그런 고용형을 보니 두려워져서 애써 침착하게 무슨 할 말이 더 있는지를 생각했다.그리고 한참을 생각한 끝에 창백한 얼굴로 고용형을 보며 말했다."도련님, 노비가 아이를 가졌습니다."어차피 고용형이 알고 있는 것 같으니 주동적으로 인정하는 게 차라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용형은 그 말을 듣고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다시 물었다."그리고?"사월이는 입술을 깨물었다. 고용형의 표정은 이상할 게 없었다. 그녀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이다 용기 내어 고용형에게 말했다."노비가 의원에게 아이를 없앨 약을 달라고 했습니다..."사월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고용형의 안색이 조금 냉랭해졌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불안하게 고용형을 바라봤다. 그가 무슨 반응을 보일지 몰랐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촛불이 일렁였고 밖에서는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처소 안은 유난히 조용했다. 사월이는 무릎을 꿇은 채 아무 말이 없는 고용형을 바라봤다. 그녀는 갑자기 자신이 잘못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고용형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사월이는 내 아이를 낳기 싫은 게냐? 아니면 감히 못 낳는 게냐?"그 말을 들은 사월이가 몸을 흠칫 떨었다. 그녀는 낳기 싫은 걸까, 아니면 감히 못 낳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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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사월이는 고용형의 입맞춤에 숨이 막혔다.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기에 고용형을 막고 말했다."도련님, 살살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고용형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다정했다. 그는 처음으로 이렇게 순종적인 사월이를 보며 그러겠다고 하곤 그녀를 안아 침상 위로 갔다.밤이 되어 사월이는 목욕을 마치고 고용형의 품에 안겨서 불안하게 말했다."도련님, 내일 정말 절 데리고 가주 실 겁니까? 마마께는 뭐라고 하실 생각이십니까?"그 말을 들은 고용형이 웃으며 사월이의 얼굴을 만졌다."계집이 무슨 그런 걱정을 하는 게냐?"그렇게 말한 고용형이 사월이를 달랬다."그런 걸 물을 필요 없다. 내 너를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너는 나를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사월이는 고용형의 대답을 듣고 나니 안심됐다. 고용형은 기분이 아주 좋은 것 같았다. 사월이는 주동적으로 그에게 다가가 팔을 베고 누웠다. 그리고 반짝이는 눈으로 고용형을 보며 물었다."도련님, 작은 소원이 있는데 들어주시겠습니까?"고용형은 다정하게 사월이를 바라봤다. 오늘 주동적으로 구는 사월이를 보며 그가 저도 모르게 웃었다."일단 말해보거라."그러자 사월이가 입을 삐죽이곤 어리광을 피우기 시작했다."도련님, 먼저 허락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하지만 고용형은 사월이를 안더니 다시 웃으며 말했다."일단 말해보거라."사월이는 고용형을 속이기가 이리 어려울 줄 몰랐다. 결국 그녀는 어쩔 수없이 입을 뗐다."도련님, 제가 예전에 지내던 집을 찾아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요즘 자꾸 어릴 적 일이 꿈에 나옵니다. 해서 가족들이 조금 보고 싶습니다."그 말을 들은 고용형이 사월이의 귓가에 대고 낮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 소리가 애매해서 사월이는 잘못 들은 건 줄 알았다.사월이가 놀라서 고개를 들자 긴 머리카락이 쏟아졌다. 반짝이는 그녀의 눈빛에 믿을 수 없다는 듯한 감정이 담겨있었다. 그녀는 목소리까지 떨었다."도련님, 허락하신 겁니까?""내가 왜 널 속이겠느냐?"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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