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사월이는 달빛을 빌어 사람들 몰래 정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숨어있었다.그녀는 화단 뒤에 서서 정원을 바쁘게 드나드는 하인을 지켜보며 침착하게 기다렸다.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귓가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사월이가 얼른 정원 쪽을 바라보니 하인들이 고용형과 진왕을 따라 나오고 있었다. 고여의는 두 사람 옆에 서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오늘 밤, 진왕은 술을 많이 마셨다. 고용형의 어깨에 팔을 걸친 그는 조금 비틀거렸다.진왕은 술 냄새를 풍기며 고용형에게 연신 말을 걸었다. 고용형은 꽤 멀쩡해 보였다. 술에 취한 진왕이 내뱉는 말을 듣고도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진왕은 고용형을 잡고 제일 궁금했던 걸 물었다."고 대감, 스물을 훌쩍 넘긴 이가 아직 여인이 없는 걸 보면 설마 몸이 성치 않은 건 아니겠죠?"고여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얼른 진왕에게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왕야, 취하셨습니다."하지만 진왕은 고여의를 뿌리치더니 계속 고용형의 소매를 잡고 농담을 건넸다."고 대감, 내 어마마마께 궁에서 예쁜 궁녀들을 물색해서 대감한테 보내드릴게요."진왕이 다시 고용형의 어깨에 팔을 걸치더니 작게 웃으며 말했다."나와 대감은 모두 사내가 아닙니까, 사내의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고용형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진 고여의를 보더니 진왕을 똑바로 세우며 말했다."새로운 느낌에 여인을 많이 두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런 느낌을 추구하지 않습니다.""그래요, 맞지. 본 왕이 결백한 고 대감을 많이 따라 배워야지."진왕이 술에 취해 웃으며 말했다.고용형은 몸도 가누지 못하는 진왕을 보더니 고여의에게 말했다."일단 진왕을 데려가서 쉬게 하거라."그 말을 들은 고여의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에 있던 취농에게 말했다."오라버니를 데리고 처소로 가거라. 가는 길게 조심하고."취농은 준수한 고용형의 얼굴을 힐끔 보더니 얼른 등롱을 들었다."대감님, 날이 어두우니 발밑을 조심하십시오."취농의 말을 들은 고용형이 담담하게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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