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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Kabanata 191 - Kabanata 200

1099 Kabanata

제191화

서현주는 김민준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이런 데도 취미가 있으셨군요, 김 대표님. 전 사양할게요. 괜히 여기서 병이라도 옮으면 곤란하잖아요.”그녀의 말투는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냉담했고 날카로웠다.김민준은 표정이 잠시 굳었지만 이내 평소처럼 젠틀한 미소를 지었다.서현주는 돌아서서 수영장의 출입문을 열려 했는데 그때 김민준의 여유로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소용없어요. 제 허락 없이는 그 문이 안 열려요. 그러니까 오늘 밤은 얌전히 여기 있는 게 좋을 겁니다.”서현주의 치아가 딱 하고 맞물렸다.그녀가 돌아보자 김민준은 태연하게 그녀 앞에서 재킷을 벗더니 하얀 셔츠까지 풀어헤치며 벗어던졌다.서현주는 인상을 찌푸리며 시선을 돌렸다.“왜요? 제 몸매 별로예요? 왜 안 봐요?”김민준이 비꼬듯 웃었다.“허세 부리지 않으면 좀 봐줄지도 모르죠.”서현주의 차가운 대꾸에 김민준은 피식 웃을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민준은 상체를 드러낸 채 사람들 속으로 걸어가며 외쳤다.“서현주 씨, 놀고 싶으면 와요. 기다릴게요.”그는 그 무리 속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어울렸다. 사람들과 잔을 부딪치며 웃고 여유롭게 농담을 주고받았다.몸에 착 달라붙는 수영복 차림의 여자 몇 명이 김민준에게 다가와 웃으며 그의 가슴과 등을 손끝으로 쓸어내렸다.김민준은 여자들의 손을 한 손으로 붙잡으며 부드럽게 웃었다.“이제 그만 만지죠?”“어머, 벌써요?”여자가 능청스럽게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김민준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그녀의 손을 밀어냈다. 그러자 여자는 못마땅하다는 듯 발을 구르고 입술을 깨물며 물러났다.주변에서 ‘김 대표, 너무하네’, ‘여자를 울리면 안 돼요’하며 장난스러운 비난이 쏟아졌지만 김민준은 그저 웃고 넘겼다.서현주는 그 장면을 몇 초만 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솔직히 몸매 하나는 정말 좋았다. 만약 그가 김민준이 아니었다면 눈길이 좀 더 머물렀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김민준이었다.서현주는 다시 문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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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서현주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몸을 돌려 피하려 했다. 그러나 그 남자는 순식간에 그녀의 팔을 낚아챘다.“서현주 씨, 그냥 술 한잔 하는 거잖아요. 그게 그렇게 어려워요?”그의 입가에 가벼운 웃음이 번졌지만 손에는 힘이 세게 들어가 있었다.“놓으세요.”서현주의 얼굴이 확 굳었다.공개된 자리에서 거절당하자 남자는 즉시 표정이 험악하게 바뀌었다. 그는 서현주의 손목을 더 세게 움켜쥐며 으르렁거렸다.“잘난 척 좀 작작 해.”그러고는 이를 악물며 말을 내뱉었다.“싸가지 없게 굴지 마.”남자의 거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넓은 수영장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한쪽에서는 대부분이 연지훈과 유이영 주위에 모여 아첨하듯 웃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상반신을 드러낸 채 배가 불룩한 남자 몇 명이 서현주의 주변을 에워쌌다.그들의 눈빛은 추잡했고 비열했다. 서현주를 훑어보는 시선에 그녀의 옷을 벗겨버리겠다는 뻔뻔한 욕망이 가득했다.그리고 수영장 한가운데에 김민준이 있었는데 그가 여전히 얼굴을 물속에 담그고 있어 표정을 볼 수가 없었다.연지훈과 유이영이 들어오면서 음악도 꺼진 상태라 이쪽의 불쾌한 대화 소리만 더욱 또렷하게 울렸다.순간, 사람들의 관심이 모두 서현주 쪽으로 쏠렸다.남자들 사이에 갇힌 그녀는 숨을 쉬기조차 힘들었다. 땀냄새와 술냄새가 뒤섞인 역한 냄새가 코안으로 스며들자 그 악취가 폐 깊숙이까지 파고드는 것 같았고 서현주는 구역질이 올라왔다.그때 유이영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현주 씨, 그 사람들은 누구예요? 현주 씨는 아직 학생이잖아요. 공부에 집중해야지, 이런 건 하면 안 되지 않아요?”겉으로 보기에는 걱정하는 듯했지만 그 말을 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의도를 알아챌 수 있었다. 유이영은 서현주가 저 남자들과 한패라도 되는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었다. 자신은 마치 선의로 충고하는 것처럼 굴면서 말이다.서현주는 그 속뜻을 단번에 읽어냈고 유이영을 쳐다보지도 않으며 단호하게 말했다.“놓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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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서현주는 천천히 다리를 거두며 얼굴이 일그러지고 붉게 상기된 채 바닥에 쓰러져 몸을 웅크리고 있는 남자를 무표정하게 내려다봤다. 그녀의 표정에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없었고 너무 차분해서 오싹할 정도였다.주변은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했고 모두 서현주를 향해 놀람과 두려움이 뒤섞인 눈빛을 보냈다.방금 그녀가 한 행동을 직접 본 남자 몇몇은 싸늘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이를 악물었다. 그중 몇은 마치 자신이 맞은 듯 통증이 전이된 것처럼 뒤로 물러서며 두 손으로 본능적으로 사타구니를 감쌌다.“죽고 싶냐?”바닥에 누워 있는 남자가 거친 숨을 내쉬며 이를 갈았다.서현주는 담담하게 말했다.“아직 소리 지를 힘이 있는 걸 보니 좀 약하게 찼나 보네요. 손 치워요. 한 번 더 해줄 테니까.”그 말에 주변에서 킥킥거리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그 남자뿐만 아니라 서현주를 둘러싼 남자는 서너 명쯤 더 있었고 그들은 서현주를 노려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금방이라도 덤벼들 기세였다.“야, 서현주. 감히 우리 형님을 건드려?”서현주는 눈을 내리깔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아까부터 저 폰으로 녹음하고 있었어요.”그 말에 남자들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었다.“저 지금 루체 피아노 콩쿠르의 참가자예요. 주최 측은 참가자의 신변 보호에 대한 책임이 있고요. 그쪽들이 저를 때릴 수는 있겠지만 제 입은 막지 못해요. 그쪽들이 제 몸에 손대는 순간, 녹음 파일은 바로 주최 측에 전송될 거고 주최 측은 반드시 이 일에 대해 답을 줄 거예요.”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가 묵직하게 박혔다.“그때 그쪽들이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남자들은 서로를 바라봤고 눈에 남아 있던 분노가 서서히 식어갔다.서현주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루체 피아노 콩쿠르의 주최 측은 이 몇 명이 감히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서현주에게 손을 대는 건 곧 그들의 인생을 걸어야 하는 일이나 다름없었다.서현주는 부드럽게 웃으며 물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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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서현주가 연씨 가문에 입양된 건 바로 그 일 이후였다. 그리고 그때 그녀는 처음으로 연지훈을 만났다.그날 방과 후, 남자 교사는 계속 서현주의 뒤를 따라왔다. 거칠고 투박한 손이 어느새 그녀의 어깨에 올라왔고 남자 교사는 슬쩍슬쩍 주무르듯 서현주를 만지면서 낮은 목소리로 무슨 말을 했다.서현주는 그 말의 의미를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도망쳐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최대한 빨리.하지만 다음 순간, 그 남자가 서현주의 팔을 낚아채더니 그녀를 골목 안쪽으로 끌고 들어갔다. 남자가 겉옷을 거칠게 벗겨냈을 때조차 서현주는 무슨 상황인지 인지를 못해 그저 얼어붙어 있었다.그런데 그때 마침 연지훈이 나타나 그 남자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서현주는 깜짝 놀랐지만 비명을 삼켰다.그 시절의 연지훈은 지금처럼 차분하고 냉정한 성격이 아니었다. 그때 그는 아직 어렸고 눈빛에 날카로운 분노와 짙은 어둠이 뒤섞여 있었다. 마치 상대를 찢어버릴 듯 매서웠다.검은 교복 차림의 그는 쓰러진 남자의 멱살을 거칠게 잡아 바닥에 눌러붙였다. 값비싼 교복 바지의 무릎은 더러운 빗물에 젖었지만 연지훈은 그런 건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그리고 그는 주먹을 계속해서 내리꽂았다. 한 번, 두 번... 전력을 다했다.사실 연지훈의 첫 주먹에 남자는 이미 정신을 잃었지만 연지훈은 그가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계속 때렸다.남자 교사의 콧잔등이 터지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지만 연지훈은 멈추지 않았다.“그만해요! 지훈 오빠, 제발 그만해요!”서현주는 울부짖으며 달려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오빠, 제발... 제발 멈춰요!”하지만 연지훈은 아무 반응도 없었고 마치 인간이 아니라 기계처럼 주먹을 계속 내리쳤다.서현주는 눈물이 쏟아져 시야가 흐려졌고 목이 꽉 막혀 말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지훈 오빠, 부탁이에요... 그만해요...”그 순간, 눈물 한 방울이 연지훈의 손등 위로 떨어졌고 그제야 그는 멈췄다.남자 교사는 숨이 붙어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너덜너덜해졌고 반응은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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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서현주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한 발 앞으로 내디뎠다. 그러자 그녀와 김민준 사이의 거리는 훨씬 가까워졌다.서현주는 김민준의 젖은 머리에서 몇 방울의 물이 떨어져 그의 어깨선을 타고 목덜미 아래로 흘러내리며 그가 어깨에 걸친 하얀 수건 속으로 스며드는 걸 봤다.김민준은 아래에 수영복 바지만 걸치고 있었고 물에 젖은 천이 허벅지에 달라붙어 보기에 부담스러웠다. 빛을 머금은 여우 같은 눈매가 희미한 조명 속에서 번뜩였다.서현주는 김민준이 이렇게 몸을 드러낸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가 잠깐 시선을 빼앗긴 그 순간, 김민준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그러나 그의 눈빛에 별다른 흥미가 담겨 있지 않았다.“서현주 씨, 그렇게 뚫어져라 보면 다른 사람들이 서현주 씨가 나를 좋아하는 줄 알겠어요.”서현주는 입꼬리를 비틀며 냉담하게 말했다.“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하나예요. 정육점 가면 그쪽 같은 사람이 꼭 필요할 거예요.”그 말에 주변에서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터졌다.하지만 김민준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같이 웃었다.“한 가지가 궁금한데 말이에요. 만약 내가 서현주 씨한테 진짜로 손을 대면, 과연 루체 콩쿠르 주최 측이 여전히 서현주 씨의 편을 들어줄까요?”그 말에 서현주의 표정이 굳어졌다.김민준은 루체 피아노 콩쿠르의 투자자 중 한 명이었다. 그가 정말 무슨 짓을 벌인다면 주최 측이 과연 자신에게 유리한 쪽에 서 줄지, 서현주는 확신할 수 없었다.그때, 시야 한쪽 끝에서 출구 쪽 문이 아직 열려 있는 게 보였다. 서현주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몸을 돌려 빠져나가려 했다.하지만 김민준이 성큼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붙잡았다. 둘은 마주 서 있었고 몸과 몸 사이의 거리가 고작 스무 센티 남짓, 너무 가까웠다.서현주는 그제야 김민준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았고 시선을 조금만 올려도 그의 구릿빛 가슴근육이 바로 눈앞에 닿았다. 물방울들이 그의 몸 위를 흘러내려도 그 뜨거운 열기를 감추지 못했다.서현주는 본능적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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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김민준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유이영에게 절대 말하지 않았다.그의 눈에 비친 유이영은 세상 누구보다 깨끗한 여자였다. 그런 여자가 이런 더럽고 복잡한 일들에 엮이는 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대신 자신이 나서서 그런 모든 장애물들을 치워줄 생각이었다.김민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지었다.“별거 아니야. 그냥 친구끼리 가볍게 즐기는 장난이야.”그 말에 유이영의 미소가 굳었다.“그래? 그럼 즐겁게 놀아.”그러나 서현주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계속해서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하지만 유이영은 김민준의 말 속에 숨은 뜻을 단번에 알아챘다. 그녀는 김민준과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서 그의 성격, 감정, 표정 하나까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김민준의 눈빛은 지금 그가 뭔가를 하려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단지 그는 유이영을 너무 순진한 사람으로 여겨 아무 말도 안 했을 뿐이었다.유이영은 그걸 굳이 들춰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생각도 없었다. 그녀는 김민준이 하는 일을 돕고 싶었다. 그래서 천천히 움직여 수영장 쪽으로 걸어갔다.그때 마침 서현주가 그 옆을 지나가고 있었고 유이영은 재빨리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현주 씨, 잠깐만요. 우리랑 좀 더 놀다 가면 안 돼요?”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따뜻했지만 그 속에 깔린 의도는 전혀 다르다는 걸 서현주는 본능적으로 느꼈다.갑작스러운 손길에 서현주의 마음속에 경계심이 번쩍 일었다.“싫어요.”단호하게 거절한 서현주는 손목을 비틀어 빼내려 했지만 유이영의 손아귀는 너무나 단단했다. 그녀는 손톱이 서현주의 피부에 파고들 만큼 꽉 쥐었다.서현주는 얼굴을 찌푸렸다. 너무나도 이상한 분위기에 옆에 있는 경비원까지 긴장할 정도였다.서현주는 고개를 들어 유이영의 얼굴을 봤는데 조명에 비친 그녀의 눈동자가 묘하게 빛났다.유이영은 살짝 웃었지만 그 순간 서현주의 등골을 타고 싸늘한 경고음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울렸다.‘위험해!’서현주는 반사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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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서현주는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위쪽을 올려다봤는데 물 위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사람들의 얼굴이 물결에 부서져 일그러졌지만 그중 단 한 사람의 표정만은 또렷하게 보였다.그의 표정은 더없이 어두웠고 눈썹 사이에 날카로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 꽉 다문 입술, 억눌린 듯한 초조함, 그리고 깊고 매서운 눈빛. 연지훈이었다.서현주의 머릿속이 느리게 회전했다.‘지훈 씨가 저렇게까지 다급한 이유는 누구 때문일까... 내가 걱정돼서? 아니면 유이영 씨?’유이영은 바로 옆에서 허우적거리며 물을 튀기고 있었다.“살려줘요! 제발 누가 좀...”그녀의 비명은 물거품처럼 흩어졌다.서현주의 시야가 어지러워지더니 모든 게 꿈처럼 흔들렸다. 그때 오래된 기억 하나가 불쑥 떠올랐다.연지훈이 그녀를 위해 수영장에 뛰어든 적이 이었다. 서현주가 연씨 가문에 처음 들어가 수영을 배울 때였는데 그들은 유명 대학 출신이라는 강사를 붙여줬지만 그녀는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몰랐다. 그보다 그 강사의 눈빛 속에 깔린 멸시를 서현주는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날, 수영 강사는 전화를 받는다며 자리를 비웠고 서현주를 수영장 한가운데 홀로 남겨두었다.주변에 아무도 없었고 그저 물밖에 없었다. 서현주는 조심스럽게 튜브를 껴안고 물 위에 몸을 맡겼는데 너무 오래 떠 있었던 탓에 몸이 차가워지고 다리가 굳어가고 있었다.그러다가 갑자기 그녀의 종아리에 쥐가 났다.“아, 아파...”차가운 물이 살갗을 때리며 통증이 온몸을 덮쳤고 서현주는 힘없이 팔을 휘저었지만 점점 더 가라앉았다.그녀의 입으로 물이 들어오고 코로도 들어왔다. 게다가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듯했고 속이 뒤집히는 듯한 느낌에 숨을 쉴 수도, 울 수도 없었다.그렇게 물속에서 발버둥치던 서현주의 귀에 갑자기 누군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물 위로 연지훈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온몸이 젖은 채 절박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연지훈은 서현주를 끌어올렸고 그의 품에서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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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서현주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런데 그 순간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치밀어 오르는 억울함과 분노가 끓어올랐다.‘왜? 왜 하필 내가 여기서 죽어야 하는데?’그녀는 이미 한 번 죽었다. 그것도 유이영 때문에.그런데 이번 생에서 또다시 유이영 때문에 죽어야 한다니, 말도 안 되었다.‘아니, 이번에는 절대 그렇게 안 돼.’서현주는 살아야 했다. 아니, 반드시 살아남아야 했다. 그리고 유이영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야 했다.그 순간, 서현주는 눈을 번쩍 떴고 머릿속에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예전에 수영 강사가 했던 말이었다.“물에서 허우적대지 마요. 몸에 힘을 빼고 그대로 두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게 제일 안전해요.”그 말이 지금 이렇게 또렷하게 떠오를 줄이야.서현주의 눈에 다시 생기가 돌았다.물속 저편에서 여전히 몇몇 사람들이 물에 뛰어들고 있었는데 모두 유이영을 구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아무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그러나 서현주는 괜찮았다. 이제는 더 이상 누군가가 구해주길 바라면서 살지 않을 거니까.그녀는 몸의 긴장을 풀었고 두 눈을 감은 채 물속에서 천천히 숨을 가다듬었다. 그러자 정말로 그녀의 몸이 서서히 위로 떠올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현주는 물 위로 얼굴이 올라오고 숨이 트였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그녀는 살았다는 감각이 밀려왔다.서현주가 고개를 옆으로 돌려 보자 유이영은 이미 여러 명의 손에 의해 구출되어 있었다. 유이영은 수건이 깔린 바닥 위로 조심스럽게 옮겨지고 사람들은 그 주위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한 남자가 무릎을 꿇고 유이영을 두 팔로 꼭 안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다정하고 애틋한지. 그의 품 안에서 유이영은 조심스럽게 숨을 돌리고 있었다.김민준도 있었는데 늘 장난스럽고 건들거리던 그의 표정은 지금만큼은 굳어 있었다. 그는 유이영을 바라보며 입술을 꾹 다물고 눈빛에 진심 어린 걱정과 안도가 번져 있었다.10분쯤 지났을까, 유이영이 천천히 눈을 떴고 그 순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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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서현주는 아직 정신이 아득했지만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뒤섞인 채 정리될 틈도 없이 귀 옆에서 날카로운 고함이 터졌다.“서현주! 네가 감히 이영이한테 이런 짓을 해?”그녀는 본능적으로 눈을 깜빡이며 눈가의 물기를 털어내려 했지만 시야는 여전히 흐릿했다.서현주는 젖은 손바닥으로 가슴께를 짚으며 숨을 고르려 했으나 목구멍 깊숙이 들어갔던 물이 또다시 기침으로 튀어나왔다. 그녀는 숨이 막히고 폐가 타들어갈 듯 아팠다.온몸이 젖은 서현주는 차가운 물기가 피부를 타고 스며드는 느낌이 너무 생생했다. 그녀가 겨우 숨을 한 번 들이켰는데 누군가가 번개처럼 손을 뻗어와 그녀의 옷깃을 거칠게 힘껏 움켜쥐었다.몸이 허공으로 끌어올려진 서현주는 눈앞이 흔들리는 가운데 필사적으로 그 얼굴을 확인했다.연지훈이었다. 그의 얼굴에 서늘한 분노가 서려 있었고 짙게 눌린 눈썹 사이에 냉기가 서려 있었으며 검은 눈동자는 차갑고 짙었다. 그는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심판관 같았다.연지훈의 눈빛에 연민도, 한 줄기의 온기도 없었고 오직 혐오만 비쳤다. 그는 마치 서현주를 더럽고 냄새나는 쓰레기라도 보듯 내려다봤다.연지훈의 손등 위로 핏줄이 불끈불끈 솟았는데 그가 움켜쥐고 있는 게 서현주의 옷깃이 아니라 목덜미였더라면 지금쯤 그녀는 숨이 막혀 죽었을지도 몰랐다.“서현주.”그의 낮고 쉰 목소리가 물기를 가르며 들려왔다.“너 미쳤어?”서현주는 숨이 막혀 얼굴을 찌푸렸다. 그래도 무언가 말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다시 기침이 터지며 말이 삼켜졌다.연지훈은 가까이 다가왔고 너무 가까워서 그의 짙은 눈썹 한 올 한 올이 또렷하게 보일 정도였다.서현주는 억지로 기침을 삼키고 쉰 목소리로 간신히 말했다.“나... 나는...”그러나 연지훈은 한 발 더 다가서며 위협적으로 말했다.“너 설마 이영이가 임신 중인 거 몰랐던 건 아니지?”그의 눈빛이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네가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너 이영이를 죽이려 했어.”이때 바람이 불자 젖은 옷이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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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유이영의 한마디에 이미 가라앉은 듯하던 두 남자의 분노가 다시 불붙었다.김민준은 냉소를 흘리며 유이영을 의자에 잘 앉혀둔 뒤 성큼성큼 걸어왔다.“됐어요. 지금 서현주 씨가 무슨 말을 하든 안 통해요. 연 대표님, 제 생각에는 바로 경찰을 부르는 게 낫겠습니다. 저 여자랑 말 섞을 필요 없어요.”서현주는 속눈썹이 떨렸다.루체 피아노 콩쿠르 본선은 모레 시작되기 때문에 내일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서현주는 그들에게 맡기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럴 작정이었다.그런데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고 수긍하려는 순간, 유이영이 가볍게 기침을 몇 번 하며 애교 섞인 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김민준의 표정이 확 달라졌고 연지훈의 얼굴도 훨씬 어두워졌다.김민준이 성큼 다가가 손을 들어 올리자 서현주는 숨이 멎는 듯했다. 연지훈은 잡고 있던 그녀의 옷깃을 놓으며 한두 걸음 물러서더니 남의 일을 보듯 한쪽에 서 있었다.김민준이 손으로 내리치려는 순간, 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도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하지만 예상했던 장면은 일어나지 않았다.서현주가 눈을 뜨자 김민준은 그녀의 앞에 서서 굽어보는 자세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얼굴이 먹물처럼 어두웠고 이를 갈 듯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그는 한 손을 여전히 높이 들고 있었으나 망설이며 내려오지 못했다.서현주가 손가락을 까닥거렸고 유이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민준아, 그만해. 현주 씨는 아직 어려.”그런데 그 한마디가 도리어 불을 붙이는 꼴이 되어 김민준을 미치게 만들었다. 그가 큰 소리로 말했다.“이 여자가 어려? 그럼 네가 당해도 가만히 있겠다는 거야?”짝.김민준은 곧바로 손바닥으로 서현주의 뺨을 강하게 내려쳤다.순간, 서현주는 얼굴 한쪽이 불타오르는 듯 아팠고 김민준이 쓴 힘이 워낙 커서 반대쪽 얼굴까지 통증이 번졌다. 귀가 윙윙거리며 멍해지고 사람들의 놀라는 탄성이 마치 두터운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희미하게만 들렸다.서현주의 머리가 한쪽으로 젖혀지며 긴 머리칼이 얼굴을 가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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