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탈의실로 들어가 드레스를 벗어 서현주에게 건넸고, 서현주는 능숙하게 가느다란 실로 찢어진 곳을 꿰매기 시작했다.너무 능숙해서 간격마다 일치했다.그녀는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서현주를 바라보았다.“연씨 가문에서 몇 년 지낸 거 아니에요?”서현주가 고개를 숙인 채 담담하게 말했다.“아까 말씀하셨잖아. 운전기사 딸이었다고.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대기실 불빛이 어두워서 서현주는 불빛이 비치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그런데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김민준이 다가와 불빛을 가린 채 다정한 모습으로 웃으면서 물었다.“현주 씨,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요?”서현주는 계속 옷을 꿰매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김민준은 웃으면서 다가와 여우 같은 눈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현주 씨, 혹시...”‘저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서현주가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불빛 가렸어요.”김민준은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서현주는 김민준을 밀쳐내면서 말했다.“여기서 방해하지 마세요.”마지막으로 실을 쭉 당기니 꿰맨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서현주는 바늘을 제거하고 다 수선된 드레스를 그녀에게 건넸다.“다 됐어요.”그녀는 수선한 부분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살펴보다가 문제없다는 걸 확인해서야 망설이면서 말했다.“현주 씨, 저를 왜 도와주셨어요?”서현주는 바늘과 실을 제자리에 놓으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냥 심심해서요.”그녀는 말문이 막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뭐라고요?’서현주가 말했다.“얼른 옷부터 갈아입어요. 바로 다음 순서인 것 같은데.”그녀는 그제야 허둥지둥 탈의실로 들어가서 빠르게 옷 갈아입고 나왔다.서현주를 지나칠 때, 그녀의 표정은 어딘가 복잡미묘했다.“현주 씨, 고마워요.”서현주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그녀는 마지막으로 두 번째 선수였고, 서현주는 가장 마지막 선수였다.그녀가 무대 위로 올라간 뒤, 서현주 주위에는 김민준만 남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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