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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Author: 애월섬
서현주는 김민준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데도 취미가 있으셨군요, 김 대표님. 전 사양할게요. 괜히 여기서 병이라도 옮으면 곤란하잖아요.”

그녀의 말투는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냉담했고 날카로웠다.

김민준은 표정이 잠시 굳었지만 이내 평소처럼 젠틀한 미소를 지었다.

서현주는 돌아서서 수영장의 출입문을 열려 했는데 그때 김민준의 여유로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소용없어요. 제 허락 없이는 그 문이 안 열려요. 그러니까 오늘 밤은 얌전히 여기 있는 게 좋을 겁니다.”

서현주의 치아가 딱 하고 맞물렸다.

그녀가 돌아보자 김민준은 태연하게 그녀 앞에서 재킷을 벗더니 하얀 셔츠까지 풀어헤치며 벗어던졌다.

서현주는 인상을 찌푸리며 시선을 돌렸다.

“왜요? 제 몸매 별로예요? 왜 안 봐요?”

김민준이 비꼬듯 웃었다.

“허세 부리지 않으면 좀 봐줄지도 모르죠.”

서현주의 차가운 대꾸에 김민준은 피식 웃을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민준은 상체를 드러낸 채 사람들 속으로 걸어가며 외쳤다.

“서현주 씨, 놀고 싶으면 와요. 기다릴게요.”

그는 그 무리 속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어울렸다. 사람들과 잔을 부딪치며 웃고 여유롭게 농담을 주고받았다.

몸에 착 달라붙는 수영복 차림의 여자 몇 명이 김민준에게 다가와 웃으며 그의 가슴과 등을 손끝으로 쓸어내렸다.

김민준은 여자들의 손을 한 손으로 붙잡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이제 그만 만지죠?”

“어머, 벌써요?”

여자가 능청스럽게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

김민준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그녀의 손을 밀어냈다. 그러자 여자는 못마땅하다는 듯 발을 구르고 입술을 깨물며 물러났다.

주변에서 ‘김 대표, 너무하네’, ‘여자를 울리면 안 돼요’하며 장난스러운 비난이 쏟아졌지만 김민준은 그저 웃고 넘겼다.

서현주는 그 장면을 몇 초만 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솔직히 몸매 하나는 정말 좋았다. 만약 그가 김민준이 아니었다면 눈길이 좀 더 머물렀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김민준이었다.

서현주는 다시 문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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