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주는 남들의 냉대와 헛소문은 두렵지 않았다. 다만 이 혼란스러운 일로 인해 루체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장미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장난기 하나 없이 그녀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시간이 흐르면서 서현주의 마음도 점점 졸여오기 시작했다.잠시 후, 그녀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선생님, 제 요구는 그렇게 높지 않아요. 저는 그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싶을 뿐이에요. 조사가 끝난 후에 판단해주시기를 바랄게요.”장미연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현주 씨도 알다시피 제가 이영 씨를 좋게 보고 있다고 해도 이영 씨의 몇 마디 말만으로 현주 씨 죄를 단정 지을 수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현주 씨 말만으로 현주 씨를 향한 의심을 완전히 거둘 수 없는 거예요.”서현주는 서서히 고개를 들면서 말했다.“선생님, 그거면 충분해요.”장미연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이영 씨 몸에 이제 큰 이상이 없으니 현주 씨도 건강 잘 챙겨요. 내일 본선이 있는데 건강 때문에 지체하면 안 되잖아요.”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말들도 신경 쓰지 마요. 저는 현주 씨 성적에 뒷거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 주최 측은 저한테 맡기세요. 제가 처리해줄게요.”서현주는 당장 이 일에 손댈 여유가 없어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장미연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현주는 수영장에서 김민준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현주 씨, 저도 궁금하네요. 제가 현주 씨를 건드리면 루체 주최 측에서 과연 현주 씨 편을 들어줄지.”김민준은 루체 피아노 콩쿠르 투자자 중의 한 명이었다. 서현주는 김민준의 손길이 어디까지 미칠지, 그리고 연지훈의 손길까지 더해져 대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몰랐다.만약 두 사람이 이 일 때문에 대회에 개입하기로 한다면...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침대에 한 시간 내내 누워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누워있기 싫어 슬리퍼를 신고 밖에 나가 숨돌리고 싶었다.그녀는 병원 안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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