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Bab 321 - Bab 330

477 Bab

제321화

그 사람의 말은 점점 더 과격해졌고, 감정도 점점 더 격해지기 시작했다. 사무실 밖에 서 있어도 그의 목소리가 전체 건물에 쩌렁쩌렁 울리는 듯했다.사무실 안에서는 그 사람의 목소리 빼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이 사무실은 반투명 유리로 만들어져 있어 서현주는 희미하게 사무실 안이 사람들로 꽉 찬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아까 그 사람이 갑자기 분노하면서 말했다.“말 좀 해봐요. 다들 꿀 먹은 벙어리라서 한마디도 못 하겠는 거예요? 방법 좀 생각해보라고요. 벙어리 흉내 내지 말고. 시간을 충분히 드린 것 같은데 지금 며칠째예요. 이 많은 사람 중에 해결책 하나 내놓을 사람이 없는 거예요? 이게 바로 여러분들이 일하는 태도예요?”돌아오는 것은 여전히 침묵이었다.쿵.갑자기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서현주도 몰랐는데 안에 있는 사람들은 오죽했을까.“지금 묻고 있잖아요. 말 안 할 거예요? 안 할 거면 지금 당장 꺼지세요.”마침내 누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저희 잘못도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이 벌인 일인데 왜 저희가 책임을 져야 하죠?”서현주는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한 사람이 입을 떼자 나머지 사람들도 차례로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맞아요. 저희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잖아요. 현주 씨가 이영 씨 표절 사실을 폭로했고, 이영 씨가 스스로 상을 포기한 거잖아요. 저희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이제 와서 터진 일이 저희랑 무슨 상관인데요. 다 현주 씨랑 이영 씨 때문에 일어난 일 아니에요? 책임을 물으려면 그 두 사람한테 물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저희 개인정보를 유출한 건 이영 씨 팬들이잖아요. 이영 씨는 나서서 말리지도 않고 오히려 불쌍한 척만 하던데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현주 씨도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도 없잖아요. 다 그 사람이 일으킨 문제인데 정작 본인은 몰래 숨어서 다른 사람한테 책임을 떠넘기고 있잖아요.”“맞아요. 저희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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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좋아요. 그렇게 하시죠. 처음부터 끝까지 현주 씨와 이영 씨 사이의 문제이지 저희랑은 아무런 상관도 없잖아요. 저는 현주 씨가 직접 사과하는 건 동의하지만 저희가 대신 사과문을 작성하는 것은 반대예요. 우선 저희는 처음부터 이 일에 참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참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지 저희는 그냥 손 떼야 해요. 나중에 또 문제가 생기면 빠져나오기 힘들 거잖아요.”사람들은 모두 이 말에 동의했다.“네. 그러면 상의가 끝났으니 현주 씨한테 연락해서 직접 사과하라고 하는 게...”“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장미연의 목소리에 서현주는 번뜩 고개를 들었다.장미연이 말했다.“이영 씨가 무슨 말을 했든, 목적이 순수했든 순수하지 않았든 중요하지 않아요. 고지현 씨의 곡을 표절한 사실은 이미 입증된 바이고, 현주 씨가 공개적으로 표절 사실을 폭로한 것은 절대 잘못이 아니에요. 현주 씨는 아무런 잘못도 없으니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영 씨가 1등 트로피를 포기한 일도 당연한 거 아닐까요? 루체 피아노 콩쿠르는 항상 독창성을 중시했고, 표정을 철저히 금지해왔잖아요. 이영 씨가 결승전에서 연주한 곡이 표절한 곡은 아니지만 표절 행위는 이미 확정된 사실이잖아요. 개인적으로 1등 트로피를 이영 씨에게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봐요.”장미연의 말투는 진지하고 단호했다.“이번 일에서 잘못한 사람은 오직 유이영 씨뿐이에요. 저희도 그렇고 현주 씨는 더더욱 아무런 잘못도 없어요. 현주 씨는 그저 스승을 위해 용감하게 진실을 밝힌 사람일 뿐 사과할 필요도 없고, 저도 현주 씨가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 만약 정말로 사과한다면 그것만큼 어처구니없는 일도 없을 거예요. 그럴수록 저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거 아니겠어요?”서현주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그녀는 장미연이 이토록 자신을 지켜줄 거라고는 정말 몰랐다. ‘이렇게 큰 위기 앞에서도 여전히 내 편을 들어주다니.’장미연의 말이 끝나자 사무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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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장미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이게 바로 그 사람들의 교묘한 수법인 거예요. 이번 일은 루체 피아노 콩쿠르 주최 측의 잘못도, 현주 씨의 잘못도 아니에요. 그 사람들은 여론의 힘을 빌려서 본질을 흩트리고 표절자와 피해자의 갈등을 루체 피아노 콩쿠르 주최 측과 현주 씨 쪽으로 돌리고 있다고요. 분명 잘못하고 벌 받아야 할 사람은 유이영 씨인데 사과하고 대가를 치러야 할 사람은 오히려 루체 피아노 콩쿠르 주최 측과 현주 씨잖아요. 판을 너무나도 잘 짜놔서 저도 모르게 박수치고 싶을 정도네요. 분명 사과해야 할 사람도, 욕먹어야 할 사람도 이영 씨인데 지금은 오히려 이영 씨가 피해자가 되어 온 네티즌들이 위로해주고 있으니 정말 웃기지 않아요? 지금까지도 불쌍한 척 동정을 사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 뻔뻔함의 극치네요.”“장 선생님, 그만 하세요.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으세요? 저희가 모르는 줄 알았어요? 저희가 왜 아무 말도 안 했겠어요. 두려워서 못 했겠죠. 이영 씨 뒤에는 연 대표님이 계시고, 연 대표님은 이번 루체 피아노 콩쿠르의 투자자잖아요. 장 선생님도 알다시피 연 대표님이 이영 씨한테 얼마나 다정한데요. 그런데 어떻게 감히 이영 씨를 그렇게 욕할 수 있죠? 죽고 싶어서 환장하셨어요? 연 대표님한테는 저희가 개미보다도 못한 존재인데 정말 따지기 시작하면 상대도 안 된다고요. 지금 온라인 반응이 뜨거운 것도 연 대표님 때문이 아닐까요? 이영 씨 얘기는 더 이상 꺼내지 않는 게 좋겠어요. 이 중요한 시점에 연 대표님이 이영 씨랑 약혼하겠다고 하는데 연 대표님이 이영 씨 뒤를 봐주겠다고 하면 무슨 수가 있겠어요. 이 사회가 원래 이런 거예요. 저희는 절대 이영 씨한테 사과를 요구할 수 없어요. 사과해야 할 사람은 현주 씨여야 해요. 뒤를 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요.”솔직히 말해서 지금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기준은 연지훈이 누구 편에 서느냐에 달려 있었다.연지훈이 유이영 편에 선다고 하면 유이영이 맞고 서현주가 틀린 거였다.이건 절대 바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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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아래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다.화를 냈던 사람이 진심 어린 말투로 말했다.“장 선생님, 이건 정말 어쩔 수가 없어요. 연 대표님께서 이미 윗선에 뭔가 말씀드린 모양인데 그분들 뜻은 현주 씨한테 사과를 요구하라는 거였어요. 현주 씨가 사과하면 일이 잘 해결되겠지만 만약에 사과하지 않는다면... 연 대표님께서는 가만 있지 않겠다고 하셨어요.”서현주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예상한 것과 실제로 들은 내용이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다.비록 연지훈이 뒤에서 힘쓰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직접 듣고 나니 목이 메고 말문이 막혔다.장미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현주 씨가 어떻게 사과했으면 하는 건데요?”상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연 대표님께서 딱히 정확하게 말씀하시지는 않았지만 윗선에서는 그래도 진심을 보여야 하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좋기는 옳고 그름도 구분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이영 씨를 폭로하고 맹목적으로 이영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인정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영 씨에게 표절 행위가 없었다고 밝히고, 이영 씨가 결백하다는 걸 현주 씨가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현주 씨만 사과하면 연 대표님과 이영 씨는 저희를 봐줄 거예요. 연 대표님은 무려 저희 투자자잖아요...”“정말 너무하네요.”장미연을 이를 꽉 깨물고 테이블을 내리쳤다.“이영 씨가 결백하면 이 세상에는 결백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표절 때문에 나락 간 피아니스트들도 모두 복귀해야 한다고요.”상대는 다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장 선생님, 아직도 모르겠어요? 이번 일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현주 씨랑 이영 씨가 빚은 문제라고요. 두 분이 해결해야 할 문제고, 저희는 그저 중재하는 역할일 뿐이에요. 책임을 저희가 아니라 현주 씨한테 돌리면 되는 거라고요.”장미연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말했다.“감독님도 아시겠지만 제가 10년 넘게 이 바닥에서 일하면서 가장 싫어하는 게 바로 표절이에요. 이영 씨가 제가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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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감독은 갑자기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대로 떠나시면 장 선생님께는 별로 상관없겠지만 여기 있는 직원들 보면 다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 자리에 모여있잖아요. 만약 해결되지 않는다면 윗선에서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고, 직원 중에 상당수가 해고될 거예요. 장 선생님은 다른 수입이 있겠지만 이 직원들한테 이 일자리가 중요한지는 잘 아실 거라 믿어요. 먹여 살려야 할 가족도 많은데 일자리를 잃으면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장 선생님, 제 체면을 봐서라도, 그리고 제발 이 직원들을 봐서라도 현주 씨를 설득하면 안 될까요? 그냥 사과일 뿐이잖아요. 사과한다고 살점 하나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현주 씨만 희생하면 모두가 살아남을 거라고요.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현주 씨를 욕하는지 다 보셨잖아요. 만약 현주 씨가 사과하면 이영 씨 팬들도 더 이상 욕하지 않을 거예요. 장 선생님, 저희한테도 이렇게 많은 전화가 걸려 오는데 현주 씨는 오죽하겠어요. 사과하면 모든 게 해결될 일인데 굳이 누가 표절했는지 따져서 뭐 해요. 이 세상이 원래 그런 거예요. 연 대표님이랑 이영 씨가 결정권을 쥐고 있으니 저희한테는 아무런 방법도 없잖아요. 장 선생님, 제발 현주 씨한테 사과하라고 해주세요. 저는 매달 200만 원의 집 대출금과 60만 원의 차 대출금, 그리고 애들도 국제학교에 다녀서 학비가 어마어마하다고요. 책임져야 할 가족도 많은데 이 일자리를 정말 잃을 수가 없어요. 제발 부탁드릴게요. 현주 씨랑 친하니까 좀 설득해서 사과하게 하면 안 될까요? 이렇게 빌게요.”장미연이 침묵하고 있을 때, 다른 직원들도 나서서 말했다.“저희 부모님은 아직도 병원에 누워계시는데 매일 치료비가 제 한 달 월급과 맞먹고 있어요. 저축도 얼마 없는데 일자리까지 잃으면 정말 집도 팔고 차도 팔아야 할지도 몰라요.”“장 선생님, 전세 계약금 조금만 더 모으면 내년에 여자친구랑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못 모으면 언제쯤 결혼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장 선생님, 저는...”서현주는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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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서현주는 손가락이 저릿해질 정도로 휴대폰 화면을 눌러댔다. 그녀는 들어오는 번호마다 하나하나 차단 목록에 넣고 또 한 통의 전화를 끊은 뒤 이번에는 직접 이승주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은 점심시간에 잠깐 눈붙였던 선생님들도 다 깨어있을 때다.평소에 서현주가 전화를 걸면 이승주는 바로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의 끊어지기 직전이 되어서야 전화를 받았다.“현주야, 무슨 일이야?”이승주의 목소리는 언제나 그렇듯 부드럽고 따뜻했다.서현주가 말했다.“선생님, 저 학교 정문 앞인데 문이 잠겨 있어서 들어가지 못해요.”학교에 선생님들을 위한 기숙사가 있어서 이승주는 보통 그곳에서 점심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집으로 돌아간다.전화를 받은 이승주는 바로 내려와 경비 아저씨를 깨워 문을 열게 했고 서현주를 보자마자 인상을 팍 찌푸렸다. 그녀는 서현주의 손목을 잡고 아무도 없는 복도 구석으로 데려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발에 깁스까지 했는데 뭐 하러 왔어? 다쳤으면 집에서 쉬어야지, 학교에는 왜 왔냐고? 요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너를 찾는지 모르지? 학교 쪽에서도 너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어. 너 정말로 퇴학당하고 싶어서 그래?”서현주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말이 나오기도 전에 이승주가 다시 말을 끊었다.“일단 내 말 들어. 너 지금 당장 집에 가. 그리고 상황이 조금 가라앉은 뒤에 다시 와. 넌 지금 다쳤으니까 학교에 안 나와도 되는 이유가 충분해. 게다가 성적도 좋으니까 집에서 공부하면 돼. 당분간 학교에는 오지 마. 알겠지?”서현주는 입술을 깨물었다가 고개를 들었다.“선생님이 저를 걱정해 주시는 거 알아요. 그런데 이 일이 저 때문에 시작된 거라면 책임도 제가 져야 해요. 선생님이랑 다른 친구들이 저 대신 피해보는 건 도저히 못 보겠어요.”“선생님.”그녀는 숨을 고르고 다시 말했다.“그 사람들이 선생님한테도 전화한 거죠? 그러니까 제 전화를 받으시는 데 시간이 걸린 거잖아요.”이승주의 미간이 더 깊게 찌푸려졌다.“그럼 넌 어떻게 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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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사람의 행동, 말투, 표정은 얼마든지 꾸며낼 수 있지만 눈빛만은 절대 속일 수 없다.서현주의 눈은 이승주가 지금까지 봐온 어떤 사람의 눈보다도 더 맑았다. 검고 하얀 색이 또렷하게 갈린 그녀의 눈은 흔들림이 없었고 쉽게 꺾이지 않는 고집과 결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그런 눈을 가진 학생을, 이승주는 처음 보는 순간부터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증거도 없고 서현주를 깊이 아는 것도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온갖 비난과 험담이 죄다 거짓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확신했다. 그 소문들이 과장된 말이거나 누군가가 만들어낸 말뿐이라고 그녀는 굳게 믿었다.그런 악의적인 소문들 탓에 이승주는 오히려 서현주에게 더 마음이 쓰였다. 그리고 그녀는 밝고 바르게 자라는 학생이 유치한 소문에 휘말려 앞길이 망가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게다가 지금 이승주를 바라보는 서현주의 눈빛은 처음과 똑같았다. 그 너무나도 맑고 결의에 찬 눈 때문에 그녀는 도저히 서현주의 제안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결국 이승주는 입을 열었다.“그럼 나도 같이 갈게. 혹시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면 내가 네 편에서 말해줄 수 있으니까.”그 순간 서현주는 주춤했고 그녀가 자신에게 부담 주기 싫어한다는 걸 이승주는 한눈에 알아보고 바로 못을 박았다.“네가 싫다고 해도 난 갈 거야. 여긴 학교고 나는 선생님이야. 내가 어디에 가든 그건 내 마음이야.”그 말에 서현주는 놀란 듯 눈이 조금 커졌고 그 표정을 본 이승주는 피식 웃었다. 평소에는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고 영리한 애가 눈을 동그랗게 뜨니 괜히 어리숙해 보이는데 그게 또 귀여웠다.이렇게 순하고 멍한 학생을 혼자 보내면 이승주는 정말 걱정돼서 못 버틸 것 같았다.“그럼 그렇게 결정하는 걸로. 거절은 금지야.”서현주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이승주는 가볍게 웃었다.세 시가 다가오자 학생들은 모두 수업 중이라 넓은 캠퍼스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서현주와 이승주는 교장실 앞에 도착했고 안에서 누군가가 격앙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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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이승주는 고개를 돌려 서현주를 바라봤다. 왜소하고 마른 아이가 수많은 선생과 학교 관계자들 사이에 서 있으니 더더욱 작고 힘없어 보였다. 그 모습에 그녀는 마음이 아렸다.‘여기에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나.’하지만 서현주는 한마디 변명도 없이 교장의 호통을 차분히 듣고는 오히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번 일에 대해 선생님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교장은 짜증난 듯 손을 휘저으며 옆에 서 있는 교감을 가리켰다.“교감 선생님이 말해요. 난 쟤 얼굴만 봐도 속이 부글거리니까.”교감은 헛기침하더니 서현주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입술을 내밀고 턱을 들어 올린 채 마치 범인을 취조하는 것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서현주를 바라보았다.“서현주, 너도 알겠지만 이번 사단은 네가 일으킨 거야. 우리가 널 부른 건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건데, 혹시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니?”서현주는 곧바로 대답했다.“학교 측에서 원하는 조치가 있다면 제가 최대한 맞추겠습니다.”그동안 학교가 그녀에게 어떻게 했든, 예전부터 다른 학생들이 그녀를 고립시키고 욕하고 거짓 소문을 퍼뜨렸어도 과거의 일들과 이 사건은 별개였다.이번 일은 정말로 서현주가 일으킨 거였고 유이영의 극성 팬들에 의해 그녀를 향한 악의가 엉뚱한 사람들에게까지 번졌다면 그 책임 역시 그녀에게 있는 게 맞았다.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고 냉정하게 보면 이번 일의 책임은 서현주가 져야 했다.교감은 그제야 표정을 누그러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인정한다면 그걸로 됐어.”교감은 말을 이어갔다.“너도 알겠지만 우리 학교는 연지훈 대표님 쪽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어. 연 대표님은 우리 학교에 건물도 지어주셨고 장학금도 주셨으니, 우리가 좀 면목이 없지만 이번 일이 터지고 나서 연 대표님 측의 의견도 들었단다.”그러면서 교감은 아침에 연지훈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언제 전화해야 할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너무 이른 것도, 너무 늦은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딱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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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연 대표님께서 직접 유이영 씨의 상태를 잘 살펴보며 계속 안정시키고 계시니까요.”교감은 바로 물었다.“그럼 서현주 학생은 어떻게 할까요? 학교 쪽에서 연 대표님과 상의해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비서님은 모르시겠지만 지금 서현주 학생의 일 때문에 저희 학교 명성이 크게 떨어졌습니다.”“인터넷에서는 저희 학교가 학생 한 명 제대로 못 가르친다며 난리도 아니고 학부모들도 여기저기서 항의가 빗발쳐서 계속 서현주 학생에게 처분을 내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놔두면 저희 학교는 올 하반기 입시도 힘들어집니다. 학생들도, 학부모들도 당연히 저희 학교로 안 오려고 하겠죠. 그렇지 않겠습니까?”교감의 말은 점점 더 길어졌다.“그리고 지금 상황이 심각한 게... 서현주 학생 사건 때문에 온갖 네티즌들이 학생의 개인 정보를 파헤치고 그 여파로 여러 사람의 사적인 정보까지 줄줄이 털렸습니다. 저희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정보도 많이 퍼졌고요. 심지어 교장 선생님도 어젯밤부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계속 와서 욕을 들으셨습니다. 다들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게다가 지금 학부모 몇 분이 교육청에 공식 민원까지 넣은 상태입니다.”“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학교도 이번 일을 강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저희는 서현주 학생을 처벌하고 싶지만 서현주 학생은 연씨 가문의 양녀잖아요. 저희도 선을 넘으면 안 되니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연 대표님의 뜻을 여쭙고 싶은 겁니다. 연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그 말을 내뱉고 나니 교감의 심장은 당장이라도 가슴을 뚫고 뛰쳐나갈 듯 요동쳤다. 휴대폰을 쥐고 있는 그의 손까지 덜덜 떨릴 정도였다.하지만 연지훈의 비서 쪽에서 바로 대답이 오지 않았다. 오히려 수화기 너머에서 어떤 여성이 뭐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으나 교감은 너무 정신이 없어서 정확히 듣지 못했다.한참 뒤 비서가 말했다.“잠시만요. 연 대표님께 여쭤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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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학교 쪽에서는 이번 일을 절대 가볍게 넘길 생각이 없어 보였다.교감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두 손을 뒤로 짚고 가늘게 찢어진 눈으로 서현주를 날카롭게 훑어봤다.“학교의 공식 입장을 들려줄게. 너는 네가 쓰는 모든 SNS 계정을 공개하고 여러 플랫폼에서 유이영 씨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해. 그리고 사과할 때 우리 학교는 이번 일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모든 결정은 네 개인의 판단이었고 그에 따른 책임도 온전히 네가 진다는 걸 분명하게 밝혀야 해. 학교는 물론이고 학교 내 어떤 사람도 연루돼 있지 않다는 점 역시 정확히 짚어야 하고.”굳이 교감이 말하지 않아도 서현주는 이번 일과 학교의 관계를 끊어내야 한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유이영에게 사과하라는 부분만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서현주는 조용히 교감의 말을 끝까지 다 들었고 표정도 눈빛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모든 것과 거리를 둔 사람처럼 침착했다.“다른 요구 사항도 있나요?”그녀의 말투는 놀랍도록 담담했다.그제야 교감은 서현주를 바라보며 미묘한 연민과 동정의 기색을 띠었다.사실 모두가 서현주와 유이영 사이에서 벌어진 이번 소란에서 유이영이 결코 무고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니, 대놓고 말하자면 이번 사건에서 잘못한 사람은 유이영뿐이었다. 그녀는 여론을 조종했고 스스로 이미지를 세탁했다.유이영이 표절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 그녀는 기막힌 속도로 스스로 루체 피아노 콩쿠르의 우승 트로피를 포기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그쪽으로 돌려버렸다.그러자 언론도 순식간에 이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표절 논란보다 [트로피를 기권한 우승자]가 훨씬 더 화제의 중심이 됐다.그리고 곧이어 유이영은 본인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폭로했고 우승 트로피를 포기한 것과 우울증이 결합되자 대중의 시선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녀의 표절 이슈는 묻혔고 사람들은 오히려 유이영을 안쓰럽게 바라보기 시작했다.그런데 그 과정에서 서현주는 얼마나 억울했던가. 이 사건에서 가장 무고한 사람이 바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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