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471 - Chapter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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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아마도 연씨 가문 사람 빼고는 서현주만 이 다섯 살짜리 꼬마가 얼마나 말썽꾸러기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서현주의 팔에는 수술해야 지워지는 흉터가 있었는데 바로 연유준이 낸 상처였다.연유준은 태어날 때부터 귀여움만 받은 아이였다. 연동욱의 유일한 증손자고, 또 연지훈과 유이영의 외동아들이라 밖에서는 사람들이 황제처럼 떠받들어주었다.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당연히 고집도 세고 가끔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도 있었다. 오직 연지훈이 있을 때만 얌전한 척했다.그는 연씨 가문의 유일한 증손자라 다른 아이가 나타나는 걸 절대 참지 못했다.서현주는 딸이 태어나기 전부터 연씨 가문에서 쫓겨났고, 그 후로 딸과 연유준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연씨 가문과 연지훈은 서현주의 딸이 자기 집안사람인 걸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았다.내막을 좀 아는 사람도 있긴 했지만 절대 연유준의 귓가에는 흘러 들어가지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연유준은 연씨 가문 도우미들이 하는 말을 몰래 엿듣다가 자기가 가장 존경하는 아빠한테 자기 나이랑 비슷한 몰래 낳은 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화를 엄청 내면서 도자기며 전자제품이며 모두 다 박살 냈다. 뒤에서 수군거리던 도우미도 스탠드에 맞아서 피를 흘리면서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도우미들은 누구보다도 사랑받는 이 아이를 말릴 수가 없었다. 연동욱은 그가 가구를 부서지든 말든 도우미들이 다치든 말든 전혀 걱정하지 않고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그저 연유준이 화풀이할 수 있게 내버려 두었다.그는 연유준이 모든 걸 다 깨부순 후에야 기절한 도우미를 쳐다보지도 않고 병원에 보냈다.연유준은 연동욱의 품에 안겨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연동욱은 그가 다 울고 나서야 서현주의 딸이 어디 있는지 말해주었다.그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연유준은 연씨 가문의 유일한 증손자이며 밖에서 낳은 자식을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렸다.그리고 도저히 못 참겠으면 가서 괴롭혀도 된다고 했다. 어차피 서현주의 딸은 아무 의미도 없고, 존재가치도 없는 쓰레기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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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영상 속 연유준은 거실 소파에 앉아 싫증 난 표정으로 연씨 가문 경호원에게 연하나를 바닥에 누르라고 시켰다. 그리고 자기는 라이터를 꺼내 악랄하게 웃으면서 라이터로 연하나의 팔을 지지기 시작했다.연하나는 덩치 큰 경호원에게 눌려 꼼짝도 하지 못했다. 휴대폰을 뚫고 나오는 울음소리에 서현주는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다.따지려고 연씨 가문을 찾아갔더니 경호원들한테 쫓겨나고 말았다.거기다 연지훈이 한마디 덧붙였다.“자업자득인 거야.”그리고 유이영은 자기 아들을 안고 깔깔 웃으면서 뒤돌아 떠나갔다.나쁜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와 그들에 대한 미움은 줄지 않고 계속 커지기만 했다.서현주의 차가워진 눈빛을 안요한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현주 씨. 현주 씨.”그제야 정신을 차린 서현주는 연유준이 경계하는 표정으로 쭈뼛쭈뼛 유이영의 품에 숨는 것을 보았다.서현주는 콧방귀를 뀌면서 고개 들어 연지훈, 유이영과 눈을 마주쳤다.안요한이 그녀에게 살짝 다가가면서 말했다.“현주 씨, 어떻게 된 일이야. 몇 번이나 불렀는데 왜 반응이 없어.”서현주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전 괜찮아요.”유이영은 뭔가 놀란 표정이었다.“현주 씨는 어떻게... 정말 우연이네요. 현주 씨도 밥 먹으러 왔어요?”서현주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그동안 잘 가꿔진 유이영의 피부와 몸매를 훑어보면서 말했다.“그러게요. 여기서 다 보네요.”이때 장미연은 고개 돌려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현주 씨.”서현주는 장미연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장 선생님, 오랜만이네요. 나중에 다시 얘기할게요.”서현주는 유이영 품에 숨어있는 연유준을 바라보며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두 분 아이인가 봐요?”유이영은 연지훈 옆에 바짝 붙어 연유준을 보여주면서 말했다.“네. 바로 저희 아이예요. 이름은 연유준이에요.”그녀는 ‘저희 아이’라는 발을 일부러 강조해서 말했다.유이영은 연유준의 손을 잡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유준아, 아줌마한테 인사해야지.”서현주는 피식 웃을 뿐 아무 말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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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서현주는 깜짝 놀라 안요한을 뒤돌아보았다.안요한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입 모양으로 말했다.‘나한테 맡겨.”서현주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인정할 수밖에 없는 게 다른 누군가가 편을 들어준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한 일이었다.유이영은 순간 표정이 굳어지면서 말했다.“현주 씨, 설마 남자친구예요?”서현주가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하려던 때, 안요한은 갑자기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더니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제가 바로 우리 현주 남자친구 맞는데요?”‘우리 현주?’서현주는 멈칫하고 말았다.하지만 그녀는 굳이 그를 말리지 않았다. 안요한은 가끔 사람을 말문 막히게 하는 재주가 있었기 때문이다.안요한이 멋쩍게 웃으면서 말했다.“미안해요. 제가 현주가 속상해하는 걸 못 봐서 조금 직설적이었네요.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아드님이 심한 말을 했는데 남자친구로서 좀 위로해줘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사람들 다 있는 자리에서 연유준이 예의 없이 어른한테 막말한 건 사실이라 유이영도 딱히 반박하지 못했다.유이영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유준이가 잘못했죠.”안요한이 웃으면서 말했다.“괜찮아요. 우리 현주는 마음이 넓어서 철없는 애가 한 말을 마음에 두지 않거든요.”연유준은 참다못해 큰 소리로 말했다.“누구보고 철없는 아이라고 하는 거예요!”유이영은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연유준. 예의 지켜.”“남자친구?”처음부터 끝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던 연지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는 까만 눈동자로 서현주를 바라보면서 무언의 압박을 보냈다.이번에는 안요한이 나설 필요가 없었다.“제 남자친구 맞아요. 잘생기지 않았어요?”그녀는 ‘남자친구’라는 단어를 일부러 강조하면서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안요한은 반짝이는 두 눈으로 그녀의 어깨를 더 꽉 끌어안으면서 말했다.“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렇게 잘생겼는데 굳이 물어봐야 알겠어?”안요한은 연지훈을 바라보면서 능글맞게 말했다.“연 대표님, 저 기억해요? 며칠 전에 만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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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서현주가 웃으면서 말했다.“선생님은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미르국 조지 음악학원에 들어갔다면서요? 진짜 멋진 것 같아요.”장미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냥 일자리를 하나 맡았을 뿐인데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에요.”서현주는 그녀를 바라보며 점차 미소가 사라졌다. “루체 피아노 콩쿠르 사건 이후로 계속 선생님이 걱정됐거든요. 일에 영향받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만약 저 때문에 잘못되었더라면 선생님을 만날 용기도 없었을 거예요.”장미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때 제가 현주 씨한테 해결될 거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제 말을 듣지 않고 자꾸 밀어붙이니까 아무도 말리지 못했잖아요.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그래도 현주 씨가 잘 이겨내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와서 다행이에요. 좋은 결과를 거뒀으니까 저희 둘 다 서로 너무 걱정하지 말자고요.”과거에 대해 상세하게 말할 수 없는 서현주는 그저 웃음으로 넘겼다.이때 안요한이 갑자기 웃으면서 말했다.“맞아요. 현주 씨 완전 고집불통이에요. 한번 결정한 일은 무조건 밀어붙이고 나가서 아무도 말릴 수 없어요.”서현주가 째려보자 안요한은 억울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거렸다.장미연은 맞은편에 앉아서 흐뭇하게 웃으면서 말했다.“현주 씨, 이분이 남자친구예요?”서현주는 멈칫하고 말았다.‘방금 요한 씨가 지훈 씨 앞에서 한 헛소리를 들은 모양이야.’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굳이 장미연을 속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서현주가 막 입을 열려던 찰나, 안요한이 먼저 나서서 말했다.“네. 현주 씨 남자친구 맞아요. 이름은 안요한이고요. 저를 그냥 요한이라고 불러주세요.”서현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는데 안요한은 활짝 웃으면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저 사람들 아직 있잖아. 들키면 곤란한 거 아니야?”서현주는 그를 힘껏 노려보았다.안요한은 똑바로 앉아 정중하게 자기소개를 시작했다.“선생님, 다시 한번 자기소개할게요. 저는 올해 25살이고 외동아들이에요. 부모님은 사업하시고, 저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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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장미연은 웃음을 참으며 두 사람이 싸움하는 걸 구경하다가 말했다.“그만들 좀 해요. 이제는 24살인데 남자친구 생길 때도 됐잖아요.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요. 요한 씨도 나름 괜찮은 사람으로 보여요. 잘생기기까지 했잖아요.”안요한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선생님, 저 대신 현주 씨를 잘 좀 설득해줘요. 이제까지 여자친구를 사귄 적도 없는데 저를 소중히 여겨야 하는 거 아니에요? 첫 연애란 말이에요.”장미연을 눈썹을 치켜올렸다.“첫사랑이에요?”안요한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연애를 한 번도 못 해봤어요. 현주 씨가 처음이에요. 안 그래 보여요?”“네.”장미연은 웃으면서 말했다.“현주 씨, 요한 씨를 진짜 잘 챙겨줘야겠네요. 이렇게 잘생긴 남자친구를 어디 가서 찾아요.”안요한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서현주는 결국 어깨가 축 처지고 말았다.“내가 졌다. 졌어...”서현주는 음식이 올라와서야 편하게 밥 먹을 수 있었다.서현주와 장미연은 예전부터 서로 알던 사이라 할 말이 많았는데 안요한은 두 사람의 과거 얘기에 끼어들지 않고 조용히 듣기만 했다.그런데 안요한은 두 사람이 점점 말이 많아지는 것을 발견하고 서현주의 그릇에 부드러운 고기 한 점을 집어주었다. 그리고 서현주는 자연스레 그 고기를 입에 넣었다.서현주는 그가 아무 말도 안 하는걸 발견하고 일부러 세 사람이 같이 나눌 수 있는 화제로 돌렸다. 안요한은 속으로 생각했다.‘너무 다정한 거 아니야? 내가 평생 자기를 좋아하게 만들려고 작정한 건가?’안요한은 이런 생각에 피식 웃고 말았다.‘안 될 것도 없지.’서현주는 갑자기 고개 돌려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웃는 거 완전 이상한 거 알아요?”‘내가 괜한 기대를 품었나 봐. 이런 젠장. 로맨스도 모르는 돌부처 같으니라고. 방금 칭찬했는데 나를 이렇게 대한다고?’안요한은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서현주만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억울한 눈빛에 마음이 약해진 서현주는 고개 돌려 그를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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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유이영은 표정이 살짝 굳어지더니 곧 말했다.“그럴 리가요. 저는 일부러 강조한 게 아니라 그냥 현주 씨가 저와 지훈 씨의 관계를 정확히 알았으면 해서 말한 거예요. 혹시라도 현주 씨가 우리 관계를 잊고 선을 넘으면 저나 지훈 씨가 곤란해지니까요.”그 말에 서현주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그 말은 제가 굳이 젊은 남자를 놔두고 유부남을 붙잡고 설칠 거라는 뜻인가요?”그녀는 유이영을 비꼬는 듯 말하며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유이영 씨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너무 과민 반응 하시는 거 같아요. 전 순수한 남자가 더 좋거든요. 최소한 저한테 진심일 테니까요, 안 그래요?”유이영은 기분이 언짢았지만 끝까지 품위 있는 미소를 유지했다.“그게 현주 씨의 진심이길 바라요. 오늘은 저와 지훈 씨가 결혼한 지 딱 5주년 되는 날이에요. 시간 되면 오세요. 연씨 가문의 아이들도 현주 씨를 그리워하더라고요.”서현주는 피식 웃었다.“알겠어요. 그럼 시간 맞춰 갈게요.”그녀는 시크하게 몸을 돌려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방금 유이영과 마주쳐 말싸움을 벌인 서현주는 기분이 뒤숭숭했고 왠지 찝찝한 불쾌감이 가슴 속에 번졌다.그런데 그녀가 복도를 걸을 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서현주.”서현주는 어이가 없어 한숨이 나왔다.유이영이 지나갔더니 이번에는 연지훈이 들이닥쳤다.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띠며 돌아섰고 벽에 기대 선 남자를 바라봤다.“연 대표님, 무슨 일 있으세요?”연지훈은 몸을 곧게 세우며 다가갔고 밝은 조명 아래서 날카로워 보이는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봤다.“남자 친구야?”연지훈이 물었다.서현주는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웃었다.“왜요, 제 남자 친구한테 관심 있으세요?”연지훈은 그녀를 진득하게 응시하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예전에 말한 거 기억하지? 협력 관계에서 어떤 부분도 문제가 되면 안 돼. 연인도...”서현주는 그의 말을 끊었다.“알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 사생활이 일에 영향을 주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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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서현주는 안요한의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그 생각 하느라 조금 전에 아무 말도 안 한 거예요?”안요한은 당황한 듯 눈빛이 흔들리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몸을 기울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며칠 전에 혜인 씨가 나한테 너랑 같이 가보라고 할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거든. 빨리 말해봐.”서현주는 그의 손에서 손목을 빼냈다.“딱히 말할 게 없어요.”그러자 안요한은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나한테 말하기 싫은 거야?”서현주는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며 담담하게 말했다.“말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요한 씨는 알 필요 없는 일이에요. 이건 내 문제거든요.”그녀는 고개를 돌려버렸고 뒤에서 안요한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서현주는 방금 자신이 한 말을 곱씹어봤고 조금은 날이 선 표현이었단 걸 뒤늦게 깨달았다. 안요한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지 않을 수도 있었다.그래서 서현주가 설명하려고 입을 열려는 순간, 안요한이 먼저 말했다.“하지만 난 알고 싶어.”서현주는 돌아서서 그를 마주했다.“만약 제가 연씨 가문에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혼자 도망치듯 경연시까지 오지 않았겠죠. 자세한 일은 말하고 싶지 않아요.”그녀가 말을 마치자 안요한은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꽉 잡고 살짝 눌렀다.“알겠어.”한여름이라 날씨가 뜨거웠고 서현주는 베이지색 오프숄더 니트에 부츠컷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머리를 뒤로 매끈하게 올린 덕분에 또렷하고 예쁜 얼굴이 드러났고 약간 곱슬진 긴 머리는 그녀의 잔잔한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렸다.게다가 오프숄더 디자인 덕분에 매끈하고 하얀 어깨와 목선이 그대로 드러났고 햇살 아래 더욱 눈길이 갔다.서현주의 어깨를 잡고 있는 안요한의 큰 손은 따뜻했고 그 온기가 피부에 고스란히 전해지자 서현주는 눈빛이 흔들렸다.그녀는 천천히 정신을 가다듬고 콧소리를 냈다.“뭘 알았다는 건데요. 됐어요, 빨리 선물이나 골라요.”선물을 고른 뒤 서현주는 안요한을 데리고 고등학교 때의 선생님, 이승주를 찾아갔다.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세월의 흐름에 새삼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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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안요한이 갑자기 다가왔는데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웠다. 서현주는 뒤로 살짝 몸을 빼며 말했다.“뭐 해요?”안요한의 눈동자는 낮에는 짙은 흑갈색이지만 밤이 되면 파란색이 비치곤 했다.이때 그가 갑자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자 서현주는 멈칫했다.지난 5년 동안 변한 건 그녀만이 아니었다. 안요한도 마찬가지였다.안요한의 이목구비는 5년 전보다 훨씬 또렷해졌고 더 강렬해졌다. 그는 눈에 띄게 잘생긴 외모였고 키와 체격, 다른 조건들까지 고려하면 모델로 데뷔해도 세계 정상급 스타가 될 수 있을 정도였다.모델로 성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마 부유한 집안의 여자들이 차고 넘치게 달라붙어 스폰서를 해주고 싶어 할 정도였다.서현주는 갑자기 그런 상상을 해봤다. 만약 안요한이 정말 국제적인 모델이 된다면 그녀도 그의 스폰서가 될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그리고 안요한이 정말 스폰서를 찾는다면 서현주는 절대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안요한은 그녀가 시키는 건 뭐든지 해야 할 테니까.“서현주, 너 지금 무슨 상상을 하고 있어?”그 말에 서현주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안요한의 눈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방금 자신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깨달았다. 상상 속 주인공이 눈앞에 버젓이 있으니 그녀는 얼굴이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게다가 안요한의 눈빛도 그렇고, 말투도 그렇고, 농담하는 게 아니라 진지해 보였다.“아무 생각 안 했어요. 그런데 요한 씨는 왜 이렇게 가까이 왔어요?”안요한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말을 꺼냈다.“내가 보기에 방금 너 건전하지 않은 상상을 했던 거 같은데?”그 말에 서현주는 표정을 굳혔다.“착각이에요.”안요한은 몸을 조금 더 가까이 기울이며 그녀와 눈을 맞췄다.서현주는 목이 바짝 말라 침을 삼켰고 다시 한번 뒤로 살짝 기댔다.사실 그녀도 마음이 약간 찔렸다. 방금 머릿속에서 안요한이 모델이 되는 상상을 했고 심지어 그의 스폰서가 되어 그를 소유할 생각까지 했으니...하지만 안요한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눈이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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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여자는 연한 하늘색의 슬림한 드레스 차림이었고 밖으로 드러난 매끈한 허리는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로 가늘었다. 치마가 길게 트여 있어 그녀가 걸을 때마다 길고 하얀 다리가 은근하게 드러났고 그녀의 움직임에서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예쁜 얼굴에 은은한 메이크업이 되어 있었고 여자의 얼굴은 작지만 이목구비는 크고 선명했으며 붉은 입술은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물기 어린 듯 빛났고 밝은 치아를 드러낸 모습은 과하게 애교 떠는 법 없이 타고난 관능미와 생기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었다.마당에 모인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연씨 가문과 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이 여자의 얼굴을 모르는 건 불가능했다. 그녀는 연씨 가문에서 쫓겨났던 서현주였다.“서현주? 정말 서현주야? 연씨 가문의 어르신한테 쫓겨났는데 무슨 일로 다시 온 거지?”“와, 서현주 맞네. 감히 여길 다시 오다니, 또 쫓겨날까 봐 겁나지도 않나?”“잠깐만, 그 이름 나도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경비는 뭐 하는 거야? 아무나 들어오게 해도 되는 거야? 서현주 같은 사람은 여기에 출입할 자격도 없지. 어르신께서 보시면 분명 기분이 상하실 거야.”마당은 원래 조용했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가 더욱 또렷하게 들렸다.서현주와 안요한은 가까이 다가갔고 사람들의 말이 그들의 귀에 들어왔다. 그러자 안요한의 표정이 완전히 굳어버렸다.그는 서현주의 처지가 좋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가시 돋친 말을 할 줄은 몰랐다. 서현주 앞에서조차 이 정도로 악담을 하는데 뒤에서는 도대체 얼마나 더 잔인했을까.몇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정도면 서현주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는 얼마나 버거운 환경을 견뎌야 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그런 생각이 미치자 안요한은 순식간에 표정이 어둡게 변했고 가슴이 꽉 막히는 듯한 답답함이 치밀었다. 그는 당장 달려가서 사람들의 따귀를 한 대씩 날리고 싶을 정도였다.하지만 사실 서현주는 이런 악의적인 분위기에 익숙했다. 연동욱, 연지훈, 그리고 연씨 가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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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여자가 말을 마치자마자 마당은 완전히 얼어붙은 듯한 정적에 휩싸였다.입꼬리에 걸려 있던 미소가 그대로 굳어버린 진현우는 눈이 커진 채 목이 마치 녹슨 기계처럼 삐걱거리며 서서히 돌아갔다.“뭐라고?”침묵이 다른 사람들의 웅성거림으로 깨졌다.“하유 그룹? 경연시에 있는 그 하유 그룹 말이야?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장난하지 마.”“동명이인일 수도 있지. 네가 착각한 거야. 이 서현주랑 그 서현주는 다른 사람일걸?”지난 5년 동안 하유 그룹의 명성은 전국적으로 어마어마하게 커졌다.최근 2년 동안 폭발적으로 인기를 끈 숏폼 영상 플랫폼이 바로 하유 그룹에서 출시한 것이었고 시장을 장악하듯 돈을 빨아들이며 회사와 창립자의 자산 가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지금 인터넷 업계에서 하유 그룹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 마당에 모인 사람들은 예외였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명문가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귀하게 자라 원하는 건 다 얻으며 살았다.그러니 운전기사의 딸이었던 서현주가 그들의 눈에 찰 리가 없었다.그들은 서현주가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인물이고 평생 자신들처럼 태생부터 부유한 사람들의 밑에서 일해야 하는 운명이라고 진심으로 믿었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듯 서현주를 대했다.그리고 이 부잣집 자제들은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일은 안 하는데 술 마시고 놀면서 매일 흥청망청 시간을 보낸다는 것.서현주는 이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은 재력가들 사이에서도 특히 논란이 많던 무리였고 가장 일하기 싫어하며 사회생활에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었다.당연하게도 이들은 업계 뉴스나 재테크 기사 따위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고 자기가 사는 도시인 하경시의 산업 변화조차 제대로 몰랐다. 그러니 경연시의 경제 흐름 따윈 말할 것도 없었다.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하유 그룹의 존재도 몰랐고 당연히 하유 그룹의 창립자가 서현주라는 사실은 더더욱 몰랐다. 설령 뉴스에서 [하유 그룹 대표, 서현주]라는 타이틀을 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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