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연한 하늘색의 슬림한 드레스 차림이었고 밖으로 드러난 매끈한 허리는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로 가늘었다. 치마가 길게 트여 있어 그녀가 걸을 때마다 길고 하얀 다리가 은근하게 드러났고 그녀의 움직임에서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예쁜 얼굴에 은은한 메이크업이 되어 있었고 여자의 얼굴은 작지만 이목구비는 크고 선명했으며 붉은 입술은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물기 어린 듯 빛났고 밝은 치아를 드러낸 모습은 과하게 애교 떠는 법 없이 타고난 관능미와 생기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었다.마당에 모인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연씨 가문과 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이 여자의 얼굴을 모르는 건 불가능했다. 그녀는 연씨 가문에서 쫓겨났던 서현주였다.“서현주? 정말 서현주야? 연씨 가문의 어르신한테 쫓겨났는데 무슨 일로 다시 온 거지?”“와, 서현주 맞네. 감히 여길 다시 오다니, 또 쫓겨날까 봐 겁나지도 않나?”“잠깐만, 그 이름 나도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경비는 뭐 하는 거야? 아무나 들어오게 해도 되는 거야? 서현주 같은 사람은 여기에 출입할 자격도 없지. 어르신께서 보시면 분명 기분이 상하실 거야.”마당은 원래 조용했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가 더욱 또렷하게 들렸다.서현주와 안요한은 가까이 다가갔고 사람들의 말이 그들의 귀에 들어왔다. 그러자 안요한의 표정이 완전히 굳어버렸다.그는 서현주의 처지가 좋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가시 돋친 말을 할 줄은 몰랐다. 서현주 앞에서조차 이 정도로 악담을 하는데 뒤에서는 도대체 얼마나 더 잔인했을까.몇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정도면 서현주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는 얼마나 버거운 환경을 견뎌야 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그런 생각이 미치자 안요한은 순식간에 표정이 어둡게 변했고 가슴이 꽉 막히는 듯한 답답함이 치밀었다. 그는 당장 달려가서 사람들의 따귀를 한 대씩 날리고 싶을 정도였다.하지만 사실 서현주는 이런 악의적인 분위기에 익숙했다. 연동욱, 연지훈, 그리고 연씨 가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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