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全部章節:第 901 章 - 第 910 章

1461 章節

제901화

서현주는 있는 힘을 다해 잭스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손가락 마디에서 ‘끄드득’ 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온 힘을 다해도 연지훈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연지훈이 때렸을 때 잭스는 바로 바닥에 쓰러졌지만 서현주가 때렸을 때는 몸이 살짝 휘청거리는 정도에 그쳤다.얻어맞은 볼을 감싸고 있는 잭스는 이를 악문 채 서현주를 노려보며 욕을 내뱉었다.“제기랄!”그러나 서현주는 그가 정신을 차릴 틈조차 주지 않았고 곁에 있는 쿠션을 집어 그의 얼굴에 던져버린 뒤 바로 또 옆에 놓여 있던 먼지떨이를 잡고 있는 힘껏 잭스의 몸을 내리쳤다.잭스는 여전히 모국어로 욕을 내뱉으며 고함을 질러댔다. 서현주는 손에 잡히는 것마다 무기로 삼아 그를 때렸고 잭스는 맞다 못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그만해요. 그만하라고요!”잭스가 주먹을 치켜들고 서현주를 때리려는 순간, 서현주는 발을 번쩍 들어 그의 중요 부위를 걷어찼다. 잭스는 바로 얼굴이 일그러졌고 허리를 확 굽히며 두 손으로 그 부위를 움켜쥐었다. 그는 극심한 고통에 거의 말을 잇지 못했다.그 모습을 보고 서현주는 공격을 멈췄고 격렬하게 움직인 탓에 가슴을 크게 들썩이며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나 잭스는 여전히 악에 받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모국어로 욕설을 몇 마디 더 내뱉었다.서현주는 코웃음을 쳤다.“아까는 나한테 마음대로 때려도 된다고 했잖아요? 왜 말을 바꿔요?”잭스는 분노와 수치가 뒤섞인 표정이었다.“너무했어요! 진짜로 때리라는 말이 아니었다고요!”서현주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가까이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시는 나를 귀찮게 하지 마요.”그러고 나서 그녀는 일어서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는 바로 뒤돌아서 나가려 했다.그런데 그 순간 뒤에서 잭스가 다시 한번 이를 악물고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서현주는 바닥에 드리운 그의 그림자를 통해 잭스가 일어나서 자신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려는 걸 알아챘다.그녀는 순간적으로 몸을 틀어 옆으로 피했고 곧바로 다리를 들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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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서현주는 고개를 저었다.“나 노래 못 부르는 거 너도 알잖아. 네가 불러.”강혜인은 그녀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왜 잠깐 나갔다 왔는데도 여전히 기분이 안 좋아 보여?”그러다 그녀의 시선이 서현주의 머리로 향했고 강혜인은 손을 뻗어 서현주의 포니테일을 잡았다.“머리가 왜 이렇게 헝클어졌어? 머리끈도 거의 풀릴 것 같은데.”서현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아, 방금 누구를 때려서 그래. 나가서 화 좀 풀었어.”그 말에 강혜인은 깜짝 놀라 멈칫했다.“누구를 때렸는데?”서현주는 손을 들어 머리끈을 풀고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겼다.“네가 잘생겼다고 했던 외국인 남자.”강혜인은 헛웃음을 터뜨렸다.“대박, 진짜야? 너 언제부터 성격이 그렇게 불같았어?”그 사이 다음 곡이 이미 시작됐고 서현주가 말했다.“그만 얘기하고 노래나 계속 불러.”이번 일정은 사흘간 진행됐고 매일 오후마다 성화 그룹에서 각 회사의 관계자들을 불러 회의를 열어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유 활동을 할 수 있었다.결국 누가 성화 그룹의 담당자와 더 친해져서 더 많은 정보를 얻느냐가 관건이었고 이런 인맥 관리 쪽은 보통 강혜인이 훨씬 능숙했다.그날 밤 노래를 다 부르고 난 뒤 강혜인은 성화 그룹 담당자의 정보를 서현주에게 보내줬다. 성화 그룹의 책임자는 마케팅본부의 부본부장인 줄리아로, 마흔을 넘긴 나이에 별다른 권력이나 집안 배경 없이 십여 년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인물이었다.줄리아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데다가 판단이 빠르고 추진력이 강하며 사람을 다루는 데도 능했다.다음 날 아침, 줄리아는 각 회사의 관계자들을 호숫가로 불러 함께 낚시를 하자고 제안했다. 성화 그룹 측에서 이미 낚시 도구를 모두 준비해 두었다.서현주와 강혜인이 도착했을 때 몇 사람이 먼저 와 있었고 호숫가에 둘러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줄리아는 그 한가운데 서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웃으며 몇 마디씩 대화를 이어갔다.서현주는 주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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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연지훈은 낚싯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하늘에 번진 붉은 노을이 그의 얼굴을 비춰 이목구비가 더욱 또렷하고 입체적으로 보였다. 그는 고개를 들지도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왜요. 이 자리에 주인이 있어요? 아니면 둘이 예약이라도 했어요?”말문이 막힌 강혜인은 연지훈을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고 서현주는 그를 보기 싫어 고개를 돌려버렸다. 서현주는 눈짓으로 강혜인에게 ‘그냥 놔둬’라는 뜻의 신호를 보냈다.그렇게 서현주와 강혜인 사이에 흐르던 느슨하고 편안한 분위기는 연지훈의 등장으로 완전히 깨져버렸다.세 사람은 나란히 앉았지만 서현주는 연지훈이 바로 옆에 있어서 말을 하고 싶지 않았고 그녀가 입을 닫으니 강혜인은 딱히 말을 걸 상대가 없었다.결국 강혜인은 이어폰을 끼고 느릿한 노래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고 세 사람 사이에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잠시 후 먼저 그 침묵을 깬 건 연지훈이었다.“어젯밤에 화났었어?”서현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싸늘한 말투로 ‘아니요’라고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강혜인은 즉시 이어폰을 빼고 귀를 바짝 세워 대화를 엿들었다.연지훈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내가 너한테 안요한 씨랑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서 화난 거야?”서현주는 단호하고 딱딱하게 대꾸했다.“연지훈 씨가 원하든 말든 저는 이미 요한 씨랑 만나고 있어요.”그 말에 연지훈의 미소가 조금 옅어졌다.“그렇지.”서현주는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고 속은 갈수록 더 답답해졌다.하지만 연지훈은 그녀를 내버려두려는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고 마치 놀리듯 다시 말을 걸었다.“그 사람이랑 얼마나 만났어?”서현주는 냉담하게 되물었다.“그게 연지훈 씨와 무슨 상관이죠?”연지훈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고 눈빛에 재밌어하는 기색이 엿보였다.“설마 기억 안 나?”서현주는 그의 말장난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듯 한층 더 차갑게 말했다.“그게 연 대표님과 무슨 상관이냐고요.”그리고 연지훈이 다시 입을 열기 전에 그녀가 먼저 덧붙였다.“지금 낚시하는 중이잖아요. 말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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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잭스는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어젯밤에 두 분이 같이 있는 걸 봤는걸요. 연 대표님, 서 대표님, 굳이 아무것도 모르는 척할 필요가 있나요? 연 대표님께서 서 대표님과 만나신다고 해도 우리랑 무슨 상관이겠어요. 서 대표님이 내연녀는 아니잖아요. 설마 연 대표님께서 이혼하시기 전에 두 분이 만나신 건 아니죠?”그 말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일제히 굳었다.잭스의 말에서 은근히 서현주를 내연녀로 몰아가는 뉘앙스가 느껴졌고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그걸 알아채지 못 한 사람은 없었다.한 명은 한 손으로 업계를 쥐락펴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연성 그룹의 후계자 연지훈이고, 다른 한 명은 이 분야에서 떠오르는 신흥 강자인 하유 그룹의 서현주다. 둘 다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들이었고 만약 이 둘이 정말로 사귄다면 그야말로 막강한 결합이라 더더욱 건드릴 수 없었다.그런데 잭스는 단 한 마디로 두 사람 다 적으로 돌린 셈이었으니 그 배짱이 놀라울 정도였다. 한참 동안 아무도 감히 끼어들지 못했다.연지훈은 잭스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서현주가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고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어제 제가 힘을 너무 아꼈나 보네요. 말을 어제보다 더 잘하시는 거 같은데, 하룻밤 쉬니까 이제 안 아파요?”잭스는 피식 웃었다.“왜요, 내가 맞는 말 해서 화났어요?”곧바로 주변에서 공기를 들이마시는 소리가 났다.서현주는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한 채 말했다.“머리가 어떻게 됐나 봐요.”성화 그룹이 마련한 자리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책임자인 줄리아는 순식간에 상황을 판단하고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 가늠하고는 곧바로 얼굴을 굳혔다.“어느 회사의 직원인지 모르겠지만 입을 마음대로 놀리는군요.”줄리아가 나서자 서현주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돌아서서 수면 위에 떠 있는 낚시찌를 바라보았다.그사이 한 중견 임원이 재빨리 나와 얼굴을 굳힌 채 잭스를 뒤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주변에서 다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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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서현주의 낚싯바늘에 다시 한번 물고기가 걸렸을 때 연지훈이 또다시 입을 열었다.“남자 친구일 뿐이잖아. 결혼한 사이가 아니니 법적으로 보호받지 않지.”서현주는 낚싯바늘에서 물고기를 떼어내고 있었는데 그 말을 듣자 손이 미끄러지면서 물고기가 다시 호수로 떨어졌고 순식간에 물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서현주는 말문이 막혔다.강혜인은 상반신을 서현주 쪽으로 기울인 채 귀를 바짝 세우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는데 연지훈의 말을 듣자마자 입이 ‘O’자 모양으로 벌어졌다.서현주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연 대표님, 언제부터 그렇게 인간으로서의 윤리를 포기하셨어요?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니.”그러나 연지훈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나랑 알고 지낸 지 몇 년인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어?”서현주는 목에 뭔가 걸린 듯한 기분이었다.그녀는 연지훈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나도 잘 알았다.그는 겉으로는 침착하고 예의 바르며 사회 규칙 안에서 능숙하게 움직이지만 실상은 뼛속까지 미친 사람이었다. 연지훈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어붙였다.타고난 집안 배경과 능력을 모두 갖춘 그는 세상 사람의 99.99%가 평생 가져보지도 못할 조건을 태생부터 누렸고 그 배경과 능력이 그의 가장 큰 무기였다.전생에 있었던 일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연지훈은 도덕과 윤리를 완전히 무시할 정도로 광기를 보였고 서현주에게 무슨 짓이든 했다. 심지어 연하나가 자신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그는 끝내 외면했고 단 한 번도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았다.겉으로는 조용하지만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말 그대로 ‘짖지 않고 상대를 무는 개’ 같았다.연지훈이 굳이 그녀와 이런 ‘게임’을 하겠다면, 일부러 그녀를 자극해 자신의 저급한 취미를 만족시키려 한다면, 서현주 역시 더 이상 봐줄 생각이 없었다.“연 대표님, 요즘 인터넷에서 이슈 된 거 보셨어요?”서현주는 연지훈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을 이었다.“어떤 남자가 고등학교 여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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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호숫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이르러서야 서현주는 걸음을 늦췄다. 강혜인은 종종걸음으로 따라붙으며 투덜댔다.“그렇게 빨리 걸으면 내가 어떻게 따라가.”서현주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너도 체력 좀 길러.”강혜인은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쯧’ 소리를 냈다.“다 연지훈 씨 때문이야. 멀쩡하다가 무슨 병이 도진 거야? 이럴 게 아니라 우리 다시 가서 물통을 연지훈 씨의 머리에 덮어씌우고 한 대 패서 속 좀 풀고 오자.”그러자 서현주가 말했다.“가.”‘명령’을 받은 강혜인은 곧바로 소매를 걷어붙이며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자 서현주가 덧붙였다.“반 시간 안에 경찰서에 끌려가고 싶으면 그렇게 해. 난 널 꺼내주지 않을 거야.”강혜인은 ‘아이고’ 소리를 내며 서현주의 목에 팔을 걸었다.“왜 그래, 너 정말 화났어?”서현주가 입을 열려는 순간, 한 대의 관광차에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 황태민과 남아현이 타고 있었다.“왜 그래?”강혜인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다가 말했다.“저거 황태민이야? 언제 귀국했대.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야?”서현주는 물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잘 봐.”강혜인은 고개를 갸웃했다.“뭘 보라는 거야?”서현주는 평온한 표정으로 놀라운 추측을 내놓았다.“황태민 씨의 옆에 있는 여자는 남아현이라고 하는데, 나는 남아현 씨가 유이영 씨인 거 같아.”그 말에 강혜인은 눈을 크게 떴다.“진짜야? 근거 있어?”“없어.”서현주는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타이밍을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이 커. 유이영 씨가 사망한 직후에 남아현 씨가 황태민 씨의 곁에 나타났잖아. 남아현은 그 전에 한 번도 황태민 씨의 주변에 나타난 적이 없는데 말이야.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상해.”그러나 강혜인은 그 추측이 지나치게 과감하다고 생각했다.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말도 안 되는 상상이라고 비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서현주였다. 서현주는 늘 신중했고 아무 근거 없이 허황한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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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리조트로 돌아온 뒤 서현주는 주방장에게 그녀와 강혜인이 낚은 물고기로 점심을 준비해 달라고 했다.오후가 되자 성화 그룹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교류회를 열었고 서현주의 주변에는 하유 그룹의 사람들만 앉았다.연지훈은 회의실에 들어오자마자 문가에 잠시 멈춰 서서 안을 한 바퀴 훑어보았고 곧 시선이 치우침 없이 정확히 서현주에게 닿았다. 서현주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그의 날카로운 시선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연지훈은 그녀의 반대편 쪽 자리에 앉았다. 그제야 서현주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고개를 들자 강혜인이 몸을 살짝 기울여 어깨로 그녀를 툭 치며 신호를 보냈다.서현주가 고개를 돌리자 강혜인은 다른 쪽 출입문을 보라는 듯 눈짓했다. 황태민과 남아현이 나란히 들어와 주변 사람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남아현은 분위기가 부드럽고 단정했으며 목소리도 낮고 차분해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유이영과 전혀 다른 인상이었지만 유독 음색과 말투는 묘하게 닮았다.서현주는 그 두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곧 가까이 다가왔고 남아현이 온화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서현주 씨, 여기서 또 보네요.”서현주는 미소를 지으며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네, 황 대표님과 남아현 씨도 오실 줄은 몰랐네요. 두 분도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으신가요?”황태민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꽤 큰 프로젝트잖아요. 저도 수익 좀 보고 싶어서요.”남아현이 덧붙였다.“사실 아침에 뵀는데 서현주 씨가 너무 빨리 가셔서 인사할 기회가 없었어요.”“지금도 늦지 않았죠.”서현주가 말했다.그녀는 황태민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오늘 연 대표님도 오셨던데요. 황 대표님과 연 대표님은 사촌 사이시잖아요. 인사하러 가지 않으셔도 괜찮겠어요?”그 말에 옆에 있는 강혜인은 재빨리 남아현의 반응을 살폈다. 남아현의 표정에 이상한 점은 없었고 그녀는 오히려 놀란 듯 말했다.“그래요? 태민아, 너한테 사촌이 있다는 얘기는 한 번도 못 들었는데?”황태민은 그녀의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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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강혜인은 혼이 빠질 대로 빠져 구석에 웅크린 채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 연회장을 오가는 건 서빙 직원들만이 아니었고 검은색과 흰색 리본을 맨 고양이들이 사람들 발치 사이를 유유히 돌아다니고 있었다.강혜인은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연회장을 뛰쳐나가 버렸다.서현주는 굳이 그녀를 붙잡지 않았고 회사 다른 직원들에게도 각자 자유롭게 즐기라며 굳이 자기 옆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곧 서현주는 혼자 남게 되었고 연회장 한쪽 구석에 놓인 소파로 가서 앉았다. 소파 옆 테이블 위에 작은 케이크와 다과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회의를 막 끝낸 데다가 아직 식사를 하지 못한 서현주는 접시에 케이크를 담아 조용히 먹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옆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소파가 살짝 내려갔다. 누군가가 서현주의 옆자리에 앉았는데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아주 가깝지도, 그렇다고 너무 멀지도 않았다.서현주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연지훈에게서 나는 특유의 향을 맡았기 때문이다.잠시 후 옆에서 오렌지 주스 한 잔이 내밀어졌다.“먹기만 하지 말고 물도 좀 마셔. 그러다 체하겠어.”서현주는 입안의 음식을 삼킨 뒤 주스를 들고 있는 그의 손을 밀어내고 테이블 위에 있던 와인잔을 들어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셨다.오락을 위해 진행된 연회인 만큼 준비된 와인의 도수는 높지 않았다. 향이 산뜻하고 부드러웠다.옆에서 연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혼자 있어? 나를 기다린 거야?”요 며칠 연지훈은 전보다 훨씬 뻔뻔해졌고 염치가 없어 보일 정도였다.서현주는 무덤덤하게 말했다.“여기 혼자인 사람 많아요. 연 대표님의 말대로라면 그 사람들도 다 연 대표님을 기다리는 건가요?”연지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다른 사람들은 나와 상관없지.”“저도 연 대표님과 상관없는 사람이에요.”“나랑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는 네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서현주의 속에서 다시 불쾌함이 치밀어 올랐다.도대체 왜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발정 난 것처럼 달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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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연지훈은 소파 등받이에 머리를 기댄 채 고개를 돌려 서현주를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널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해?”서현주는 콧방귀를 뀌며 되물었다.“그럼 아니에요? 본인이 떳떳하다고 생각해요?”그녀가 속으로 눌러 담아 두었던 분노가 층층이 치솟으며 그녀의 이성을 거의 집어삼킬 듯했다.곧이어 과거의 기억들이 홍수처럼 덮쳐 왔다. 서현주가 예전에 흘렸던 눈물과 겪었던 고통은 모두 눈앞의 이 사람 때문이었다.한때는 그녀를 철저히 외면하며 비아냥과 조롱을 서슴지 않던 사람이 이제 와서는 태연하게 앞에 앉아 연극을 하듯 굴고 있다. 자기가 여전히 그녀를 손안에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서현주는 빠른 속도로 말했다.“뭘 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서 떨어져요. 우리 둘은 서로 건드리지 않고 지내는 게 최선이에요. 다시는 나한테 다가오지 마요.”연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너에게서 떨어지라고?”서현주는 다시 와인잔을 들어 와인을 한 모금 들이켰다. 그때 옆으로 연지훈의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그건 힘들 것 같은데.”서현주는 손에 든 잔을 그에게 던지고 싶어졌다. 그녀는 가슴속에서 치솟는 불길을 억지로 누르며 말했다.“연 대표님은 외모도, 돈도 다 갖췄잖아요. 연 대표님과 만나려는 여자들이 많을 텐데 왜 하필 저한테 그래요?”그러나 연지훈의 다음 한마디에 서현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안요한 씨랑 헤어져.”서현주는 그를 내려다보며 이를 악물었다.“정말 심각하네요. 병원 가서 머리를 검사받으세요.”연지훈은 겉으로 보기에는 차분했지만 그의 검은 눈동자 깊숙한 곳에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기운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마치 반드시 그녀를 손에 넣고 말겠다는 집요함이 느껴졌다.서현주는 그의 눈빛에 겁이 나 고개를 돌렸다. 곧 뒤에서 연지훈의 느릿한 목소리가 들렸다.“현주야, 너 몇 년이나 우리 집에서 지냈잖아. 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 텐데. 네가 원하든 말든 중요하지 않아. 내가 원하면 그만이야.”서현주는 주먹을 꽉 쥐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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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마침 황태민과 남아현은 다트 게임 시설 앞에 서 있었다. 다트의 촉은 매우 날카로운 쇠바늘이라 그걸 던지는 사람은 손이 베이거나 다른 사람을 찌르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했다.서현주는 그쪽으로 다가가 자연스럽게 말을 붙였다.“이런 우연이, 여기서 또 마주치네요.”남아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현주 씨, 이 게임 좋아하세요?”서현주는 다트를 집으며 말했다.“몇 번 해보긴 했는데 잘하는 편은 아니에요.”다트판이 네댓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고 서현주는 남아현의 옆에 있는 다트판 앞에 서서 다트를 던졌는데 과녁의 세 번째 환에 꽂혔다.이때 남아현이 말했다.“저도 몇 번 안 해봤어요.”두 사람은 그렇게 잡담을 주고받았다.남아현과 서현주 사이에 다트 한 세트가 놓여 있었는데 놓인 순서로 보아 그 다트는 남아현의 것이고 서현주의 다트는 그녀의 오른쪽에 놓여 있었다.그러나 서현주는 오른쪽의 다트를 집지 않고 계속해서 남아현 쪽에 놓인 다트를 집었다.그렇게 남아현 쪽 다트판이 완전히 비게 되자 서현주는 자연스럽게 오른쪽에 놓인 다트를 집어 남아현에게 건넸다.남아현은 자연스럽게 그걸 받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서현주는 다트의 촉이 있는 쪽을 잡고 있다가 남아현이 손을 뻗자 그녀는 마치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고개를 살짝 돌린 채 다트의 방향을 슬쩍 바꿔 날카로운 촉이 남아현의 손바닥을 향하게 했다.그러자 서현주의 계획대로 날 선 촉이 남아현의 손바닥을 찔렀고 순식간에 피가 배어 나와 다트 끝을 붉게 물들였다.남아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신음을 흘렸다. 서현주는 놀란 척 급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말했다.“어머, 왜 그러세요?”그녀는 마치 그제야 다트 끝에 묻은 피를 본 것처럼 다트를 다시 가져와 손에 움켜쥐고 남아현의 손을 들여다봤다.서현주는 남아현의 희고 깨끗한 손바닥 위에 선명하게 번진 피를 보고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해요. 제가 조심하지 않아 실수로 다치게 했네요.”이때 황태민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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