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인의 눈이 번쩍였다.“그럼 내 말이 맞다는 거네?”서현주는 혀를 차며 짜증 난다는 표정을 지었다.강혜인은 서현주가 예전에 자기를 괴롭혔던 사람과 일들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잘 알기에 곧바로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야, 걱정하지 마. 나 절대 연지훈 씨를 도와주지 않을 거야. 그 사람의 편을 들 일도 없고. 그러니까 나한테 화내지 마.”서현주는 담담하게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야.”강혜인은 눈알을 굴리더니 말했다.“내가 분석해 줄까?”“뭘 분석해.”“연지훈 씨가 이렇게 하는 의도를 말이야.”서현주는 머리를 닦다가 멈칫했다. 의외로 강혜인의 말에 흥미가 생긴 듯했다.“말해 봐.”강혜인은 턱을 매만지며 눈을 가늘게 떴다.“일단 유이영이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잖아. 연지훈 씨는 아내를 잃었고. 그러면 당연히 허전해질 수밖에 없어. 그 허전함을 좀 달래고 싶은 거지.”서현주는 싸늘하게 말했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아니, 내 말 끊지 말고 끝까지 들어봐.”강혜인은 진지했다.“슬픔에 잠겨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네 생각도 나고, 그러다가 예전의 일을 후회하게 됐겠지. 왜 그때 자기가 그렇게 굴었을까 하고. 이제 아내도 없겠다, 자유로워졌겠다, 거기다 외롭기까지 하니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 거야.”“중요한 건 뭐냐면 예전에도 연지훈 씨는 유이영이랑 너 사이에서 계속 흔들렸잖아. 한쪽은 첫사랑 같은 존재였고 한쪽은 쉽게 놓지 못하는 사람이었지. 첫사랑이 사라지면 대부분 경우 남자의 옆에 있는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대신해. 예전에 연지훈 씨는 유이영이 없을 때 너를 찾아왔다가 유이영이 돌아오면 다시 떠났잖아.”“지금도 똑같아. 첫사랑이 완전히 사라졌고 이제 남은 건 너뿐이니까 연지훈 씨는 다시 너를 찾는 거야.”강혜인은 이렇게 단정 지었다.“요약하자면 외로운 남자가 자기의 공허한 마음을 채우려고 첫사랑의 대체자를 찾는 거지.”서현주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침묵했다. 그녀가 수건을 쥔 채 아무 말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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