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인은 일부러 ‘다른 남자’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말하고 미소를 띠며 연지훈을 바라봤다.“연 대표님, 제 말이 맞죠?”그렇게 말하며 강혜인은 안요한이 자기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체면을 대신 지켜냈으니 말이다.그녀는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연지훈을 똑바로 바라봤다.연지훈은 강혜인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전 별로 신경 안 씁니다.”그 말에 강혜인의 머릿속이 멈춰버렸다.‘시... 신경 안 쓴다는 게 무슨 뜻이지?’그녀가 미처 따져 묻기도 전에 연지훈은 서현주의 오른쪽 자리에 앉았고 서현주의 몸에 가려져 그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강혜인은 그제야 상황을 이해한 듯 서현주의 팔을 꽉 잡았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렸다.‘안요한 씨, 당장 귀국해요!’연지훈은 그냥 온 게 아니었다. 그의 기세가 너무 흉흉했다.서현주는 팔이 아파 얼굴을 찌푸리며 강혜인의 손을 떼어냈다.“내 팔 말고 네 팔이나 잡아.”강혜인은 얼른 연지훈 쪽을 힐끗 보고는 목소리를 낮췄다.“현주야, 정신 똑바로 차려!”서현주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응.”강혜인은 다시 목소리를 낮추고 서현주의 귀에 바짝 붙어 속삭였다.“연지훈 씨 말이야, 선 넘었어!”연지훈은 서현주에게 남자 친구가 있는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자신이 서현주의 ‘불륜남’이 되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는 뜻이다. 이제는 체면도 안 차리는 것이다.서현주는 강혜인의 얼굴을 손으로 밀어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쓸데없는 생각 그만해. 저 사람이 신경 안 쓰는 건 저 사람 사정이고, 나는 신경 써.”그러나 강혜인은 여전히 걱정을 내려놓지 못했고 괜히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녀는 속으로 ‘시간아, 제발 더 빨리 가’라고 빌었다. 연지훈은 하경시로, 그녀와 서현주는 경연시로 가 갈라지기만 하면 되었다.십여 분 뒤, 공항 방송에서 탑승 안내가 흘러나왔다. 강혜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둘러 자신과 서현주의 짐을 챙겼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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