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진경은 다시 몇 초간 침묵하다가 휴지를 집어 들어 눈물을 훔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조금만 더 생각해 볼게...”서현주는 한숨을 내쉬며 두 팔로 그녀를 끌어안고 말했다.“인생이 완전히 뒤바뀐 저도 울지 않는데 엄마가 왜 그렇게 서럽게 우세요.”그러자 엄진경이 투덜거렸다.“뭐? 그럼 난 울지도 못해?”서현주는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됐어요, 다 우셨으면 이제 들어가서 주무세요. 저 내일 출근해야 해서 밤새우면 안 돼요.”“아, 맞다.”엄진경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그럼 너 먼저 들어가서 자. 나 혼자 여기서 생각 좀 정리하게.”서현주는 알겠다고 대답했다.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알 수 없는 불안과 혼란에 휩싸여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카카오톡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화창을 열려다가 그녀의 손가락이 갑자기 멈췄다.지금 시간이 너무 늦었고 안요한도, 강혜인도 지금 그녀의 곁에 있지 않았다. 그들은 이 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고 이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꺼내 봤자 괜히 두 사람을 걱정하게 만들 뿐, 상황이 나아질 리도 없었다.서현주는 한참 망설이다가 결국 휴대폰을 내려놓았다.한편, 일을 마무리하고 난 유태준과 백미경은 몸이 축 늘어질 만큼 지쳤다.백미경은 유태준의 옆으로 다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그만 들어가자. 너무 늦었어.”그러나 유태준은 움직이지 않았고 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엄진경 씨가 했던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려.”그 이름을 듣자 백미경의 미간이 본능적으로 찌푸려졌다.“그걸 왜 계속 생각해? 설마 그 여자가 한 말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유태준은 고개를 저으며 차분하게 말했다.“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어. 그 사람은 어떻게 이영이가 우리 친딸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까?”백미경은 엄진경을 떠올리면 저절로 서현주가 생각나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왜겠어, 그 사람은 이간질할 목적으로 그런 말을 한 거야. 서현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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