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Chapter 421 - Chapter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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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상대방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심서정은 몇 걸음 걸어 차 옆에 서서 손을 뻗어 창문을 두드리려 했다. 그때 차 문이 갑자기 안쪽에서 힘껏 밀려 열렸다.그 힘에 밀려 심서정은 여러 걸음 뒤로 물러서며 거의 넘어질 뻔했다.이런 굴욕을 참을 심서정이 아니다. 곧바로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으려던 그때 악랄한 기운을 풍기는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심서정은 단번에 그 남자를 알아봤다.“DK 제약의 박 대표님 맞으시죠?”박시훈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어두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그러고선 심서정의 목을 움켜잡더니 차로 밀어붙였다.놀라서 움찔한 심서정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박시훈이 먼저 이를 악물고 말했다.“머리가 잘못됐어?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해성에서 온채아한테 손을 댈 생각을 하지?”의부가 출소한 후 이렇게 오랫동안 온채아에게 손을 대지 않았던 이유는 경찰의 주목을 받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온채아 하나 때문에 경찰의 관심을 끌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게다가 박시훈은 온채아를 통해 DK 제약이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기를 원했다.하지만 심서정이 멍청하게 움직인 탓에 해성과 경성 경찰들 모두 제일 먼저 DK 제약에 주의를 기울였다.그로 인해 그들은 앞으로 한동안 발이 묶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사실 심서정도 매수한 사람이 경찰에 잡힌 후부터 후회하고 있었다.분노에 휘말려 잠시 이성을 잃었고 당장 온채아를 처리하려는 급한 마음에 이런 일을 벌였다.이제 와서 생각 보니 너무 성급했다.비록 경성의 경계를 벗어났고 성유준과 주율천의 세력 범위 밖이었지만 결국 해성이다.심지어 온채아는 지금 하씨 가문 사모님을 치료해 주고 있어 하씨 가문에서 도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그나마 다행인 건 그 사람이 경찰에 잡혔다 해도 심서정이 약점을 손에 쥐고 있어 쉽게 이름을 불지는 않을 것이라는 거다.‘온채아는 언제부터 박시훈과 아는 사이였지?’‘여우 같은 X. 하여튼 남자들한테 꼬리를 잘 친다니까.’‘도대체 왜 하나같이 온채아한테 환장하는 거지?’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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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성유준은 오랫동안 그 자세를 유지한 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마치 주변의 모든 것들이 그와는 전혀 관계없는 듯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더는 참다못한 하지훈이 성유준의 어깨를 툭툭 치며 물었다.“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데? 채아랑 이제 완전히 연을 끊으려고?”그건 성유준이 이미 한번 했던 짓이다.다시 하면 손쉽게 할 수 있을 법도 했다. 그런데 왜 그 생각만 하면 절망이 파도처럼 밀려와 모든 이성을 집어삼키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여전히 고개를 떨군 채 눈빛은 고통스럽게 붉었고 목소리는 망가져 들리지 않을 정도로 거칠었다.“어떻게 끊어. 이제는... 채아 없으면 못살아.”이제 성유준은 온채아 없이는 살 수 없었다.오히려 아무런 영향이 없는 쪽은 온채아였다....클럽 아래에서는 남녀들이 불타는 듯한 춤을 추고 있었다. 하예원은 몸에 달라붙은 상의와 미니스커트를 입어 잘록한 허리와 곡선미가 한층 돋보였다.옆에 있던 친구가 하예원에게 다가와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예원아, 내가 방금 웨이터한테 들었는데 네 동생이 위층 VIP 룸에 있다고 하더라. 언제 해성으로 돌아왔어?”하씨 가문의 통제를 벗어나고 싶었던 하지훈은 스스로의 길을 가겠다며 일찌감치 경성으로 떠났다.그래서 해성으로 돌아왔다는 그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하예원은 춤을 멈추고 이마를 찡그리며 물었다.“하지훈이 돌아왔다고?”“몰랐어?”친구는 놀란 표정으로 위층을 가리키며 말했다.“그 사람도 경성에서 같이 왔다던데? 지금 다 룸에 있대.”하예원은 당연히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두 사람은 예전부터 잘 맞지 않았다.하예원은 그 말에 잠시 멈칫하더니 화려하게 그려진 입술 끝에 미소를 띠었다.“누구? 성유준?”“응.”그러자 친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하예원을 툭툭 쳤다.“너 예전에 그 사람한테 관심 가졌잖아.”이미 오래전 일이었다.그때 성유준은 성씨 가문을 대표해 하용건의 생신을 축하하러 해성에 왔었다.당시 젊고 패기 넘치는 나이였고 지금처럼 차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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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다음 날, 온채아는 일어나 세수를 하고 나서 퇴원 절차를 밟기 위해 준비했다.그러나 병실 문을 열자마자 그 앞에 서 있는 하희민을 마주쳤다.오늘은 일이 없는지 평소보다 훨씬 편안한 옷차림이었고 늘 그렇듯 예의 바르게 말했다.“어젯밤에 해성에 돌아왔어요. 엄마가 채아 씨 퇴원하는 걸 도와주라고 하셨거든요. 퇴원 절차는 따로 안 밟아도 되니까 짐만 챙기고 바로 가시죠.”원래는 하도연이 오기로 했는데 갑자기 회의가 잡혀 출장을 갔고 내일이나 돌아올 수 있다고 한다.온채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웃으며 대답했다.“그럼 가죠.”온채아가 오늘 편히 퇴원할 수 있도록 해성에 가져온 옷은 이미 강미진이 미리 하씨 가문 본가로 가져다 놓았다.하씨 가문 본가로 가는 길, 하희민은 교통사고에 대해 먼저 언급했다.“오늘 아침에 연락해 봤는데 사고를 낸 사람은 이제 곧 입을 열 거라네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온채아는 하씨 가문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 것이 의외였다.그들의 따뜻한 관심에 온채아는 마음속 짙은 먹구름을 걷어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곧이어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도련님.”하희민은 운전하며 자신보다 8, 9살 어린 온채아를 힐끗 쳐다봤다. 평소처럼 거리감을 두던 그의 눈빛에 온화한 기운이 스며들었다.“지훈이를 평소에 어떻게 불러요?”온채아는 그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몰랐지만 솔직하게 대답했다.“지훈 오빠요?”성유준의 친구들은 모두 그녀보다 나이가 많았다.처음 만났을 때 온채아는 아직 어렸고 예의상 모두 그렇게 불렀다.“그럼 저도 똑같이 불러줘요.”하희민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른 사람들이 도련님이라고 부를 때는 괜찮은데 채아 씨가 부르면 왜 이렇게 이상한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네요.”온채아는 가볍게 웃었다. 그와도 어느 정도 친해졌다고 생각했기에 굳이 마다하지 않았다.“알겠어요.”그녀가 말을 마친 순간 차는 하씨 가문 본가의 대문 앞에 천천히 멈췄다.주차한 후 온채아는 하희민 뒤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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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온채아는 잠시 멈칫했다.그녀는 하예원이 하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라는 사실에 놀랐다.하예원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하희민을 바라보았다.“오빠, 어떻게 다른 사람 앞에서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하선호는 그녀를 집에 데려온 순간부터 항상 하씨 가문의 셋째라며 말하고 다녔다.그렇기에 아무도 그녀의 신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그리고 막둥이가 사라진 후, 외부인들은 하씨 가문에 자식이 네 명밖에 없다고 믿었다.하도연, 하희민, 하예원, 하지훈.하희민은 예의와 배려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기에 이성의 방에 함부로 들어가는 걸 용납하지 못했다. 그래서 문 앞에 서서 차분하고 냉정한 태도로 말했다.“채아 씨는 엄마랑 큰누나가 직접 모셔 온 손님이야. 너 스스로를 하씨 가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예의 있게 대해야지. 네가 거만하게 행동해 놓고 뭘 더 바라?”“내가 언제...”하예원은 찔리는 구석이 있어 차마 반박하지는 못했다.“아빠가 뭐라고 했는지 잊었어?”하선호는 예전부터 외부인에게 하예원의 신분을 언급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었다. 그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쉽게 보거나 폄하할까 봐서였다.그럼에도 하희민은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그러는 너는 할아버지가 뭐라고 했는지 잊었어?”하용건 어르신은 자신이 가진 권력을 남용하면 안 된다고 항상 엄격히 후손들을 교육했다.온채아라는 외부인 앞에서 하희민에게 꾸중 들은 것도 모자라 아무런 반박조차 못 하는 자신이 부끄럽고 화가 났던 하예원은 눈시울이 붉어졌다.“내가 언제 그랬는데? 지금껏 나한테 불공평하게 대한 사람이 오빠였어. 그리고 엄마랑 큰 언니도 날 막둥이 대체품처럼 여기잖아. 왜 내 방은 3층에 있는데? 왜 얘는 2층에서 지내냐고!”하씨 가문 본가는 한번 재건축 된 적이 있었다. 그 후 2층에는 오직 연장자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하씨 가문의 막둥이 방만이 있었다.빈방이 많았지만 강미진은 조용하게 지내는 걸 원해서 자녀들을 모두 3층에 배정했다. 하도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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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어릴 때 하예원은 항상 하아린과 싸우며 질투심을 느꼈다.성인이 되어서는 단순히 해성에서 자만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았다.집안 배경을 자랑하며 사고를 치는 게 흔한 일이었지만 하선호는 항상 미안함을 느껴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대신해 모든 일을 해결해 주었다.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하예원은 점점 더 막 나갔다.“알겠어요.”온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맑은 눈빛으로 하희민을 바라봤다.“괜찮아요?”그녀는 하예원의 마지막 말을 들은 하희민이 어딘가 조금 이상해졌다는 걸 알아챘다.하희민은 그제야 웃으며 답했다.“괜찮아요. 여기서 푹 쉬어요.”병원에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탓인지 하희민이 떠난 후 온채아는 침대에 눕자마자 의식도 없이 잠들어버렸다.눈을 떴을 때 창밖에는 노란 햇살이 가득 차 있었다. 그걸 보니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어렸을 때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면 항상 문을 열고 성유준을 찾으러 갔었다.하지만 곧 그녀는 자신이 성씨 가문이 아니라 하씨 가문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온채아는 욕실에서 세수하고 나서 정신을 차린 후 문을 열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계단의 반쯤 내려왔을 때 그녀는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했다.남자는 거실의 소파에 앉아 등지고 있었지만 온채아는 거의 본능적으로 누군지 알아차렸다.강미진이 가장 먼저 그녀를 발견하고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깼어요? 얼른 내려와요. 채아 씨 오빠가 보러 왔어요.”그 말은 당연히 성유준을 뜻했다.온채아는 조금 의외였다. 성유준의 성격대로라면 그의 아이를 임신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다시 예전처럼 연을 끊고 사는 게 맞았다.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이곳을 찾아왔다.온채아는 주먹을 불끈 쥐며 답했다.“네.”거실에 들어서자 마침내 성유준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고 검은 눈동자는 매우 차분했다.온채아가 상상했던 차가움도, 분노도 없었다.오직 평온함이 전부였지만 그 평온함은 온채아에게 두 사람이 사이가 멀어졌다는 느낌을 주었다.혹은 그들이 정말로 단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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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알았어요, 아빠.”하선호의 말에 하예원은 얌전히 답했다.하선호는 강미진의 다리가 좋아졌다는 것을 알고 먼저 잔을 들어 온채아에게 말했다.“우리 와이프 다리가 정말로 채아 씨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 제가 한 잔 드릴게요. 며칠 동안 여기서 지낸다고 들었어요. 편하게 있으세요. 불편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고요.”“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온채아는 주스가 담긴 잔을 들어 여유 있게 대답했다.“며칠 동안 신세 지게 되었습니다. 몸 상태가 이렇다 보니 이렇게 주스로 대신할게요.”두 사람이 대화하는 사이 하예원은 젓가락으로 새우 한 조각 집더니 미소를 지으며 성유준에게 건넸다.“대표님, 이 갈릭 새우 한번 드셔보세요. 우리 집 셰프님 특기예요.”갈릭 새우는 요리사의 솜씨가 중요한 요리다.성유준은 미세하게 이마를 찡그리더니 무덤덤한 눈빛으로 얕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예원 씨, 고마워요.”하예원은 그 미소에 더욱 신나며 말했다.“대표님, 지훈이랑 그렇게 친한데 그냥 예원이라고 불러주세요.”하지훈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잠시 멈칫했다.강미진은 성유준과 온채아의 관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막 말을 꺼내려던 찰나, 하선호가 하예원의 사심을 알아채고 먼저 말했다.두 사람 나이도 적당하고 집안도 잘 맞으니 좋은 상대라고 생각한 모양이다.“유준아, 넌 요즘 결혼 생각은 없니?”하예원의 눈빛이 반짝였다.하선호의 질문이 그녀를 위한 배려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다.하도연은 성유준보다 서너 살 많고 최근 이혼했기 때문에 하씨 가문에서 결혼할 사람은 하예원뿐이다.성유준도 그 뜻을 알았는지 잠시 고민하더니 차분히 말을 꺼냈다.“있었습니다.”그 답에 온채아는 저도 모르게 손에 있던 숟가락을 꽉 움켜쥐었다.방금 마신 오렌지 주스는 껍질까지 짜낸 듯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며 쓴맛이 퍼졌다.온채아는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흔들리는 감정을 최대한 외면하려 애쓰며 차분하게 음식을 먹었다.동시에 사람은 원하는 걸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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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식탁 위의 분위기는 잠시 굳어버린 듯했다.온채아는 성유준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았지만 마음속에서는 수많은 불확실함이 뒤엉켜 있었다.그녀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눈앞의 남자를 한 번 쳐다보았다.밝은 식탁 불빛 아래에서 성유준의 이목구비는 더욱 깊고 강인해 보였고 그가 풍기는 차갑고도 무심한 기운은 여전히 그대로였다.온채아는 심지어 자신이 방금 들은 그 말이 정말로 성유준의 입에서 나온 것인지 혼란스러웠다.하지만 그의 짙고 검은 눈동자가 마주쳤을 때 온채아는 확신 했다.맞았다.온채아는 성유준의 시선에 마음이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고개를 살짝 숙이며 애써 그 눈빛을 피했다.마음 속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빠르게 밀려왔고 차마 막을 수가 없었다.하예원은 거절당한 후의 어색함 따위는 전혀 느끼지 못한 채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럼 저랑 내기할래요? 대표님이 먼저 나한테 호감이 생길지, 아니면 그분이 먼저 대표님한테 마음을 열지?”하지훈은 체면이 완전히 구겨져 싸늘하게 말했다.“유준이가 너한테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게 안 느껴지냐? 제발 그냥 조용히 밥 좀 먹어.”그는 누구보다 성유준에 대해 잘 알았다. 그러니 절대 하예원에게 마음이 갈 일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성유준은 평생 온채아에게 빠져 있을 게 확실하다.꿈 깨라고 그동안 하예원에게 여러 번이나 직설적으로 말했으나 전혀 타격이 없었고 점점 더 당돌하게 행동하는 하예원을 보며 하지훈은 다소 당황스러웠다.팩폭을 맞은 하예원은 표정이 굳어졌다.“하지훈, 이러고도 우리가 가족이야?”하선호는 하지훈을 쳐다보며 한마디 했다.“간만에 집에 돌아와서 한다는 일이 네 누나 화나게 만드는 거니?”“누나는 무슨.”하지훈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진지하게 말했다.“나한테 큰누나랑 막둥이 동생밖에 없는데요?”“아빠!”하예원은 눈물이 글썽이며 말했다.“지훈이가 하는 말 좀 들어봐요. 언니랑 오빠도 똑같아요. 왜 나한테만...”하예원은 7살에 입양되어 하씨 가문 남매와 함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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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갑자기 닿은 입술에 성유준은 순간 얼어붙었다.비록 키스는 많이 서툴렀지만 그 스킨십만으로도 성유준의 감정은 또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그리고 그는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고 있었다.곧이어 성유준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는 온채아를 완전히 품에 안은 채 긴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더욱 격렬하게 키스를 퍼부었다.성유준의 입술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퍼졌고 온채아는 잠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이대로 멈추면 얼마나 좋을까?’스쳐 지나간 서늘한 바람에 온채아는 정신을 번쩍 차리고 그의 품에서 재빨리 몸을 떼어냈다.더 이상 빠져들지 않게 급하게 숨을 내쉬며 이성을 되찾으려 했다.호흡은 거칠었지만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원한다고 해도 소용없어. 나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아이의 아빠로 만들고 싶지 않아.”“소용없다고?”순간 어이가 없었던 성유준은 입술을 가볍게 만지며 말했다.“그럼 이 키스는 뭐야? 갑자기 왜 키스했어?”관계를 끊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끝까지 이용하려고 하는 건 주율천에게 배운 게 틀림없다.온채아는 주먹을 꽉 쥐었다.“그냥 운이 나빴다고 생각해.”성유준은 점점 화가 치밀어 올라 인내심을 잃어가며 차갑게 말했다.“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그냥 솔직하게 말 좀 해봐. 온채아, 내가 너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온채아는 그 말을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눈을 내리깔았다.“천하의 성유준이 그럴 리가 없잖아.”그를 원하는 여자들은 해성 고속도로를 몇 번을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많았다.하지만 성유준의 귀에는 그저 비꼬는 말로 들렸다.표정이 싸늘하게 돌변한 채 말을 하려는 찰나 갑자기 계단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부랴부랴 숨을 헐떡이며 뛰어오던 집사는 온채아를 보자마자 말했다.“채아 씨, 사모님이 갑자기 기절하셨어요. 얼른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기절했다고요?”온채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다행히 강미진의 건강 상태를 잘 알고 있던 터라 재빨리 계단을 내려가며 상황을 파악했다.“왜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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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하희민은 재빨리 은침을 꺼내 온채아에게 건넸다.하희민과 하선호가 나가자 온채아는 침을 쥔 채 혈자리에 정확히 침을 놓았다.그렇게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강미진이 의식을 되찾았고 온채아는 서둘러 그녀의 몸을 눌렀다.“움직이지 마세요. 침놓고 있어요.”“아, 알겠어요.”대답을 이어가던 강미진은 쓰러지기 전의 기억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온채아를 바라보며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예원이의 말은 신경 쓰지 말아요.”그건 오전에 하예원이 온채아를 내쫓았던 일에 대한 사과였다.그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밥 먹을 때 얘기했던 것도 신경 쓸 필요 없어요.”그 말은 강미진의 입장을 명확히 나타냈고 하씨 가문은 하예원과 성유준의 결혼을 결코 추진하지 않을 거라는 뜻이기도 했다.신경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온채아는 자신이 그런 걸 고려할 위치가 아니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러니 애초에 먼저 포기를 했던 것이다.그녀는 손끝으로 손바닥을 가볍게 쓸며 조용히 말했다.“아가씨가 말한 그 일은 저랑 아무 상관 없어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가 오빠랑 만나든 말든 제가 간섭할 입장이 아니거든요.”“정말 상관없어요?”강미진은 그녀를 이해한 듯이 바라보았다.온채아와 성씨 가문의 일은 하씨 가문이 나서서 확인했었다.그래서 강미진은 온채아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 불가피하게 그들을 안타까워했다.“내가 채아 씨라면 단도직입적으로 어떻게 할 건지 물어봤을 거예요. 명확한 답을 듣게 된다면 두 사람의 관계도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답을 회피하고 무조건 할머니의 편을 든다면 그때 가서 결단을 내리고 각자의 길을 걸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런 상황은 채아 씨에도, 성 대표에게도, 뱃속의 아이에게도 공평하지 않아요.”하지만 강미진은 온채아의 현재 선택도 이해할 수 있었다.그동안 참고 견뎌온 시간이 너무 길었다. 게다가 의지할 가족이 없는 온채아는 자신의 인생에 실수가 생기는 걸 용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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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원한이 있다는 건 최소한 양쪽 모두 문제가 있다는 걸 말해줄 수 있다.아니, 어쩌면 일방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하지훈이 정다슬을 선택했을 때 집안 사람들은 아무리 화가 나도 기껏해야 욕 몇 마디 하는 게 전부이고 그를 외면하거나 내치지는 않는다.하지만 가문을 선택하면 정다슬은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그의 답에 온채아는 조금 놀랐다.“전혀 원망하지 않는다고요?”“응. 안 해.”온채아는 방으로 돌아가서도 여전히 그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사실 하지훈이 이렇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확고한 답을 할 줄은 전혀 몰랐다.그럼 성유준은 어떨까?욕실에서 샤워하고 나온 온채아는 머리가 축축한 채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성유준이라면 어떤 답을 할지 진지하게 생각했다.어쩌면 강미진이 말한 것처럼 그에게 물어보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어쨌든 이미 최악의 상황을 준비한 상태였으니까.그녀는 침대에 누워서 성유준이 옥상에서 했던 말을 떠올리며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고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졌다.온채아는 심호흡 하며 곰곰이 생각하다가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성유준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결심했다.며칠 후 경찰로부터 소식이 들려오면 경성으로 돌아가서 직접 물어볼 생각이었다.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속에 눌려 있던 돌덩이가 조금은 옮겨진 것 같았다....다음 날, 하씨 가문은 오전부터 유난히 시끌벅적했다.내일은 하용건의 생일잔치였기에 타지에서 온 손님들이 해성에 도착하여 하씨 가문의 본가를 방문했다.온채아는 아침을 먹을 때 하용건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었고 아침을 먹은 후에는 그들이 손님을 맞이하는 걸 방해하지 않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다.점심쯤 되자 민은하도 하씨 가문 본가에 도착했고 함께 온 사람은 심서정이었다.사실 심서정을 데리고 올 생각은 없었으나 하씨 가문에 가겠다고 하도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동행했다.민은하는 그제야 온채아가 참 좋다고 느꼈다. 적어도 이런 뻔뻔한 짓은 하지 않으니까.두 사람은 본가 문 앞에서 주율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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