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사무실.온채아의 주치의는 강한 포스를 풍기는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제가 안 보여드리는 게 아니라 병원 규정이 있어서...”다시 말해 이는 하씨 가문에서 정해놓은 규칙이었다.이곳은 경성도 아니고 한빛 그룹 산하의 병원도 아니다.병원 대부분 사람이 하씨이고 게다가 하도연이 직접 데려온 환자였기에 의사는 감히 정보를 누설할 용기가 없었다.성유준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이때 뒤에서 하도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꼭 봐야겠어?”하지훈과 오래된 관계였으니 자연스레 하도연도 처음이 아니었다. 성유준은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누나, 한 번만 도와줘. 이번 일은 내가 신세 진 거라고 생각할게.”그 말은 오늘 반드시 보고서를 볼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뜻이었다.하씨 가문에서 끝까지 보여주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쓰더라도 꼭 확인하고 싶었다.하도연은 성유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 대신 묵묵히 물었다.“보고 나면 뭐 할 건데?”성유준은 그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그다음은 나랑 채아 사이의 일이야.”성유준의 아이라면 방금 전에 온채아에게 말했던 걸 지킬 생각이었다.만약 성유준의 아이가 아니라면 그래도 여전히 온채아를 돌볼 생각이었다.어쩌면 좋은... 삼촌이 되지 않을까?그의 얼굴에 잠시 스쳤던 외로움은 하도연에게 낯설지 않았다. 그녀는 이와 비슷한 표정을 전남편과 이혼할 때 마주했었다.하도연은 잠시 의사를 바라본 후 차분하게 말했다.“보여주세요.”그러고선 감정을 숨기듯 가만히 돌아서서 떠났다.의사는 하도연의 지시를 받자마자 서둘러 컴퓨터를 켜고 온채아의 초음파 보고서를 열어 성유준에게 정중히 말했다.“대표님, 이건 온채아 씨의 보고서입니다.”성유준은 책상 앞에 다가가서 몸을 숙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대로 얼어붙었다.“12주... 임신 3개월이라는 뜻이에요?”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숫자가 눈앞에 나타나자 성유준은 처음으로 흔들렸다.‘3개월? 어떻게 이럴 수가 있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