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서정은 온채아를 향한 증오로 미칠 것만 같았다!‘왜 온채아는 항상 귀인의 도움을 받는 거지?’성유준, 주율천, 이제는 하씨 가문까지. 그것도 하씨 가문 전체가 온채아를 이토록 끔찍이 아끼고 있었다. 만약 온채아가 그 교통사고로 죽기라도 했다면 지금 이렇게 끌려가는 것도 나름 가치 있는 일이라 여겼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온채아는 멀쩡히 살아있는데 심서정만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생겼으니.경찰은 심서정이 움직이지 않자 미간을 찌푸리며 경고했다. “보는 눈이 많습니다. 강제로 연행하게 되면 체면이 서지 않으실 텐데요.”겉으로는 엄연히 주씨 가문의 사람이었기에 경찰 쪽에서도 일을 너무 험악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심서정은 하예원이 끝내 나타나지 않자 기대를 접고 넋이 나간 듯 입을 열었다. “지금 따라갈게요.”“잠시만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예원이 어디선가 나타나 강미진의 곁으로 다가가 귓속말을 건넸다. 휠체어 손잡이에 놓여 있던 강미진의 손가락이 거세게 떨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심서정을 한 번, 하예원을 한 번 쳐다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지금 뭐라고 했니?”온채아는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하예원은 온채아를 힐끗 쳐다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어머니, 중대한 사안이니 관계없는 사람들은 좀 물러나게 하는 게 어떨까요? 아니면 우리 가족끼리 회의실에 가서 얘기하시죠.”화장실 옆에는 하씨 가문의 회의실이 있었다. 강미진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냉정하게 결단을 내렸다.“회의실로 가자.”그리고 집사에게 하선호와 하용건 내외를 모셔 오라고 지시했다.곧 하씨 가문 사람들이 속속 회의실로 모여들었다. 마지막으로 들어가려던 강미진은 우두커니 서 있는 온채아의 손을 잡았다. “걱정하지 마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설명을 해줄게요.”하지만 속으로는 하예원의 말이 그저 고약한 장난이기를 바랐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온채아는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지만 하씨 가문의 집안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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