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빌라.하도연은 막 샤워를 마쳐, 머리카락에서 아직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그때 전화에 진동이 울렸다.구민호가 북영시의 야경 사진을 보내왔다.고층 빌딩이 빽빽이 들어선 거리에 찬란한 불빛이 빛나고 있었다.‘누나, 북영시의 야경이 해성만큼 예쁘지 않아요.’그녀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답장을 보냈다.‘그런데 넌 왜 아직도 거기에 있어?’상대방이 바로 답을 보냈다.‘외할아버지께서 놓아주실 때까지 기다려야죠.’그녀는 잠깐 멈칫하더니 답장을 보냈다.‘그러면 거기서 외할아버지랑 더 오래 있어. 자꾸 돌아올 생각 하지 말고.’‘누나는 내가 돌아가는 게 싫어요?’하도연은 그 말을 보며 어딘가 묘하게 어색한 느낌이 들었지만 딱히 알 수가 없어, 그냥 짧게 답장을 보냈다.‘네 맘대로.’답장을 보낸 후, 그녀는 전화를 머리맡 탁자 위에 올려두고 머리를 말린 뒤 침대에 누웠다.눈을 감자, 하도연의 머릿속에는 오늘 오후 거실에 서 있던 구정훈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몇 년 전이었다면, 하도연은 이를 진심 어린 태도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저 우스꽝스러울 뿐이었다.아내가 이혼을 요구한 뒤에야 비로소 깊은 애정을 보이는 남자.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단지 미련일 뿐이다.결혼 생활을 통해 얻었던 이득을 잃게 될까 봐, 그리고 자신이 ‘버림받은’ 쪽이 되는 게 싫어서일 뿐이다.하도연은 몸을 뒤척이며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린 뒤, 눈을 감고 생각을 비웠다.전화에 다시 진동이 울렸다.무시했는데, 곧바로 또 진동이 울렸다.그녀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뻗어 전화를 집어 눈을 가늘게 뜨고 화면을 확인했다.‘누나, 자?’‘좋은 꿈 꿔.’두 마디 문자의 간격이 아주 짧았다.하도연은 ‘좋은 꿈 꿔’라는 문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끝내는 답장을 하지 않고, 전화를 다시 머리맡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다음 날 아침, 가정부가 아침 식사 하라고 부르러 막 올라가려던 참에, 하도연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강미진은 거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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