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연은 뒷좌석에 기대어 고개를 숙였다.“괜찮아. 곧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을 테니까.”그녀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마치 이미 벌어진 일을 말하듯 확신에 차 있었다.서진은 잠깐 멈칫했다가 이내 그 뜻을 알아차렸다.하용건의 성격상 전화로 하도연을 거칠게 나무란 이유 중에는 자신의 명성을 지키려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동시에 그가 가장 아끼는 손녀의 정치적 앞날과도 직결돼 있었기 때문이다.하도연은 단지 그의 손녀일 뿐만 아니라, 현재 하씨 가문을 이끌어갈 가장 적합한 후계자였다.하희민과 하지훈이 명예와 이익을 좇아 아무리 날고 긴다 해도 결국 하도연의 뒷받침이 필요했고, 그 남매가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 줘야 하씨 가문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되돌아보면, 하용건이 가장 먼저 책임을 물을 대상은 절대 친손녀가 아니었다.막아야 할 입들은 할아버지가 가장 빠른 속도로 하나씩 틀어막을 터였다.“그러네요.”서진은 대답하다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작은 아가씨도 기사를 봤을 수 있는데, 전화 한번 해 보실래요?”뉴스가 빠르게 묻혔지만, 온채아는 임신 중이었고 만약 뉴스를 본다면 걱정할 수도 있었다.하도연은 잠깐 망설였다.“조금 있다 경성 도착하면 바로 월강 레지던스에 들렀다가...”온채아는 생각이 많은 아이였다. 직접 얼굴을 보여 주는 편이 더 안심될지도 몰랐다.그런데 말을 끝내기도 전에 휴대폰이 진동했다.발신자는 온채아였다.하도연은 조금 의외라는 듯했지만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도연 언니.”수화기 너머에서 온채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인터넷에 올라온 일에 관해 들었어요. 언니, 괜찮으세요?”하도연은 좌석에 기대었다. 어째서인지 계속 팽팽하게 긴장해 있던 마음이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조금 풀렸다.“괜찮아.”“절대 마음에 담아 두지 마세요. 그 사진들 누가 봐도 일부러 각도 잡아서 찍은 거예요. 저는 한눈에 알아봤어요.”온채아는 말을 하다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그냥 언니가 좀 걱정돼서요. 언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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