بيت / 로맨스 / 내 남편의 아내 / Chapter 331 -الفصل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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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물론 강선우도 다른 수단으로 그녀를 서명하게 할 순 있지만 그건 어쨌거나 번거로운 일이었다.차라리 한 번 만나주는 게 훨씬 단순했다.또한 강선우도 그녀와의 관계가 너무 틀어지는 건 원치 않았다.한때는 서로 애틋한 사이였으니까.무엇보다 신제품 출시회 전에 강다인을 이혼 합의서에 서명시켜야만 한다.그래야 더욱 당당하게 심하온에게 ‘절절한 고백’을 할 수 있으니까.“알았어.”강선우는 한숨을 쉬었다.“운정으로 와. 만나서 얘기하자.”“진짜? 그럼 나 지금 당장 티켓 예약한다!”“만나고 나면, 즉시 이혼 합의서에 사인해.”강선우가 경고했다.그 순간, 강다인은 주먹을 꽉 쥐었다.‘개 같은 자식! 이렇게까지 서두를 필요 있냐고? 지금 나랑 이혼하지 못해서 안달인 거야?’“알았어...”그녀의 대답을 듣자 강선우는 곧장 전화를 끊었다.강다인은 휴대폰을 가정부에게 던져주고, 몇 번이나 심호흡하며 자신을 진정시켰다.어쨌거나 그녀는 마침내 강선우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일단 만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해결안이 생기겠지.강선우가 전화를 끊자마자 누군가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그는 누구인지 짐작하고 느긋하게 말했다.“들어와요.”문이 열리고 몇몇 사람들이 성급하게 들어왔는데 다들 회사 임원들이었다.“대표님, 어떻게 이러실 수 있어요?”임원 중 한 명이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찼다.“분명 잘 고려해보겠다고 하셨는데, 저희와 상의도 없이 어떻게 회사 공식 계정에 그런 내용을 올리실 수 있어요?”강선우는 시선을 올리고 그를 바라보며 차갑게 쏘아붙였다.“지금 내게 따지는 겁니까?”다른 임원도 심드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대표님이 지금 우리 회사를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회사가 대표님 마음대로만 되는 건 아니에요. 이런 행동은 저희를 너무 무시하시는 것 아닙니까?”“참나.”강선우가 냉소를 터트렸다.“지금 인터넷 여론이 어떤지 다들 못 봤어요? 다들 나를 로맨틱 가이라고 칭찬해요. 신제품 홍보 효과를 몇 배는 더 올리는 셈이라고요.”임원들은 서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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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강선우의 사무실을 나온 후, 몇몇 임원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안색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대표님이 점점 더 미쳐가는 것 같아요.”그중 한 명이 말했다.“무언가에 홀린 것 같다니까요.”또 다른 한 명이 한숨을 내쉬었다.“전에 심 비서가 있을 땐 회사가 승승장구만 했는데 이제 심 비서가 떠나고 회사도 미친 속도로 망해가고 있잖아요. 거기에 대표님까지 귀신 씌운 것마냥 저러고 있으니... 어휴!”“이대로 가다가는 대원 그룹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이제 남은 건 심 비서님뿐이에요. 제발 대표님과 큰일이 없기를 바라야죠. 이번엔 부디 우리 대표님 체면을 세워주셔야 할 텐데...”...심하온은 운정으로 갈 전용기를 예약했고, 소유영과 동행하기로 했다.대원 그룹의 신제품 출시회가 일주일 뒤라서 그녀들은 사흘 후에 운정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저녁에 소유영이 심씨 저택에 와서 심하온과 함께 잠을 자기로 했다.그녀는 심하온이 다시 운정에 발을 들여놓는 것 때문에 기분이 우울해질까 봐 쉴 새 없이 말을 걸었다.그렇게 재잘거리면서 휴대폰으로 연예 뉴스를 훑어보는데 갑자기 뭘 봤는지 두 눈을 부릅떴다.“헐, 대박!”“왜? 뭔데?”심하온이 재미있다는 듯 물었다.“귀신 짤이라도 봤냐?”“아니야, 아무것도.”소유영은 즉시 휴대폰 화면을 잠갔다.차라리 귀신 짤을 볼 걸 그랬다.방금 원경 예술단 공식 계정에서 올린 게시물을 보았는데 아니 글쎄 새로운 단원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게시물에 강다인이 보란 듯이 등장한 것이다.게다가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은 그녀가 춤추는 사진이었다.한때 심하온을 비참하게 만든 바로 그 강다인이!소유영은 이를 악물고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강다인 때문에 심하온은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게 됐는데 저 여자는 지금 당당하게 원경 예술단으로 들어갔단 말인가?강운에서 원경 예술단의 명성을 모르는 이가 또 있을까?강다인 따위가 도대체 어떻게 들어가게 된 거지?“대체 뭘 본 거야?”심하온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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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아, 기억났다! 심하온 말하는 거 아님? 흑흑, 그 언니 무용이야말로 최고였는데. 그때 대회에서 춘 [밤의 멜로디]를 보고 나 펑펑 울었잖아! 그 언니 때문에 나도 무용을 시작했어. 그런데 요즘 잘 안 보이더라... 설마 무용 접은 걸까?]이 댓글을 본 소유영은 코끝이 찡했다.‘우리 하온이는 이제 더 이상 [밤의 멜로디]를 출 수 없어...’이전에 심하온을 위해 정성껏 준비했던 무용복도 그녀 홀로 소중히 간직할 뿐, 도저히 선물할 수가 없었다.이제 댓글은 그만 보고 강다인이 왜 갑자기 원경 예술단에 들어가게 됐는지 알아보려던 참인데 바로 그때, 또 하나의 댓글이 소유영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강다인 이 여자 전에 일부러 사람 다치게 해서 구치소 간 적 있다던데 원경 예술단에서 이런 사람도 받아준다고? 하하, 어중이떠중이 전혀 안 가리나 봐?’금방 올린 댓글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답글을 달면서 순식간에 위로 치고 올라갔다.누군가가 물었다.[진짜예요? 본인은 어떻게 안 거죠?]댓글을 단 사람이 답했다.[당연히 진짜죠! 그때 강다인이랑 같은 방 썼는데 모를 리가 있겠나요?][헛소리하지 말아요. 이렇게 예쁘고 연약한 분이 어떻게 일부러 사람을 다치게 한다는 거예요?][헛소리라고요? 하! 오늘 내가 한 말이 헛소리라면 머리 위에 욕창 생기고, 발바닥에 고름이 흐르고, 길에서 차에 800번 치여 죽을 겁니다! 강다인은 일부러 사람 다치게 해서 운정 구치소에 갇혔댔어요. 이건 팩트라니까요!][그럼... 일부러 사람을 다치게 한 이유가 뭐죠? 무슨 말 못 할 사정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뭔 입만 열면 말 못 할 사정이래. 강다인 걔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지 마세요들. 가련한 척하는 외모에 속지 말라고요.]소유영이 실수로 뒤로 가기 버튼을 눌렀고, 다시 클릭했을 때는 이 댓글이 사라져버렸다. 한참을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댓글이 삭제당한 게 틀림없었다.댓글을 단 사람은 자신의 댓글이 삭제된 것에 엄청 불만스러워하더니 이번에는 자신의 계정에 피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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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강다인은 전에 일부러 심하온을 밀쳐서 가벼운 뇌진탕까지 입혔다. 바로 이 때문에 고의상해죄로 구치소에 들어갔고 그 흑역사가 지금 후폭풍을 일으켰다.심하온은 샤워를 마치고 샤워가운으로 몸을 감싼 채 욕실에서 나왔다. 그 시각, 소유영은 한창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키득키득 웃었다.“뭐해?”심하온이 무심코 물었다.“콜록콜록. 아니야, 아무것도. 다 씻었어? 나도 가서 씻어야겠다.”소유영은 고개를 돌려 심하온을 바라보더니 ‘쯧쯧’ 소리를 내며 군침을 삼켰다.“금방 씻고 나온 미인 좀 보소.”그녀는 입맛을 다셨다.“아쉽다, 아쉬워.”심하온은 음흉한 그녀의 표정을 보더니 재빨리 가슴을 감쌌다.“뭐가 아쉬운데?”“아쉽지, 내가 남자가 아니라서!”소유영이 침대에서 뛰어내렸다.“내가 남자였다면, 우리 진작 결혼했어.”심하온은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마스크팩을 뜯으며 웃었다.“지금이라도 안 늦었어. 가서 젠더 수술해.”“뭐가 안 늦어? 내가 어떻게 정 대표님을 이기겠냐?”말을 마친 소유영이 놀란 듯 입을 틀어막았다.‘망했다! 두 사람 아직 화해도 안 했는데. 하여튼 입이 방정이라니까!’다행히 심하온은 언짢아하는 기색 없이 계속 농담을 이어갔다.“괜찮아. 내 원픽은 너야.”“히히, 역시 우리 하온이밖에 없다니까.”그녀는 애써 침착해지려는 모습이 아니었다. 이를 눈치챈 소유영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소유영이 욕실로 들어가 샤워하는 동안, 심하온은 마스크팩을 붙이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올려다보았는데 눈동자가 유난히 어두워 보였다....강다인이 인맥을 동원해서 원경 예술단에 들어간 게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지만, 원경은 시종일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예술단 배후에 있는 사장은 골치 아픈 표정으로 공재범에게 전화를 걸었다.“재범 씨, 대체 왜 이런 사람을 들여보냈어요? 지금 SNS에서 강다인이 고의상해죄로 구치소 들어간 일로 난리도 아니에요!”공재범은 방금 약을 먹고 졸린 상태라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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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방금 원경 사장의 말을 듣고 나서야 그 생각이 떠올랐다.심하온은 원경 사장에게 직접 초대받을 정도이니 그녀의 무용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증명되었다.하지만 교통사고를 겪고 다리를 다쳤으니 이제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겠지?공재범은 불현듯 마음이 불편해졌다.심하온은 더 이상 춤도 못 춘다는데 그는 지금 강다인을 원경 예술단에 들여보냈다. 그것도 무용수라는 명의로!또한 공재범이라는 뒷배가 있으니 강다인은 앞으로 예술단에서 무대에 설 기회가 엄청 많아질 것이다.물론 세상에는 많은 무용수가 있지만, 강다인은 달랐다. 그녀는 심하온과 강선우 사이에 끼어들었던 제삼자이니까.심하온이 더는 춤을 출 수 없는데 강다인에겐 더 큰 무대가 펼쳐졌다. 만약 심하온이 이 소식을 안다면 얼마나 괴로워할까?“젠장!”공재범은 후회가 몰려와 주먹으로 침대를 내리쳤다. 어깨의 상처를 또다시 건드렸고 차오르는 고통에 이를 악물었다.심하온을 슬프게 하는 일은 정말이지 단 하나도 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경우란 말인가?또 한편으론 강다인이 잃은 아이를 생각하면, 그녀에게 보상해줄 필요가 있을 듯싶었다.일이 이 지경으로 된 이상, 또다시 원경 사장을 찾아가 강다인을 내쫓으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공재범은 자신을 위로할 따름이었다.‘괜찮아. 어쩌면 하온이가 이런 일에 신경 안 쓸 수도 있잖아.’하지만 생각할수록 마음이 불안하고 심란해졌다....사흘 후, 심하온의 비행기가 운정에 착륙했다.고통스러운 추억으로 가득했던 이곳에 다시 발을 들였지만, 의외로 마음에 큰 파장이 일지 않았다.불편함이야 당연히 있겠지.한때 이 도시에서 영혼을 뒤흔드는 고통을 겪었으니까.하지만 이제 와서 그 과거를 떠올려도 더 이상 슬프지 않았다.그녀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자신을 해친 사람들이 처벌받고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었다.소유영은 그런 그녀의 속내를 알지 못한 채 그저 기분이 안 좋을까 봐 걱정되어 손을 꽉 잡았다.공항을 나서자, 차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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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하온아!”소유영이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우리가 알고 지낸 지가 몇 년인데 내가 어떻게 뭘 숨기겠어? 걱정 말고 따라와. 나만 믿으라니까.”심하온은 입꼬리가 실룩거렸다.그녀와 오랜 시간을 알고 지냈기에 지금 이런 이상한 낌새를 바로 알아챈 것이다.하지만 어차피 소유영은 자신을 해칠 리가 없다.그렇다면 과연 무슨 속셈인지 한번 지켜나 보자고 되뇌었다.차는 작은 길을 따라 깊은 숲속으로 들어갔다.마침내 한 정원 앞에 멈춰 섰는데 안에는 2층짜리 별장이 있었다.차에서 내린 심하온은 그 건물을 바라보자 눈동자가 반짝였다.건물의 외벽은 부드러운 아이보리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모서리 부분은 연분홍색 페인트로 둥근 호선을 그렸으며, 지붕은 뭉게뭉게 구름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건물 전체가 갓 오븐에서 꺼낸 크림 케이크 같았다.“너무 귀엽잖아. 이게 진짜 너희 집이야?”심하온이 고개를 돌려 소유영에게 물었지만, 막상 돌려보니 소유영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았다.차 쪽으로 시선을 옮겼더니 소유영이 차창을 내리고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심하온, 나 먼저 간다!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곧이어 기사에게 말했다.“출발해요, 얼른!”기사는 즉시 시동을 걸고 도로를 질주했다.이 광경을 지켜본 심하온은 멍하니 넋을 놓았다.그녀는 다시 귀여운 2층 건물로 고개를 돌렸다.조금 전까지 소유영이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짐작이 안 갔지만 이제 슬슬 추측이 생겼다.하지만 그 추측이 정확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심하온은 대문 앞에서 한참 더 서 있다가, 이내 마당 문을 열고 작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건물의 문은 귀여운 아치형이었고, 지금은 반쯤 열린 상태였다.가볍게 문을 열고 안에 들어서자 훤칠한 체구의 실루엣이 순식간에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그는 바로 정윤재였다.여기서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는지는 모르겠고, 그녀를 바라볼 때 눈가에 복잡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희열, 그리움, 그리고 긴장감까지...심하온은 문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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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여기까지 말하던 정윤재는 목소리에 약간 흐느낌이 묻어났다.“그러니까 날 외면하진 말아줘.”“뭐래? 분명 윤재 씨가 날 외면한 거잖아.”심하온이 씩씩거리며 따져 물었다.그도 그럴 것이 무려 12일이나 연락 한번 없어 놓고 이제 와서 외면하지 말라니?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둘 다 고집불통에 자존심이 강해서, 서로를 끔찍하게 그리워하면서도 누구 한 명 먼저 다가서려 하지 않았다.그리고 이제 정윤재가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 집은 하루 이틀 만에 이렇게 꾸며질 리가 없다. 분명 소유영이 일찌감치 그와 연락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윤재는 과연 언제부터 오늘의 이벤트를 준비했던 걸까?여기까지 생각한 심하온은 문득 마음이 찔리고 죄책감이 몰려와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다. 행여나 그가 도망칠까 봐 허리를 꼭 감싸 안기도 했다.정윤재는 그런 그녀의 속마음을 알 길이 없었다. 아무 말 없이 어깨를 들썩이니 여전히 화가 덜 풀려서 속상해하는 줄 알고 마음이 초조할 따름이었다.“울지 마.”그는 잠긴 목소리로 심하온을 달랬다.“그래, 다 내 잘못이야. 널 외면한 게 아니야. 너무 보고 싶었어...”이렇게 계속 냉전을 이어간다면, 그는 정말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먼저 고개를 숙이고 화해를 청하는 것이 뭐가 대수라고. 고집? 자존심? 그녀 앞에선 죄다 부질없는 것들이었다.심하온은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평생 함께하겠다고 맹세한 사람인데 어떻게 이런 상처를 줄 수 있겠는가?‘나쁜 놈이라고? 맞아, 내가 나쁜 놈이야. 나 그동안 스스로 나쁜 놈이라고 끊임없이 욕해왔어.’심하온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한참 후에야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열었다.“아니야, 내가 잘못했어. 내가 그러면 안 됐는데...”그녀는 훌쩍거리느라 말을 잇지 못했다. 정윤재는 서둘러 그녀를 안심시켰다.“괜찮아. 천천히 말해도 돼. 일단 물 한 잔 마셔.”그가 물을 떠다 주려고 했지만, 심하온이 허리를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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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정윤재는 그녀가 자신까지 욕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잠시 멍해졌다.“음? 왜 또 말이 없어?”심하온이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고 아직도 흐느낌을 멈추지 못한 채 어깨까지 들썩였다.정윤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면서 한숨을 쉬었다.“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나 바보잖아.”“맞아, 윤재 씨 바보야!”심하온이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분명 나도... 흑흑, 나도 잘못이 있는데 원망 한마디 없잖아. 윤재 씨 진짜 바보야!”“아니야! 네 잘못 아니야. 내가 미안해, 하온아.”정윤재가 말했다.“외할아버지 일을 숨기지 말았어야 했고, 네가 날 못 믿는다고 의심하지도 말았어야 했어. 그리고 무엇보다 너랑 냉전하면서 힘들게 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게 가장 미안해...”“그렇지만 나도 그날은 윤재 씨한테 잘한 거 없어. 너무 퉁명스럽게 대했잖아. 윤재 씨가 나 속상해할까 봐 숨긴 건데, 그걸 뻔히 알면서도 상냥하게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너무 모질게 굴었지?”심하온의 팔이 미세하게 떨렸다.이내 그녀가 말을 이었다.“난 윤재 씨 의심한 적 단 한 번도 없어. 정말이야. 윤재 씨가 딴 여자한테 한눈팔 거란 생각은 진짜 해본 적도 없어.”“알아.”정윤재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너무 앞서나갔어. 괜한 생각 한 거지! 이제 더는 안 그럴게, 하온아.”“나도 그날처럼 말하지 않을게.”심하온이 간절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앞으로는 무슨 일 있어도 우리 서로 숨기지 말고, 홧김이라도 마음에 없는 말 하지 말고, 시간 끌지 말고 바로 잘 소통하자.”정윤재의 목울대가 심하게 흔들렸다. 가슴 깊이 담아둔 사랑이 벅차오르는 느낌이었다.“그래, 꼭 그러자.”심하온은 줄곧 울다가 마침내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정윤재는 몸을 숙여 그녀를 안아 들고, 소파에 앉혔다.이 소파는 귀여운 고양이 발 모양으로 되어 있었고, 아주 푹신했다. 심하온은 소파에 앉자 마치 솜사탕 위에 앉은 것 같았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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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심하온이 미소를 지었다.방금은 일부러 투덜댔을 뿐 소유영을 원망할 리가 없다. 그녀도 잘 아니까. 소유영이 요즘 자신을 위해 얼마나 속을 애태웠는지.이번에도 겉으론 정윤재 편인 척했지만, 사실은 심하온이 종일 그와 냉전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두 사람이 하루빨리 화해해야 심하온의 기분도 좋아질 테니 몰래 정윤재를 도와준 것이다.요즘 자신이 무슨 기분으로 버텨왔는지 되새기자 심하온의 눈가가 또다시 시큰해졌다.그녀는 정윤재의 목을 더 꽉 감싸 안고, 턱을 그의 어깨에 살짝 올렸다. 그리고는 나지막이 속삭였다.“우리 앞으로 다시는 싸우거나 냉전하지 말자. 응?”“다시는 그런 일 없어.”정윤재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진중했다.“약속할게, 하온아. 앞으론 절대 너랑 싸우거나 냉전하지 않아!”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물었다.“아까 그렇게 오래 울었는데, 눈 아프지 않아?”심하온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안 아파. 그냥 좀 피곤하네. 그리고...”그녀는 정윤재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그리고 이렇게 계속 널 보고 싶어. 눈이 아무리 피곤해도 보고 싶어.”정윤재는 속절없이 웃으며 그녀의 눈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일단 눈 감고 푹 쉬어. 착하지, 우리 하온이. 앞으로 나 볼 시간 얼마든지 있어. 뭐라 안 할 테니 실컷 봐.”심하온은 얌전히 그의 말을 듣고 눈을 감았다.잠시 후, 눈을 가렸던 손은 떨어졌지만 곧이어 그녀의 입술에 말랑하고 따뜻한 촉감이 느껴졌다.‘이 자식!’눈 감고 쉬라더니 이 틈을 타서 몰래 키스하려고...가볍고 부드러운 키스는 절박한 소유욕 없이 마냥 조심스럽고 포근할 따름이었다.심하온은 그의 자상한 보살핌을 느끼면서 심장이 쿵쾅거렸다.정윤재는 그녀의 뒤통수를 부드럽게 받쳐주다가 한참 후에야 딥키스로 넘어갔다.키스는 서서히 뜨거워지고, 이 남자의 미친 듯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녀도 매우 열정적으로 응답했다. 그녀 역시 정윤재가 사무치게 그리웠으니까. 그 그리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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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정윤재가 저녁 준비에 한창일 때, 심하온은 부엌 입구에 앉아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얼마 전까지 텅 비어 있던 마음 한구석이, 마치 선물처럼 행복으로 채워지는 기분이었다.“원래 저녁은 시켜 먹으려고 했거든.”정윤재는 분주히 움직이며 심하온에게 말했다.“근데 생각해 보니 직접 해서 먹여주고 싶더라. 뭐, 맛은 기대하지 마.”심하온은 빙그레 웃었다.“괜찮아. 일단 너무 배고프니까 허기를 채울 수만 있으면 돼.”순간 정윤재가 고개를 홱 돌리고 그녀를 쳐다봤다. 그의 눈빛에는 혹시 그동안 심하온이 밥을 제대로 챙겨 먹긴 한 걸까 하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그의 마음을 읽은 듯, 심하온은 한숨을 내쉬고 일부러 슬픈 표정을 지었다.“요즘 도통 입맛이 없어서 산해진미를 갖다 놔도 돌덩이를 씹는 기분이었어. 이 며칠 동안은 진짜 제대로 먹지 못했다니까.”정윤재는 손이 멈칫하고 순식간에 죄책감과 미안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그녀는 원래 위가 안 좋은데 요즘 밥도 제대로 못 먹었으니 위병이 더 심해졌을 게 뻔했다.‘다 내 탓이야. 왜 하온이랑 냉전 아닌 냉전을 해서 밥조차 제대로 못 먹게 만든 거야?’한편 심하온은 그를 놀려주려다가 자책하는 표정을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그녀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정윤재의 뒤에서 허리를 감쌌다.“에이, 농담이야.”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물론 요즘 속이 상해서 뭘 먹어도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밥 꼬박꼬박 챙겨 먹었어. 의사 선생님이 처방해 준 약선도 잘 먹고 있으니 걱정 마.”그녀가 이렇게 말해도 정윤재의 마음속 죄책감은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그러는 윤재 씨는?”심하온이 그의 등을 살살 비비며 물었다.“윤재 씨는 잘 챙겨 먹고 있었어?”그녀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덧붙였다.“살 좀 빠진 것 같은데.”말을 마치고는 그의 옆구리를 살짝 꼬집었다.정윤재는 그녀의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안 빠졌어.”“정말?”심하온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을 천천히 위로 올리고 틈을 타서 그의 복근을 만져보았다.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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