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재는 그녀가 자신까지 욕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잠시 멍해졌다.“음? 왜 또 말이 없어?”심하온이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고 아직도 흐느낌을 멈추지 못한 채 어깨까지 들썩였다.정윤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면서 한숨을 쉬었다.“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나 바보잖아.”“맞아, 윤재 씨 바보야!”심하온이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분명 나도... 흑흑, 나도 잘못이 있는데 원망 한마디 없잖아. 윤재 씨 진짜 바보야!”“아니야! 네 잘못 아니야. 내가 미안해, 하온아.”정윤재가 말했다.“외할아버지 일을 숨기지 말았어야 했고, 네가 날 못 믿는다고 의심하지도 말았어야 했어. 그리고 무엇보다 너랑 냉전하면서 힘들게 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게 가장 미안해...”“그렇지만 나도 그날은 윤재 씨한테 잘한 거 없어. 너무 퉁명스럽게 대했잖아. 윤재 씨가 나 속상해할까 봐 숨긴 건데, 그걸 뻔히 알면서도 상냥하게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너무 모질게 굴었지?”심하온의 팔이 미세하게 떨렸다.이내 그녀가 말을 이었다.“난 윤재 씨 의심한 적 단 한 번도 없어. 정말이야. 윤재 씨가 딴 여자한테 한눈팔 거란 생각은 진짜 해본 적도 없어.”“알아.”정윤재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너무 앞서나갔어. 괜한 생각 한 거지! 이제 더는 안 그럴게, 하온아.”“나도 그날처럼 말하지 않을게.”심하온이 간절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앞으로는 무슨 일 있어도 우리 서로 숨기지 말고, 홧김이라도 마음에 없는 말 하지 말고, 시간 끌지 말고 바로 잘 소통하자.”정윤재의 목울대가 심하게 흔들렸다. 가슴 깊이 담아둔 사랑이 벅차오르는 느낌이었다.“그래, 꼭 그러자.”심하온은 줄곧 울다가 마침내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정윤재는 몸을 숙여 그녀를 안아 들고, 소파에 앉혔다.이 소파는 귀여운 고양이 발 모양으로 되어 있었고, 아주 푹신했다. 심하온은 소파에 앉자 마치 솜사탕 위에 앉은 것 같았다.“물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