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의 아내: Bab 321 - Bab 330

473 Bab

제321화

고현주가 떠날 때 연재덕은 그녀에게 거액을 건넸다.그녀가 운정에 가서도 충분히 재벌가 행세를 할 수 있게끔 금액을 지원해줬고 바로 이 때문에 매우 쉽게 강씨 가문에 시집가게 됐다.“내가 조사한 건 여기까지야.”심기찬이 쓴웃음을 지었다.“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잖니.”거의 30년 가까이 흘렀고, 연재덕의 가족도 모르는 일을 그가 조사해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대단했다.오랜 침묵 끝에 심하온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어쩐지 제가 아무리 조사해도 연씨 가문과 강씨 가문의 관계를 찾아낼 수 없더라니...”두 가문의 인연이 여기서 비롯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나도 전에 연재덕에게 내연녀가 있다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됐어.”심기찬이 말했다.“뭐 일말의 가능성도 놓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조사했는데 정말 대어를 건질 줄은 몰랐구나.”“그러니까... 연재덕 어르신이 갑자기 저랑 윤재 씨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게 고현주 씨 부탁을 받은 거라고요?”“틀림없어. 안 그러면 왜 갑자기 이런 짓을 꾸미겠니?”심기찬은 야유를 날렸다.“하여튼 영감탱이가...”그는 연재덕이 자신보다 윗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하지만 수십 년 전에 만났던 내연녀 때문에 딸의 감정에 찬물을 끼얹는 짓을 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니 불끈 화가 치밀어 올랐다.더욱이 그 연인이 인간쓰레기 강선우의 어머니였다니!심기찬은 더 이상 연재덕에게 예를 갖출 수 없었다.심하온은 정윤재의 체면을 고려해야겠지만 그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그렇다면 대원 그룹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전문팀까지 동원한 것도 다 연재덕 어르신이겠네요?”심하온의 손가락이 꽉 움츠러들었다.“그딴 거 상관없어.”심기찬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강선우가 연씨 가문의 지지를 받으면 뭐 어때서? 난 얼마든지 걔를 계속 괴롭힐 수 있단다.”정면으로든, 뒤에서든,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 갖은 수를 써서라도 무조건 상대할 것이다.감히 그의 소중한 딸을 괴롭혔으니까.어떤 수단이든, 시간이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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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됐다.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심기찬은 딸아이의 손등을 톡톡 두드리며 더는 슬픈 기억을 떠올리기를 원치 않는 듯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원래는 정윤재와 어떻게 지내는지 묻고 싶었지만, 아버지로서 그런 질문을 하기가 영 어색해서 결국 다른 화제로 돌렸다.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심기찬은 심하온을 바라보며 자애로우면서도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하온아, 무슨 일 있더라도 절대 너 자신을 깎아내리지 마라. 슬퍼하지도 말고. 그리고 기억해. 우리 집안은 언제나 너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고 있단다.”심하온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아요, 아빠.”“연재덕에 관해서는...”심기찬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네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편하게 말해 보렴.”사실 그는 자신이 알아낸 이 사실들을 가지고 연재덕에게 당장이라도 따져 물을 수 있었다.이것이야말로 연재덕의 치명적인 약점이니까.비록 오랜 시간이 지났으나 연재덕이 아내와 아이들 몰래 밖에서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태원 그룹도 분명 타격을 입을 터였다.하물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재덕은 팔불출이라는 이미지를 굳건히 다져왔던 사람이 아닌가.그의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토로했고, 심지어 언론 인터뷰에서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아내와 수십 년간 금실 좋게 살았는데 먼저 떠나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만약 그가 한때 인간쓰레기였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살까?다만 연재덕은 어쨌거나 정윤재의 외할아버지이다.심기찬은 몹시 화나지만, 딸이 지금 정윤재를 좋아하고 있고, 정윤재 역시 진심으로 딸아이를 잘해주는 걸 알고 있다.다른 사람을 고려하는 건 제쳐두고, 딸아이를 위해서라도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했다.“그건 좀 더 생각해 볼게요.”심하온은 머리가 지끈거려서 이마를 문질렀다.“그래, 서두를 거 없다.”심기찬이 그녀를 안심시켰다.“어떻게 할지 모르겠으면, 천천히 생각해 보렴.”“네...”아버지와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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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그해, 그 여자가 끈질기게 졸라서 함께 사진을 몇 장 찍었고, 나중에 사진 흔적을 지우라고 시켰지만, 결국 이런 단서들이 남아버렸다.게다가 지금 딸아이가 알아내기까지 했다.“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 좀 해보시죠!”연미정은 화가 나서 몸이 파르르 떨렸다.그녀는 부모님이 늘 금실 좋고, 서로 매우 사랑하시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이 사진을 봤을 때, 온 세상은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수십 년도 더 된 사진인데, 뭘 설명하라는 거냐?”연재덕은 재빨리 침착함을 되찾았다.“하도 오래돼서 나도 이제 사진이 어떻게 찍혔는지 기억도 안 난다. 아마 사업할 때 찍은 거겠지.”“누굴 속이시려고요?”연미정의 표정이 잔뜩 굳었다.“사업 파트너랑 이렇게 다정하게 찍어요? 게다가 그 당시 사업 파트너가 이렇게 젊었다고요?”“못 믿어도 상관없다.”연재덕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국 한 그릇 떠서 옆자리에 놓았다.“그렇게 화내지 말고 앉아서 국이나 마시렴.”국은 개뿔!연미정은 실망과 고통에 찬 눈길로 아버지를 쳐다봤다.정윤재와 심하온을 한사코 갈라놓으려고 했던 아버지의 배후에 이런 추악한 진실이 숨어 있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문득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떠올랐다.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아버지의 배신을 알지 못했을 텐데.“제가 사진 속 여자가 누구인지 모를 거로 생각하셨어요?”연미정은 사진 속 여자를 가리켰다.“고현주! 강선우 엄마잖아요.”“그래?”연재덕은 사진을 흘긋 보며 말했다.“기억 안 나는데.”“기억이 안 난다고요? 농담도 참. 정말 기억 안 난다면 왜 윤재랑 하온이를 막으려 하셨겠어요? 이 여자가 부탁해서 애들 갈라놓으려던 거잖아요!”심기찬과 심하온처럼, 고현주와 연재덕의 관계를 알아낸 연미정 역시 바로 그 점을 짐작했다.“애가 갈수록 어처구니없는 소릴 하네?”연재덕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어처구니없겠지만 이게 팩트잖아요. 윤재도 이미 이 사실 알아요. 원래 오늘 나랑 같이 오려고 하는 걸 내가 말렸어요. 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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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연미정의 안색이 순간 굳어졌다.그녀는 연재덕이 누구를 말하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그녀의 시아버지이자, 정윤재의 할아버지, 또한 정씨 가문의 세대주 정창호였다.“내 사돈 어르신 말이야, 너도 잘 알잖아.”연재덕이 말을 이었다.“그분이 만약 심하온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소란이 벌어진 걸 알게 되면, 과연 이 결혼을 승낙하실까? 미정아, 그때 되면 윤재랑 하온이 함께하는 걸 반대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 거다.”연미정은 주먹을 꽉 쥐었다.“모든 사람이 아버지처럼, 아이들 행복을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니에요.”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다.“아버지는 그냥 이기적인 거예요!”불친절한 말에 연재덕의 표정도 약간 일그러졌다.“아버지한테 말하는 꼴이 그게 뭐야?”“하!”그녀는 실소를 터뜨렸다.“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잖아요. 듣기 거북해요?”“그럼 나도 사실만 말할 테니 잘 들어.”연재덕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정창호가 윤재를 위해서 모든 걸 눈감아줄 거라고 확신할 수 있겠어?”연미정은 입을 다물었다.확신할 수 있을까? 아버님의 속내를 그녀가 어찌 장담할 수 있을까?만약 정창호가 두 아이의 만남을 반대한다면 그때 애들 앞날은 더욱 험난해질 터였다.제 아들 윤재가 무능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그때 가서 정윤재는 자신의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 두 분이나 상대해야 한다. 제아무리 엄청난 수단을 가지고 있다 해도 어떻게 두 어른을 상대로 힘을 쓸 수 있겠는가.더욱이 정창호의 수단은 연재덕보다 훨씬 더 잔혹했다.물론 정윤재는 분명 심하온과 함께할 터였다.바로 이 때문에 두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은 더욱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그러니 너는 이쯤에서 그만두렴. 누구를 위해서든, 이번 일은 마음속 깊이 묻어두는 게 좋을 거다.”연재덕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 젓가락을 들었지만, 눈앞의 음식을 둘러보다 갑자기 식욕이 떨어져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연미정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지는 엄마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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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정윤재는 어머니에게 차 한 잔을 건네며 자상하게 위로했다.“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엄마.”“내가... 어휴!”연미정은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생각하니, 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아버지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었다.행복한 마음으로 눈을 감았지만, 실은... 반평생을 속아왔다.인생의 끝자락에 이르러서도 진실을 몰랐다.잔혹한 진실을 알게 된 것과 거짓된 행복에 안주했던 것 중에 과연 어느 쪽이 더 잔인할까?연미정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차를 몇 모금 마셨다. 이어서 찻잔을 내려놓고, 정윤재의 어깨를 힘껏 토닥였다.“윤재야, 걱정하지 마라. 무슨 일 있어도 너랑 하온이는 엄마가 끝까지 응원할 거야!”정윤재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걱정 마세요. 누가 됐든 저랑 하온이 사이는 막을 수 없어요. 그게 외할아버지라도요.”연미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그럼 만약 네 친할아버지가 반대하신다면?”“할아버지가요?”정윤재는 어리둥절해졌다.“전에 심씨 가문과 정략결혼 하는 거 할아버지께서 분명 동의하신다고 하셨잖아요.”“그랬지. 그런데...”연미정은 오늘 연재덕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정윤재에게 다시 반복해 주었다.이야기를 마친 후,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심씨 가문이 우리처럼 이 일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괜한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고 해도, 만약 네 외할아버지가 너랑 하온의 결혼을 끝까지 반대하신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일이 커질 수도 있어. 그때 너희 할아버지께서 아시면 언짢아하시진 않을까?”정윤재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엄마가 너무 화나서 외할아버지 말씀을 곧이곧대로 들으셨나 보네요.”“응? 그럼 아니야?”연미정은 약간 혼란스러웠다. 아무래도 아버지의 과거를 알게 된 후로는 정신이 뒤죽박죽이라 좀처럼 차분하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만약 일이 정말 그렇게 커진다고 해도, 그건 외할아버지 때문이지, 왜 저랑 하온이를 탓하겠어요?”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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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그녀는 정윤재와 심하온이 냉전 중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엄마라서 그런지 아들의 요 며칠 상태만 봐도 심상치 않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젊은 남녀의 일이라, 굳이 더 캐묻지는 않았다.이 순간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한마디 여쭸는데 엄마의 물음에 정윤재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아직도 화해 안 했어?”연미정은 다급해졌다.“어떻게 된 거야? 하온이 찾아가서 제대로 얘기 나눠봤니?”정윤재는 고개를 돌렸다.“아니요.”연미정은 말문이 턱 막혔다.아들의 귀를 잡아당기려고 손을 뻗었더니 다행히 정윤재가 재빠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나며 피했다.“엄마.”그는 표정을 굳혔다.“이놈아, 여자친구랑 싸웠으면 얼른 가서 달래야지. 대체 왜 이렇게 꽉 막혔어?”연미정이 발끈했다.“내가 전에 뭐랬어? 하온이한테 꼭 잘해줘야 한댔잖아!”정윤재는 또다시 입을 다물었다.이에 연미정은 열이 받아 그의 종아리를 걷어찼다.“고집불통! 네 아빠랑 똑같아!”이번에 정윤재는 피하지 않았다.“잘 들어, 당장 가서 하온이 달래. 그렇게 좋은 아이를 딴 사람한테 뺏기면 너 두고두고 후회한다!”정윤재는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윤재 너 이 자식.”연미정은 울화가 치밀어 말을 잇지 못했다.“저 나갔다가 올게요, 엄마.”정윤재는 그렇게 말하고는 대문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이 늦은 시간에 어딜...”연미정은 어디 가느냐고 물으려다 문득 그가 심하온을 만나러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녀는 순간 얼굴에 화색이 돌며 더 이상 따져 묻지 않았다....심하온은 한의사에게 받은 약선 요리를 먹고, 따뜻하게 샤워를 마친 뒤 쉬려고 침대에 누웠다.하지만 눈을 감자마자 정윤재, 그 얄미운 놈 생각뿐이었다.참지 못하고 다시 휴대폰을 집어 들었지만, 그녀가 원하는 메시지는 아무것도 없었다.심하온은 결국 베개를 정윤재로 가정하고 마구 두드리기 시작했다.“얄미워, 정윤재! 벌써 며칠째야. 왜 날 안 찾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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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할 말 있으면 하고, 없으면 끊어.”심하온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진짜인가 보네.”공재범이 맥락 없이 툭 던졌다.“뭐가?”심하온은 저도 몰래 인상이 구겨졌다.“너랑 정윤재, 지금 싸우고 냉전 중이라며?”공재범의 말투는 여전히 한가로웠다.“처음엔 좀 의심했는데, 네가 이렇게까지 저기압인 걸 보니 백 퍼구나.”심하온은 말을 잇지 못했다.자신과 정윤재의 일이 저 멀리 해외에 있는 공재범한테까지 전해진 걸까?“정윤재 걔 못 미더운 인간일 줄 알았어!”“닥쳐!”심하온은 머리가 다 지끈거렸다.아무리 아직 냉전 중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이 정윤재를 험담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아직도 감싸고 도는 거야?”“내 약혼자인데, 당연히 감싸야지.”심하온은 당연하다는 듯이 쏘아붙였다.이에 공재범도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가 막 전화를 끊으려 할 때, 공재범이 다시 입을 열었다.“차라리 나랑 사귀어. 나라면 무조건 널 떠받들고 살 거야. 절대 냉전 같은 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심하온이 단호하게 잘랐다.“응, 넌 아니야. 자뻑은 병이다, 공재범.”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그러고는 공재범의 번호를 차단해 버렸다.원래는 이럴 생각까진 없었는데 공재범이 하필 그녀가 기분 안 좋을 때 정신 나간 소리를 할 줄이야.같은 시각, 해외 병원에서 공재범은 휴대폰을 꼭 잡고 한참 동안 침묵에 빠졌다.공석훈이 마른기침을 크게 하고 나서야 그도 비로소 정신을 가다듬었다. 야유 섞인 미소를 날렸는데 공석훈을 향한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비웃는 것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보셨죠? 얘는 나한테 관심이 없다니까요. 내 말 끝까지 듣지도 않고 바로 거절하잖아요.”공재범이 말을 이었다.“아버지 계획대로 안 될 것 같네요.”한편 공석훈은 전혀 좌절한 기색이 없었다.“서두를 것 없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야, 넌...”“아, 좀 귀찮게 굴지 말라니까요.”공재범이 버럭 짜증을 냈다.“말했잖아요. 심하온 나한테 관심 없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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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스크린샷의 내용은 대원 그룹 공식 계정에서 올린 신제품 출시회 홍보 게시물이었다.앞부분은 평범했지만, 마지막 문단이 이랬다.[S에게. 만약 가능하다면 이 출시회에 와주길 바라. 널 만나고 직접 해주고픈 말이 너무 많아. 우리 신제품은 아주 훌륭해. 너와 나의 새로운 시작 또한 완벽할 거야. K가.]심하온은 입을 틀어막고 몰려오는 역겨움을 억지로 참았다.강선우는 정말 지독하게도 그녀를 불쾌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그녀에게 이 스크린샷을 보낸 소유영 또한 분노가 폭발할 지경이었다.[이 쓰레기 같은 자식이 지금 제정신이야? 본인이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잊었대? 왜 여기서 애절한 척을 하냐고? 하온아, 이 자식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돼. 진짜 얼굴을 까발려 버리자!]심하온은 심호흡을 두어 번 하고 답장했다.[아직 서두르지 마. 내가 다 계획하는 중이야.]대원 그룹은 이 홍보 게시물에 꽤 많은 돈을 들여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린 듯했다.또한 댓글도 엄청 많이 달리고 있었다.[와! 전에 대원 그룹이 이 신제품 개발할 때부터 기대했는데, 드디어 나왔네!][출시회 생중계는 해줄까? 너무 보고 싶은데.][그래서, 이 S랑 K는 누구야? 신제품이랑 무슨 상관인데?][대원 그룹 총수가 강선우라고 하던데, K가 바로 그 사람 이니셜이겠지? 지금 여친한테 고백하는 거임?][진짜 그런 거라면 꽤 로맨틱한데.][소문에 의하면 강선우가 5년 만난 여친이 있는데 둘 사이가 엄청 좋았대. 그러다가 얼마 전에 헤어졌다는 말이 있던데 강선우 지금 다시 잡으려고 이러나 봐.][완전 로맨틱 가이잖아.][난 그저 지켜보기만 하려고 했는데 만약 진짜 그런 거라면 이번 신제품 몇 개는 사야겠다. 두 사람 축의금 낸다고 생각하고.][돈도 많고 잘생긴 데다 이렇게 로맨틱하기까지. 이런 완벽한 남자라면 회사에서 출시하는 신제품도 분명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강선우나 대원 그룹에서 댓글 알바를 썼는지 여론 조작 댓글들이 꽤 많았는데 그를 다정하고 헌신적인 남자라고 칭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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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정윤재는 잠시 침묵하다가 겨우 대답했다.“말씀 고마워요, 유영 씨.”그 말을 끝으로 그는 전화를 끊었다.한편 소유영은 한숨을 내쉬었다.정말이지 이 두 사람 때문에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심하온의 절친으로서 정윤재를 위해 스파이 노릇이나 하는 게 말이 되는 일일까?이게 다 심하온을 향한 정윤재의 절절한 마음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도와주는 수밖에 없었다.제발 좀 하루빨리 화해하길 바랄 뿐이었다. 두 사람이 대체 왜 이렇게 서로 힘들게 구는지 이해가 안 됐다.그건 그렇고 정윤재는 이제 심하온이 운정으로 가는 걸 알게 됐으니 아마도... 따라가겠지?소유영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하늘에 기도했다.‘두 사람 제발 좀 화해해주라. 안 그러면 조만간 나야말로 피 말라 죽겠네.’심하온이 아침을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집사가 다가와 그녀에게 말했다.“하온 씨, 어젯밤에 숙직 섰던 경호원이 말하길 대문 근처에 차 한 대가 오랫동안 세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날이 샐 무렵에야 떠났다고 하더군요. 차 번호를 적어뒀다던데 한번 보시겠어요?”말을 마친 집사는 메모지 한 장을 내밀었다.심하온은 메모지를 받아들고 그 위에 적힌 차 번호를 보자마자 손가락이 굳어졌다.그건 바로 정윤재의 차였다.어젯밤에 정윤재가 여기에 왔었다고?심하온은 메모지를 꽉 쥐고서 복잡한 마음을 달랬다. 이걸 대체 울어야 할까 웃어야 할까?그녀의 집 앞까지 와놓고 왜 전화 한 통 못하는 걸까?정윤재, 너란 녀석...“아, 제 친구예요.”심하온은 종이를 거둬들이며 말했다.그녀의 말에 집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어차피 젊은이들의 일은 자신도 모르는 부분이고, 심하온이 괜찮다고 했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강다인은 퇴원 후, 고현주가 마련해 준 집에 머물고 있었다.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대원 그룹 공식 계정에서 올린 홍보 게시물을 시큰둥하게 바라보았다.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문단이었다.그녀는 글을 읽다가 저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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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다인아, 뭐가 그렇게 좋으니?”바로 그때, 고현주가 걸어왔다.강다인은 곧바로 보물을 건네듯 초대장을 고현주에게 보여주었다.“엄마, 이거 봐요. 원경 예술단에서 제게 보낸 초대장이래요. 이제 저도 이 예술단 단원이에요!”고현주는 이런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그녀가 이토록 기뻐하니 웃으며 말했다.“우리 딸 정말 대단하구나.”“엄마, 원경 예술단이 강운시에 있잖아요. 그러니까 앞으로 저 현서국으로 내쫓으면 안 돼요.”강다인은 그녀의 팔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이에 고현주는 한숨을 쉬었다.“엄마도 널 그렇게 먼 곳까지 보내고 싶진 않아. 우리 다인이 더는 어리석은 짓만 안 한다면 당연히 국내에서 살길 바라지. 이제 예술단에서 초대장까지 보내왔으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해봐. 바보 같은 짓 하지 말고.”강다인의 눈빛이 흔들렸다.‘내가 무슨 어리석은 짓을 했다는 거지?’강선우와 자신이 무슨 어리석은 짓을 했다는 걸까?강선우와 애매한 관계를 유지한 건 분명 두 사람의 일인데 왜 이제 와서 그녀 혼자만의 잘못인 것처럼 돼버렸을까?강선우가 출시회에서 심하온에게 절절한 고백을 할 것만 생각하면 강다인은 뼛속까지 혐오감에 휩싸였다.‘안 돼... 나 선우 오빠 만나야겠어. 이대로 이혼 합의서에 서명할 수는 없어. 더군다나 나를 맨몸으로 내쫓는 합의서라니!’고현주가 위층으로 올라간 후, 강다인은 가정부에게 손을 내밀었다.“휴대폰 잠깐 빌려줘 봐.”가정부는 그녀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없었고, 감히 묻지도 못한 채 황급히 휴대폰을 건넸다.강다인의 성격이 난폭하기에 가정부는 감히 그녀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었다.강다인은 가정부의 휴대폰을 받아 들고, 자신의 휴대폰 연락처에서 강선우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지금 만약 자신의 번호로 전화를 걸면 이 남자가 안 받을 게 뻔하다.잠시 후, 통화가 연결되고 전화기 너머에서 강선우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선우 오빠.”강다인은 목소리를 최대한 가냘프고 부드럽게 가다듬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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