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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이 녀석아!”연미정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이게 벌써 며칠째야? 하온이한테 사과하긴 한 거니? 경고하는데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절대 외면하지 마. 일단 놓치면 나중에 울어도 소용없어!”연미정의 속사포 랩에 정윤재는 해명할 기회조차 없었다.옆에 앉아 있던 심하온도 고스란히 듣기만 했다. 정윤재가 답답한 듯 이마를 짚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그 와중에도 소리가 새어 나갈까 봐 정윤재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연미정이 몇 마디 더 타박하고 나서야 정윤재는 입을 열 기회가 생겼다.“엄마, 저 지금 하온이랑 같이 있어요. 우리 이미 화해했어요.”순간 연미정은 질책을 멈추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렇지. 이제야 내 아들답네. 화해했으면 됐어. 엄마도 한시름 놓겠네. 너 그동안 하온이 마음 서운하게 한 것들 꼭 잘 풀어줘야 해. 냉전 기간이 워낙 길었어야지. 애가 얼마나 속상했겠어.”“알았어요, 엄마.”정윤재는 품 안의 그녀를 바라보며 눈빛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다.“그래. 그럼 먼저 끊는다.”말을 마친 연미정은 망설임 없이 전화를 끊었다.정윤재가 휴대폰을 내려놓자, 심하온은 마침내 웃음을 터뜨렸다.그녀가 자지러지게 웃는 모습을 보며 정윤재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엄마한테 혼나는 게 그렇게 신나?”“아니거든.”심하온이 곧바로 부정했지만,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내가 윤재 씨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혼나는 걸 좋아할 리가 없잖아.”“뭐라고?”정윤재가 물었다.“윤재 씨 혼나는 게 좋을 리가 없다고.”“아니.”정윤재는 그녀의 손가락을 살짝 쥐며, 도발적인 목소리로 말했다.“그 앞에.”심하온은 잠시 멍해지더니 그의 의도를 곧장 알아챘다.“칫!”그녀는 오만하게 턱을 치켜들었다.“이미 말했잖아. 못 들었으면 관둬.”“들었어.”정윤재가 대답했다.“그러니까 한 번 더 말해달라는 거잖아.”“안 할 건데.”“하온아, 다시 한 번만.”정윤재가 끈질기게 요구하자 그녀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사랑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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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정윤재의 말에 심하온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예쁜 집에 한 번만 사는 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운정을 떠날 때만 해도, 평생 안 올 것만 같더니 이제는 완전히 치유된 기분이었다.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었다. 심하온은 편안한 여름옷을 골라 입고 포니테일을 묶었다. 그 순간 청량하고 생기 넘치는 기운이 물씬 풍겼다.대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법한 비주얼이었다.꾸미지 않은 민낯도 충분히 예뻤으니까. 머리를 다 묶고 고개를 돌리자, 정윤재가 그윽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렇게 봐?”심하온은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며 물었다.“뭐 잘못됐어?”“아니.”정윤재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띠를 만졌다.“그냥 좀 생각하고 있었어...”그해 여름,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도 비슷한 차림이었다.정윤재는 어느 한순간, 마치 그때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졌다.하지만 곧바로 정신을 가다듬고 눈앞의 예쁜 그녀를 바라봤다. 심하온은 이제 그의 약혼녀이고 그가 평생 사랑할 사람이다. 손만 뻗으면 품에 안을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무슨 생각 했는데?”심하온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눈가에는 의문이 가득했다.정윤재는 씩 웃다가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별거 아니야.”오늘 정윤재는 기사를 부르지 않고 직접 운전하여 그녀를 훠궈집으로 데려갔다.차에서 내린 그녀는 간판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이 가게는 전부터 오고 싶어 했던 곳이었다.하지만 늘 이런저런 일에 치우쳐 바삐 살다 보니 여태껏 와보지 못했다.거의 다 잊고 있었지만, 막상 오니까 금세 생각났다.“윤재 씨...”그녀는 고개를 돌려 정윤재를 바라보았다.“나 여기 오고 싶은 거 어떻게 알았어?”“그래?”정윤재가 웃으며 말했다.“우연이겠지. 여기 맛집이라고 들어서 데려온 거야.”말은 그렇게 해도 심하온은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하지만 전에 이 가게에 오고 싶다고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는데, 정윤재가 대체 어떻게 알게 된 걸까?‘내가 너무 앞서 생각했나?’이렇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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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돌아보고 싶었지만, 등 뒤에서 들려오는 묵직한 발걸음 소리에 움직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정윤재가 심하온 옆으로 다가가 나직하게 물었다.“다 됐어?”“응.”심하온은 입꼬리를 올리며 살짝 웃더니 그의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말했다. “가자, 이제.”둘은 영락없는 연인 사이였다.남학생은 머쓱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 하긴, 싱글인지 아닌지도 물어보지 않고,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지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그저 그녀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다가선 게 문제였다.정윤재는 심하온과 함께 가게를 나섰다. 좀전의 남학생 곁을 지나칠 때, 정윤재의 눈빛이 무심하게 스쳐 지나갔다.신분과 나이가 모든 상황을 종결해주었으니 굳이 일개 대학생에게 말을 섞을 필요가 없었다.그저 스쳐 지나가는 눈빛만으로도 남학생은 숨이 막힐 듯한 공포를 느꼈다.두 사람이 떠난 후, 다른 남학생이 급히 다가와 친구의 어깨를 두드렸다.“야, 너 괜찮아?”남학생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몸을 움찔거렸다.“개소름이야 완전!”“내 말이! 놀라서 말도 못 꺼냈잖아.”“이럴 줄 알았으면 연락처 묻는 게 아닌데. 남친도 있고 게다가 남친이...”“분위기만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니더라. 솔직히 그 여자분도 평범해 보이지는 않았어. 너도 용기가 참 대단해. 무슨 자신감으로 연락처를 물어? 저 남친분이 굳이 너랑 안 따진 걸 다행으로 여겨.”밀크티 가게에서 나온 후, 정윤재는 심하온의 손에서 밀크티를 받아 들고 얇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심하온은 그런 그의 팔짱을 끼더니 눈가에 웃음기가 번졌다.“왜? 삐졌어?”“아니.”정윤재는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또 거짓말.”그녀가 더 크게 웃었다.“괜한 질투 하지 마.”심하온이 팔을 흔들며 말하자 정윤재는 헛웃음을 터뜨렸다.질투? 당연히 나겠지. 한낱 대학생에게 따질 생각은 없지만, 그녀를 탐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아직 식사 시간이 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정윤재가 훠궈집을 대관했는지 가게 안에는 손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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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정윤재는 순간 눈동자가 짙어지고 침을 꿀꺽 삼키더니 그녀가 일어나려고 할 때 갑자기 뒤통수를 붙잡고 딥 키스를 퍼부었다.조금 전 그녀의 키스는 너무 짧았다. 이걸로는 턱도 없지!“으읍...”키스가 끝난 후, 정윤재가 완전히 놓아주고 나서야 심하온은 무심코 문 쪽을 흘끗 바라보았다.다행히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윤재 씨, 여기 설마 CCTV는 없겠지?”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비록 두 사람은 정정당당한 예비부부이지만 이토록 노골적인 애정 행각을 남에게 보이는 건 좀 곤란했다.정윤재는 웃으며 말했다.“이미 다 끝난 마당에 이제 와서 CCTV 걱정을 왜 해?”확실히 그녀가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식사하는 곳에 설령 CCTV가 있다고 해도, 누가 감히 그것을 틀어볼 엄두를 내겠는가.“윤재 씨가 막무가내로 나와서 그런 거잖아.”심하온은 그를 힐끗 째려보곤 투덜거리면서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좀 전까진 날 달래준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는 또 막무가내야?”정윤재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이에 그녀가 히죽 웃었다.“알았어! 그런데 윤재 씨도 알잖아. 난 오직 윤재 씨만 좋아해. 아무리 딴 남자가 와서 말 걸어도 눈길도 안 줘.”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한마디 덧붙였다.“게다가... 사실 내 번호 물어본 사람들 그리 많지도 않아.”많지 않다고? 정윤재가 그 말을 믿을 리가 있을까.하지만 그녀가 조금 전에 ‘오직 윤재 씨만 좋아한다.’라고 한 말에 정윤재는 나름 흐뭇했다.“나도 오직 너만 좋아해.”그가 진심을 담아 말했다.“알아, 나도.”심하온이 웃으며 대답했다.“우린 서로만 좋아하니까, 앞으로는 괜히 삐지거나 질투하지 말자.”별안간 정윤재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심하온이 자신만을 좋아하는 걸 알지만... 만약 심하온에게 대시하는 남자들이 끊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질투를 안 하냐고?단지 그녀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착하네, 우리 윤재.”심하온은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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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그때마다 심하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졸업 후, 그녀는 계속 일에 몰두했고, 다시는 훠궈를 언급하지 않았다.이런 과거를 떠올리자 강선우는 후회가 미친 듯이 몰려왔다.고작 훠궈 한 끼 먹는 게 뭐가 대수라고!설령 자신이 좋아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 그녀의 뜻대로 와주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었을까.심하온은 그를 위해 수없이 희생해왔는데 고작 훠궈 한 끼 먹으러 가자는 것도 거절하다니.함께한 5년 동안 어떻게 단 한 번도 그녀와 함께 가준 적이 없을까?강선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머릿속에 심하온의 웃는 얼굴이 떠오르자 심장이 난도질하는 것처럼 아팠다.“대표님?”양한나가 그를 불렀다.“왜 그러세요? 날도 더운 데 얼른 들어가죠 우리.”강선우는 정신을 차리고 언짢은 표정으로 그녀를 흘겨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는 운정에서 평판이 좋은 훠궈집 몇 군데를 일부러 알아봤고, 이곳이 제일 유명한 곳 중 하나였다. 그래서 오늘 비서와 함께 찾아온 것이다.양한나는 심하온과 눈매가 오묘하게 닮아 있어서 함께 밥을 먹으면 심하온으로 상상할 수도 있지 않을까?두 사람이 가게 문 앞에 도착하자, 종업원이 다가와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합니다, 손님. 오늘 저희 가게가 대관이 되어서 다음 기회에 다시 방문해 주세요. 사과의 의미로 소소한 선물을 드릴게요.”말을 마치고 종업원이 정교하게 포장된 상자 두 개를 건넸다.“와, 명품이잖아...”양한나가 나직이 중얼거렸다.“여기 진짜 통 크네요. 소소한 선물마저 명품이라니.”한편 강선우는 선물을 받지 않고, 그저 흘끗 쳐다본 후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가 대관한 거죠?”“죄송해요. 그건 손님 프라이버시라 밝히기 어렵습니다.”종업원이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강선우는 은근 짜증이 밀려왔다. 오늘 양한나를 데리고 여기까지 온 목적은 지난날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인데, 훠궈 한번 먹기가 왜 이렇게 힘든 걸까?“그쪽에서 얼마를 냈죠? 두 배로 드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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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더군다나 강선우는 대원 그룹의 오너라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된다.하지만... 위층 별실에 있는 두 사람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손님이었다.게다가 그 손님은 이미 며칠 전부터 가게를 대관했는데 어떻게 함부로 내쫓는단 말인가?점장은 마지못해 웃으면서 양해를 구했다.“대표님,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대관하신 손님은 며칠 전부터 예약이 완료된 상태라, 저희 가게로서는 약속을 번복할 순 없어요. 이 먼 곳까지 찾아와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다음에 시간 되실 때 언제든 방문해 주세요. 저희가 최선을 다해 모시겠습니다.”강선우의 안색이 또다시 어두워지자 점장이 서둘러 덧붙였다.“아, 그리고 이 근처에 또 다른 훠궈집이 있는데, 맛이 아주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그쪽으로 먼저 가보시는 게 어떨까요?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사과의 의미로 오늘 식사는 저희 가게에서 결산해드리겠습니다!”점장이 이렇게까지 깍듯한 태도를 보이니 양한나도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강선우를 돌아보니 여전히 얼굴이 시퍼렇게 질려 있었다.양한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누군가 이미 가게를 대관했다면 다른 가게로 가거나 다음 기회로 미루면 될 것을, 점장의 태도가 나쁜 것도 아닌데 대표님은 대체 왜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구는 걸까?한편 강선우는 극심한 짜증에 휩싸였다.단지 과거의 유감스러웠던 부분을 조금이나마 메꾸고 싶을 뿐인데 왜 안된다는 걸까? 설마 하늘이 그를 가로막는 걸까?이제 하늘마저도 그와 심하온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말해주나 보다.명색이 강선우가, 운정에서 나름 명성을 얻고 있는 강선우가 밥 한 끼 먹겠다는데 누가 감히 맞서려 하는 거지?“말했잖아요! 두 배로 준다니까.”그가 차갑게 쏘아붙였다.“혹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사람 불러내요. 내가 직접 얘기할 테니까.”비록 최근 대원 그룹이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하향세를 타고 있지만, 강선우는 운정에서 그래도 자신의 위상이 높다고 여기고 있었다.또한 대원 그룹에서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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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덕분에요.”이요한이 웃으며 답했다.“갑시다, 대표님. 제가 좋은 술을 꽤 많이 가지고 있거든요. 오늘 밤에 끝까지 달려봅시다.”이요한은 이곳 훠궈집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사업가라 운정에서 상당한 입지를 가진 인물이다. 강선우는 그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예의는 지켜야 했다. 대놓고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하지만 이대로 돌아가기에는 도저히 내키지 않았다.“함께 한잔하는 건 좋지만...”강선우가 쓴웃음을 지었다.“여기서 훠궈 한번 먹기가 참 힘드네요, 사장님. 오늘 여길 대관한 손님은 대체 어떤 사람이에요?”그가 물어왔으니 이요한도 숨길 필요가 없었다. 그는 마치 오랜 친구처럼 강선우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오늘 위층에 계신 분은 절대 함부로 건드릴 인물이 아니에요.”강선우는 그의 팔을 뿌리치며 시큰둥하게 되물었다.“운정에 우리 둘 다 이렇게 조심해야 할 만큼 대단한 인물이 또 있었나요?”“운정 분이 아닙니다.”이요한이 대답했다.“강운에서 오셨어요.”‘강운’이라는 두 글자가 강선우의 민감한 신경을 건드렸다.강운에서 온,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될 대단한 인물이라니...그는 열 손가락을 꽉 쥐었고,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설마... 정윤재 씨에요?”“네. 정씨 가문 황태자 정윤재 대표님입니다.”이요한이 말했다.“생각해보세요. 그런 분을 어찌 감히 함부로 대하겠어요?”이요한은 강선우와 정윤재 사이에 얽힌 원한 관계를 알지 못했다. 그저 정윤재 이름 석 자를 꺼내면 강선우가 알아서 물러날 거로 여겼다. 정 안되면 오늘 밤 좋은 술을 몇 병 더 따서 강선우의 심기를 달래주면 그만이니까.하지만 강선우가 갑자기 침묵했고 안색이 좀 전보다 더 험악해졌다.“대표님?”이요한이 무심코 그를 불렀다.설마 두 사람 사이에 원한이라도 있는 걸까? 한 명은 강운에, 다른 한 명은 운정에 있는데 도대체 무슨 원한을 맺을 수 있지?“정윤재 씨 지금 누구랑 함께 있어요?”강선우가 이를 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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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이요한이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자 옆에 있던 양한나가 덜컥 겁이 났다. 이토록 젊은 나이에 강선우와 함께 감방에 가고 싶진 않았으니까.그녀는 결국 용기 내어 강선우의 팔을 잡아당기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저희 그냥 다른 데 갈까요? 어디든 대표님이 원하는 곳이라면 다 따라갈게요.”강선우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지만, 여전히 이요한을 노려보았다.한편 이요한도 뒤질세라 그를 빤히 쳐다봤다.주변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잠시 후, 강선우는 다시 한번 위층을 쳐다보더니,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양한나를 데리고 가게를 나섰다.두 사람이 떠나자, 점장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사장님, 저분 대원 그룹 대표님이신데... 이래도 정말 괜찮을까요? 우리가 미운털 박히는 건 아니겠죠?”“괜찮을 리 있겠어?”이요한은 짜증이 밀려와 담뱃갑을 꺼내 들었지만,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집어넣었다.“그래도 강선우한테 미운털 박히는 게 낫지, 정윤재는 절대 건드릴 수 없어.”점장이 찬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강선우는 양한나를 데리고 가게를 나섰다. 차에 올라탔지만, 바로 출발하지 않고 운전석에 묵묵히 앉아 있었다.조수석에 앉은 양한나는 조용히 그의 곁을 지키며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강선우는 다시 한번 훠궈집을 쳐다보았다.예전에 그는 심하온과 함께 훠궈를 먹어주러 오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정윤재가 그녀와 함께 먹고 있었다.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웃음거리가 될 만도 했다. 고작 훠궈 한 끼인데, 못 먹으면 못 먹은 거지 대체 뭐가 그리 심각하다고...하지만 강선우는 알고 있다.이건 무엇보다 심각한 일이란 것을.심하온을 향한 자신의 무관심, 그리고 소홀함을 의미했다.그녀를 완전히 잃고 나서야, 뒤늦은 후회가 얼마나 쓰디쓴 것인지 깨달았다.차 안에 얼마나 오랫동안 앉아 있었을까. 강선우는 줄줄이 담배만 태웠다.양한나는 담배 연기에 질식할 지경이었지만, 감히 뭐라고 말할 수 없어 창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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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정윤재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바로 그 코웃음에 강선우는 몸이 더욱 경직됐다. 최근 회사 처지가 얼마나 어려워졌던가.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정윤재에게 어느 정도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비굴한 저 자신에게 귀싸대기라도 한 대 날리고 싶었다.다행히 겉으로는 겨우 평정심을 유지하며 뼛속 깊은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았다.“강선우, 지금 윤재 씨가 한 말이 바로 내가 하려던 말이야.”문득 심하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꼴도 보기 싫으니 제발 좀 꺼져!”“하온아!”강선우의 얼굴에 고통이 스쳐 지나갔다.그는 무언가 떠오른 듯 말을 이어갔다.“그럼 운정에는 왜 왔어? 대원 그룹 신제품 출시회에 참석하러 온 거 아니야?”여기까지 말한 강선우는 두 눈이 반짝였다.“그 홍보 게시글에서 내가 너에게 한 말 봤구나? 그래서 운정 돌아온 거네!”이어서 또다시 정윤재를 째려봤는데 눈동자에 도발의 기운이 가득 찼다.“야, 정윤재! 하온이 나 때문에 운정 돌아온 거야. 아직 나한테 미련 남은 거라고!”정윤재가 이런 말을 들으면 분명 제대로 긁힐 줄 알았다.하지만 이 남자는 입꼬리를 씩 올리고 야유를 날렸다.꼭 마치 광대를 보는 듯한 표정이었다.심하온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야, 강선우, 자뻑도 병이야. 너도 참 한결같다.”강선우는 두 손을 파르르 떨면서도 단념하지 못하고 계속 말했다.“설령... 네가 지금 정윤재한테 홀딱 반했어도 우리가 함께했던 감정, 그 추억들을 어떻게 완전히 잊을 수 있겠어, 그렇지?”“나 방금 밥 먹었다. 토 나오게 하지 마라.”심하온은 더 이상 그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아 가볍게 정윤재의 옷깃을 잡아끌었다.“우리 빨리 돌아가. 나 너무 피곤해. 여기서 쟤랑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그래.”정윤재는 그녀의 손을 잡고 나란히 주차된 곳으로 걸어갔다.“하온아, 잠깐만...”강선우가 뒤쫓아가려 했지만, 어디선가 경호원들이 몇 명 튀어나와 그의 앞길을 막았다.그는 이를 박박 갈았다.이런 상황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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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양한나는 멍하니 있을 뿐 어디로 가는 건지 감히 묻지도 못했다.잠시 후, 강선우의 차가 어느 한 호텔 앞에 멈춰 섰다.“내려!”갑자기 그가 차갑게 명령했다.호텔 간판을 보며 양한나는 그의 속내를 가늠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순순히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다.몇 분 후, 두 사람은 한 방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자마자, 강선우는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다짜고짜 옷을 벗겼다.“대, 대표님... 이건 너무 갑작스럽잖아요.”양한나는 멍해졌다. 글쎄 강선우를 유혹하려는 마음을 품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이 행동은 너무 갑작스러웠다.그녀의 말을 들은 강선우는 행동을 멈추고,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왜? 싫어?”“아니, 그건 아닌데...”양한나의 두 볼이 빨개졌다.“그럼 닥치고 있어.”강선우는 곧바로 그녀의 옷을 벗겨버리고 이제 막 벨트를 풀려고 하는데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순간 그는 울화가 치밀어서 휴대폰을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하지만 발신자 표시를 보더니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그는 심호흡을 몇 번 하고, 마음속의 짜증을 억지로 누르며 전화를 받았다.“네, 공민서 씨.”“칫!”전화기 너머로 공민서가 쓴웃음을 지었다.“강 대표님 아직 날 기억하시네요?”강선우는 미간을 구겼다.“그럼요. 우린 동맹이잖아요.”“동맹? 그럼 우리가 왜 동맹을 맺었는지는 기억해요?”“네, 알아요. 하온이 꼭 되찾아올 거예요!”강선우는 표정을 굳혔다.“걔 이미 운정에 돌아왔어요. 내 신제품 출시회에 참석하러 온 게 틀림없어요.”비록 그녀 곁에 정윤재가 항상 따라다니지만, 신제품 출시회에 참석하고 강선우의 말을 직접 듣고 싶어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직 감정이 남아있다는 게 족히 증명된다.강선우는 아주 조금이라도, 일말의 감정이라도 남아있다면 포기할 수가 없었다.“그것만으로 만족하는 거예요? 그럼 우리 한번 가정해볼래요?”공민서가 차갑게 말했다.“정말 심하온 되찾아온다고 해도 정윤재가 과연 강 대표님을 내버려 둘까요?”“상관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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