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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451 - Chapter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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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강선우는 어쩔 수 없이 폐기 공장으로 들어갔다.무거운 문을 열자 곰팡내가 코를 찔렀다. 미간을 찌푸린 강선우가 고개를 돌리자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두 명의 남자가 보였다.강선우를 본 남자는 곧바로 담배를 끄며 공손한 태도로 웃으며 말했다.“대표님, 오셨습니까. 따라오시죠.”말하며 그들은 강선우를 안으로 안내했다.강선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 확실해요?”“따라오시면 됩니다.”남자가 느긋하게 강선우의 말에 대답하고는 고개를 돌려 걸음을 옮겼다.강선우는 두 사람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창고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낡고 어지러웠다. 여기저기 폐기된 부품들이 널려 있어 강선우는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창고의 제일 안쪽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문이 있었다.문 옆을 더듬던 한 남자가 숨겨져 있던 버튼을 누르자 갑자기 문이 열리며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보였다.두 남자가 휴대폰 플래시를 켜며 강선우에게 따라오라는 눈짓을 보내고는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대표님, 계단 조심하세요.”강선우는 마지못해 두 남자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미간을 팍 찌푸린 채 걸음을 옮기는 강선우의 눈빛에는 짜증이 가득했다.‘왜 하필 이런 곳에서 만나려고 하는 거야? 재벌집 딸이면서 이런 곳이 불쾌하지도 않은 건가?’하지만 지하로 내려갈수록 강선우는 조금씩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강선우의 귓가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가 들렸고 그와 함께 옅은 향수 냄새가 느껴졌다.“여긴 대체 어디예요?”“내려가 보시면 알아요.”강선우는 울컥 올라오는 성질을 꾹 참아냈다.두 사람은 감정이 없는 딱딱한 기계 같았다.계단을 내려온 두 사람은 또 강선우를 데리고 수많은 코너를 돌아 겨우 철문 앞에 도착했다.한 명이 손을 들어 문 옆의 기계에 지문을 인식하자 소리와 함께 철문이 열렸다.그리고 보이는 풍경에 강선우가 눈을 커다랗게 떴다.폐기된 공장의 지하에는 화려한 유흥업소가 있었다.그곳은 오로지 유흥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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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눈썹을 씰룩인 강선우가 주변을 훑어보았다.조금 전 여기로 오는 길에 강선우는 굳게 닫힌 문 여러 개를 볼 수 있었다.그 문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강선우는 굳이 그 문에 관해 묻지 않았다.공민서가 여기서 무슨 짓을 하든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게다가 이번 신제품 출시회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강선우는 공민서에게서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그러니 강선우는 동맹을 맺은 공민서를 해칠 이유가 없었다.“대표님, 한잔하실래요?”공민서가 손에 들고 있던 큐 스틱을 내려놓았다.“괜찮아요.”강선우가 거절하며 말을 이었다.“공민서 씨, 바로 본론부터 얘기하시죠.”테이블에 기대선 채 강선우를 쳐다보는 공민서의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강 대표님께서 꽤 급하신가 보네요. 지금의 대표님은 전보다 훨씬 남자다워진 것 같네요.”강선우가 냉소 지었다.“이미 정윤재 때문에 이 지경이 되었어요. 그런 제가 뭘 더 걱정해야 할 게 있나요?”“좋아요.”공민서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이라도 정윤재를 진흙탕에 끌어내리려는 강선우의 모습이 공민서는 퍽 만족스러웠다.공민서가 손을 뻗자 옆에 있던 잘생긴 남자가 곧바로 그녀에게 태블릿 PC를 건넸다.그러자 공민서는 태블릿 PC의 화면을 톡톡 두드리고는 다시 강선우에게 건넸다.“정진 그룹에서 다음 달이면 해외로 물품을 운송할 거예요.”강선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그래서 그 물품이 수출되는 것을 막으라는 건가요?”“그건 아니에요.”공민서는 또다시 그 남자에게서 샴페인 한 잔을 받아 음미했다.“그 물품은 정진 그룹에는 그리 중요한 건 아니에요. 수출이 막힌다고 해도 기껏해야 손해를 조금 볼 뿐, 정진 그룹에서는 신경도 쓰지 않을 거거든요. 제가 원하는 건 그 물품에 없던 물건이 하나 생기는 거예요.”강선우는 곧바로 공민서의 뜻을 알아차렸다.“어때요, 대표님?”공민서가 웃으며 잔 속의 샴페인을 가볍게 흔들었다.“물건은 제가 이미 준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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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뭔데요?”강선우가 다급하게 물었다.“이건 강 대표님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쓰시면 돼요.”공민서가 작은 유리병 하나를 강선우에게 건넸다.그 물건을 받은 강선우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시온에게 쓰라고요? 이게...”“이건 제가 해외에서 가져온 물건이에요. 무향 무색의 약이죠.”고개를 숙여 손톱을 내려다보며 말을 잇는 공민서의 말투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몇 알만 복용하면 천천히 지력에 손상을 주게 될 거예요.”“뭐라고요?”강선우가 인상을 찌푸렸다.“이런 약을 하온이에게 먹이라고요? 제가 정말 미치기라도 한 줄 알아요?”유리병을 깨뜨리려는 강선우를 보며 공민서가 냉소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심하온 씨밖에 없는 척은 이제 그만하세요, 대표님. 지금 대표님이 원하시는 건 정윤재를 망가뜨리고 두 사람의 결혼을 막는 거잖아요. 그러니 조금 전 제가 말한 일만 잘 마무리 하시면 정윤재는 본인 하나 챙기기도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될 거예요.”“거기에 심하온까지 이상 증세를 보인다면 두 사람의 정략결혼이 성사될 수 있을까요?”강선우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어떻게든 정윤재와 심하온의 결혼을 막을 수만 있다면 통쾌할 것 같았다.“그럴 일은 없겠지만 설사 정윤재에게 아무런 타격이 없다고 해도 심하온의 뇌가 손상이 된 이상, 정씨 가문에서는 그런 며느리를 원하지 않을 거예요. 강 대표님은 바로 그 기회를 틈타 심씨 가문으로 찾아가시면 돼요.”“심하온 씨가 어떤 모습이든 강 대표님은 여전히 심하온 씨를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다고 말하세요. 어쩌면 그 댁에서는 그런 강 대표님의 태도에 감동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심하온 씨도 다시 강 대표님 곁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피식, 웃음을 터뜨린 공민서가 말을 이었다.“물론 지력에 문제가 생기긴 했겠지만 말이에요. 그래도 여전히 강 대표님이 밤마다 그리던 심하온 씨잖아요. 강 대표님도 성공적으로 심씨 가문의 사위가 될 수 있고요.”공민서의 말에 강선우는 마음이 흔들렸다.오랜 고민을 끝낸 강선우가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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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하지만 지금의 두 사람은 연인 사이였다.그러나 송서준은 나현아를 미팅에도 참석시키지 않았다.만약 송서준이 여전히 나현아에게 경계심을 품고 있는 거라면 이제껏 송서준에게 접근해 여자친구까지 된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짓이었다.‘심지어 공민규에게 들키기까지 했잖아.’나현아의 마음에 불만이 가득 피어올랐다.그러니 나현아는 송서준과 심하온이 미팅을 마친 후 태블릿 PC를 보며 프로젝트와 관련해 토론하는 모습을 보며 얼굴을 굳혔다.토론을 마친 두 사람이 고개를 들자 멀지 않은 곳에서 차가운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나현아를 볼 수 있었다.“현아야, 왜 그래?”송서준이 얼른 나현아에게 다가갔다.“아무것도 아니야.”나현아가 냉소 지었다.“그냥 두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아서 방해할 수가 없었어.”프로젝트에 관해 고민하고 있던 심하온이 그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심하온이 오늘 송연 그룹에 온 건 단순히 송서준과 프로젝트에 관한 얘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조금 전 두 사람은 그저 지극히 일반적인 거리를 유지하며 업무상의 얘기를 주고받았을 뿐이었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그게 무슨 말이야?”미간을 찌푸린 송서준이 놀란 눈으로 나현아를 쳐다보았다.“우리는 그저 프로젝트에 관해 논의하고 있었을 뿐이야.”“그래?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업무가 아니라...”“나현아!”송서준이 차가운 말투로 나현아의 말을 잘랐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미친 건가?’차갑게 가라앉은 송서준의 표정을 본 나현아는 그제야 자신이 선을 넘었다는 것을 인지했다.게다가 심하온은 정윤재의 약혼녀였다. 지금 나현아가 한 헛소리가 정윤재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큰일이었다.“아니, 난... 난 그저 농담한 거야.”나현아가 다급하게 억지 미소를 지었다.“왜 화를 내고 그래?”말하며 나현아가 손을 뻗어 송서준의 팔을 끌어안았다. 하지만 송서준이 그런 나현아를 밀어냈다.“여기는 회사야. 조심 좀 해.”송서준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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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화를 내려던 송서준은 나현아의 눈물에 속절없이 마음이 약해졌다.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는 송서준의 말투가 조금 전처럼 차갑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난 대체 네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현아야. 내가 너 기분 나쁘게 한 거 있어?”잠깐의 정적 후 송서준이 또다시 말을 이었다.“아무리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고 해도 나한테 화를 내면 됐잖아. 왜 심하온에게까지 그러는 거야?”송서준의 머릿속에는 또다시 승마장에서 화를 내던 나현아의 모습이 떠올랐다.그 일이 있고 난 뒤 송서준과 나현아는 그 누구도 그날 일에 관해서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 송서준은 그날은 그저 나현아가 예민했던 것뿐이라고 자신을 설득했다. 좋아하는 사람과 그런 것까지 시시콜콜 따질 필요는 없었다.하지만 오늘 나현아의 모습에 송서준은 저도 모르게 다시 승마장의 일을 떠올렸다.송서준은 가끔 나현아가 알 수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서준 씨, 나는...”나현아의 눈에는 아직도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 있었다.“나는 그저 조금 속상해서 그랬어.”그 말에 멈칫한 송서준이 물었다.“내가 뭘 잘못했어?”나현아가 눈물을 훔치며 대답했다.“나는 서준 씨 비서지만 여자친구이기도 하잖아. 오늘 미팅, 왜 나는 참석하지 말라고 한 거야?”나현아의 목소리에는 불만이 잔뜩 섞여 있었다.“날 그렇게 못 믿으면 어떻게 만나? 서준 씨는 나한테 진심이라며? 나도 그래. 그래서 나는 우리가 예쁘게 잘 만나다가 결혼까지 했으면 좋겠어. 하지만 남편 될 사람이 날 믿지 못한다는데... 내가 어떻게 안 속상해?”나현아의 말에 송서준의 두 눈이 반짝이며 빛났다.‘결혼까지 했으면 좋겠다고?’‘지금 날 남편 될 사람이라고 한 거야?’송서준은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것 같았다. 곧바로 나현아를 품에 안은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나현아를 달랬다.“됐어. 그만 울어. 내가 널 안 믿을 리가 없잖아. 그렇게 생각한 거면 난 너무 억울해.”“그럼 왜 날 미팅에 참석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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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해? 서준 씨, 방법 좀 생각해 봐. 아니면 지금 당장 심 대표 찾아가서 내가 직접 제대로 사과할까?”“아니, 됐어. 너는 일단 가지 마.”송서준은 심하온이 나현아를 보고 또다시 화를 낼까 봐 조심스러웠다.“이번 일은 내가 맡아서 처리할 테니 너는... 그냥 다음부턴 이렇게 경솔하게 굴지 말았으면 좋겠어.”“알겠어. 서준 씨, 너무 좋은 사람이야. 앞으로 다시는 서준 씨 의심하지 않을게.”나현아는 송서준을 꼭 끌어안았다.품 안에 전해지는 온기에 송서준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나현아의 행동이 방금 전엔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도무지 화가 나지 않았다.그의 머릿속을 채운 건 오직 하나였다. 심하온에게 어떻게 하면 제대로 사과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일을 알게 된 정윤재가 조금이라도 덜 화를 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한 사람은 그와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절친이고 다른 한 사람은 그의 여자 친구였다.이건 정말... 쉽지 않은 문제였다.하지만 송서준의 그런 생각은 불필요한 걱정이었다.나현아에 관한 일은 심하온이 애초에 정윤재에게 전하지도 않았다.그렇다고 해서 나현아를 감싸주려 했던 건 아니었다.그저 나현아의 가벼운 말 한마디 때문에 정윤재가 괜히 화를 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그 일로 인해 정윤재와 송서준 사이 수년간 이어져 온 우정에 금이 가는 것도 원치 않았을 뿐이다.더구나 송연 그룹을 떠난 뒤로는 일에 매달려 지낼 만큼 바빴다.그래서 나현아의 존재는 금세 그녀의 머릿속에서 밀려나 버렸다.해 질 무렵 일을 끝내고 지하 주차장에 막 도착한 심하온은 차에 기대어 서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정윤재의 모습을 보았다.정윤재는 그녀를 발견하자, 곧바로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남아 있던 피곤함이 그를 보는 순간 마치 모든 피로가 한꺼번에 씻겨 내려간 것 같았다.그녀 역시 빠르게 다가가 두 팔을 벌려 반기는 정윤재의 몸에 그대로 뛰어 매달렸다.정윤재는 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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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전 세계 한정 수량은 단 세 개.심지어 아직 판매가 시작되기도 전인데 그것을 정씨 가문의 황태자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손에 넣어 온 것이다.“너무 예뻐.”심하온은 진심 어린 감탄을 내뱉었다.사실 그녀에게 이 선물의 가격은 중요하지 않았다.그런 물건들은 그녀에게 결코 부족한 적이 없었다.그녀가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건 오직 정윤재의 마음뿐이었다.심하온은 팔찌를 정윤재에게 건네며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반짝이는 눈빛에 하고 싶은 말이 모두 담겨 있었다. 정윤재는 그녀의 마음을 단번에 알아채고 팔찌를 받아 곧바로 그녀의 희고 가느다란 손목에 다정하게 채워 준 뒤, 고개를 숙여 그 위에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심하온의 가슴이 크게 요동쳤다.손목에는 그의 입술이 스친 따스함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했다.그녀가 고개를 들자 그의 눈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머물러 있었다.시간마저 이 순간에 잠시 멈춘 것만 같았다.“확실히 예쁘네.”정윤재가 입을 열었다.“너한테 정말 잘 어울려.”심하온은 작은 목소리로 응답하며 다른 한 손으로 팔찌를 어루만졌다.심장은 여전히 진정될 기미가 없었다.이미 이토록 가까운 사이인데도 이렇게 사소한 행동 하나에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하다니.모두 이 남자가 너무도 쉽게 그녀의 심장을 설레게 만드는 탓이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심하온은 겨우 숨을 고를 수 있었다.그녀는 가방에서 작은 박스 하나를 꺼내 정윤재에게 건넸다.아직도 귀 끝이 살짝 붉어진 채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사실... 나도 윤재 씨에게 줄 선물이 있어.”정윤재의 눈빛에 기쁨이 스쳤다. 그는 곧바로 박스를 받아 열었다.그 안에는 한 쌍의 커프스단추가 들어 있었다.디자인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섬세하고 단정해 한눈에 봐도 정성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어때?”심하온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너무 마음에 들어.”정윤재는 부드럽게 그녀의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네가 직접 디자인한 거잖아.”심하온은 눈을 동그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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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그녀는 그의 품에 단단히 붙잡힌 채 피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었다.물론 그녀는 피하고 싶지도 도망치고 싶지도 않았다.오히려 이 깊고 집요한 키스 속으로 몸과 마음을 온전히 내맡긴 채 천천히 가라앉아 갔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정윤재의 차는 마침내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왔다.“오늘 저녁은 수란재에서 먹을 거야?”심하온이 자연스럽게 물었다.정윤재는 무언가 떠올린 듯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아니. 오늘은 수란재가... 좀 불편할 거야.”“응? 왜?”사실 심하온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다만 정윤재의 미소가 묘하게 짓궂어 보여 한 번 더 물었을 뿐이었다.“별일 아니야.”정윤재가 말했다.“오늘은 다른 데로 가서 맛있는 거 먹자.”그가 더 말을 잇지 않자 심하온도 굳이 캐묻지 않았다.대신 고개를 살짝 숙여 손목에 찬 수정 팔찌를 바라보았다.어쨌든 그와 함께라면 어디든 상관없었다.그날 밤, 수란재에는 공민규가 있었다.그의 맞은편에는 젊은 여성이 앉아 있었다.아름다운 외모에 품위 있는 태도, 그러나 식사 내내 두 사람 사이에는 짙은 침묵만이 흐를 뿐이었다.자리에 앉으며 나눈 짧은 인사 한마디를 제외하면 단 한 마디의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식사는 지나치게 조용했고 공기마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곁에서 대기하던 직원들조차 속으로 어색함을 느낄 지경이었다.‘소개팅이라더니...’‘인사만 하고 한 시간째 말이 없네.’‘요즘 소개팅이 이런 식인가?’여자는 얼마 먹지 않은 채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고 맞은편의 공민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공 대표님은 말씀이 별로 없으시네요.”공민규는 부정하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죄송합니다.”그녀의 눈빛이 서서히 가라앉았다.잠시 후,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말씀이 없으신 건지 아니면... 저와는 대화하고 싶지 않으신 건지요?”그 질문에 공민규는 잠시 망설였다.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는 듯했다.한동안 대답이 없자 여자의 미소가 차갑게 식었다.“공 대표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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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누가 너희한테 공 대표의 일을 입에 올릴 배짱을 줬어? 똑똑히 기억해. 여기서 일하는 동안은 무엇을 보든 듣든 입 다물고 있어. 알겠어?”“네, 알겠습니다.”두 직원은 겁에 질린 얼굴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자리를 뜨자 매니저는 휴대전화를 꺼내 공석훈의 비서에게 연락을 걸었다. 그리고 방금 은밀히 엿보며 파악한 상황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낱낱이 보고했다.저녁에 먹은 양갈비가 무척 마음에 든 심하온은 식당을 나와서도 기분이 좋았다. 그녀는 차에 바로 타지 않고 정윤재의 손을 잡은 채 맞은편 강변을 따라 느긋하게 산책을 시작했다.그때 갑자기 전화가 걸려 왔다. 상대는 그녀의 기부에 깊은 감사를 전하며 공식적인 감사 행사를 열고 싶다고 했고 여러 매체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고 덧붙였다.심하온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괜찮아요. 저는 그저 제 몫을 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너무 요란한 건 원하지 않아요.”상대방은 이해한다며 거듭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더는 방해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운정에서 돌아온 후 심하온은 가정폭력 및 학교폭력 방지 공식 단체에 각각 40억 원씩 기부했다. 돈은 전부 그녀의 개인 계좌에서 나갔다.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단지 그런 일들을 직접 마주한 후 마음에 걸리는 생각이 너무 많았을 뿐이다.돈이라면 그녀에게는 부족함이 없었다.그 돈으로 누군가의 상처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기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그 생각에 이르자 심하온의 기분은 한층 더 밝아졌다. 그녀는 정윤재의 손을 잡은 채 장난스럽게 흔들며 걸었다.정윤재는 그런 그녀를 돌아보며 한없이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이렇게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그 더럽고 잔인한 일들은 애초에 닥쳐서는 안 될 일들이었다.두 사람은 천천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들의 시선에는 오직 서로만이 담겨있었다. 그런 탓에 가까이 숨어 있는 차와 그 안에서 음울한 얼굴로 그들을 노려보는 남자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강선우는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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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그런 생각은 접어. 저 두 사람 신분이 보통이 아닐 거야. 방금 누가 다가가려다 경호원들한테 제지당하는 거 못 봤어?”“뭐야 너희 진짜 모르는 거야? 정씨 가문의 황태자랑 심씨 가문의 아가씨잖아. 나 저 커플에 며칠째 제대로 빠져 있다니까.”“나도 전에 관련 기사 하나 본 것 같긴 한데 자세히는 안 읽어봤어.”“그럼, 운정 대원 그룹 건도 모른다고? 그건 진짜 큰 이야기 놓친 거네.”심하온은 길을 걸으며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속삭임을 어렴풋이 들었지만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 잠시 더 산책을 한 뒤 그녀는 정윤재와 함께 차에 올랐다.정윤재는 저녁에 술을 조금 마신 터라 운전기사를 불러 차를 맡겼다. 두 사람은 나란히 뒷좌석에 앉아 가끔 고개를 숙여 오늘 서로에게 받은 선물을 바라보곤 했다.그리고 또 한 번 동시에 고개를 숙이는 순간 심하온은 결국 웃음을 터뜨리며 그를 돌아봤다.“우리, 정말 마음이 너무 잘 통하는 것 같아.”그녀의 눈가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 미소는 단순히 예쁜 데서 그치지 않고 무심결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기색마저 담고 있었다.정윤재의 시선이 살짝 깊어졌다. 그녀를 끌어안으려 손을 뻗는 순간 갑자기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정윤재는 미간을 찌푸리며 휴대전화를 꺼냈다. 화면에는 해외 지사 고위 임원의 이름이 떠 있었다.전화를 받자 상대는 한껏 몸을 낮춘 어조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시한국에 있는 한 금융회사가 정진 그룹과의 협업을 희망하는데 그가 직접 방문할 시간이 있는지 묻는 내용이었다.“내가 시간이 있어 보여?”정윤재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상대의 목소리는 더 낮아졌다.“죄송합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협업하자면서 내가 굳이 멀리 시한국까지 날아가야 한다는 거야? 내가 그렇게 여유 있어 보이나?”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고 차갑게 쏘아붙인 뒤 그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심하온은 전화기 너머에서 상대가 식은땀을 흘리며 당황하고 있을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졌다.“너무 화내지 마.”그녀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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