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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511 - Chapter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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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너... 이 불효자식 같으니라고!”공석훈이 공재범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욕설을 내뱉었다.“화내지 마세요.”비서가 그런 공석훈을 말렸다.“도련님께서는 다리도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셨잖아요. 보세요. 아직도 다리를 절뚝거리세요.”공석훈이 흥, 콧방귀를 뀌었다.공재범도 공민규도 하나같이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여자를 소개해 줬더니 감히 그런 태도로 여자를 대해?’공석훈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사실 그 무엇보다도 이번 맞선을 대하는 공민규의 태도가 마음에 걸렸다.공민규의 맞선 상대는 그의 태도에 화가 나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건 전혀 공민규다운 행동이 아니었다.‘설마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생긴 거야? 고작 여자 하나 때문에 자기 발목을 잡는다고?’공석훈이 인상을 찌푸렸다.‘큰 놈이고 작은 놈이고 누구 하나 마음을 놓을 수가 없네.’...심하온은 오늘 소유영과 저녁 약속을 잡았다.“헤헤. 오늘은 너와 윤재 씨가 결혼 발표를 한 중요한 날이잖아. 저녁이라도 먹으면서 축하해야지.”심하온이 어이없다는 듯이 대답했다.“축하는 무슨. 그냥 네가 새로 오픈한 가게에 가고 싶었던 거 아니야?”“에이, 들켰네. 하온아, 그냥 같이 가줘. 나 그 가게 오픈 준비할 때부터 꼭 가려고 기다리고 있었어. 오늘 어쩌다 시간이 난 건데, 같이 가.”“그래, 알겠어. 같이 가.”심하온이 웃으며 대답했다.그녀는 소유영의 애교를 견딜 수가 없었다.“헤헤. 역시 너라면 같이 가줄 거라고 생각했어. 역시 너밖에 없다니까? 그럼 지금 바로 예약할게.”전화를 끊은 심하온이 정윤재에게 문자를 보냈다.[오늘은 데리러 오지 마. 나 유영이랑 저녁 먹기로 약속했어.]정윤재는 곧바로 그녀에게 아쉬운 이모티콘을 보냈다.심하온이 미소 지으며 정윤재에게 하트를 보냈다.[유영 씨랑만 놀고 나랑 안 놀아 줘서 삐질 거야.][우리는 거의 날마다 저녁 같이 먹었잖아. 유영이랑은 그냥 가끔만 먹는 것뿐이니까 삐지지 마.][그래.]심하온은 어쩐지 화면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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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심하온과의 식사 약속인지라 소유영은 룸 대신 창가 쪽 자리를 예약했다.주문을 마친 두 사람은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어쩌다 공씨 가문 얘기가 나오자 소유영은 뭔가가 떠오른 듯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아, 그리고 오늘 재밌는 얘기를 들었어. 윤조 그룹에서 입찰했던 프로젝트를 정진 그룹에서 갑자기 뺏어갔다던데. 그거 사실이야?”“응. 사실이야.”심하온이 두 사람의 잔에 물을 채우며 대답했다.“왜? 정진 그룹에서도 그 프로젝트를 원했으면 애초부터 같이 입찰에 참여했으면 되잖아. 왜 힘들게 입찰이 정해진 시점에 다시 뺏어오는 거야?”의아한 표정을 짓던 소유영이 곧 뭔가를 눈치챈 듯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설마... 공 대표님이 너 때문에 정 대표님 심기를 건드린 거야?”멈칫하던 심하온이 씁쓸하게 웃었다.소유영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하온아. 빨리 얘기 좀 해 봐.”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소유영이 재촉했다.“설마 공 대표님이 너한테 고백이라도 한 거야?”“그건 아니야.”심하온이 말했다.“하지만 우리 아빠를 찾아왔어.”심하온은 공민규가 심기찬을 찾아갔던 날의 얘기를 간단하게 소유영에게 전했다.그 말을 들은 소유영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와... 공 대표님이 그러실 줄은 몰랐네.”소유영이 한숨을 내뱉었다.“운정의 호텔에서 나 대신 강선우를 막아주는 모습 때문에 줄곧 공 대표님을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소유영에게 공민규는 정직한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었다.하지만 그런 그가 뒤에서는 이런 짓을 할 줄이야.“그러니 정 대표님이 화나실 만하지. 나도 그렇게 했을 거야.”소유영이 입술을 삐죽였다.“그럼 그건 그냥 시작일 뿐이겠네. 그 프로젝트가 결국 누구 손에 넘어가든 두 회사는 완전히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게 될 테니까.”심하온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무심코 심하온의 뒤로 시선을 옮기던 소유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헛기침을 뱉으며 나지막이 심하온에게 말했다.“윤조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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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공재범이 겨우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지었다.눈치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쩌다 심하온과 마주친 이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하온 씨가 날 구해준 은혜를 식사 대접으로라도 갚을 수 있게 해줘.”“그럴 필요 없어.”심하온의 입가에 걸린 미소는 냉담하기만 했다.“내가 원하지 않는 걸 굳이 해주겠다고 하면 그건 정말 나를 위한 거야, 아니면 재범 씨를 위한 거야?”공재범은 말문이 막혔지만 심하온을 보고 있으니 화조차 낼 수 없어 그저 웃음을 터뜨렸다.소유영은 심하온이 공재범과 말도 섞고 싶지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하긴, 강다인을 도와준 공재범과 무슨 말을 하고 싶겠어?’소유영은 비꼬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재범 씨도 바쁘실 텐데 하온이 저녁은 안 사주셔도 돼요.”그 말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공재범이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저 안 바빠요. 지금 엄청 한가한데요?”“그래요? 재범 씨 며칠 후면 원경 대극장에 가시죠?”말하며 소유영은 느긋하게 앞에 놓인 차를 한 모금 마셨다.공재범의 얼굴이 차게 굳었다.강다인의 원경 예술단 입단을 추진하고 심지어 단독 무대까지 만들어준 자신을 비꼰 것임을 공재범은 알 수 있었다.소유영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었지만 심하온에게 오해받고 싶지는 않았다.서둘러 해명하려 했지만 소유영은 변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재범 씨, 저와 하온이는 오랜만에 단둘이 식사하고 싶네요.”대놓고 자리를 비켜달라는 얘기였다.공재범은 뻔뻔한 성격이라 평소였다면 설사 심하온이 쫓아낸다고 해도 끝까지 모른 척 자리에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심장이 찌릿찌릿한 것 같은 고통에 차마 심하온에게 질척거릴 수 없었다.“그래요. 그럼 전 먼저 가볼게요. 나중에 또 봐요.”씁쓸하게 말을 내뱉은 공재범은 심하온을 빤히 쳐다보고는 절뚝거리며 자리를 비켰다.그런 공재범의 뒷모습을 보며 소유영이 미간을 찌푸렸다.“웃기는 사람이야. 너한테는 살려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강다인은 왜 도와주는 거야. 강다인이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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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심하온은 정신 차리라며 소유영의 머리를 콩, 쥐어박고 싶었다.“헤헤. 조금 전 내가 한 말은 정 대표님께는 비밀이야. 아마 날 죽이려고 할지도 모르니까.”“윤재 씨가 아니라 내가 그러고 싶어.”“넌 절대 안 그래. 내가 알아.”식사를 마친 두 사람이 레스토랑을 나서는데 입구에 세워진 차 한 대가 보였다.누군가 두 사람을 향해 걸어왔다. 허도영이었다.“하온 씨, 유영 씨. 안녕하세요.”허도영이 두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도영 씨가 여긴 어쩐 일이에요?”심하온이 의아한 듯 물었다.“대표님께서 아직 업무가 남으셔서 회사로 모셔 오라고 하셨어요.”“와우.”소유영이 슬쩍 심하온을 밀치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정 대표님께서 이렇게 집착이 많은 분이셨어? 그 잠깐을 못 기다리셔서 일부러 사람까지 보내시다니.”심하온이 장난기가 섞인 얼굴로 소유영을 노려보았다.소유영과 인사를 나눈 심하온은 허도영과 함께 정진 그룹으로 향했다.회사의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 허도영은 심하온을 곧바로 정윤재의 전용 엘리베이터로 안내했다. 두 사람은 곧 정윤재의 사무실이 있는 층에 도착했다.정윤재의 사무실에 가기 위해서는 한 부서를 지나쳐야 했다.밀린 업무로 야근 중인 직원들이 아직 회사에 남아있었다.심하온과 허도영이 지나가자 저도 모르게 시선을 옮긴 직원들이 그룹 채팅방에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방금 허 비서님과 같이 지나가신 분, 심하온 씨 맞죠?][맞아요. 얼마 전 인터넷에서 사진을 봤었거든요. 실물은 처음 봤어요. 솔직히 그냥 스치듯 본 건데도 엄청 예쁜 것 같았어요.][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예뻐요.][대표님을 만나러 오신 거예요?][당연한 거죠! 설마 회사 구경하러 오셨겠어요?][솔직히 저도 두 분을 응원하는 팬클럽 회원이거든요. 두 분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팬클럽도 있어요? 하지만 두 분은 결혼 발표 전에는 뭐가 없었을 텐데 팬클럽은 어떻게 생긴 거예요?][모르셔서 그렇지, 두 분 사진 한 장으로 엄청 많은 팬이 생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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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정윤재는 전혀 개의치 않은 듯 말했다.“그래서?”정윤재는 여전히 뜨거운 눈빛으로 심하온을 쳐다보며 또 입을 맞추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심하온은 손을 들어 정윤재의 가슴을 밀어냈다.“싫어.”심하온이 투정 부리듯 말했다.사무실에서는 어쩐지 수치스러운 기분이 들었다.한숨을 내쉰 정윤재가 소파에 앉아 심하온을 자기 다리 위에 앉혔다.“하지만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심하온이 정윤재의 목을 끌어안으며 다정하게 코끝을 정윤재에게 비볐다.“나도 보고 싶었어. 그래서 지금 내가 네 앞에 있잖아.”정윤재가 묵묵히 심하온을 쳐다보았다.심하온은 어쩐지 정윤재가 불쌍해 보였다.“응?”심하온이 정윤재의 입에 가볍게 입 맞췄다.“아직 할 일 남았다며? 얼른 끝내고 우리...”귓불이 빨갛게 달아오른 심하온이 정윤재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심하온의 말을 들은 정윤재의 눈가에 욕구가 일렁였다.허리를 감싼 정윤재의 손에 힘이 실렸다.“일 못 하게 하려고 작정한 것 같은데?”정윤재의 목소리가 잔뜩 잠겨 있었다.“내가 언제.”심하온이 정윤재의 가슴에 고개를 묻으며 말을 이었다.“열심히 일하라고 그러는 거야.”자연스럽게 손깍지를 낀 두 사람이 두 손을 꽉 맞잡았다.“그럼 옆에 있어.”“당연하지. 가서 일해. 여기서 기다릴게.”“여기서 말고.”“응?”고개를 든 심하온이 의아한 듯 정윤재를 쳐다보았다.‘그럼 어디서 기다리라는 거야?’정윤재는 곧바로 심하온을 공주님 안기로 들어 사무실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의자에 앉은 정윤재는 그대로 심하온을 자기 다리 위에 앉혔다.“여기서 기다려야지.”말하며 정윤재가 서류를 넘겼다.얼른 시선을 옮긴 심하온이 강아지처럼 정윤재의 가슴에 고개를 묻었다.“뭐 하는 거야?”정윤재가 웃음을 터뜨리며 심하온의 머리를 토닥였다.“윤재 씨, 너무한 거 아니야?”심하온이 투덜거렸다.“정진 그룹 서류를 이렇게 보여주면 어떡해?”“못 볼 건 뭐야?”심하온의 얼굴을 감싼 정윤재가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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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어떻게 이렇게 잘난 사람이 곧 내 남편이 될 예정이라니.심하온은 일에 몰두하는 정윤재에 방해가 가지 않게 조심스럽게 지켜보며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꾹꾹 눌렀다.그런데 정윤재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더니 심하온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그러자 심하온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황급히 입을 막았다.“지금 이게 뭐 하는...”“키스하고 싶어 하는 눈치라.”정윤재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을 이었다.“바라는 대로 해줬을 뿐이야.”‘일에 몰두하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언제 그런 것까지 눈치를 챈 거지?’심하온은 흥하고 팔짱을 척 끼며 말했다.“일에 집중 안 하고 있었나 봐?”정윤재는 대답 대신 계속 심하온에게 키스를 퍼부었다.가볍게 시작된 키스는 점점 수위가 높아졌다.심하온은 정신이 혼미해지고 지금 있는 곳이 사무실이라는 사실조차 잊고 정윤재를 꽉 껴안았다.그리고 하필 이 타이밍에 두 사람의 핸드폰이 거의 동시에 울렸다.“읍...”핸드폰 벨 소리에 심하온은 이성을 되찾고 정윤재를 밀어냈고, 정윤재는 마지못해 품에서 심하온을 놓아 주었다.두 볼이 빨개진 심하온은 핸드폰을 손에 쥐며 정윤재에게서 멀어져 소파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도망가듯이 멀어지는 심하온을 보며 정윤재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본인의 핸드폰을 들었다.“무슨 일이에요?”다른 한편, 심하온도 연락받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용건을 마친 두 사람은 핸드폰을 내려두고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내 예상이 맞다면 그 연락도...”심하온의 질문에 정윤재는 미소를 머금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정윤재는 핸드폰을 톡톡 두드리더니 기사 페이지를 펼치고 심하온과 함께 기사를 읽었다.일현국에 관한 기사는 모두 영어로 되어 있었지만, 다행히 두 사람 모두 영어에 능해 독해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기사 내용은 어느 한 바에서 난투극이 일어났다는 것이다.한 남자가 한 무리 남성들과 격투를 벌였고, 몸싸움이 얼마나 격렬했는지 술집 내부에서부터 밖에서까지 이어졌다.그런데 건물 밖의 간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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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고현주의 눈물에 강선우는 짜증이 치솟았다.“몸 다툼 좀 한 걸로 뭘 또 우시고 그러세요?”“선우야.”고현주는 슬픔을 참지 못했다.“네 다리가...”“네?”강선우는 잠시 멈칫하고 빠르게 기억을 되짚었다.‘내 다리!’몇몇 남성들에 의해 바닥에 쓰러진 뒤로, 거대한 간판이 다리 위로 뚝 떨어졌었다.강선우는 허겁지겁 이불을 들춰 자기 다리를 확인하려 했고, 고현주가 서둘러 그를 말렸다.“선우야, 지금부터 강해져야 해.”“그게 무슨 소리세요!”강선우는 큰 소리를 질렀다.“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는데요? 내 다리가 뭐 어떤데요? 말 좀 해보세요!”“의사가... 이제 다리를 못 쓴다고...”고현주가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어쩌면 앞으로 다시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대.”그 말은 강선우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았다.안 그래도 창백하던 얼굴은 핏기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고현주의 팔목을 잡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울부짖었다.“내 다리가 뭐 어떻게 됐다고요? 그럴 리가요! 내가 왜... 다리가...”강선우는 고통에 몸부림쳤고, 고현주는 이런 그를 울면서 다독였다.“선우야, 그러지 마. 네가 얼마나 속상한지 엄마도 다 알아. 겨우 의식이 돌아왔는데, 우선 진정하고 회복에 집중하는 게 먼저야. 앞으론 엄마가 휠체어를 끌어서 네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줄게...”“그만하세요!”강선우는 주먹을 불끈 쥐고 고통에 숨을 헐떡였다.‘어떻게 이럴 수가... 내가 다리를 못 쓰는 불구가 되다니!’고현주는 말을 잇지 못하고 옆자리에서 눈물만 흘렸다.아직 이렇게 젊은 아들이 다리를 잃고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 컸다.비록 말로는 괜찮다고 강선우를 위로하고 있지만 사실 고현주도 앞길이 막막했다.강선우는 눈가가 붉어졌고, 절망에 깊이 빠졌다.그리고 저도 모르게 교통사고를 겪은 심하온이 드디어 의식이 돌아왔던 그날이 떠올랐다.다리를 다친 심하온도 그토록 고통과 절망에 몸부림쳤었다.그런데 그때의 강선우는 대체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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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기사가 국내까지 퍼졌다는 소식에, 강선우가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심하온이 이 사실을 알고 어떤 태도를 보일지에 대한 것이었다.본인의 사고 소식에 조금이라도 마음 아파할까?그러나 강선우는 허튼 꿈이라 생각하며 빠르게 그 생각을 지웠다.“지금 네 상태에 거동이 힘들겠지만 우린 서둘러 여길 떠나야 해.”고현주는 눈물을 벅벅 문지르며 말했고 강선우도 거칠게 얼굴을 쓸어내렸다.슬픔에 젖을 시간도 강선우에겐 사치나 다름없었다.“엄마, 연재덕 그 사람한테 전화해 봐요. 이런 작은 신세는 질 수 있지 않겠어요?”고현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일현국에 온 뒤로 이미 연락이 끊겼어. 그 사람 아래 직원과도 연락이 안 돼. 네가 의식이 없는 동안에도 수십 통 연락했는데 문자조차 없더라.”그 말에 강선우는 크게 당황해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우릴 완전히 포기한다는 말이에요? 뭐, 그렇게 어려운 부탁을 하려던 것도 아닌데, 그리고 전에 약속했던 돈도 아직이에요?”“그래.”절망에 빠진 강선우를 보며 고현주는 이를 꽉 깨물었다.“선우야, 엄마가 절대 널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연재덕이 없어도 엄마가 방법을 찾아볼게.”다른 한편, 국내는 벌써 늦은 밤이었고 정윤재 옆자리의 심하온은 곤히 잠이 들었다. 정윤재는 몸을 숙여 심하온의 이마에 짧게 키스했다.그때, 테이블에 내려둔 핸드폰 화면이 반짝였다.정윤재는 핸드폰을 들어 메시지를 확인했다.[두 다리는 완전히 불구가 되었고 다시 일어서지 못할 거라고 합니다.]주어도 없는 문장을 정윤재는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그리고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인과응보란 이런 거지...”심하온은 늦장을 부려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잠에서 깼다.어젯밤 정윤재는 밤늦게 일을 마쳤고, 정진 그룹에서 나온 두 사람은 정윤재의 별장으로 향했다.그리고 당연히도 두 사람은 새벽을 넘겨서 겨우 잠이 들었다.아직도 잠에 취해 몽롱한 심하온은 고개를 돌려 상대를 찾았으나 정재윤은 보이지 않았다.요즘 들어 일이 부쩍 많아진 정재윤은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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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일어나서 개운하게 씻고 심하온은 옷방으로 향했다. 그곳엔 심하온을 위해 미리 준비해 둔 옷들과 구두, 가방과 액세서리까지 있었다.어쩌면 정윤재는 진작 심하온을 이 별장으로 데려오려고 계획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편한 옷을 찾아 골라 입은 심하온이 아래층으로 내려왔고, 별장을 담당하는 집사가 바로 인사를 건네왔다.“잘 주무셨나요?”별장의 집사는 마흔 살을 넘긴 온화한 중년 여인이었고 이름은 방은혜였다.“네. 덕분이에요.”심하온은 화사한 미소로 대답했고 방은혜는 그 미소에 넋이 나갔다.어젯밤 두 사람이 막 귀가했을 때 잠시 마주쳤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방은혜는 어떻게 이 세상에 이토록 아름다운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지 생각했다.하지만 투철한 직업 정신을 떠올리며 방은혜는 공손하게 말을 이었다.“점심은 어떻게 준비해 드릴까요? 대표님이 미리 셰프님을 섭외하셨고, 디저트와 각종 음료도 준비되어 있습니다.”옆자리의 도우미가 눈치껏 메뉴판을 건넸다.“여긴 셰프님의 대표 메뉴들입니다.”집사의 말에 심하온은 메뉴판을 받아 들고 시그니처라고 적혀 있는 메뉴 몇 가지를 주문했다.점심을 먹고 심하온은 별장 근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앞뜰과 뒤뜰 모두 큼직했으나 텅 비어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심하온은 앞뜰에는 꽃을 심고 뒤뜰에는 채소를 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굳이 본인이 심은 채소를 먹고 싶다는 건, 아니고, 그저 정원에서 식물을 가꾸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다.오후 2시를 넘기기 전에 정윤재가 돌아왔다.집사는 정윤재에게 심하온이 있는 위치를 알렸다.“하온 씨는 뒤뜰에 계십니다.”정윤재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큰 보폭으로 그곳으로 향했다.그런데 심하온이 뒤뜰을 이리저리 오가며 중얼거리는 모습이 보였다.“여긴 뭘 심는 게 좋을까? 가지? 음... 저긴 토마토 심을까?”정윤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갑자기 가지와 토마토가 나온 거지?’정윤재는 성큼성큼 다가가 심하온이 눈치채기도 전에 빠르게 심하온을 뒤로 끌어안았다.“뭐 하는 거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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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어젯밤이 아닌, 온천 리조트에서 밤을 보낸 날, 정윤재는 심하온의 허리에 손을 감고 심하온의 귓가에 이렇게 속삭였다.“그런데 하온아, 나 점점 욕심이 생겨.”정윤재는 심하온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고, 심하온이 눈을 뜨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모든 순간을 함께 하고 싶었다.다시 현재. 그 마음을 알기에 심하온은 마음이 약해졌다.“알겠어. 할머니랑 식사만 하고 바로 돌아올게.”심하온은 결혼 적령기에 들어섰고 정윤재과의 혼사는 두 가문 모두 찬성이었다.그러니 외박해도 그러려니 하는 편이었다.심하온의 말에 정윤재는 기분이 퍽 좋아졌고, 얼굴에 잔뜩 키스를 퍼부었다.“그래. 그럼 올 때까지 기다릴게.”심하온은 정윤재의 손을 잡고 또 깍지를 꼈다.“햇빛이 세네. 우리 이만 들어가자. 나 밀크티 먹고 싶어.”“그래.”어느덧 날이 지고, 나현아는 한 손에 박스를 들고 송연 그룹 안으로 들어섰다.나현아는 여전히 침착한 모습으로, 만나는 사람들과 자연스레 인사도 주고받았다.송서준과 헤어졌다는 사실은 아직 회사 사람들에게 밝히지 않았고, 그러니 다들 나현아가 회사를 드나들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송서준 전용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고 문이 닫히자, 나현아는 그제야 긴 한숨을 내쉬었다.회사 안으로 들어서면서 행여나 직원들이 자신의 출입을 막을까 노심초사했었다.그러나 회사 사람들의 태도를 보아하니 송서준도 아직 헤어졌다는 걸 말하지 않은 모양이었다.그렇다면 송서준이 미련이 남았다는 걸 뜻했고, 이건 나현아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송서준 사무실 밖에서, 나현아는 작은 손거울로 화장을 확인하고 노크를 했다.“네. 들어오세요.”나현아는 옅게 숨을 고르고 안으로 들어섰다.사무실은 전등을 켜지 않았고 빨간 노을만이 창문을 통해 사무실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빛을 온몸으로 받는 송서준이 보였다.나현아는 그 광경에 왠지 눈물이 핑 돌았다.문을 닫았지만, 나현아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송서준에게 다가가지 않았다.송서준은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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