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심하온을 포기하는 게 가능했다면 정민재도 오늘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이젠, 돌아갈 수 있는 길 따위 존재하지 않았다.정민재는 다음 달 1일 연회에 꼭 참석할 것이다.비록 함께 있는 두 사람을 보면 심장이 찢길 테지만 적어도 심하온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면 충분했다.늦은 저녁, 심하온은 유태식의 아내 안예진의 연락받았고, 안예진은 지금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약속에 응한 심하온은 안예진이 보내온 주소, 어느 고급 클럽으로 향했다.최상층의 한 프라이빗 룸에 들어서는 순간, 안예진이 소파 옆 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소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이 고집스러워 보였다. 게다가 주변에는 바닥 난 술병 여러 병이 나뒹굴고 있었다.이미 술을 많이 마신 건지 안예진은 두 볼이 빨갛고 눈의 초점이 흐릿했다.심하온은 살짝 인상을 찌푸린 채로 앞으로 걸어가 어지러이 놓인 병들을 치웠다.“어... 심하온 씨!”안예진이 입꼬리 휘어지게 활짝 웃었다.“오셨어요?”“빨리 일어나세요.”심하온은 안예진을 일으켜 옆 소파로 앉게 했다.“헤헤. 죄송해요. 하온 씨 오면 마시려고 했는데 기분이 너무 엉망이라 못 참고 먼저 마셔버렸네요.”이미 취해버린 안예진을 보며 심하온은 한숨을 내쉬었다.“잘못한 사람이 예진 씨도 아닌데 왜 본인을 벌주고 그래요?”안예진은 여전히 미소를 활짝 짓고 있었다.“나도 아는데...”안예진은 말을 채 잇지 못하고 또 엉엉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정말 이해가 안 가요. 난 스무 살부터 그 사람이랑 만났어요. 가진 건 쥐뿔도 없는 가난한 사람이고 가족 모두가 반대하는 결혼이었지만 내가 몰아붙였어요. 힘든 일들 다 같이 이겨내고, 평생 그 사람 일상, 사업 모든 걸 응원하고 내조했어요. 드디어 고지에 다다랐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날 배신할 수 있어요? 어떻게 감히!”마지막 말을 뱉는 안예진은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듣고 있는 심하온도 코끝이 찡했다.“하온 씨, 그거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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