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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581 - Chapter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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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송서준은 단번에 반 컵을 비워내고 나현아를 향해 미소 지었다.“역시 내 취향은 현아가 제일 잘 알아.”“입에 맞다니 다행이야.”“참, 오늘 저녁 약속 있는데 나랑 같이 가줘야겠어.”송서준의 말에 나현아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좋아.”나현아는 송서준과 약속 자리에 나가는 게 좋았다. 송서준이 송씨 가문의 후계자인 만큼 모든 사람이 송서준에게 예의 바르게 굴었다.그리고 나현아는 송서준의 여자 친구인 만큼 또 그만큼의 대접을 받았다.나현아는 대접받는 그 기분이 좋았다.그런데 오늘 약속 자리에서 난데없이 나타난 ‘불여우’를 마주하게 될 거라고 나현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예약한 룸으로 들어가자마자, 미모의 여성이 송서준에게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그리고 몰래 송서준에게 눈짓하는 것도 느껴졌다.나현아는 점점 속이 부글거렸다.여자 친구가 떡하니 옆자리에 있는데 감히 꼬시려 들다니. 목숨이 열 개라도 되나 보지?나현아는 퍽 소리 나게 술잔을 테이블에 내려두었다.식사하던 다른 사람들도 깜짝 놀라 나현아를 살폈다. 행여나 자신이 나현아를 노엽게 한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얼굴이었다.나현아는 말없이 그 여자를 노려보았다.그런데 여자는 전혀 당황하지도 않고 오히려 나현아를 향해 도발하듯 웃어 보였다.“송 대표님, 현아 씨, 여긴 제가 새로 들인 비서 백세라입니다.”한 중년 남성이 이마의 땀을 닦으며 소개했다.“세라 씨, 빨리 현아 씨에게 술 한 잔 따라줘요.”모시고 있는 대표가 명령을 내림에도 불구하고 백세라는 나현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그리고 술잔을 들더니 침착하게 송서준의 옆으로 다가갔다.예쁘장한 얼굴의 백세라는 몸매도 죽여주게 좋았다.가까이에서 보니 더 위협이 되었다.“대표님, 저랑 술 한잔 같이하실래요?”백세라는 배시시 웃으며 송서준에게 잔을 내밀었다.나현아가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키고 화를 내려는데, 송서준이 이런 나현아를 막아서고 백세라가 건넨 술잔을 밀어냈다.“난 속 보이는 사람이 건네는 술은 마시지 않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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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응, 맞아...”하지만 나현아는 여전히 안심되지 않았다.오늘 송서준의 대처는 퍽 마음에 들었지만, 만약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차에 시동이 걸리고, 나현아는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가로등이 빠르게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다른 한편, 정윤재와 심하온은 경해시를 바로 떠나지 않고 이틀간 더 머물렀다.두 사람은 이틀 내내 경해시의 방방곡곡을 구경했다.정윤재와 함께 엄마 고향을 구경 다니는 건 신이 나는 일이었다.본인이 기뻐하는 걸 보면 엄마도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날 밤, 심하온은 샤워하고 머리도 바짝 말린 뒤, 정윤재의 다리를 베고 핸드폰을 했다.쇼츠 영상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복근 남이 화면을 가득 채웠고 심하온은 곁눈질로 정윤재를 살폈다.정윤재가 본인 핸드폰에 집중하고 자신을 보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는 몰래 안심했다.실수로 나온 영상인데 정윤재에게 들켰다면 또 한바탕 질투 세례를 받았을 것이다.솔직히 말해, 영상에 나온 남자의 복근은 정윤재보다 퍽 못했다.다음 영상으로 넘기는데 정윤재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나 몰래 이상한 영상 보고 있는 거 아니야?”심하온은 빠르게 핸드폰을 내려두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뭐 이상한 거 본다고 그래?”하지만 핸드폰까지 덮어두고 나니 행색이 더 수상해진 것 같았다.실수로 나온 영상에 이렇게 당황할 필요가 없었지만, 심하온은 제 발이 저려 행동했다.“나 사실 이미 봤어. 네가 외간 남자 보고 있던 거.”정윤재가 어느새 차가워진 눈빛을 하고 있었다.“...”심하온은 냉큼 정윤재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맹세코 내가 검색한 게 아니야. 그냥 알고리즘이 그런 거지.”정윤재는 대답이 없었고 화가 난 건지 아닌 건지 표정도 읽히지 않았다.“정말이야.”심하온은 정윤재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복근을 쓰다듬었다.“내 예비 신랑 몸매가 이렇게 죽여주는데, 왜 외간 남자 것을 보겠어?”정윤재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옷 한 장 위로 심하온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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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무식하게 용감하다는 말이 저 셋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이었다.그들은 셋이 힘을 모으면 정윤재 한 명을 상대를 하는 건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새벽에 몰래 들어와 정윤재를 무너뜨리면 심하온을 마음대로 갖고 놀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래서 이틀 동안 몰래 지켜보며 정윤재와 심하온 단둘이 지내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하지만 절대 몰랐던 사실은 경호원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지키고 있었다는 것이다.겨우 담을 넘어서는데 바로 경호원에게 잡혀 이곳으로 끌려왔다.거실 가득 채운 경호원과 온몸에서 살기가 넘치는 정윤재를 보며 세 남자는 온몸을 덜덜 떨었다.“오해... 모두 오해입니다...”그중 한 명이 변명을 하려 했다.정윤재가 눈짓하자 한 경호원이 바로 손에 쥔 방망이를 흔들었다.“오해라? 다시 한번 말씀해 보시죠?”방망이는 무정하게 남자의 등에 내리꽂혔다.고통에 비명을 지르던 남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바닥에 풀썩 쓰러졌고 다시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남은 두 사람은 영혼마저 얼어붙은 것 같았다.“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그러지 않겠습니다...”정윤재는 세 사람을 보면 속에 천불이 들끓었다.담장을 넘은 그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온몸을 토막 내 시체조차 찾을 수 없게 하고 싶었다.“다시 그러지 않겠습니다. 부디 한 번만 봐주세요.”한 남자가 엉엉 울며 말했다.“그 입 닥쳐!”정윤재는 싸늘한 얼굴로 말하며 안방이 있는 곳을 슬쩍 살폈다.잠이든 심하온을 이딴 쓰레기들 때문에 깨우고 싶지 않았다.남자가 여전히 울먹이며 언성을 높였고 매정한 방망이는 인정사정 보지 않았다.“그 입 다물라는 말, 못 들었어?”경호원이 낮은 소리로 경고했다.온몸이 아프고 잔뜩 겁에 질린 남자는 다시 용서를 구하지도 못했다.“다 끌고 나가.”정윤재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고 그 모습이 마치 저승길에서 올라온 저승사자 같았다.“그다음 뭘 해야 할지는 다들 알지?”경호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이튿날, 심하온은 손애경과 대화를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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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심하온은 식탁 맞은편에 앉아 방금 들은 소문을 미주알고주알 정윤재에게 알려줬다.“저번에 우리가 산책길에 만났던 세 악당 기억해? 어렸을 때, 나 괴롭혔던 그 골목대장들이 어젯밤 갑자기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했다네.”심하온은 정윤재가 깜짝 놀랄 거라 예상했지만, 정윤재는 생각보다 덤덤했다.“그랬구나.”“왜 안 놀라?”심하온이 되레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그러다가 한 아주머니가 말했던 ‘정의의 사도’라는 단어가 갑자기 떠올랐다.‘설마 윤재가 바로 그 정의의 사도?’“그 셋 척 봐도 질이 나빠 보였어. 악은 악을 부르니 곧 그렇게 될 거로 생각했었거든.”정윤재는 심하온에게 따듯한 우유를 건네며 말했다.“그러니 놀랄 것도 없지.”심하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 말도 일리 있어. 어쨌든 꼭 오래오래 감옥에서 지냈으면 좋겠어. 출소하고는 제발 얌전히, 동네 주민들에게 피해 끼치지 말고 살고.”정윤재는 당연히 얌전해졌을 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심하온이 어젯밤 일을 몰랐으면 해서 그냥 입을 꾹 다물었다.아침 식사를 마치고 심하온은 또 정윤재를 이끌고 밖으로 향했다.오늘은 엄마가 공부했던 중학교에 가보고 싶었다.어렸을 때, 엄마는 학창 시절 재미난 얘기를 해주며 본인의 모교로 데리고 갔었다.심하온은 아직도 그 근처에서 사 먹었던 튀김 맛이 기억에 생생했다.그동안 시간이 오래 지났으니 튀김 가게는 어쩌면 사라졌을지도 모른다.정윤재는 학교 근처로 운전했고 가까운 곳에 차를 대고 함께 학교로 걸어갔다.심하온은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학교를 찾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그럴수록 코끝이 자꾸 시려왔다.어쨌든, 추억 속 장소를 다시 찾은 건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기억 속 튀김 가게가 대충 이 근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왜 인지 눈에 잘 보이지 않았다.심하온은 튀김 가게를 찾는 대신, 정윤재를 이끌고 학교를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학교 내부도 부탁하면 들어갈 수 있었을 테지만, 심하온은 학교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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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알고 보니 튀김 가게는 규모가 커져 옆 건물로 자리를 옮긴 것이었다.심하온은 메뉴판을 쓱 훑다가 치킨과 고구마튀김 같은 것을 시켰다.이에 정윤재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너 지금 기름진 음식 먹어도 되는 거 맞아?”“걱정하지 마. 의사한테 물어봤는데 많이는 말고 적당히 먹는 건 괜찮대.”심하온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내가 알아서 잘 조절해 볼게.”그리고 고개를 돌려 가게 사장한테 말했다.“사장님, 매운 건 다 빼주세요.”“네네.”사장이 빠르게 대답했다.심하온은 엄마와 함께 이곳을 찾았던 추억을 말하기 시작했다.“어렸을 때 우리 가족들이 절대 나 튀김 음식 같은 걸 못 먹게 했거든. 근데 여기로 데리고 온 엄마가 내가 너무 먹고 싶어 하니까 마음 약해져서 치킨을 사주셨어.”어린 심하온은 능력 있는 셰프가 최상의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었었지만, 그때 먹었던 치킨만큼 맛있었던 음식은 없다고 생각했다.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냥 엄마가 사줘서 더 맛있게 느껴졌었던 것 같았다.엄마는 옆자리에 앉아 허겁지겁 치킨을 먹는 심하온을 귀엽다는 듯이 지켜봤었다.손등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자 심하온이 고개를 들어 정윤재를 바라봤다.정윤재는 심하온을 위로하고 있었고, 심하온은 씩씩하게 괜찮다고 전했다.“치킨 나옵니다!”사장은 따끈따끈한 치킨을 테이블 위로 올리며 활짝 웃는 얼굴로 말했다.“먼저 치킨 드시면서 다른 튀김은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여기 학생들이 아주 좋아하는 치킨이에요.”그리고 사장은 빠르게 주방으로 자취를 감췄다.심하온은 치킨 한 조각을 들고 작게 베어 물었다.역시 기억 속 그 맛과 똑같았고, 추억의 향이 물씬 느껴졌다.“그때랑 똑같이 맛있어!”심하온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어떻게 그때랑 하나도 맛이 변하지 않았지?”심하온은 닭 다리 하나를 들어 정윤재에게 건넸다.“먹어볼래?”정윤재는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심하온의 추억 속 음식이기에 얌전히 받아쥐고 한 입 크게 먹었다.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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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지나가다가 아버지 얼굴 좀 보려고 왔어요.”전 대표님이라 불리는 남자는 굳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가게에 매일 손님이 이렇게 많은 거예요?”알바생은 대답하면서도 빠르게 포장을 이어갔다.“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지요. 하교할 때만 손님이 좀 많을 뿐이에요. 여기 마라 맛 누가 시키셨죠?”남자는 한숨을 푹 내쉬었고, 가게를 떠나기 전 주변을 쓱 훑다가 심하온을 발견했다.그리고 한참 동안 말없이 심하온을 바라보았다.그 시선은 노골적이거나 그 어떤 의도가 담긴 것 같진 않았고, 왠지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정윤재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는 사람이야?”“아니. 처음 보는데?”심하온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기억 속엔 저 남자가 없었다.“우린 이만 가자.”심하온이 정윤재의 손을 잡아당겼다.“그래.”손을 맞잡고 가게를 빠져나가려는데 전 대표님이라는 사람이 두 사람을 불러 세웠다.“잠시만요!”심하온과 정윤재는 가게 입구까지 다 나왔고 남자는 학생들 사이를 비집고 겨우 안으로 들어왔다.정윤재가 심하온 앞을 막아서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시죠?”“죄송하지만...”남자는 정윤재를 바라보다가 말했다.“혹시 정 대표님 맞으시죠? 제가 잠시만 실례를 해도 되겠습니까? 하온 씨와 잠깐 얘기 좀 나누고 싶어서요.”정윤재와 심하온의 사진은 진작 인터넷에 퍼져 있었고 심하온을 알아보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심하온이 남자를 몰랐으니 정윤재는 계속 경계 태세를 보였다.남자는 침착한 얼굴로 다시 입을 열었다.“하온 씨, 저는 하온 씨 어머니 친구인 전성민이라고 합니다.”엄마의 친구라는 말에 심하온이 깜짝 놀라다가 정윤재의 등 뒤에서 얼굴을 내밀었다.“정말 우리 엄마 친구세요?”전성민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가 민정이랑 친구... 아니, 사모님과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였습니다.”자연스레 흘러나온 엄마의 이름에, 심하온은 두 사람이 남다른 사이였음을 직감했다.심하온 엄마의 이름은 임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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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전성민의 반응을 보니 한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설마 엄마와 만났던 사이는 아니겠지?’심하온 의심의 눈초리에 전성민이 웃음을 터뜨렸다.“학창 시절엔 사이가 좋은 편이었지만 졸업하고는 별로 연락도 하지 못했어요.”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한 사진을 골라 심하온에게 보였다.아주 오래된 사진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심하온은 단번에 학창 시절 엄마를 알아보았다.높게 머리를 묶었고,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었다.“하온 씨 어머니는 우리 학교에서 여신이라 불리는 인물이었어요.”전성님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예쁘지, 공부 잘하지, 착하지, 게다가 춤도 잘 췄으니, 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남자애들이 몰래 마음을 품었는지 몰라요. 여자애들도 친구 하고 싶어서 난리였어요.”그 말을 하는 전성민은 어느새 추억에 젖은 얼굴이었다.“다행히 저도 사이가 좋은 친구였기에 어렸을 적 소풍을 갔다가 이렇게 사진을 남겼네요.”지금 보니 그 사진이 왠지 익숙하게 느껴졌다. 집에 오래된 사진첩에서 이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사진엔 전성민이 있었지만 그건 어린 시절 전성민이었으니 중년이 된 전성민을 알아보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집에서 이 사진 본 적 있어요.”심하온이 핸드폰을 다시 돌려주며 말했다.“정말인가요? 어머니가 이 사진을...”전성민이 눈을 반짝이다가 다시 한숨을 푹 내쉬었다.“우린 사이가 아주 좋았지만 졸업하고 뿔뿔이 흩어져서 천천히 연락이 끊겼죠.”전성민은 한참 동안 사진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심하온에게 말했다.“그런데 아까 하온 씨를 보고 바로 민정이 딸인 걸 알아봤어요... 그래서 참지 못하고 말이라도 나누고 싶었어요.”심하온이 심씨 가문 후계자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고, 임민정과 많이 닮은 얼굴에 단번에 임민정이 딸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네네. 그 마음 이해합니다.”심하온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저도 영광입니다.”전성민을 통해 엄마의 학창 시절을 더 알게 되어 심하온은 기쁜 마음이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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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여자는 전성민의 시선을 따라가다가 멀어지는 정윤재와 심하온을 발견했다.“아빠, 설마 저 여자 훔쳐보는 건 아니죠?”여자는 불만이라는 표정을 지은 채로 말했다.“옆에 남자 친구랑 같이 있는데 그럼 안 돼요!”“너 이 녀석,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전성민이 딸아이를 힐끔 노려보며 말했다.“내 오랜 친구의 딸이란다. 너는 어떻게 머릿속에 그런 생각만 하는 거니?”“흥...”전미혜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엄마 대신 감독하고 있는 거예요.”전성민이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그 사람과 이혼한 게 벌써 10년 전이야. 넌 왜 아직...”“나도 알아요!”전미혜는 귀를 틀어막고 말했다.“그래도 엄마 외에 다른 사람 만나는 건 반대예요. 어쩌면 두 사람 다시 회복할 수도 있잖아요.”“그럴 가능성은 없어.”전성민은 고개를 돌려 전미혜를 향해 말했다.“내가 원한다고 해도, 너희 엄마가 마다할 거고.”전미혜는 뾰로통해졌다.“아빠!”“어휴. 오늘은 왜 온 거야?”“당연히 할아버지 보러 왔죠. 할아버지도 참, 돈도 많이 벌어놓고 왜 이 구석 동네에서 장사를 하는 거예요? 매일 바빠서 숨도 제대로 못 돌리고.”전성민도 같은 생각이었다. 아버지한테 가게를 정리하고 편히 쉬라고 몇 번이고 말씀을 드렸지만, 학생들이 튀김 가게가 문을 닫으면 속상해한다고 거절했었다.그리고 매일 학생들로 붐비는 가게를 보며 어쩌면 아버지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할아버지가 그렇게 바쁘다는 걸 알면서, 왜 힘을 보탤 생각은 없어?”“알겠어요. 지금 도우러 갈게요!”전미혜는 전성민을 향해 메롱을 하고는 가게에 일손을 보태러 갔다.전성민은 전미혜를 보며 미소를 짓다가 다시 표정을 점점 굳혔다.전미혜는 아직 두 사람이 이혼한 이유를 모른다.9년 전, 전성민의 아내는 전성민이 오래도록 숨겨온 비밀을 발견해 버렸다.그래서 울고, 싸우고, 화해하며 반년 가까이 시간을 보내다가, 전성민의 마음속엔 영원히 한 여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바로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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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심하온은 말이 없었다.집에 돌아와서도 소파에 앉아 먼 곳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정윤재는 과일 주스를 건네며 물었다.“아까 그 아저씨 생각해?”심하온이 고개를 끄덕였다.“아저씨한테서 학창 시절 엄마 얘기를 많이 들어서 기분이 좀 이상해.”심하온은 컵을 받아 쥐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그 아저씨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았어.”그건 심하온뿐만 아니라 정윤재도 같은 생각이었다.말로는 학창 시절 좋은 친구였다고 하지만, 전성민이 임민정에게 남다른 감정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게다가 그 감정은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것 같았다.심하온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우리 아빤 경해시에도 연적이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를걸?”심기찬이 알았으면 아주 불같이 화를 냈을 것이다.같은 시간, 강운시에 있던 심기찬이 크게 재채기했다.“뭐지? 감기인가?”심기찬은 사무실 테이블 앞에서 중얼거렸다.하지만 감기 증상은 전혀 없었고 의아해할 무렵, 누군가 노크를 했다.“들어와요.”사무실을 찾은 건 비서였고 난감하다는 얼굴로 말했다.“회장님, 윤조 그룹 공 대표님께서 만나 뵙고 싶다고 또 연락이 왔습니다.”“이번에도 공민규 그 사람인가?”“네. 그렇습니다.”심기찬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이 녀석이 정말...”지난번 자리에서 심기찬은 공민규에게 충분히 잘 설명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공민규는 여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매일 만나고 싶다고 연락해 왔다.심기찬은 아예 공민규의 연락을 받지 않았고 이젠 비서에게로 매일 연락이 왔다.그룹 후계자라는 사람이 이토록 철면피일 줄은 몰랐다.“바쁘다고, 시간 없다고 전해.”“네. 알겠습니다.”비서가 사무실을 나서고 문이 닫히자 심기찬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테이블 위 사진을 보며 말했다.“여보, 우리 딸 매력이 철철 흘러넘치나 봐. 민규 그 녀석이 포기를 모르네. 이걸 어쩌면 좋담?”사진 속 임민정은 대답할 수가 없었지만 심기찬은 계속 말을 이었다.“우리 딸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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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백세라는 도도하게 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이에 반면, 나현아는 꽉 부여잡은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설마 정말 나현아의 예상대로 송서준은 나현아가 있는 자리에서만 선을 긋고, 뒤에선 몰래 백세라를 만나고 있는 건 아니겠지?나현아는 백세라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원체 의심병이 많아서 점점 생각이 많아졌다.백세라의 도발 한 번에 나현아는 바로 분노를 터뜨렸다.“이런 빌어먹을 여우 같은 계집애가!”나현아는 바로 손을 들어 백세라의 뺨을 갈겼다.그 소리에 다른 직원들도 고개를 돌렸다.백세라는 나현아가 회사에서 손찌검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억울하다는 듯 얼굴을 움켜쥐며 말했다.“왜 사람을 때리고 그래요?”“맞을 만한 짓을 하니까 때렸겠죠!”나현아는 백세라를 노려보았고, 눈가가 빨개졌다.“대놓고 남의 남자를 넘보다니. 정말 내놓은 목숨줄인가 보죠?”다시 손을 높게 들자, 옆에 있던 직원이 빠르게 나현아를 말렸다.“나현아 씨, 여긴 회사이고 소문이라도 퍼지면 송 대표님 입장만 난감해져요.”“이 분은 협력사 쪽 비서인데, 무슨 오해라도 있으신 게 아닌지요?”직원들도 뒤에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나현아는 지금 그 누구의 말도 귀에 들리지 않았고 표독스레 백세라를 노려보며 말했다.“오해는 무슨. 천박한 저 여자가 내 남자 친구를 넘보고 있다고요!”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고 송서준과 백세라 회사의 대표가 나왔다.혼란스러운 장면에 송서준이 인상을 구기며 물었다.“무슨 일이죠?”“송 대표님!”나현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백세라가 먼저 고자질을 시전했다.“저는 가만히 있는데, 송 대표님 여자 친구가 난데없이 제 뺨을 내리쳤어요. 진짜 너무 한 거 아니에요?”백세라는 뺨을 감싸 쥐고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았다.나현아는 이것조차 백세라의 수작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너! 내가 죽일 거야!”나현아는 발작을 일으켰고 여러 직원이 함께 말려도 말려지지 않았다.그때, 송서준이 성큼성큼 다가와 나현아를 꼭 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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