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의 아내: Bab 601 - Bab 610

657 Bab

제601화

잠시 멈칫하던 공민서가 말을 이었다.“하지만 지금 오빠 모습을 보니 정말 마음이 아파서 그래. 오빠는 알잖아. 나는 공재범 그 잡놈이랑은 다르다는 거. 나와 오빠는 같은 배에서 나온 친남매야. 내가 오빠를 신경 쓰지 않을 리가 없잖아.”공민규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공민서가 말을 이었다.“그러고 보니 오빠는 심하온 씨에게 정말 진심인가 봐. 심하온 씨 때문에 아버지한테 반항도 하고. 심지어 이렇게 맞기까지 하는 걸 보면 말이야. 하지만...”공민서가 약을 바르던 행동을 멈추고 허리를 숙였다. 그녀가 공민규의 귓가에 속삭였다.“심하온 씨는 오빠가 본인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걸 알고 있을까?”“심하온 씨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야. 난 나를 위해 이러는 거야. 그러니까 심하온 씨가 알 필요도 없어.”“말은 그렇게 하겠지만 오빠, 몸만 아픈 거 아니잖아. 마음도 아프잖아, 맞지?”공민서의 말에 공민규의 머릿속에는 나란히 서 있던 심하온과 정윤재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리고 심하온이 그에게 했던 말들도 떠올랐다.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던, 잔인하던 말들이.그렇다. 채찍에 맞은 몸 못지않게 마음도 아프긴 마찬가지였다.“오빠.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하고 싶은 대로 해 봐.”공민서가 기이한 미소를 지었다.“실력이야 오빠도 정윤재 못지않잖아. 오빠가 마음만 먹으면 정윤재도 쉽게 오빠를 막아내지는 못할 거야. 오빠 지금 꼴을 좀 봐. 아무리 심기찬 대표님에게 찾아가 부탁해도, 심하온 씨를 직접 찾아가도 아무 소용도 없잖아.”“오빠만 마음 독하게 먹으면 오빠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어.”공민규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하지만 공민서는 파르르 떨고 있는 그의 손끝을 볼 수 있었다.공민규가 자신의 말에 흔들리고 있다는 걸 공민서는 알 수 있었다.그렇다면 이쯤에서 마지막 한 방을 날려야 했다.“오빠, 잘 생각해 봐. 지금 공재범도 심하온 씨에게 접근하고 있어. 공재범은 오빠와 달라. 만약 아버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공재범은 아버지를 감당할 능력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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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심하온과 정윤재가 제일 먼저 파티 장소에 도착했다.“하온아, 정 대표님. 오셨어요?”소유영이 열정적으로 두 사람을 맞이했다.심하온이 웃으며 손에 들린 쇼핑백을 흔들었다.“선물 가져왔어.”“빈손으로 와도 되는데 뭘 선물까지 사 오고 그래.”소유영이 일부러 드라마에서 자주 들을 법한 말투로 대답했다.입꼬리를 파르르 덜던 심하온이 쇼핑백을 다시 뒤로 감추며 말했다.“그럼 다시 가져갈게.”“에이. 아니야, 아니야.”소유영이 웃으며 쇼핑백을 가로챘다.쇼핑백을 여니 안에는 파톡필립이 들어있었다.“와!”두 눈을 반짝인 소유영이 곧바로 시계를 차며 말했다.“역시 우리 하온이밖에 없다니까.”심하온에게 달려가 안기려던 소유영이 순간 옆에 서 있는 정윤재를 떠올렸다.“큼큼. 저기, 하온아, 정 대표님. 일단 앉아요. 아직 아들 안 왔으니까 앉아서 얘기 좀 나눠요.“자리에 앉은 세 사람이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이 하나둘 도착했다.소유영은 평소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만 파티에 초대했다.그 사람들은 심하온과도 친분이 있거나 안면이 있었다. 그 덕에 심하온이 서강 그룹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도 심하온이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심하온 곁에 서 있는 정윤재를 보자 그들은 황공한 표정을 지으며 정윤재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단정하게 자리에 앉았다.소유영이 몰래 심하온에게 속삭였다.“이럴 줄 알았으면 너희 집 정 대표님은 부르지 말 걸 그랬어. 다들 놀란 것 좀 봐.”심하온 역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내가 얘기했잖아. 윤재 씨까지 초대하면 분위기가 어색해질 거라고.”“이렇게까지 분위기가 얼어붙을 줄은 몰랐지... 괜찮아. 술 좀 마시면 괜찮아질 거야.”어차피 심하온이 있으니 정윤재도 너무 차갑게 굴지는 않을 것이었다.“다 오셨죠?”소유영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니다. 아직 한 명 안 온 것 같은데. 누가 안 온 거지?”이때, 마지막 한 명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미안해, 유영아. 일이 있어서 조금 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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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전미혜 역시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파티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그녀의 신경은 온통 정윤재와 심하온을 향해 있었다.잠깐의 관찰을 통해 전미혜는 심하온을 살뜰히 보살피는 정윤재의 모습을 발견했다. 먹는 것, 마시는 것 하나하나 정윤재는 다정하게 심하온을 챙겨주었다. 심하온이 얘기할 때면 정윤재는 심하온의 얘기에 집중했다.함께 술을 마시려고 오는 사람이 있으면 정윤재는 전부 흑기사를 자청하며 심하온은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게 했다.그런 정윤재는 전미혜가 상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전미혜는 정윤재를 직접 만난 적은 없었다. 기사를 통해 몇 번 본 것이 전부였다.그녀가 상상했던 정윤재는 차갑고 도도한 상위자의 카리스마를 내뿜는 그런 사람이었다.하지만 심하온 앞에 있는 정윤재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보이던 정윤재의 모습은 전미혜가 생각했던 것과 그리 다르지는 않았다.‘심하온은 복도 많아. 저런 남자가 진심으로 사랑해 주고 있잖아.’‘엄마에게서 여우짓이라도 배운 건가?’‘아무래도 심하온 엄마는 아빠를 지금도 잊지 못하게 만든 사람이니까.’‘분명 남자 마음을 사로잡는 데엔 타고난 뭔가가 있을 거야.’‘어쩌면 심하온도 본인 엄마를 닮은 걸지도 모르지.’전미혜가 냉소를 터뜨렸다.‘괜찮아.’‘모든 게 심하온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테니까.’임민정이 지은 죄는 심하온이 되갚아야 했다.하지만 전미혜는 아무리 기다려도 정윤재에게 다가갈 기회조차 없었다.정윤재는 한시도 심하온과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는 마치 찰떡처럼 심하온 곁에 찰싹 달라붙어 한 발짝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전미혜의 마음속에는 이글이글 분노가 들끓었다.심기찬과 결혼한 임민정도 생전에는 남편과 유난히 금슬이 좋았다고 했다.그리고 심하온과 정윤재 역시도 사랑이 뚝뚝 떨어졌다.‘네가 뭔데?’‘왜 우리 엄마는 자기를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해 그렇게 오랜 시간을 속아야만 했던 건데?’‘왜 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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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하온아, 내가 조금 전에 똑똑히 봤는데 전미혜라는 여자 밥 먹는 내내 정 대표님을 훔쳐보고 있었어. 가기 전에도 또 몰래 쳐다봤다고! 정 대표님이 널 챙겨주고 두 사람 사이가 좋아 보일 때마다 표정이 막 변했다니까. 분명 기분 나쁜 표정이었어.”소유영은 말하면 할수록 화가 나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아니, 그 여자는 왜 그러는 거야? 너와 정 대표님은 곧 결혼할 사이인데 사이가 좋은 게 당연한 거 아니야? 자기가 뭔데 기분 나빠하는 거지?”소유영이 갑자기 눈을 커다랗게 뜨며 말을 이었다.“설마 정 대표님께 딴마음 품고 있는 거 아니야?”본인의 예상이 맞을 거라고 확신한 소유영은 술김에 욱,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옷소매를 올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감히 내 친구 남자한테 눈독을 들이다니. 지금 당장 가서 처리해 버려야겠어.”“진정 좀 해!”심하온이 다급하게 소유영을 말리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소유영을 다시 의자에 앉힌 심하온은 그녀에게 물을 한 잔 건네주며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사실 나도 눈치채고 있었어.”전미혜는 본인의 시선을 전혀 감추지 못했다.오히려 그녀는 모든 감정을 얼굴에 드러냈다.소유영과 심하온뿐만 아니라 파티에 참석했던 다른 사람들도 어쩌면 눈치챘을지도 몰랐다.그들은 그저 그 얘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뿐이었다.“어이없어. 그런 생각인 걸 알았으면 애초부터 파티에 참석해도 된다고 허락하는 게 아니었는데.”소유영이 화를 내며 거친 숨을 내몰았다.“다음번 누가 어떤 친구를 데려온다고 해도 단칼에 거절해야겠어.”“그래, 그래. 알겠으니까 화내지 마.”심하온이 웃으며 소유영을 달랬다.“난 화 안 나니까 너도 화내지 마. 그리고 걱정하지 마. 그 사람이 무슨 계획이든 절대 이루어지지는 않을 테니까.”잠시 생각하던 소유영이 심하온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정 대표님이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은 아무리 애를 써도 눈길조차 주지 않을 사람이야.”그 생각에 화가 풀린 소유영은 환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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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기분 안 좋아 보여.”정윤재가 시선을 내려 심하온을 쳐다보았다.“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단둘이 있는 상황에 정윤재가 또다시 묻자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심하온이 툴툴거리며 대답했다.“내 남자친구를 넘보는 사람이 있는데 당연히 기분이 나쁘지.”“뭐?”정윤재가 전혀 모르겠다는 듯 되물었다.“나를?”“그럼 당연히 윤재 씨지. 나한테 다른 남자친구가 있기라도 해?”심하온이 무섭게 정윤재를 노려보았다.“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정윤재가 실토를 터뜨렸다.“난 전혀 눈치 못 챘거든.”조금 전 파티에서 정윤재는 파티를 빌어 그와 얘기라도 해보려는 사람을 거절하지 않고 하나하나 인사를 나눴다.하지만 그의 신경은 온통 심하온을 향해 있었기에 다른 사람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러니 누군가 그런 마음을 품고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그 전미혜라는 사람 있잖아.”심하온이 입술을 삐죽였다.“그 사람이 계속 윤재 씨를 몰래 쳐다보고 있었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얼굴만 봐도 알 수 있었다니까.”“전미혜?”정윤재는 진지하게 기억을 되짚었다.하지만 도무지 전미혜라는 여자는 떠오르지 않았다.물론 그 여자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정윤재는 심하온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만약 내 기억이 맞다면 이런 일로 화를 내는 건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네가 그랬던 것 같은데.”“...”‘이런 걸 내가 내 발등을 찍었다고 하는 거겠지?’웅얼거리며 아무 말도 못 하던 심하온은 차라리 정윤재를 노려보며 생떼를 부리기로 했다.“하지만 난 꼭 화를 내야겠다면 어떡할래?”“그래, 알겠어.”정윤재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심하온을 향해 웃었다.“내가 어떻게 감히 널 반박하겠어. 난 그냥 네가 그런 일로 기분을 망칠까 봐 그러는 거지.”심하온이 정윤재의 옷을 잡아당겼다.“그 정도는 아니야. 사실 그냥 조금 찝찝해서 그래... 게다가 어쩐지 전미혜 씨 태도가 난 이상하게 느껴졌거든. 단순히 윤재 씨를 좋아하는 사람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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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기사는 눈치 빠르게 차 안의 칸막이를 올렸다.차에 오른 뒤, 정윤재는 고집스레 심하온을 자기 무릎 위에 앉혔다. 그것도 눈을 볼 수 있게 마주 앉은 자세였다.정윤재는 술을 많이 마신 편은 아니었지만 기분 좋게 술에 취했다.차에 오른 뒤론 그 술기운이 확 드는 기분이 들었다.조금 머리가 어지럽긴 했지만 아직 정신은 또렷한 편이었다.심하온을 바라보는 정윤재의 눈엔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그 시선에 심하온은 두 볼이 뜨거워졌고 두 손을 들어 정윤재의 눈을 가렸다.“왜 그런 시선으로 보는 건데?”정윤재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심하온의 손 위로 손을 포갰다. 입을 열자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네가 보고 싶으니까.”시선은 아주 뜨거웠고 심하온을 향한 사랑이 넘쳐나게 드러났다.두 사람은 수도 없이 사랑을 나눴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지만, 심하은은 아직도 이런 시선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 시선에 심장이 두근거리고 온몸이 간질거렸다.그러다가 참지 못한 심하온이 먼저 정윤재의 입술에 키스했다.솜털처럼 가벼운 키스였다.정윤재도 부드럽게 그 키스에 응했다.정윤재의 손은 심하온의 허리에 자연스레 둘러 있었다. 키스를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심하온을 정윤재는 손에 힘을 주어 일어서지 못하게 했다.오랜 키스에 심하온은 숨이 가빴다.“뭐해...”“아직 부족해.”정윤재는 떼를 쓰듯 자신에게서 멀어지지 못하게 했다.“한 번만 더 해줘.”심하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키스야 얼마든지 해줄 수 있었지만... 장난 같은 키스에도 정윤재는 벌써 반응이 온 것 같았다.얇은 옷 위로 심하온은 선명하게 그 변화가 느껴졌다.그러니 키스를 이어가면 움직이는 차 안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것 같았다.“집에 가면 또 해줄게.”심하온은 정윤재의 귓가에 대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 목소리는 어린아이를 달래는 것 같기도, 또 왠지 유혹하는 것 같기도 했다.“집에 가면 네가 원하는 만큼 해줄게. 그럼 되지?”협상을 마무리했다고 생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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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심기찬은 아주 빠르게 전화받았다.“하온아.”심기찬의 목소리는 다정하고 온화했다.“웬일로 먼저 전화를 다 걸었어?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꼭 무슨 일이 있어야만 전화를 하나요?”심하온이 헤헤 웃으며 말하자 심기찬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정윤재와의 연애 사업에 열중하여 아빠는 진작 뒷전이 되어 버렸다.하지만 심기찬은 건강한 연애 중인 제 딸을 자랑스레 생각하고 있었다.“그러니까 아빠 사실... 무슨 일이 있긴 한데요.”“그럴 줄 알았어.”심기찬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뭔데. 말해 봐.”“혹시 전성민이라는 사람 알아요?”그 이름에 심기찬은 갑자기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전성민? 그래 알기는 안다만. 네 엄마의 옛 친구 아니더냐? 그건 갑자기 왜 물어봐? 넌 어떻게 그 사람을 알아?”“며칠 전에 윤재랑 경해시에 갔다가 우연히 마주쳤어요.”심하온이 말했다.“그리고 또 강운시에서 한 번 더 마주쳤어요.”심기찬은 기가 막힌다는 듯 헛웃음처럼 ‘허’ 하고 소리를 냈다.“아빠, 그게 무슨 반응이에요? 설마 그 사람이랑 엄마랑...”“아니, 말을 똑바로 해야지. 두 사람 아무 사이도 아니었어. 그 사람의 일방적인 짝사랑이었다고!”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과거 라이벌의 등장에 심기찬은 언짢은 기분이 들었다.알고 보니, 임민정과 친구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 번의 동창 모임 자리를 가졌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전성민은 고백했었다.임민정은 늘 전성민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좋은 친구라 생각했기에 깜짝 놀랐었다.그래서 바로 전성민에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네가 나한테 그런 마음을 품고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 나한테 넌 그냥 친구일 뿐이야. 그건 지금도, 미래에도 바뀌지 않을 거야. 만약 그게 어렵다면 앞으로 연락하지 말아 줘.”임민정은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지만, 전성민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었기에 최대한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 거로 생각했다.전성민은 크게 실망한 기색이었지만 임민정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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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그 영감탱이, 시간이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 아직도 우리 민정이를 못 잊은 거야?”심기찬은 머리가 쭈뼛 설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면 안 되잖아! 이미 결혼해서 아이도 있다고 들었는데.”“아이고, 아빠 왜 그렇게 앞질러 생각해요?”심하온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우리 엄만 평생 아빠만 사랑했다는 걸 아시면서.”“그건 그렇지만.”그 말에 심기찬은 조금 화가 누그렸지만 곧 슬픈 감정이 찾아왔다.심기찬은 테이블 위에 올려 둔 아내의 사진을 바라보며 가슴 언저리가 따끔따끔 아파지는 걸 느꼈다.심기찬과 임민정은 평생 단 한 사람, 서로만을 사랑했다.하지만 임민정은 심기찬을 너무 빨리 떠나버렸다.심기찬이 갑자기 말이 없어지자 심하온은 바로 눈치를 채고 목소리가 먹먹해졌다.“아빠...”“별거 아니야.”심기찬이 마른기침하며 애써 슬픔을 숨긴 채로 말했다.“또 할 말 있어? 없으면 아빠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 좀 남아서 말이야.”“없어요.”“그래. 곧 점심시간인데 맛있는 밥 먹으렴. 매운 거, 차가운 거 먹지 말고. 넌 아직도 관리가 필요하다고.”심기찬의 잔소리에 심하온이 빠르게 대꾸했다.“걱정하지 마요. 나도 다 알거든요. 아빠야말로 바쁘다고 끼니 거르지 말고, 제때 먹어요.”“알았어.”통화를 종료하고 어두워지는 핸드폰 화면을 보며 심하온도 표정을 굳혔다.심하온도 임민정이 보고 싶었다.한참 슬픔에 잠겨 있던 심하온이 겨우 생각 정리를 마쳤다.경해시에서 전성민을 만났던 순간부터 심하온은 전성민이 이상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예감대로 전성민은 정말 임민정을 좋아했었다.그건 벌써 몇십 년 전의 일이고, 임민정은 전성민의 마음을 아주 솔직하게 거절했었다. 게다가 그 뒤로 둘은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했다.그러니 전미혜가 부모님들 사이를 거론하며 정윤재를 욕심내는 건 정말 막무가내에 가까웠다.그때, 갑자기 누군가 심하온을 뒤로 꼭 껴안았고 따뜻한 숨결이 목 언저리에서 느껴졌다.“무슨 생각해?”정윤재는 심하온의 볼에 얼굴을 비비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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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이러지 마! 좀.”심하온은 얼굴이 화끈거렸고 낮은 소리로 정윤재를 타일렀다.“오후엔 푹 쉬기로 했잖아. 체력을 다 소진하면 어떻게 저녁 연회에 참석하겠어?”“알겠어 알겠어.”정윤재는 여전히 심하온에게 찰싹 붙어 있었다.“그럼 이렇게 꼭 안고만 있을게.”“정말?”심하온은 미심쩍다는 표정으로 정윤재를 바라봤다.정윤재의 약속은 썩 믿음직스럽지 않았다.지금 이불 시트는 오늘 점심에 새로 갈았다.어젯밤 시트는... 다시 사용이 불가능했다.“당연하지.”정윤재는 넙죽넙죽 대답해도 손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오늘 밤 가문 연회가 얼마나 중요한데. 절대 무리가 가면 안 되지.”말은 그렇게 해도 심하온을 자꾸 건드리고 유혹했다.심하온은 아랫배가 간질거리는 걸 겨우 참으며 말했다.“자꾸 선 넘지 마...”등 뒤로 정윤재가 히죽 웃고 있었다는 걸 심하온은 절대 모를 것이다.“그럼, 손 치울까?”정윤재의 질문에 심하온은 대답이 없었다.사실 정윤재의 손길을 즐기고 있던 참이었다.“어쩔까?”심하온이 대답이 없자 정윤재는 여유롭게 다시 질문했다.“우리 하온이 왜 대답이 없을까? 정말 그만할까?”심하온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서 바로 몸을 돌려 정윤재의 등으로 주먹을 날렸다. 정윤재는 그 손길을 피하지도 않고 고스란히 받았다.심하온은 장난같이 주먹을 날렸고 정윤재의 미소에 왠지 당한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흥.”그래서 등을 돌려 정윤재를 무시하고 핸드폰을 만졌다.지금 하고 있는 게임은 서강 그룹에서 최근 개발한, 아직 테스트 단계인 게임이었다.주인공 캐릭터의 모티브가 본인이라는 말에 한 번 눌러본 것이었다.게임 속 여 주인공 모습이 정말 본인과 닮은 것 같기도 했다.심하온은 스토리를 따라 한참 집중했고, 이어 남주인공이 나오자 심하온은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남자는 정윤재를 똑 닮았었다.‘개발팀 지금 우리 둘 연애를 상품화하고 있잖아!’정윤재는 물끄러미 게임 화면을 보다가 남자 주인공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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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왜 그래?”심하온은 잔뜩 찌푸린 정윤재의 얼굴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별거 아냐.”정윤재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난 이런 스토리 별로야.”“왜?”심하온은 깜짝 놀라 물었다.“난 좋은데? 재밌잖아.”“아까 스토리 봐봐.”정윤재는 흐트러진 심하온의 머리를 뒤로 넘겨주며 말했다.“분명히 여주인공 사랑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못된 말을 할 수가 있지? 여주인공 속상하게.”“그건 여주인공이 악당이랑 손잡고 회사 기밀을 빼돌린 거라 오해해서 그렇잖아.”심하온이 설명을 늘려놨다.“여주인공이 본인의 삶의 구원자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목적 있게 다가온 거였다니. 그리고 그런 증거들이 떡하니 눈앞에 있는데 당연히 화가 나겠지.”정윤재는 동의할 수 없었다.“사랑한다면 믿어야지. 나라면 아무리 증거가 많아도 네가 아니라면 네 말을 믿을 거야. 그딴 종잇조각들을 믿을 리가 없지.”심하온은 웃음이 터졌다.“왜 이렇게 몰입했어?”두 사람을 똑 닮은 캐릭터에 몰입이 안 될 수가 없었다.정윤재는 여전히 굳은 얼굴이었다.“그만 화 풀어.”심하온이 직접 손을 뻗어 인상을 펴주며 말했다.“그냥 게임일 뿐이야. 이런 스토리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거지.”그리고 배시시 웃으며 정윤재에게 말했다.“진짜 이런 일이 생기면 정말 날 믿어줄 거야? 아무리 증거가 많아도?”“당연하지.”정윤재는 단호하게 대답했다.심하온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서 또 누굴 믿을 수 있겠는가?“당연히 널 믿을 거고. 또 나 자신을 반성할 거야.”정윤재는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다른 사람이 널 모함할 기회를 준 것에 대한 반성 말이야.”심하온은 심호흡을 크게 했다. 왠지 가슴이 벅찬 기분이 들었다.게임으로 농담처럼 시작한 얘기였지만 정윤재의 대답에 마음이 떨려왔다.그래서 핸드폰을 내려두고 정윤재의 목에 팔을 둘렀다.심하온은 정윤재에게 키스를 퍼부었고, 정윤재는 예상하지 못해 조금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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