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전미혜는 행복한 가족 대신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야 했다.그녀는 지금에야 부모님이 이혼한 이유가 전성민에게 잊지 못한 여자가 있어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 전미혜가 보고 느꼈던 금슬 좋은 부모님은 전부 가짜라는 얘기였다. 전부, 전성민이 꾸며낸 거짓이었다.전미혜는 베개를 힘껏 내리쳤다.화가 치밀었다.엄마 대신 느끼는 분노였고 또 자신을 위해 느끼는 분노이기도 했다.전미혜의 머릿속에 갑자기 심하온과 대화를 나누던 다정하고 자상한 전성민의 모습이 떠올랐다.‘하, 사랑하던 여자의 딸이라 그렇게 다정했던 거야?’‘그 여자를 사랑해서 그 딸까지 사랑하기라도 하는 거야?’‘만약 그 여자만 아니었다면 엄마, 아빠는 이혼하지도 않았을 거고 나도 이혼 가정에서 자라지는 않았을 거잖아.’마음속 깊은 곳에서 분노가 터졌다.그 여자를 향한 분노였다.머리로는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감정은 쉽게 컨트롤되지 않았다.하지만 그 여자는 이미 죽어버렸다.전미혜는 어쩔 수 없이 모든 분노를 그 여자의 딸에게 돌렸다.전미혜의 분노가 전부 심하온을 향했다.그녀는 얼마 전 인터넷에 봤던 기사를 떠올렸다.심하온은 그녀의 예비 신랑과 행복한 연애를 하는 중인 것 같았다.‘너는 왜?’‘내 부모님은 네 엄마 때문에 이혼했는데.’‘너는 왜 행복하게 웃고 있는 거야?’게다가 심하온의 예비 신랑은 정윤재였다.어떤 면에서 봐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남자였다.전미혜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그리고 그녀는 대담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다음 날 아침. 아침을 먹던 전성민이 전미혜에게 말했다.“3일 후면 경해로 돌아갈 거야. 항공권도 예약해 뒀어.”“아빠, 난 며칠 더 지내다 갈게.”전미혜가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왜?”전성민이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강운시가 꽤 재밌는 것 같아. 여기서 며칠 더 놀고 싶어.”전미혜가 미소 지었다.“아빠, 나 강운시는 처음이잖아. 여기저기 구경 좀 더 하고 싶어.”평소와 다를 바 없는 전미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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