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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의 아내: Chapter 591 - Chapter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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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송서준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내가 언제 그 여자를 보면서 웃었어.”조금 전 백세라의 사장이 그녀를 데리고 들어오자 송서준은 곧바로 백세라를 내보내고 그녀의 사장과 단둘이 얘기를 나눴다.‘쳐다본 적도 없는데 뭘 웃었다는 거야?’“서준 씨...”나현아는 순간 자신이 백세라의 말의 속아 또 송서준을 의심하고 있음을 눈치챘다.“그 여자가 그랬어.”나현아가 화를 꾹 참으며 말했다.“그런 적 없어?”“당연하지.”송서준의 눈빛이 어둡게 빛났다.“그 여자 말은 믿으면서 내 말은 못 믿는 거야?”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나현아가 황급히 말했다.“그럴 리가. 나는 그냥 너무 화가 나서 그래. 그 여자가 감히 회사까지 찾아와서 나를 도발했잖아.”나현아의 말에 송서준도 조금 화가 났다.“걱정하지 마. 다시는 그 여자가 우리 앞에 나타나는 일 없게 할게.”송서준이 나현아의 등을 토닥이며 그녀를 위로했다.“화내지 마. 응?”나현아가 말이 없자 송서준은 또다시 진지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현아야, 앞으로 무슨 일이 있든 성질부터 부리지 말고 일단 침착해. 아까도...”“그래서 지금 내가 부끄럽다는 거야?”나현아가 상처받은 눈빛으로 송서준을 쳐다보았다.“그런 뜻이 아니잖아.”송서준은 머리가 지끈거렸다.깊은숨을 들이켠 나현아가 분노를 가라앉혔다.“알겠어. 나는 서준 씨 여자친구니까 처신 잘해야지. 서준 씨 체면을 구겨서도 안 되고 서준 씨 발목을 잡아도 안 되니까.”나현아가 고개를 푹 숙였다.“앞으로 조심할게.”“나현아!”송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난 네가 부끄러워서 이러는 게 아니야. 네가 내 발목을 잡다니,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잖아. 나는 그냥 다른 사람들이 널 안 좋게 생각할까 봐, 그래서 그러는 거야. 네가 속상할까 봐.”나현아가 송서준을 빤히 바라보았다.“정말?”“당연하지.”송서준이 나현아를 품에 안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요즘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피곤한 것 같아. 내가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테니까 우리 여행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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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당신들 뭐 하는 거야? 살려줘요!”백세라가 공포에 질린 채 소리쳤다.“소리 지르지 마. 이런 곳에서는 네가 목이 터져라 소리쳐도 아무도 널 구하러 오지 않아.”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백세라는 어쩐지 그 목소리가 귀에 익었다.백세라를 에워싸고 있던 남자들이 옆으로 갈라지며 길을 텄다.그리고 그녀는 곧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나현아를 볼 수 있었다.“나현아.”백세라가 분노에 찬 눈빛으로 나현아를 쳐다보았다.“너 대체 뭐 하는 짓이야.”백세라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디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허허벌판이었다. 건물 하나,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다.나현아가 조금 전 말한 것처럼 아무리 소리쳐도 백세라를 구해줄 사람 같은 건 있을 리가 없었다.“내가 뭘 하려는 거 같아?”앞으로 다가온 나현아가 백세라를 힘껏 차버렸다.백세라가 고통을 꾹 참으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현아 씨. 왜 이러는 거예요? 우리 친구잖아요. 말로 해...”“누가 너랑 친구야, 이 X야. 썅 X가!”나현아가 또다시 백세라에게 발길질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존댓말 잘만 하네. 왜, 또 전처럼 큰소리 쳐보시지. 감히 내 남자친구를 건드려? 내가 만만한가 봐?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지.”“용서해 줘요. 잘못했어요.”백세라가 애걸복걸하며 매달렸다.체력을 다한 나현아가 발길질을 멈추고 거친 숨을 내몰았다.버둥거리며 겨우 앞으로 기어간 백세라가 나현아의 다리를 붙잡고 사정했다.“나현아 씨. 정말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다신 송 대표님께 다가가지 않을게요. 제발...”“하하.”나현아가 냉소 지었다.“이제 와서 잘못했다고? 늦었어.”나현아가 고개를 숙여 백세라를 내려다보았다.예쁜 얼굴을 가진 여자였다. 지금은 몰골이 말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예쁜 이목구비는 가려지지 않았다.또다시 분노가 피어올랐다.나현아는 갑자기 기이한 미소를 지었다.“여우 같은 X. 남자가 그렇게 좋아? 그래서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까지 건드리는 거야?”공포가 서린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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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모든 것을 털어놓은 백세라가 거친 숨을 내쉬었다.“뭐라고?”갑자기 몸을 숙인 나현아가 백세라의 머리카락을 휘어잡았다. 고통에 일그러진 백세라는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나현아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심 대표님? 심하온 말하는 거야?”“네. 맞아요...”백세라가 힘들게 대답했다.“얼마 전 저를 찾아오셔서 돈을 주시면서 송 대표님께 접근하라고 하셨어요. 송 대표님을 나현아 씨에게서 떼어놓을 수만 있다면 제가 원하는 걸 얼마든지 들어주시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도 그 말에 혹해서 알겠다고 대답했고요.”나현아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심하온이 감히... 그런 짓을 해?”“잘못은 제가 했지만 지시를 한 사람은 심 대표님이에요. 복수가 하고 싶은 거면 심 대표님께 하세요. 다시는 심 대표님이 시키는 일은 하지 않을게요. 절대 안 해요.”드디어 백세라를 놓아준 나현아가 또다시 그녀를 걷어찼다.“왜 그런 일을 시키는 건지 얘기는 안 했어?”백세라가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그런 건 얘기 안 했어요. 하지만 우연히 대표님께서 비서에게 하는 얘기를 들었어요. 대표님은 나현아 씨를 무시하는 것 같았어요. 송 대표님이 아깝다고 하시면서요. 그리고 나현아 씨는 송 대표님께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두 사람을 떼어놓아야 한다고 했어요.”“빌어먹을. 심하온, 이 X가!”나현아가 분노에 차 소리쳤다.‘송서준이 아까워? 내가 송서준에게는 어울리지 않아? 심하온이 뭔데 감히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날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건 진작 알고 있었어. 지난번 술집에서도 계속 술집 사장 편만 들면서 나를 저격하더니.’“나현아 씨. 제가 아는 건 전부 말씀드렸잖아요.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저 좀 보내주세요, 네?”백세라가 두려움에 떨며 애걸했다.“꺼져.”백세라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얼른 몸을 일으켜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쳤다.나현아는 옆에 세워진 차를 짚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마음속에서 들끓는 분노를 삭이고 싶었지만 도무지 마음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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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하지만 회식을 하기로 한 식당에서 전성민을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다.먼저 심하온을 알아본 전성민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하온 씨.”심하온은 고개를 돌려 전성민을 쳐다보았다. 그의 곁에 선 젊은 여자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심하온을 훑어보았다.“안녕하세요.”심하온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여긴 어쩐 일이세요?”“강운시에서 미팅이 있어서 어제 도착했어요.”전성민이 다정한 눈빛으로 심하온을 쳐다보았다.“아. 여기는 제 딸, 전미혜예요. 두 사람 아마 또래일 거예요.”심하온과 전미혜가 서로 인사를 나눴다.“친구와 저녁 먹으러 왔나 봐요.”전성민이 물었다.“회사 회식이 있어서요.”심하온이 웃으며 대답했다.“아, 그래요? 벌써 회사로 출근하나 보네요.”전성민이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엄마가 하늘에서 이렇게 예쁘게 큰 딸을 보면 기뻐할 거예요.”“과찬이세요.”심하온이 대답했다.“동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전 먼저 가볼게요.”“그래요.”작별 인사를 한 심하온이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났다.전성민에게서 임민정의 어린 시절 얘기를 들었을 때는 기분이 좋았지만 전성민이 어쩌면 임민정을 좋아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괜히 어색하기만 했다.아무래도 전성민과는 너무 가깝게 지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아빠.”전미혜가 전성민의 팔을 흔들었다.“저분 서강 그룹 대표 아니야? 아빠가 저분을 어떻게 알아?”“하온 씨 엄마와 친구야.”“아~”전미혜가 길게 말꼬리를 늘어뜨리며 의심의 눈초리로 전성민을 쳐다보았다.“아빠 지금 뭔가 이상한데? 심하온 씨를 본 후로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졌어. 설마... 심하온 씨 엄마와 뭔가 있었던 건 아니지?”“헛소리하지 마.”전성민이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넌 애가 오지 말라는 데도 기어코 따라와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전미혜가 불퉁한 듯 입을 삐죽였다.“내가 언제. 아빠가 이상하게 행동했잖아.”“그만해. 심하온은 너랑 또래인데도 벌써 회사 대표가 됐어. 아직도 집에서 먹고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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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엄마. 그게 무슨 말이야?”전미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아빠가 지고지순하다니. 아빠가 잊지 못했다니.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거야? 빨리 알려줘.”잠시 침묵을 지키던 전미혜의 엄마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내가 네 아빠와 왜 이혼한 줄 알아?”“두 사람 성격 차이 때문에 헤어진 거 아니었어?”전미혜가 얼른 말을 이었다.“엄마가 그랬잖아.”“그건 엄마가 너 속이려고 한 얘기야.”전미혜의 엄마가 씁쓸하게 웃었다.“내가 네 아빠와 이혼한 진짜 이유는 네 아빠한테 줄곧 잊지 못한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었어. 우연히 네 아빠 서재에서 네 아빠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던 상자를 발견했었어. 상자 안에는 한 여자 사진이 잔뜩 들어있었고 네 아빠가 그 여자에게 썼던 편지도 있었지.”“심지어 졸업 후 그 여자를 향한 그리움을 가득 담은 글도 있었어. 우리가 결혼하고 나서도 계속 쓰고 있었더라고...”전미혜는 충격으로 얼굴을 찡그렸다.처음 듣는 얘기였다.“나와 네 아빠는 소개로 만난 사이였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결혼 후에도 그 여자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는 건 용납할 수가 없었어. 나를 사랑하지도 않았다면, 계속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다면 대체 왜 나와 결혼한 건데?”이혼한 지도 이미 10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얘기를 꺼내는 여자는 여전히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다.“네 아빠도 해명했었어. 그 여자는 이미 죽었고 졸업 후에는 연락도 한 적 없다고.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용납이 안 됐어. 그래서 결국 네 아빠와 이혼하게 된 거야. 미혜야,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널 외롭게 자라게 했어...”엄마가 눈시울을 붉혔다.“아니야.”전미혜가 얼른 대답했다.“엄마가 뭐가 미안해. 아빠가 엄마한테 미안해해야 하는 거지.”지금 이 순간, 전미혜의 마음속은 전성민을 향한 원망으로 가득했다.전미혜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래서 아빠가 계속 잊지 못한 그 여자가 심하온 대표 엄마라는 거야?”“응.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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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결국 전미혜는 행복한 가족 대신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야 했다.그녀는 지금에야 부모님이 이혼한 이유가 전성민에게 잊지 못한 여자가 있어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 전미혜가 보고 느꼈던 금슬 좋은 부모님은 전부 가짜라는 얘기였다. 전부, 전성민이 꾸며낸 거짓이었다.전미혜는 베개를 힘껏 내리쳤다.화가 치밀었다.엄마 대신 느끼는 분노였고 또 자신을 위해 느끼는 분노이기도 했다.전미혜의 머릿속에 갑자기 심하온과 대화를 나누던 다정하고 자상한 전성민의 모습이 떠올랐다.‘하, 사랑하던 여자의 딸이라 그렇게 다정했던 거야?’‘그 여자를 사랑해서 그 딸까지 사랑하기라도 하는 거야?’‘만약 그 여자만 아니었다면 엄마, 아빠는 이혼하지도 않았을 거고 나도 이혼 가정에서 자라지는 않았을 거잖아.’마음속 깊은 곳에서 분노가 터졌다.그 여자를 향한 분노였다.머리로는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감정은 쉽게 컨트롤되지 않았다.하지만 그 여자는 이미 죽어버렸다.전미혜는 어쩔 수 없이 모든 분노를 그 여자의 딸에게 돌렸다.전미혜의 분노가 전부 심하온을 향했다.그녀는 얼마 전 인터넷에 봤던 기사를 떠올렸다.심하온은 그녀의 예비 신랑과 행복한 연애를 하는 중인 것 같았다.‘너는 왜?’‘내 부모님은 네 엄마 때문에 이혼했는데.’‘너는 왜 행복하게 웃고 있는 거야?’게다가 심하온의 예비 신랑은 정윤재였다.어떤 면에서 봐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남자였다.전미혜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그리고 그녀는 대담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다음 날 아침. 아침을 먹던 전성민이 전미혜에게 말했다.“3일 후면 경해로 돌아갈 거야. 항공권도 예약해 뒀어.”“아빠, 난 며칠 더 지내다 갈게.”전미혜가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왜?”전성민이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강운시가 꽤 재밌는 것 같아. 여기서 며칠 더 놀고 싶어.”전미혜가 미소 지었다.“아빠, 나 강운시는 처음이잖아. 여기저기 구경 좀 더 하고 싶어.”평소와 다를 바 없는 전미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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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심하온의 냉담함과 단호한 선 긋기가 공민규의 마음을 아프게 찔렀다.머리로는 심하온에게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몸은 마치 말을 듣지 않는 듯 심하온의 길을 가로막았다.“공 대표님, 하실 말씀 있으세요?”고개를 들어 공민규를 본 심하온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불쾌함을 여지없이 드러냈다.마르고 갈라진 공민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심 대표님,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저와 공 대표님 사이에 할 말이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심하온은 여전히 차가운 태도로 대답했다.“비켜주세요.”하지만 공민규는 그 말에도 꿈쩍하지 않은 채 그저 고집스러운 눈빛으로 심하온을 빤히 쳐다보았다.“심하온 씨, 좋아해요.”공민규는 드디어 심하온 앞에서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냈다.그 순간, 공민규는 가슴을 꽉 막고 있던 돌덩이가 내려가는 것 같았다.하지만 곧 그보다 더 무거운 돌멩이가 그의 가슴을 꽉 눌렀다.공민규가 갑자기 고백할 줄은 몰랐던 심하온은 조금 전보다 더 험악하게 인상을 찌푸렸다.“저는 공 대표님 안 좋아해요. 한 번도 좋아했던 적 없어요.”심하온이 얼른 말을 이었다.“지금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정윤재뿐이에요. 그 사람은 저와 결혼할 사람이고 앞으로 평생 저와 함께 할 사람이에요.”잠시 말을 멈춘 심하온이 다시 입을 열었다.“공 대표님 마음을 제가 이래라저래라 간섭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공 대표님 마음이 어떻든, 저와 윤재 씨 사이에 분란은 일으키지 않으셨으면 해요.”심하온의 말에 공민규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그 웃음에는 고통과 씁쓸함이 가득 서려 있었다.“심 대표님은 역시 저한테는 가차 없으시네요.”“저는 그저 이런 말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나중에라도 불필요한 여지를 남겨서는 안 되니까요.”공민규는 또다시 걸음을 옮기려는 심하온을 막아섰다.“공 대표님.”심하온이 불쾌함을 한껏 드러냈다.“적당히 하세요.”“심 대표님이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저도 정윤재보다 더 잘할 수 있어요.”공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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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윤재 씨가 여긴 어쩐 일이야?”심하온이 물었다.“지금쯤이면 미팅 끝났을 것 같아서 데리러 왔어.”심하온은 정윤재에게 오늘 이 호텔에서 미팅이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고개를 돌려 아직 서늘한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정윤재의 눈빛을 본 심하온이 그의 팔을 흔들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화내지 마. 나도 여기서 공민규 씨를 마주칠 줄은 몰랐어.”“알아. 너한테 화 난 거 아니야.”정윤재의 눈빛이 조금 부드러워졌다.그는 심하온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심하온에게 미련있게 구는 공민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었다.화가 났어도 그건 공민규를 향한 분노였다. 절대 심하온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심하온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정윤재 역시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심하온을 따라 걸음을 멈췄다.심하온이 정윤재에게 고개를 숙이라며 손짓했다.정윤재는 고분고분 심하온의 뜻에 따랐다.심하온이 까치발을 들고 정윤재의 입술에 입 맞췄다.그에 정윤재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누구 때문에 화가 났든 난 윤재 씨가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화내는 거 몸에 안 좋아.”심하온이 웃으며 정윤재를 쳐다보았다.“그리고 우리 두 사람만 좋으면 되는 거잖아. 그런 것 때문에 화낼 가치도 없어. 아니야?”정윤재는 진지한 표정의 심하온을 보며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지었다.“응. 네 말이 맞아.”정윤재가 손을 들어 심하온을 꼭 끌어안았다.“우리 둘만 좋으면 돼. 그런 일로 화내는 건 가치도 없어.”심하온도 빙그레 웃으며 정윤재를 꼭 끌어안았다.그리고 그 모습을 위층 창가에 선 공민규가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두 사람에게서 흘러나오는 서로를 향한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공민규는 심장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목에서는 심지어 피비린내가 감돌았다.공민규가 심하온을 처음 본 건 한 레스토랑이었다.그때의 공민규는 그녀가 서강 그룹의 딸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그는 그저 심하온에게서 후광이 비친다고 느낄 만큼 유난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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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그 당시의 공민규는 심하온을 재밌는 여자라고 생각했다.첫 만남 후 심하온을 다시 만난 건 프라이빗 파티에서였다.그 파티에서 갑자기 심하온을 다시 마주친 공민규는 놀란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는 곧 다른 사람에게서 심하온이 바로 서강 그룹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저 여자가 바로 그 베일에 감춰진 서강 그룹 딸이었어?‘그날 그 파티에서 공민규의 시선은 저도 모르게 심하온을 쫓았다.파티가 끝난 후에도 공민규의 머릿속에서는 심하온이 떠나지 않았다.하지만 그때의 그는 아버지의 통제 속에 있었던 터라 감히 반항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사랑이든 결혼이든 전부 아버지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랬기에 그는 자신이 이미 심하온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또다시 바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며 더는 심하온을 마주치는 일이 없었다. 그렇게 공민규의 머릿속에서도 심하온은 잊히는 듯했다.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그리고 어느 날, 아버지는 갑자기 서강 그룹과의 정략결혼의 뜻을 밝혔다.그 말을 들은 공민규는 곧바로 심하온을 떠올렸다.심하온은 그의 마음을 흔들었던 유일한 여자였다.그 순간 공민규은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행복한 기분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만약 그의 정략결혼 상대가 심하온이라면 정말 마음이 벅찰 것만 같았다.하지만 아쉽게도 서강 그룹은 윤조 그룹이 아닌 정진 그룹을 선택했다.그리고 심하온은 정윤재와 사랑에 빠졌다...공민규가 다시 심하온을 만났을 때, 그녀는 마치 선을 긋기라도 하듯 대표님이라 그를 불렀다.어떻게든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둔 감정을 누르고 싶었다. 어떻게든 나는 심하온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고 자신을 속이고 싶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그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끝내 터져 나오는 마음을 막지 못했다.공민규가 천천히 시선을 올렸다.정윤재와 심하온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두 사람은 함께 호텔을 벗어났다.공민규는 알고 있었다.그에게 심하온은 망상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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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공석훈은 또다시 온 힘을 다해 공민규에게 채찍을 휘둘렀다.“네가 심하온에게 연락할 때마다 서강 그룹에서 너를 만만하게 생각한다는 걸 알아, 몰라? 네가 이미 정윤재의 눈 밖에 났다는 건 알긴 해? 정윤재가 독하게 마음먹고 우리 회사를 상대하기 시작하면 윤조그룹이 얼마나 곤란한 상황에 빠지는지 몰라?”윤조 그룹과 정진 그룹은 겉보기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듯했지만 사실은 업계 1위를 다투는 오랜 라이벌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공민규가 먼저 정윤재에게 선전포고한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만약 정진 그룹과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지게 된다고 해도 윤조 그룹이 두려워할 것은 없었다.하지만 그런 불필요한 갈등을 굳이 만들 필요는 없었다.‘고작 웃기지도 않은 그 사랑 때문에?’“공재범도 되는데 왜 저는 안 돼요?”번쩍 고개를 든 공민규의 눈빛이 고집스레 빛났다.공석훈은 그런 공민규 때문에 화병으로 쓰러질 것만 같았다.“너와 공재범이 같아?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넌 윤조 그룹의 후계자야.”게다가 공재범은 아무도 모르게 심하온을 향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런 공재범과 달리 공민규는 이제는 대놓고 그 마음을 표현했다.사실 공석훈이 그보다 더 용납할 수 없는 건 전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는 공민규의 모습이었다. 정진 그룹의 후계자에게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모습이었다.“지금 당장 하씨 가문에 연락해서 너와 하소연 씨의 결혼을 준비하라고 얘기해야겠어.”화를 주체하지 못한 공석훈이 휴대폰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하소연 씨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등의 찌릿찌릿한 통증을 꾹 참아내며 공민규가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아버지, 괜히 애쓰지 마세요.”“너!”공석훈은 또다시 채찍을 높이 들어 공민규를 향해 내리쳤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도우미들은 심장이 떨리는 것 같았다.“아버지, 뭐 하시는 거예요?”공민규의 목소리가 갑자기 거실을 울렸다.언제 집으로 돌아온 것인지 공민서가 거실로 들어오고 있었다.”넌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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