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옮긴 탓인지 고윤한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였다. 나중에는 배가 고파 더 잘 수가 없었다.잠을 이루지 못한 그와 달리 주현우는 꿀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고윤한의 전화 한 통에 깨고 말았다.“대표님,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주현우는 눈을 비비며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배고파.”“네?”고윤한의 뜬금없는 한 마디에 주현우는 잠기운이 다 날아갔다.‘대표님이 배고픈 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난 일을 하는 거지, 목숨을 거는 게 아니라고. 한밤중에 뭐 하는 거야, 정말. 제발 나 좀 살려줘.’“대표님 뜻은?”“콜록... 물만두 어떻게 삶아?”냉장고를 뒤져보니 고윤한이 할 수 있는 건 송다빈이 미리 빚어 냉동실에 넣어둔 만두뿐이었다.주현우는 그제야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대표님 목소리가 뭔가 어색한데? 약간 서운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평소 별로 드시지도 않는 대표님이 한밤중에 배고파서 잠을 못 주무신다고?”“대표님, 저녁 안 드셨어요?”그는 송다빈의 화가 아직 풀리지 않아 고윤한에게 저녁 식사를 챙겨주지 않았고 그 바람에 한밤중에 그에게 도움을 청한 거라고 추측했다.“무슨 질문이 그렇게 많아? 그냥 물만두 삶는 법이나 알려줘.”‘갑자기 화를 내는 걸 보면 내 추측이 맞나 본데? 대표님한테도 이런 날이 오다니. 쌤통이야.’통쾌한 건 통쾌한 거고 고윤한의 문제는 해결해줘야 했다.“먼저 냄비에 물 좀 붓고 물이 끓으면 만두를 넣고 익을 때까지만 삶으면 됩니다.”“알았어.”고윤한은 짧게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어젯밤 물만두는 그럭저럭 익었고 대충 배를 채웠다. 하지만 송다빈이 끓여준 것과 맛이 완전히 달랐다. 송다빈은 물만두에 작은 새우를 넣고 계란 지단과 김까지 고명으로 얹어주곤 했다.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그의 입맛은 이미 송다빈에게 길들어 있었다. 송다빈의 요리 솜씨는 정말 훌륭했고 그녀가 만든 음식들은 언제나 그의 입맛에 꼭 맞았다.배는 채웠지만 여전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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