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사정 다 알아서 괜찮아요, 엄마.”손희연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송다빈을 보며 말했다.“다빈아, 방 선생님한테 가서 약 다 떨어졌으니까 다시 처방해달라고 말씀드려.”송다빈은 손희연과 고윤한을 번갈아 보다가 망설였다.“뭘 꾸물거리고 있어? 얼른 가.”손희연의 재촉에 송다빈은 어쩔 수 없이 답했다.“알겠어요. 다녀올게요, 그럼.”고윤한은 그녀가 뭘 걱정하는지 알고 안심시키는 눈빛으로 말했다.“얼른 가봐. 장모님이랑 네가 최근에 저지른 악행에 대해 얘기 좀 하게.”손희연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악행?”고윤한이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네. 장모님은 모르시겠지만 며칠 전에 저희 사소한 일로 다퉜거든요. 다빈이가 저희 부모님께 이른 바람에 저 아주 호되게 혼났어요. 요 며칠에는 아침밥도 안 해줘서 맨날 굶고 출근한다니까요?”송다빈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고윤한, 이런 사람이었어?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하네? 이 정도 연기력이면 아주 톱배우 급이야.”손희연이 송다빈을 힐끗 노려보자 송다빈은 서둘러 병실을 빠져나왔다.오기 전에 송다빈은 들키지 않으려고 고윤한과 미리 입을 맞췄다. 그런데 고윤한이 이렇게까지 능청스럽게 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송다빈이 병실을 나간 후 손희연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윤한아, 너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편하게 말씀하세요, 장모님.”고윤한은 그녀가 일부러 송다빈을 내보냈다는 걸 당연히 알고 있었다.손희연의 얼굴에 병색이 완연했고 근심이 가득했다.“윤한아, 나한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손희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윤한이 가로챘다.“그런 말씀 마세요. 절대 그럴 리 없어요.”“위로하지 않아도 돼. 방 선생님이 직접 말씀하시진 않았지만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 2년 전부터 암 말기였어. 그래도 좋은 의료 조건 덕에 2년이나 더 살았으니 난 이것으로도 만족해.”“장모님...”고윤한은 입을 벌리긴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손희연이 자상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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