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습니다. 사모님, 안녕히 가세요. 대표님도 안녕히 가세요.”주현우는 차 안에서 그들에게 손을 한 번 흔들고는 차를 몰아 떠났다.어찌 됐든 고윤한이 그를 구해줬으니, 송다빈도 그에게는 너무 차갑게 대할 수 없는 존재였다.“저녁 먹었어요?”고윤한은 여섯 시쯤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고, 평소 배달을 잘 안 시키는 습관으로 보아 아직 못 먹었을 것이다.“아니.”고윤한이 고개를 저으며 몹시 서운한 어조로 말했다.송다빈이 한숨을 쉬었다.“그럼 국수 먹을래요?”고윤한의 눈이 번쩍 빛났다.“먹을래!”원래는 배고프다고 느끼지 않았는데 송다빈이 말하자 정말 배가 좀 고팠다.고윤한은 식탁에 앉아 능숙하게 면을 삶는 송다빈을 바라봤다. 그녀는 면을 건져 찬물에 한 번 헹군 뒤, 냄비를 다시 올려 뜨거운 기름을 두르고, 파를 넣고, 몇 가지 양념을 더하자 금세 향이 퍼져 군침이 돌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향긋한 파기름 면 한 그릇이 그의 앞에 놓였다.고윤한이 다친 것은 왼손이라 면 먹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다.송다빈은 몸을 돌려 주방을 정리했고, 고윤한은 만족스럽게 면을 먹었다.이 장면은 따뜻하고도 부드러웠다.다 먹고 둘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송다빈이 막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고윤한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 그녀가 돌아보며 물었다.“또 무슨 일 있어요?”고윤한이 앞에 걸어둔 팔을 살짝 움직였다.“샤워 좀 도와줄 수 있어? 나 혼자서는 못 씻어.”‘샤워를 도와달라고?’송다빈의 속마음은 선뜻 내키지 않았다.“조금 피해서 대충 씻어요. 특별한 때니까 너무 깔끔 떨지 말아요.”송다빈의 거절에 고윤한은 금세 풀이 죽어 몹시 실망했다. 그는 더듬거리며 말했다.“그럼 알겠어, 내가 혼자 씻을게. 어차피 조금 젖는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송다빈은 입꼬리가 씰룩였다. 고윤한의 이 말이 어딘가 의도적으로 들렸다.그렇다고 모른 척할 수도 없었다. 그의 손에 깁스를 하게 된 건 전적으로 그녀 때문이니, 도리로든 정으로든 돌볼 의무가 있었다.“그냥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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