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231 - Chapitre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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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화

“누나, 저 진짜 도박 안 해요!”상호가 급하게 말했다.“제가 정말 잘못했어요!”서하는 상호가 내민 차용증을 접어 가방에 넣고는 담담히 말했다.“너 알바하면서 시험 준비도 병행할 수 있어.”임병철이 즉각 반발했다.“서하야, 그건 너무 힘들잖아...”노숙진도 맞장구쳤다.“그래, 상호는 지금은 마음잡고 공부하는 게 먼저야. 나중에 상호가 진짜 공무원 되면, 그게 너한테도 다 도움이 되지.”서하는 고개를 들어 상호를 똑바로 바라봤다.“그럼 우리 딱 1년만 해 보자. 그렇게 할 수 있어?”상호는 거의 껑충 뛸 듯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네! 가능합니다!”...친정에서 나와 건물 아래로 내려왔을 때, 서하는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봤다.분명 자신이 자라 온 집인데, 지금 이 순간, 서하는 이유 없이 그 집이 낯설었다.마치 그 집의 ‘밖’에 있는 사람은 자신이고, 부모의 품 안에 있는 ‘진짜 자식’은 상호인 것처럼.서하는 가방을 움켜쥐고 그대로 학교로 향했다.서하는 며칠 동안 기중환 교수가 내준 여러 과제도 놓치지 않고 다 해내고 있었다.병원에 있었지만, 은혁을 돌보는 시간을 제외하곤 알바 일이나 과제를 붙잡고 살았다.며칠 사이, 알바 일도 절반을 넘게 해냈다.이런 일은 초반이 고비라, 한 번 흐름이 잡히면 후반 작업은 훨씬 수월했다.공장에서 받은 알바비를 손에 쥐자마자 서하는 생각했다.‘얼른 끝내자.’그래서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서하는 다시 일에 파묻혔다.밥 먹는 시간과 자는 시간 말고는 전부 일뿐이었다.친구 소진의 메시지도 급한 것 이외에는 답할 시간도 낼 수 없었다.소진은 서하가 너무 무리하는 게 걱정돼, 학교까지 찾아왔다.“너 몸 챙겨. 너 지금 혼자 아니잖아.”서하 뱃속엔 새로운 생명이 있었다.그 사실을 아는 순간부터, 소진의 표정은 늘 조심스레 살폈다.서하는 오히려 감사했다.‘우리 애는 진짜 착하네. 입덧도 없고, 속도 안 뒤집고.’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다.몸 상태도 오히려 예전보다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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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선우가 바로 차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뒤쫓아와서 소진의 차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탔다.“내려!”소진은 그대로 폭발 직전이었다.“나 차 고장 났어.”선우는 뻔뻔하게 말했다.“부디 보살님께서 불쌍한 중생 하나 건져주십쇼.”소진은 뒤를 돌아 도로를 한 번 훑어봤다.온통 노란색으로 도색된 인도에 선우의 차가 서 있었다.“여기 주차 못 해.”소진이 딱 잘라 말했다.“범칙금이든 감점이든 다 내가 받을게.”선우는 태연했다.소진은 이를 악물고 선우를 노려봤다.“도대체 뭘 원하는데!”“며칠 동안 너 못 봤잖아.”선우가 답했다.“문자도 안 읽고, 전화도 안 받고. 왜 그래?”“그냥 너랑 말 섞기 싫어서 그러는데?”소진이 말했다.“이 정도 이유면 충분해?”선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유는 있어야지.”“내 몸에 흔적 남기지 말라니까!”소진이 버럭 소리쳤다.“집에 가서 보니까 목에 시커먼 흔적 남겼어! 너 개야?!”선우는 코끝을 만지작거렸다.“그건... 내가 너를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꺼져, 이 미친놈아!”소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는지 자기 차까지 걷어찼다.“너 이 차에 앉아 있는 거 좋아하지? 그래, 네가 타고 있어!”말을 툭 던지곤, 소진은 상체를 숙여 핸드폰이랑 가방을 들고나왔다.문을 쾅 닫고 바로 뒤돌아 걸었다.선우는 급히 조수석 문을 열고 내려왔다.“자기야, 내가 잘못했어! 진짜로 잘못했어, 됐지?”“따라오냐?”소진이 차가운 눈으로 쏘아봤다.“안 따라가.”선우는 고개를 떨궜다.소진은 팔을 번쩍 들어 자신의 차를 가리켰다.“너나 네 차로 꺼져!”선우는 뒤를 몇 번씩 돌아보며 찔끔찔끔 걸어 자기 차에 올랐다.그걸 확인한 소진은 그제야 자기 차에 탔다.그리고 시동을 걸고 그대로 미끄러지듯 가속했다.금세 소진의 차는 멀어졌다.선우는 운전대를 쥔 손으로 세게 내려쳤다.바로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선우는 심기 불편한 목소리로 전화받았다.“말해.”[형, 이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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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선우는 소진에게 급히 전화걸었다.역시나 소진은 받지 않았다.선우는 바로 메시지를 보냈다.[전화받아! 서하 씨 일이라고!]메시지를 보내고 채 몇 초도 안 되서 소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역시나 소진은 선우의 전화도, 메시지도 다 보고 있었다.그런데 무시하는 거였다.그 사실이 선우를 더 미치게 했다.전화받자마자, 소진이 다짜고짜 물었다.[나한테 거짓말하면 죽어. 서하가 왜? 무슨 일인데?]그제야 선우는 깨달았다.천후가 서하를 찾으러 간 건, 자기 입에서 말이 헛나와서였다.그런데 이 사실을 털어놨다가는 소진에게 또 죽도록 욕을 먹게 될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욕이면 뭐 어때서... 익숙하지.’선우는 체념했다.예상대로, 설명을 들은 소진은 바로 폭발했다.[너 돌대가리야? 아니, 진짜 멍청한 거야? 나 앞으로 너한테 아무 말도 안 해! 진짜 안 한다고!!!]선우는 코끝을 문질렀다.“그래, 그래... 나중에 또 욕해. 지금 천후가 서하 씨 찾으러 갔다니까? 어떡할 거야?”[어떡하긴 뭘 어떡해! 너 당장 가서 천후 막아!]“그럼... 지금 네 쪽으로 가면 되지?”선우가 조심스레 말했다.[얼른 와!]소진이 다그쳐 말하자 선우는 얼굴이 풀리며 전화를 끊었다.소진한테 욕을 먹든 발로 차이든... 그래도 소진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에, 선우는 벌써 신나 있었다.심지어 운 좋으면 같이 밥도 먹을 수 있다.‘이 정도면 개꿀이지. 욕 좀 먹는 게 대수냐.’...천후는 서하가 지금 한량대학교에 있을 거라 짐작하고 곧장 차를 몰아갔다.예전에 서하와 함께 왔던 위치를 먼저 찾아갔지만, 그곳엔 서하가 없었다.천후는 학교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대학원생 두 명을 붙잡고 물었고, 그제야 화학과 건물로 방향을 잡았다.급할 건 없었다.천후는 느긋하게 걸으면서도 학생들 하나하나 붙잡아 물어봤다.그리고 마침내 서하를 찾아냈다.천후는 연구실 뒤쪽 문에 서서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는 서하를 바라봤다.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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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폰 볼 시간은 없고, 남동생이랑 붙어 앉아 이야기할 시간은 있네?”천후가 옆의 남학생을 흘끗 봤다.“뭐야, 요즘은 연하 좋아해?”천후는 말 안 했지만, 속으론 생각하고 있었다.지금 서하의 모습, 임신까지 한 유부녀처럼 보이지 않았다.옆에 있는 남학생보다도 어려 보이고, 대학생 신입생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앳되어 보였다.그리고 이상하게... 천후는 점점 더 화가 났다.왜 화가 나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화가 쌓여갔다.“말이 좀 심하시네요.”강민이 천후를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내가 어떻게 말하든 네가 뭔 상관이야?”천후는 강민의 태도가 거슬려 더 거칠게 뱉었다.“넌 뭐라고 끼어들어? 아직 젖비린내도 안 가신 게 유부녀한테 들이대고! 네 선배 결혼한 거 알고 있어?”“천후 씨! 지금 뭐 하는 거야!”서하는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사과해!”천후는 눈을 더 크게 뜨며 버럭했다.“내가 왜 사과해! 내가 틀린 말 했냐?”서하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그리고 강민을 향해 말했다.“미안...”하지만 강민이 바로 말을 잘랐다.“누나, 누나 잘못 아니에요. 누나는 사과 안 하셔도 돼요.”강민은 천후를 똑바로 보며 단단하게 말했다.“사과해야 할 사람은 당신이에요.”천후는 순간 어이가 없어 웃음까지 나올 지경이었다. 새파란 대학생이 이렇게 정면으로 자신을 들이받는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평생 어디서든 주목받았고,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서 눈치를 보고 떠받들었다.그렇게 살아온 천후가 오늘은 대학생 하나에게 빡쳐서 혈압이 치솟고 있었다.결국 서하가 천후의 팔을 잡아끌어 연구실 밖으로 끌고 나왔다.안 그러면 진짜로 둘이 주먹다짐이라도 할 것 같았다.“뭐 하는 거야!”연구실 복도에 도착하자, 서하는 천후의 팔을 뿌리쳤다.“다 큰 어른이 왜 이래? 창피하지도 않아?”“걔도 다 큰 어른이거든!”천후는 아직도 씩씩대고 있었다.“왜 걔 편을 들어!”“편 든 게 아니고, 난 그냥 사실을 말한 거야.”서하는 차분히 말하면서도, 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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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하지만 서하는 맹세코, 그때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농담으로 한마디 던진 것이었다.다른 뜻?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그래서 지금,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올랐다.“그런 뜻 아니었어...”“그럼 어떤 뜻인데?”천후는 서하 얼굴이 붉어지는 걸 보며 그제야 조금 속이 풀렸다.“그 말, 서하 씨가 한 거 맞지?”서하는 몇 초간 침묵하더니, 정직하게 고개를 숙였다.“미안. 의도는 뭐든... 그런 말 하면 안 됐어. 진짜 다른 뜻 없었고... 그냥 농담으로 한 말이야.”천후는 팔짱을 끼며 딱 잘라 말했다.“그 사과, 안 받아.”서하는 깊은숨을 내쉬었다.‘이 사람은 왜 이렇게... 고집도 세고 까다로워.’그 무력감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그럼 천후 씨 원하는 게 뭔데?”천후는 단 한 순간도 고민하지 않았다.“적어도 밥 한 끼 정도?”바로 그때, 소진의 전화가 와서 화면이 반짝였다.서하는 핸드폰을 보고 말했다.“소진이야. 잠깐만 받아볼게.”천후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서하가 전화받았다.“소진아.”소진의 목소리는 완전히 불안에 젖어 있었다.[나 지금 네 학교 앞이야. 지천후 그 미친놈, 진짜 너한테 갔어?]서하는 천후를 힐끔 보며 말했다.“여기 있어.”천후는 대뜸 핸드폰에 고개를 들이밀고 소리쳤다.“한소진, 이 상 또라이야!”서하는 황급히 몇 걸음 물러났다.“천후가 들었대.”소진이 대꾸했다.[내가 지천후를 겁낼 것 같아? 데려와! 내가 지천후랑 일대일로 붙어줄게!]서하는 피식 웃었다.“나 멀쩡해. 걱정 마.”[난 지천후가 또 너한테 지랄할까 봐 그러지!]소진의 목소리는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애초에 이 일은 내 탓이야. 너 지천후 불러와. 내가 직접 말할게.]서하는 씁쓸하게 말했다.“그게... 천후 씨가 말을 그렇게 잘 듣는 인간은 아니거든.”그때 이미 천후는 또 발걸음을 옮겨 다가오고 있었다.서하의 핸드폰 음량은 크지 않았지만, 천후가 바짝 붙어 있으니, 소진의 목소리가 죄다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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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서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소진은 천후를 흘끗 보더니, 아예 상대하고 싶지도 않다는 듯 시선을 돌렸다.선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먹기 싫으면 너는 가. 누가 말려?”천후는 원래부터 기분이 상해 있었는데, 선우가 이런 타이밍에 또 건드렸다.천후가 말했다.“그래, 나 갈게. 가기 전에, 형이 나한테 했던 말부터 좀 따지고 가자?”선우는 그제야 뭔 뜻인지 정확히 깨달았다.‘이게 바로 ‘입이 방정’이라는 거구나...’그때 소진이 선우한테 했던 말은 그냥 장난이었다.선우가 천후에게 전해준 것도 당연히 장난이었다.근데 천후는 그걸 진심으로 받아들였다.오늘 천후가 이렇게 따지는 상황까지 오게 된 건, 결국 선우의 입이 가벼웠던 탓이었다.‘앞으로 소진이가 나한테 아무 얘기도 안 하면 어떡하지?’선우는 급히 손을 들었다.“알았어 알았어, 다 내 잘못이야. 오늘은 좀 허름한 데로 왔는데, 다음엔 네가 원하는 데로 아무 데나 가자!”천후는 금방 분노하는 편이지만, 또 금방 달래지는 편이었다.천후가 턱을 들고 말했다.“그 정도면 됐네.”소진과 서하는 서로 눈이 마주쳤다.둘은 입 모양으로 조용히 한마디 했다.“유치해.”서하는 말이 많지 않지만, 오늘 이 자리만큼은 분위기가 꽤 시끌벅적했다.이유는 단순했다.소진과 천후... 두 사람은 서로를 보기만 해도 못마땅해서 으르렁거리고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다.덕분에 한 끼 식사가 꽤 요란하게 흘러갔다.서하는 말은 없었지만, 은근히 잘 먹었다.소진은 천후랑 계속 말다툼하면서도 틈틈이 선우한테 눈을 흘기고, 서하도 살뜰하게 챙겼다.서하가 무언가 두 젓가락 먹기만 해도, 소진은 곧장 그 접시를 서하 앞으로 돌려놓거나, 아예 공용 젓가락으로 서하 접시에 옮겨 주었다.선우는 옆에서 그걸 보며 속이 뒤틀렸다.‘언제쯤이면... 소진이가 나한테도 저렇게 다정하고 세심하고, 따뜻하게 대해줄까?’선우는 끝없는 서러움에 빠져 허공을 바라봤다.소진이 서하에게 반찬을 덜어주자 선우는 말없이 소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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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선우가 말했다.“너 그렇게 호들갑 떨지 마. 너네 집은 네가 남자를 좋아하든 여자를 좋아하든 아무 관심 없어. 아무튼 너 같은 애 받아줄 사람만 있으면, 그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너희 집에서는 어서 오시라고 하고, 모셔놓고 절이라도 할 걸?”“꺼져!”천후는 완전히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여기가 형이 끼어들 데야?”선우가 바로 받아쳤다.“너같이 성질 더러운 애는, 남자는커녕 두꺼비도 안 데려가겠다!”“하선우!”천후가 버럭했지만,선우는 전혀 기죽지 않았다.“왜 소리 질러? 내가 틀린 말 했냐? 맨날 삐딱하게 굴고, 남 무시하고, 오만하고, 성격은 지랄맞고...”선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진이 선우의 허리를 세게 꼬집었다.“밥 먹는데 체하겠다, 제발 그런 소리 좀 그만해라.”“미안해.”선우는 즉시 고개를 숙였다.“내가 잘못했어.”천후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사랑이 형이 하는 그런 거라면? 비굴하고, 바닥을 박박 기고, 자존심도 없는 그런 거라면? 난 차라리 평생 혼자 살래.”서하는 원래 조용히 밥을 씹고 있었는데,그 말에 씹던 동작이 딱 멈췄다.‘나는 예전에 배은혁 앞에서 뭐 했더라...’‘비굴하고, 바닥을 박박 기고, 자존심 없이... 딱 저랬지.’‘근데 나한텐 지천후 같은 당당함도, 넘으면 안 되는 선도 없었어.’‘그래도 지금은... 뭐, 그나마 좀 각성했다고 해야 하나.’“먹어.”소진이 다시 서하 앞에 반찬을 놓았다.“지 대표 말은 신경 쓰지 마. 나중에 두세 해 지나봐라. 지 대표가 아직도 혼자면, 집에서 당장 정략결혼 밀어붙일걸? 명문가 도련님들은 결혼도 마음대로 못 하고, 진짜 불쌍해.”선우가 잽싸게 말했다.“우리 집은 내가 결혼 어떻게 하든 내가 알아서 결정하래. 소진아, 들었지?”“결정하든 말든, 그 말을 왜 나한테 해?”소진이 무심하게 말했다.천후가 끼어들었다.“마치 내가 내 결혼에 주도권도 없는 사람처럼 말하네? 형은 그만 떠들고, 나중에 딴소리하지나 마. 그렇게 큰소리쳤다간 아무도 안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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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서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소진이 나섰다.“남의 사정도 모르면서 헛소리 좀 그만해.”“내가 왜 그만해야 하는데?”천후가 바로 발끈했다.“내가 틀린 말 했어? 이혼한다는 말 나온 지가 언젠데 아직도 질질 끌어? 혹시 또 이혼하기 싫어진 거 아니지, 서하 씨?”서하가 단호하게 말했다.“아니야. 나 이혼할 거야.”천후는 서하를 길게 바라보며 말했다.“조금은 세게 나가야 한다는 건 알지? 지금 서하 씨 태도 보니까, 나도 괜히 막 괴롭혀보고 싶...”스스로도 말이 이상하다고 느낀 건지... 천후는 말끝을 흐리고 앞에 놓인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셨다.소진이 눈을 번뜩였다.“지천후. 우리 서하 건드리면 죽는다?”천후 역시 눈을 치켜떴다.“서하 씨가 자기 입으로 ‘나 약하다’ 하고 광고하고 다니는데 내가 왜 욕먹어?”서하는 그 말에 마음이 조금 움찔했다.사실 서하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차갑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학교에서도 여자애들이랑 유독 친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남자애들과 무리 지어 어울리는 타입도 아니었다.하지만 소수의 친구는 가까이 지내다 서하를 좋아하기도 했다.알고 보면 그렇게 차갑지 않다고.‘어릴 때부터 한 번도 내가 ‘당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그 말은 생각보다 마음에 크게 박혔다.소진이 다시 나섰다.“서하는 그냥 시시콜콜 따지지 않는 성격이라 그렇지. 지 대표 눈엔 그게 만만해 보였고.”한참 먹고 떠들고 싸우고, 그렇게 시끌벅적한 식사가 끝났다.선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소진의 팔을 잡아끌었다.“가자, 내가 계산할게.”천후와 서하는 뒤에서 천천히 따라갔다.걸으면서 천후가 툭 말했다.“내 이미지 박살 나서 여자 못 사귀게 되면, 그건 전부 서하 씨 책임이니까 알아둬.”서하가 말했다.“사과했잖아.”“몰라.”천후가 고개를 젓는다.“어쨌든 책임져.”서하가 멈칫했다.“내가 뭘 어떻게 책임져?”천후는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내가 나중에 여자친구 못 만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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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정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서하는 천후와 따로 걸어가고 싶었다.“천후 씨 차 어디 있어? 난 여기서부터 혼자 갈게. 잘 가.”서하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나 급한 일 없어. 일단 서하 씨 연구실까지 데려다줄게.”“아냐, 괜...”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천후의 시선이 서하를 끌어당겼다. 그 눈을 본 순간, 서하는 깨달았다.자기가 뭐라 해도 소용없다는 걸.이 남자는 한 번 정하면 바꾸지 않는다.그래서 서하는 더 말하지 않았다. 둘은 침묵 속에서 나란히 걸어갔다.몇 걸음 지나지 않아 천후가 물었다.“이혼은... 지금 어디까지 진행됐어?”서하는 짧게 답할 수밖에 없었다.“거의 다 됐어.”“혹시 뭐 막히는 거 있으면 말해. 도와줄게.”천후가 덧붙였다.“우린... 그래도 친구잖아.”“알아.”서하는 감히 반박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마워.”‘선택할 수만 있다면, 차라리 천후랑 친구가 되고 싶지 않아.’은혁 때문도 아니다. 서하는 그냥 권력 있는 사람들과 섞이고 싶지 않았다.서하와 아정 사이처럼 자신에게 아무 의도가 없어도 주변 사람들은 분명히 말할 거다.서하가 구씨 가문에 붙으려고 그러는 거라고.서하가 원하는 것은 그저 단순한 생활이었다.권력과 재벌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조용한 공간을.그 안에는 천후도 포함되어 있었다.천후란 사람 자체가 이미 여러 가지 ‘번거로움’을 뜻했다.자기 멋대로 하는 데 익숙해서, 타인의 감정 같은 건 고려하지 않는다.서하는 이렇게 천후와 캠퍼스를 같이 걷고 싶지 않았다.누군가 보기라도 하면, 또 오해가 생길 게 뻔했다.하지만 여기서 거절하면 어떻게 될지, 뻔히 보였다.천후가 온갖 이유를 대며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라는 걸.그래도 다행히, 지금 캠퍼스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서하가 걱정하던 상황은 아마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그냥 천후가 옆에 걷도록 내버려두었다.“굳이 그렇게 나한테 예의 차릴 필요 없어.”천후가 말했다.“서하 씨는 내 뒤에서 내 농담도 잘하면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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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그래서 지금처럼 천후가 하루 종일 할 일 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면, 서하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둘다 같은 대표 직급인데, 천후와 은혁은 이렇게까지 다르게 살았다.“내가 보기에 배은혁은 그냥 허둥대는 거야. 실제로 그렇게까지 할 일이 많을 리가 없거든. 어쩌면 밖에서 애인이라도 몰래 만나는 걸지도?”천후가 장난스럽게 말하며 서하를 흘끔 봤다.서하가 웃자 천후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왜 웃어?”“배은혁이 어떤 애인을 만나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이혼할 건데.”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렇지.”천후가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뒤에서 배은혁 뒷담화하는 사람 같잖아.”서하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천후가 또 이어 붙였다.“아냐, 나는 배은혁 앞에서도 그대로 말할 거거든.”서하는 말없이 앞만 봤다.천후는 고개를 살짝 기울여, 서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근데... 서하 씨는 그때 왜 그렇게 눈이 멀어서 배은혁한테 간 거야?”이런 문제까지 다 말하기에는 아직 천후와는‘너무 먼 사이’였다.서하가 천후에게 털어놓을 리 없었다.서하가 침묵을 지키자, 천후가 콧소리를 냈다.“그래도 완전히 멀진 않았네. 이혼은 한다고 했으니까.”그 뒤로도 거의 천후 혼자 말했고, 서하는 듣기만 했다.서하는 어느 순간부터 멍해졌다.기중환 교수가 내준 과제 생각, 알바가 얼마나 남았는지, 언제 은혁에게 빌린 돈을 갚을 수 있을지...“조심해!”짧은 경고와 함께, 천후가 서하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천후의 팔이 서하의 허리를 감싸고, 두 사람은 순간적으로 너무 가까워졌다.서하는 놀라 급히 천후를 밀어냈다.천후도 바로 손을 거두고 말했다.“앞 좀 보고 다녀! 넘어져도 난 모른다?”방금 서하는 발끝이 작은 구멍에 걸렸고, 천후가 잡아주지 않았다면 정말로 넘어질 뻔했다.평소라면 몰라도, 이제 서하 뱃속에는 지켜야 할 아이가 있다.넘어지기라도 했다면 위험했을 것이다.“고마워...”서하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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