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림받은 아내의 화려한 귀환: Bab 251 - Bab 260

401 Bab

제251화

민석은 급히 뛰어나가 은혁을 불러 세웠다.“야! 너 지금 무슨 뜻이야? 말도 없이 그냥 가버리면 어떡해?”은혁이 퉁명스럽게 말했다.“나... 뭐 좀 사러 가려고.”“이 한밤중에? 뭘 산다고? 가게들 다 문 닫았어!”은혁의 발걸음이 멈췄다.“닫았어?”“술집 말고, 이 시간에 여는 가게가 어딨냐?”민석은 은혁 옆에 서서 물었다.“뭘 사려고?”“서하... 선물...”“너 진짜...”민석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매니저한테 전화할게. 문 열라고 할 수 있어.”“가능해?”“난 그 매장 VVVVIP야. 내가 간다고 하면, 그 매장은 문 닫고 나만 받는다.”민석이 이런저런 브랜드에 은근히 밝은 건, 죄다 그의 여자친구들 덕이었다.은혁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사는 타입이 아니었다.매니저와 연락을 마친 뒤, 민석이 말했다.“네 와이프가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며? 그럼 일단 비싼 걸로 골라. 진짜야. 여자들은 이런 보석, 가방 같은 거 앞에서는 다 쓰러진다고.”그리하여 두 남자는 한밤중에 럭셔리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매니저와 직원 둘이 이미 나와 있었다. 전부 급히 호출된 사람들로, 오늘 이 매장은 전적으로 민석과 은혁만을 위한 서비스가 제공되었다.돈이 있으면 정말 별의별 일이 다 가능했다.서하가 빚 때문에 머리 싸매고 있을 그 시간, 다른 한 남자는 서하를 위해 돈을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었다.은혁은 명품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그나마 민석이 은혁보다 훨씬 나았다.이번 시즌 신상 중에서 은혁이 ‘서하에게 어울릴 것 같다’라고 느끼는 건 모조리 포장해 넣었다.민석이 말했다.“우리 엄마 같은 고객은, 신상 나오면 브랜드에서 아예 집으로 직접 가져다줘.”은혁은 그게 꽤 괜찮아 보였다.민석은 말을 이어갔다.“근데 넌... 진짜 이런 데 관심이 없구나? 생일, 기념일 같은 때에 선물은 줬냐?”은혁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 표정을 본 민석은 눈이 동그래졌다.“설마... 아무것도 몰랐던 건 아니지?”은혁은 정말로 몰랐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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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여자들은 사실 굉장히 단순해. 네가 조금만 잘해주면, 금방 감동한다니까.”“근데 넌 벙어리처럼 구는 데다, 행동도 안 하고. 그럼 그냥 네 와이프한테 뭐라도 사줘. 이건 할 줄 알지?”민석은 손가락을 튕기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제일 중요한 게 있어. 바로 네 와이프에 대한 ‘편애’. 이건 알아먹겠지?”은혁이 물었다.“무슨 뜻인데?”말 그대로의 의미는 알겠지만, 여자를 두고 쓰는 ‘편애’라는 개념은 은혁에게 전혀 와닿지 않았다.“네가 서하 씨를 좋아하잖아? 그러면 서하 씨가 맞든 틀리든, 밖에서는 무조건 서하 씨 편을 들어.”“서하 씨를 지지하고, 응원하고, 힘이 돼줘야 해. 서하 씨가 무슨 실수를 해도, 넌 흔들리지 말고 서하 씨 편을 들어. 왜냐하면, 서하 씨는 네 와이프니까.”은혁은 이번엔 더 오래 말이 없었다.‘편애...?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지.’‘아니, 해본 적이 없는 정도가 아니지. 그동안 난...’민석은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은 열여덟부터 여자를 만났고, 여태 지나간 여자만 해도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그 와중에도 은혁은 맨날 자기 옆에 붙어 있었는데... 정말로 단 하나도 배워간 게 없었다.‘사람들이 말하는 그 가까이하면 닮는다는 말, 완전히 틀린 말이네.’‘내 꼴을 조금이라도 배웠으면, 지금 은혁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박살 날 일도 없었을 텐데...’민석은 속으로 속이 터졌다.차라리 자기가 써온 연애 기술을 한 번에 은혁 머릿속에 욱여넣고 싶었다.하지만 분명한 건, 은혁은 절대 좋은 학생 타입이 아니라는 것.민석은 난생 처음 은혁에게서 우월감을 느꼈다.어렸을 때부터 뭐든 은혁에게 밀리던 그가, 단 하나.여자 마음 얻는 법에서만큼은 처음으로 은혁보다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물론, 별 자랑도 아니었다.은혁은 결국 꽤 많은 물건을 샀고, ‘구름바다’ 아파트 단지의 신혼집 주소를 남겨 매장 측에 최대한 빨리 배송해달라고 부탁했다.민석은 마지막까지 이것저것 조언을 더 해준 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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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서하는 그제야 눈치챘다.거실 바닥 가득... 어떤 럭셔리 브랜드의 쇼핑백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뭐야?”서하는 의아해서 물었다.“이게 다... 뭐 하는 거야?”“당신 주려고.”은혁은 괜히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서하의 눈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나한테?”서하는 더 이상한 듯 되물었다.“왜?”“그냥... 선물하고 싶어서.”은혁은 생각보다 말이 어렵지 않다는 듯 이어 말했다.“당신 한번 봐. 마음에 드는지. 마음에 들면... 나... 앞으로도 계속 사줄게.”그 말을 듣고서야, 서하는 은혁의 의도를 정확히 알아차렸다.‘배은혁 지금 뭐 하는 거야?’‘갑자기 왜 이렇게 많은 선물을?’그리고 곧 깔끔히 결론을 내렸다.‘배은혁... 이혼하기 싫어서 나 붙잡는 거구나.’‘이 남자... 진심으로 선물 몇 개 사오면... 내 기분이 좋아지고...’‘그래서 이혼도 안 하고...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아니, 나를 얼마나 얕보면 이런 생각을 해?’“전에... 당신이 뭘 좋아하는지 몰랐고, 관심도 없었어.”은혁이 말했다.“이제는... 당신이 좋아하는 거, 다 사줄게.”“나 안 좋아해.”서하는 단호히 잘랐다.“당신 이럴 필요 없어. 당신이 뭘 하든, 우리가 이혼하는 건 변하지 않아.”“난 그런 뜻으로...”은혁은 설명하려 했다.하지만 곧 스스로 깨달았다.바로 이어질 말들이 얼마나 힘없고, 얼마나 변명처럼 들릴지.은혁이 서하에게 선물을 산 건, 사실 어떤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었다.단지 서하가 조금이라도 기분 좋아지면 좋겠다는 그 생각 하나.하지만 본질적으로, 그는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서하가 이 선물들로 자신이 ‘붙잡으려 한다’고 오해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그리고 그 순간, 선물들은 전혀 다른 의미가 되었다.은혁이 원치 않았던 색을 덧칠해 버린 듯한 느낌이었다.“나 갈게.”서하는 등을 돌렸다.“잠깐만!”은혁은 생각보다 빠르게 반응했고, 이미 서하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서하의 시선이 자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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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서하는 이른 아침 학교에 도착했고, 오는 길에 사온 아침밥을 신애에게 건넸다.신애는 먹으면서 감탄했다.“언니, 형부 진짜 너무 멋지세요! 딱 봐도 유능하고 돈도 잘 벌게 생기셨어요. 형부 무슨 일 하세요? 분명 잘 나가는 분이죠?”서하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그냥... 먹고살 만큼은 벌어. 아 맞다, 오늘 오전 그 데이터 말이야, 감 잡은 거 있어?”신애의 집중이 바로 업무로 옮겨갔다.그렇게 서하는 평소처럼 일에 몰입했다....하지만 은혁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은혁은 어젯밤 단 한숨도 자지 못했다.물건을 잔뜩 사고, 민석과 헤어진 뒤 집에 돌아와 2층으로 올라가, 침대에서 자는 서하를 한참 바라보다가...다시 내려와 거실 소파에 앉아 꼬박 밤을 새웠다.그 밤 동안, 은혁의 머릿속은 정교하고 복잡한 기계처럼 돌아가며, 자신과 서하 사이에 있었던 모든 순간을 하나하나 되짚어냈다.그러면서 은혁은 처음으로, 자기 기억력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과거의 장면들이 너무 선명했다.서하가 했던 말, 그때 지었던 표정, 조금만 흔들려도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던 눈빛까지.은혁은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그때는 몰랐던 것들이 지금 떠올려보니 은혁은 마치 제3자의 시선으로, 서하의 난처함, 고통, 그리고 마음이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들을 그대로 지켜보는 꼴이었다.은혁은 제대로 된 남편이 아니었다.편애는커녕, 사랑이라는 마음도 은혁의 행동에서 찾기 어려웠다.은혁은 문득 누군가 자신에게 해줬던 말을 떠올렸다. 정확히 누가 말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비바람을 막아주고 싶다고 했지만...’‘결국 사랑하는 여자에게 온 모든 비바람은... 다 본인이 가져온 거였어.’은혁은 그 말을 되새기며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듯 끊임없이 과거를 재생했다.둘만 있을 때 자신이 했던 말들... 얼어붙은 듯 차갑고, 상처만 남기는 말투.누구보다 서하를 아끼고 싶었는데, 그 순간마다 왜인지 가장 잔인한 말만 골라 내뱉었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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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은혁은 사랑하는 여자를 아내로 맞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는 마음이었고, 배진국 회장의 그 요구 역시 당연하다는 듯 흔쾌히 받아들였다.그리고 실제로도 약속대로, 그는 늘 레나를 챙겼다.그러나 그 관계가 주변 사람들에게 큰 오해를 하게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오빠, 무슨 일이세요?]오랫동안 말을 잇지 않는 은혁에게, 레나는 조심스레 물었다.은혁은 얇은 입술을 꽉 다물더니 짧게 말했다.“아니야. 끊어.”전화를 끊고, 은혁은 핸드폰을 쥔 채 다시 거실로 시선을 돌렸다.바닥 가득 놓인 선물들.‘서하가 이런 걸로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지?’그는 난감하기만 했다.그때 핸드폰이 울렸다.민석이었다.[어떼?]전화받자마자 그는 물었다.[네 와이프 감동해서 울고불고 난리 났지? 그래서 둘이 화해하고?]은혁은 침묵했다.민석은 다시 물었다.[봐, 내가 뭐랬어? 그 방법이 최고라니까? 선물 공세에 안 넘어가는 여자가 어딨어.]“소용없어.”은혁이 낮게 말했다.“서하, 쳐다보지도 않았어.”[뭐?]민석은 황당하다는 듯 소리를 높였다.[보지도 않았다고? 말도 안 돼!]은혁은 미간을 짚었다.“다른 방법 없어?”[그게...]민석이 난감한 듯 말끝을 흐렸다.[네 와이프 진짜... 여자가 맞긴 맞아?]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묻듯 말했다.[너 또 말 잘못한 거 아니지? 내 방법이 안 통할 리가 없어. 분명 네가 제대로 못한 거야.]“그럼 내가 뭐라고 말해야 했는데?”민석은 욕을 내뱉었다.[아오, 진짜... 이런 것도 내가 일일이 가르쳐야 해? 이래라. 내가 내 여자친구 데리고 나갈 테니까 우리 같이 보자. 내가 어떻게 여자 다루는지 눈으로 배우라고.]“효과 있어?”[효과? 당연하지. 여자들이 다 이런 거에 약하다고. 넌 너무 뻣뻣해. 그런 스타일 좋아하는 여자 거의 없어.]“위치 보내.”[오케이. 점심 같이 먹자. 오늘 참교육해 줄 테니 각오해.]...점심시간.서하와 신애는 학교 식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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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언니, 왜 이러세요?”신애는 깜짝 놀라 급히 손을 뻗어 서하의 이마를 짚었다.“언니... 열 나는 거 아니에요?”“좀 피곤해서 그래. 조금만 더 자면 괜찮아.”서하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말했다.“걱정하지 마.”“그럼 주무세요.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 주세요!”신애가 언제 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서하는 단숨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신애는 일을 마치고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서하로부터 아무 연락이 없어서 급히 짐을 챙겨 서둘러 기숙사로 돌아왔다.방문을 열자 서하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그런데 가까이 다가간 후, 신애는 서하의 얼굴빛이 이상하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이마에 손을 대는 순간, 신애는 숨을 삼켰다.‘너무 뜨거워! 서하 언니... 열이 너무 높은데.’“언니? 언니!”여러 번 불러도 반응이 없었다.신애는 완전히 당황해 손에 잡히는 대로 핸드폰을 들었다.하지만 누구에게 전화해야 할지조차 떠오르지 않았다.‘형부한테 연락해야 하는데... 번호를 몰라.’‘안 되겠다, 119를...’신애가 번호를 누르려고 했는데, 다른 곳에서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서하의 핸드폰이었다.신애는 망설임 없이 받았다.[임서하?]낮고 매력적인 남자의 목소리.신애는 단번에 알아챘다.‘이 목소리... 서하 언니 남편인 것 같아.’‘근데 언니 연락처에 저장도 안 돼 있었는데... 왜?’“형부... 맞으세요?”은혁은 잠시 멈칫하다 답했다.[네. 서하 씨는?]“서하 언니 열나요...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어디? 지금 바로 갈게.]...은혁은 놀라울 정도로 일찍 도착했다.신애가 알려준 위치를 보고 차를 기숙사 건물 바로 앞에 세웠다.신애가 창문에서 손을 흔들었다.“형부, 여기예요!”은혁은 급히 계단을 뛰어 올라왔다.문을 열자마자 숨이 거칠게 들이켰다.다급하게 온 것이 티가 났다.“서하 언니가 점심때 몸이 안 좋다고 쉬겠다고 했는데, 그땐 열이 없었어요. 근데 제가 다시 왔을 땐... 깨워도 전혀 반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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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은혁은 방금 서하의 뜨거운 피부에 손이 닿는 순간, 하체가 본능적인 반응을 일으킨 걸 느꼈다.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강제로 무시했다. 아예 못 본 척하면서 다시 찬물을 받아와 서하의 몸을 닦아주기 시작했다.그리고 큰 손으로 서하의 이마를 짚어보니, 조금 전보다 체온이 내려간 것 같았다.은혁은 다시 수건을 적셔 올려놓고 참지 못한 듯 서하의 뺨을 가볍게 건드렸다.일어나려고 손을 뗀 그때, 서하가 은혁의 손을 꽉 잡았다.서하는 여전히 정신이 흐릿했고, 은혁의 손을 자기 볼에 대더니... 마치 따뜻함을 찾는 듯 편안하게 비볐다.은혁은 움직일 수 없었다.움직이고 싶지도 않았다.서하가 은혁을 제대로 쳐다본 게 얼마나 오래된 일인가?손을 잡는 건 더더욱.은혁과 병원에 함께 있던 그 며칠 동안도... 서하는 분명히 ‘남아도 된다’고 했지만, 말투, 표정, 행동 전부가 거리를 두고 있었다.서하는 그 모든 태도로 은혁에게 ‘낯섦’과 ‘무관심’을 정확히 알려주었다.그런 서하가 지금 은혁의 손을 스스로 붙잡았다.은혁은 병상 옆에 앉아 서하의 손을 놓지 못하고 계속 잡고 있었다....서하가 눈을 뜨자, 눈앞은 희미하게 어둡고 어딘가 낮고 따뜻한 조명이 비추고 있었다.“깼어?”남자의 낮고 쉰 목소리가 들렸다.서하는 멍한 정신으로 눈을 깜빡였다.‘여기가... 어디야?’‘배은혁이 왜 여기 있어?’서하의 마지막 기억은 기숙사였다.신애, 강민과 점심을 먹고 돌아와 잠깐 기숙사 침대에서 누웠던 것까지.‘도대체...’은혁은 호출 버튼을 눌렀고, 의사가 들어오자 방의 큰 조명을 켰다.그 순간 은혁의 손바닥이 서하의 눈 위로 덮였다.“눈부셔. 잠깐 감아.”서하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몇 초 후, 천천히 다시 떴다.‘병원이네.’간단한 검사를 마친 의사는 말했다.“열이 조금 떨어졌어요. 이제 뭘 조금 드셔도 됩니다.”의사가 나간 뒤에서야 서하는 은혁을 제대로 바라봤다.“나... 아팠어?”“열이 거의 사십 도였어.”은혁이 말했다.“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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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당신... 그렇게 부르지 마.”서하의 목소리는 차갑게 내려앉아 있었다.“지금 우리 사이... 그 정도로 가깝지 않아.”“내가 돌볼게.”은혁의 말은 단단했다.“당신 완전히 낫고 나면... 당신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나랑 당신 사이에, 더 할 말 없어.”“당신 일단 잘 쉬어. 나... 전화 좀 하고 올게.”은혁은 조용히 일어나 병실 밖으로 나갔다....서하는 방 안을 둘러봤다. 자신의 핸드폰은 보이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은혁이 다시 들어왔다.서하는 바로 물었다.“내 핸드폰 어디 있어?”“기숙사에 있을 거야.”은혁이 말했다.“당시엔 열이 너무 심해서... 챙길 겨를이 없었어.”“지금 몇 시야?”은혁은 손목시계를 흘끗 보고 말했다.“곧 밤 12시.”서하는 잠시 눈을 감았다.“잘 거야? 잘 거면 불 끌게.”은혁이 물었다.서하는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리며 말했다.“잘래.”그러다 어떤 생각이 번쩍 스쳐 지나가듯, 갑자기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내 바지... 어디 있어?”“고열이었잖아. 알코올로 몸 닦아야 해서 벗겼어.”은혁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다시 입을래?”은혁의 태도는 너무나 자연스러워,마치 그런 일쯤은 아무 의미도 아니라는 듯했다.서하는 할 말이 막혀 입술만 움직였다.‘우리 사이에 더 친밀한 일도 있었는데...’‘바지 벗긴 걸로 내가 예민하게 굴 필요는 없지.’‘그래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네.’은혁은 서하가 고개를 돌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설명하듯 덧붙였다.“몸만 닦았어. 다른 생각은 전혀 없었어.”서하는 더 대꾸하지 않고 말했다.“당신도 가서 쉬어. 그리고... 간병인 불러줘. 부탁이야.”그러자 은혁은 마치 그 말이 들리지 않은 듯 단지 한마디만 했다.“불 끌게. 당신 쉬어.”병실은 곧 어둠에 잠기고, 그저 작은 조명등 하나가 은은히 켜져 있었다.서하는 눈을 감고 누웠다.잠은 오지 않았다.한 시 넘어서 거의 쓰러지듯 잠들었지만, 지금은 머릿속이 너무 또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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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그렇다고 이럴 것까지는 없잖아!”서하의 목소리에는 불만이 가득했다.“당신 비켜!”“알았어, 내려갈게.”서하가 화낼까 두려워, 은혁은 급히 침대에서 내려섰다.그는 정말로 그저 걱정해서였다.혹시나 열이 다시 오르는데 자기가 못 느끼면 어쩌나 싶어, 조금이라도 가까이 있으려고 했던 것뿐이었다.“다른 뜻은 없었어...”그가 더 설명하려 했지만, 서하는 다시 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대화를 완전히 차단했다.“그러지 마.”은혁은 조심스럽게 이불을 당겨내며 말했다.“답답해. 나 바로 옆에 있을게. 어디 불편하면 바로 말해.”서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병실은 조용해졌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서하는 결국 깊은 잠에 빠졌다.그동안 은혁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하루 종일 했던 고민을 계속 되새기며 밤을 꼬박 새웠다.은혁은 생각했다.‘앞으로 나는 당신하고 어떻게 지내야 하지?’전날, 민석과 젊은 모델 여친을 만났을 때의 장면들이 은혁의 머릿속을 스쳤다.두 사람은 마치 세상에 둘만 존재하는 듯 부담스러울 정도로 사랑을 드러내고 있었다.그리고 몸을 겹쳐 앉다시피 붙어 있고 눈을 마주치기만 해도 웃음이 새고, 속삭이는 말들 하나하나가 달콤해서 듣는 사람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질 정도였다.만약 은혁이 ‘배우자와 어떻게 친하게 지내는지 배우러 온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미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을 것이다.민석의 여자친구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은혁은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며 물었다.“너... 매번 여자친구한테 이렇게까지 진지했냐?”“당연하지.”민석은 담담하게 말했다.“사귈 땐 진심으로 좋아하니까.”“그렇게 좋아하는데 어떻게 헤어져?”은혁은 진심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민석이 가장 오래 만난 여자도 두 달 남짓.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여자친구와 팔짱 끼고 입 맞추고 난리더니, 돌아서면 ‘헤어지자’라고 선포해버리는 인간이 바로 민석이었다.민석은 담배를 물고 말했다.“내가 여친들 좋아한 건 사실인데... 그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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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서하가 눈을 뜨자 창문 밖은 이미 훤히 밝아져 있었다.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이 병실 안까지 번져어왔다.병원의 창문에 걸려있는 커튼은 원래부터 그렇게까지 빛을 잘 막지 못했다.눈꺼풀을 조금 더 들어 올리자 서하의 시야에 은혁이 들어왔다.그는 막 서하의 체온을 재고 있었는지, 손에 든 체온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은혁이 고개를 들자, 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맞닿았다.“깼어?”은혁이 몸을 숙여 서하를 살폈다.“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 열은 거의 다 내렸는데... 목은 안 아파?”어제 의사는 고열은 초기에 나오는 증상이고, 곧 다른 불편함도 따라올 거라고 말했다.서하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한 번 침을 삼켰다.그리고... 그 뒤로는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아, 아프다아아아아아!’‘목이 어떻게 이렇게 아플 수가 있어?’‘침 삼키는 게 칼날로 긋는 것 같잖아...!’서하는 이런 통증을 태어나서 처음 겪었다.사람들이 이런 증상이 있다고 말하면, ‘진짜 그렇게 아픈가?’ 하고 생각하던 적은 있었지만, 직접 경험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올 게 왔다.그런 생각이 스치는 순간, 서하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은혁은 서하가 눈앞에서 그대로 울음을 터뜨리자 놀라서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긴장한 목소리가 그대로 묻어났다.“왜 그래? 당신 울지 마...”서하는 목이 너무 아파서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저 손을 들어 자기 목을 가리켰다.그리고 또 한 번, 어쩔 수 없이 침을 삼켰다.‘아... 진짜... 미치게 아프네...!’“목이 아파?”은혁은 다시 이마에 손을 얹어봤다.“열은 없는데...”“목... 아파...”서하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엄청 아파...”의사는 곧바로 병실로 와서 다시 상태를 확인하고, 약을 하나 더 추가했다.서하는 뱃속의 아기를 생각해서 약을 먹는 게 겁났지만, 의사는 지금 쓰는 약은 비교적 안전하고, 무리하게 버티다가 폐렴으로 번지면 더 위험하다고 단호하게 말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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