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너: Chapter 421 - Chapter 430

561 Chapters

제421화

그런 무서운 사람들이기에 아주 순조롭게 강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를 납치할 수 있었다.강재혁이 사라진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강의준은 몇 번이나 사람을 고용해 그 용병들을 찾아 헤맸다. 강재혁도 집으로 돌아온 후 그들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조사를 진행했고 말이다.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흔적 하나 나오지 않았다. 마치 하루아침에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그래서 강재혁은 심증이 있어도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그런데 오늘, 안강훈이 드디어 알아냈다면서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강재혁은 평소와 다른 의미로 눈을 반짝이고는 곧장 안강훈이 건넨 서류를 받아 들었다.“믿을 만한 정보인 거 확실해? 양씨 가문 측에서 뿌린 가짜 정보 아니고?”“확실해요. 혹시 몰라 경호 실장과 함께 세 번은 더 확인했어요!”안강훈이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생각지도 못한 수확이었어요. 타리온으로 간 애들이 그쪽 암시장에서 사진에 있는 용병 중 한 명을 딱 봐버렸거든요.”“그간 그 어디를 찾아 헤매도 놈들이 없길래 혹시 치안이 별로인 나라에 숨어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타리온 같은 나라는 워낙 땅덩어리가 크기도 하고 또 이민자들까지 대거 유입돼 있어 범죄자 한두 명이 숨어들어도 티가 잘 안 나니까요.”“그래서 한 달 전부터 애들을 그쪽으로 보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치안이 특히 안 좋은 암시장 쪽을 그저 관찰만 하게 했어요. 그렇게 아주 착실하게 납치에 가담했던 사람들의 신상을 전부 다 알아낼 수 있게 됐어요.”안강훈은 잔뜩 흥분돼서 얘기하다가 이내 이곳이 사무실이 아닌 것을 깨닫고는 다시 목소리를 낮췄다.“납치에 가담한 용병은 총 열다섯 명이에요. 하지만 20년도 더 된 일이라 그중 여섯 명은 사고로 죽었고 두 명은 불치병에 걸려 죽었어요. 그리고 남은 7명은 지금 모두 타리온 암시장에서 마약을 판매하면서 지내고 있어요.”“대표님께서 지시만 내려주시면 지금 바로 애들을 준비시켜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잡아 올 수 있어요. 그 용병들을 다 잡아
Read more

제422화

그리고 오늘, 강재혁은 드디어 이십여 년 만에 그때의 그 남자를 다시 찾아냈다.드디어 어머니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다.강재혁은 손이 다 하얘질 정도로 서류를 세게 쥐고는 이를 꽉 깨물었다. 흥분과 분노가 뒤엉킨 감정들이 멋대로 날뛰어 댔다.잠시 후, 굳게 닫혀있던 강재혁의 입술이 드디어 천천히 열렸다.“지금 당장 타리온으로 가서 이것들을 잡아 와. 한 명도 빠짐없이 싹 다.”“네, 알겠습니다!”안강훈은 강재혁의 지시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는지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냈다.그러고는 정성스럽게 뭔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강재혁은 그런 안강훈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렸다. 이무현도 조금 어이가 없는 듯 안강훈의 팔꿈치를 툭툭 쳤다.“안 비서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형이 방금 한 말 못 들었어요? 타리온에서 사람을 잡아 오라니까 왜 전화는 안 하고 쓸데없는 걸 적고 있어요.”“사실 아직 해야 할 얘기가 남았거든요.”안강훈은 서둘러 설명한 후 가방에서 또 하나의 서류봉투를 꺼냈다.“그 7명의 용병을 제대로 조사하기 위해 애들 중 일부를 대표님께서 신세 졌던 오혜정 씨 집 근처의 산속으로 보냈어요. 어쩌면 그간 우리가 놓치고 있던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의도치 않게 오씨 일가 얘기만 잔뜩 듣게 됐어요.”“마찬가지로 산속에서 거주하던 이웃 주민의 얘기에 따르면 오혜정 씨가 대표님과 함께 살고 있었을 때 자기 친구들한테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대표님은 돈 많은 집안의 도련님이라 이대로 계속 자신들이 돌보고 있으면 분명 나중에 아주 큰 보답을 받게 될 거라고요.”안강훈은 전달 과정에서 말이 와전되는 것을 우려해 녹음 펜으로 주민들이 하는 얘기를 싹 다 녹음하게 했다.안강훈이 건넨 두 번째 서류봉투 안에 든 건 다름 아닌 그 녹음 펜이었다.녹음 펜의 버튼을 누르자 목청이 쩌렁쩌렁한 젊은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가 번갈아 흘러나왔다.“우리는 거짓말 안 합니다. 나도 얘도 다 오혜정이랑 아주 어릴 때부터
Read more

제423화

그래서 중요한 것들을 아주 많이 놓쳐버리고 말았다.서류봉투를 쥔 강재혁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금방이라도 누구 한 명 죽일 것 같은 얼굴이었다.이무현은 자신의 추측이 그대로 현실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지 입을 떡하고 벌렸다.“대박, 진짜 나쁜 속내를 품고 있었단 말이야? 오혜정도 지금 보니까 그냥 애가 처음부터 나빴네! 형, 내가 말했지. 무상으로 누군가를 도와줄 사람으로는 절대 보이지 않았다고!”오씨 일가는 아주 오래전부터 강재혁이 어떤 신분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강재혁을 진심으로 잘 돌볼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강재혁도 속은 것이다. 아직 어린 그의 눈에는 그들의 호의가 정말 진심으로 보였을 테니까.심지어 그때는 상처까지 달고 있어 더 그들이 좋은 사람으로 느껴졌을 것이다.“솔직히 저도 조금 놀랐습니다. 저희 앞에서는 늘 대표님을 마치 친아들처럼 여기고 있었잖습니까. 오혜정 씨도 그때는 활기 넘치는 모습만 보여줬고요. 5년 전의 사고가 아니었으면 아마 대표님은 영원히 그 사람들을 의심하지 않으셨을 겁니다.”만약 그 사고가 아니었다면 오씨 가문은 오혜정이 어릴 때부터 늘 말했던 것처럼 평생을 호의호식하면서 살게 됐을 것이다.이무현은 왠지 강재혁이 안쓰럽게 느껴져 한숨을 푹 쉬었다.“형, 이렇게 보니까 형이랑 형수님은 동병상련이네. 형수님은 자기 엄마한테 십삼 년이라는 시간을 속았고 형은 오씨 가문 인간들한테 이십여 년을 속았잖아. 두 사람 다 너무 불쌍해...”“입 닫아.”강재혁의 얼굴이 무섭게 굳었다. 분노가 온몸으로 마구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이무현의 말대로 그와 문채아는 가장 가까웠던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는 점에서 아주 비슷했다.하지만 그렇기에 강재혁도 문채아처럼 용기를 내 진실을 마주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것도 비슷했으니까.강재혁은 주먹을 꽉 말아쥐고는 안강훈과 이무현에게 지시를 내렸다.“오혜정 가족이 살았던 곳에 다시 사람을 보내 누가 오혜정한테 내가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얘기를 해준
Read more

제424화

이무진이었다.문채아와 주연우는 생각지도 못한 이무진의 등장에 깜짝 놀라며 뭐라 말을 하지 못했다.마지막으로 세 명이서 얘기를 나눈 것이 벌써 보름 전이었다.주연우는 그때 아직 이무현과 사이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래서 이무진은 그 핑계로 주연우를 찾아와 그녀의 얘기를 들어주었다.하지만 두 사람은 더는 단순한 친구 사이가 아니었기에 주연우는 불필요한 트러블을 피하고자 이무진에게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단단히 못을 박았다.그 이후 이무진은 그녀가 요구한 대로 보름이라는 시간 동안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그런데 오늘 이렇게 갑자기 나타났다. 주연우는 이무진의 얼굴을 보자마자 심장이 철렁했다. 하지만 이내 평소처럼 웃으며 이무진 쪽으로 두 걸음 정도 다가갔다.“시간도 늦었는데 여기까지는 무슨 일이야? 나 지금 채아랑 이만 집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는데.”“일부러 너 나올 것 같은 시간대에 맞춰서 도착한 거야.”이무진은 휠체어를 탄 채 차에서 내린 후 기사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았다.“사실은 전시회가 열린 첫날에 오고 싶었는데 사람이 워낙 많아 너한테 짐만 될 것 같아서 한가할 때 왔어. 연우야, 지금 다들 전시회 기획자 대단하다고 난리도 아니야. 정말 축하해.”“그리고 채아도 멋진 작품 보여줘서 고마워. 네가 바로 그 M일 줄은 꿈에도 몰랐어. 역시 두 사람은 하늘이 내린 우정이야. 사업적으로도 이렇게 서로 도움이 되니까 말이야.”이무진은 환하게 웃으며 진심으로 두 사람에게 축하를 건넸다.사람 기분 좋게 하는 스킬은 여전했다. 단지 축하만 건네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우정까지 거들며 사이를 더 단단하게 했으니까.문채아는 오래전부터 아주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어쩌면 이씨 가문의 사회적 지능은 싹 다 첫째인 이무진에게로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말이다.“고마워, 오빠. 그런데 안색이 안 좋은데 어디 아파?”문채아가 물었다. 이에 주연우도 꽃다발을 전해 받은 후 걱정이 가득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그러게, 식은땀도 나는 것
Read more

제425화

문채아는 그 눈빛에 깜짝 놀라며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그런데 그때, 익숙한 검은색 차량이 바로 옆 주차 자리에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고 이내 조각상 같은 얼굴에 모델 같은 몸매를 가진 한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남자는 단지 등장만으로 분위기를 한꺼번에 자기 쪽으로 가져가 버렸다.그래서일까, 조금 무섭게 번뜩이던 이무진의 눈빛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문채아는 눈빛이 변하는 순간을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누군가에게 허리가 잡혔다.강재혁은 마치 세상에서 제일 든든한 요새처럼 문채아를 자기 쪽으로 바짝 당겨 품에 가두며 물었다.“표정이 안 좋던데 무슨 일 있었어?”“어... 아무것도 아니에요.”문채아는 솔직하게 얘기하려다가 여전히 죄책감으로 가득 찬 주연우의 얼굴을 보고는 일단 고개를 저었다.“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요. 그런데 재혁 씨는 왜 집으로 안 가고 여기로 왔어요?”문채아가 눈을 토끼처럼 뜨며 물었다.“일 끝나자마자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데리러 왔어.”강재혁은 그렇게 말하며 문채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저 이렇게 문채아와 닿아있는 것만으로도 그는 벌써 에너지가 다 충전된 듯한 느낌이었다.그리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노와 고통으로 일렁였던 마음이 문채아와 함께 있으니 거짓말처럼 가라앉았다.“피곤하지? 이만 집으로 가자.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잠만 자.”강재혁은 문채아가 피곤해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래 주실래요? 그러면 저야 안심이죠.”주연우가 강재혁에게 말을 건넸다.“강 대표님, 채아 좀 잘 챙겨주세요. 전시회에는 늦게 와도 상관없으니까 그간 못다 한 얘기 같은 것들을 하면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요.”주연우는 문채아가 진심으로 잘 휴식했으면 좋겠는 한편 강재혁이 하루라도 빨리 모든 걸 다 털어놓기를 바랐다.그래서 일부러 얘기 잘 나누라고 하면서 강재혁과 문채아에게 눈빛을 보냈다.이렇게도 잘 어울리는 한 쌍이 오혜정 같은 시한폭탄 때문에 헤어지게 되는 걸 그녀는 원치 않았으니까.문채아
Read more

제426화

끼익하는 타이어 마찰음과 함께 파란색 스포츠카가 주연우와 이무진의 바로 앞에 멈춰 섰다.줄곧 속으로 문채아와 강재혁 걱정만 하던 주연우는 시끄러운 소리에 깜짝 놀라며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러고는 뭐라 얘기하려는데 차 문이 열리며 이무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차에서 내려 주연우의 앞으로 다가왔다. 정확히는 주연우와 이무진 사이를 억지로 비집고 들어왔다.“자기야, 데리러 왔어.”“...”주변이 순식간에 찬물이라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다.주연우도 순간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게 맞는 건가 싶었다.‘뭐? 뭐... 자기?!’지난 결혼생활 동안 이무현은 줄곧 ‘주연우’라고만 했지 한 번도 사람들 앞에서 ‘자기’ 같은 애칭을 부른 적이 없었다. 이무진 앞에서는 더더욱 없었고 말이다.주연우는 이무현 때문에 가족에게 연애하는 모습을 딱 들켜버린 것 같은 수치심이 들었다. 그리고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린 것 같은 당혹감도 들었다.그래서 일단 목소리를 높였다.“너 미쳤어? 갑자기 이게 무슨 미친 짓이야?”“미친 짓이라니? 우리 부부잖아. 그럼 자기 맞지. 아니면 뭐, 엄마라고 불러줄까?”이무현은 주연우가 입원했을 때 뻔뻔하게 굴었던 게 꽤 적성에 맞았던 건지 조금도 부끄러워하거나 민망해하지 않았다.오히려 그때보다 더 뻔뻔하게 나왔다.“자기야, 내가 자기라고 부르는 게 싫어? 그럼 정말 엄마라고 불러줘? 어차피 나 엄마랑 연 끊어서 이제 엄마라는 호칭을 마음대로 쓸 수 있어.”이씨 가문이 주연우를 속인 채 결혼을 진행한 바람에 주연우와 이무현은 그간 갖은 오해 속에서 서로를 미워한 채로 살았다.그래서 모든 진실을 다 알게 됐을 때 주연우는 그렇게도 따르던 이무현의 부모님과 완전히 연락을 끊었고 이무현 역시 대판 싸운 다음 연락을 끊었다.그래서 이무현은 사람들 앞에서 주연우를 엄마라고 불러도 전혀 문제없었다.하지만 듣는 입장인 주연우는 너무나도 불편했다.“무슨 헛소리야!”“하긴, 부부 사이에 엄마라고 부르는 건 좀 아니지.”이
Read more

제427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상관이 없었다.이무현은 강재혁과 얘기를 나눈 후 완전히 그의 패턴을 따라 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지레 겁먹고 뒤로 물러서는 짓은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한 발 앞으로 나가 원하는 걸 당당하게 빼앗을 생각이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주연우도 문채아처럼 굴러온 돌을 더 반겨줄지도 모르니까.하지만 주연우는 그런 생각을 알 리가 없었고 그저 이무현이 이무진을 놀리는 듯해 서둘러 둘 사이에 끼어들며 제지했다.“그만해. 무진이 네 형이야. 예의 지켜.”“그냥 한마디 한 거 가지고 되게 뭐라 그러네...”이무현은 자신이 이무진을 공격하자마자 바로 나서서 제지하는 주연우를 보며 질투가 미친 듯이 끓어올랐다.역시 주연우도 아직 이무진을 좋아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게 아니면 이렇게 바로 나서지는 않을 테니까.하지만 이무현은 이대로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자기야, 내가 형한테 뭐라고 하는 게 싫으면 이만 집으로 가자. 재혁이 형도 형수님이랑 같이 집으로 돌아갔잖아. 그러니까 우리도 빨리 집으로 가자.”“우리가 이렇게 가버리면 이무진은 어쩌고?”주연우는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쳤다가 ‘자기’라고 한 이무현의 말에 그새 적응해 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눈에 띄게 멈칫했다.이무현도 그걸 눈치챈 건지 그대로 주연우를 둘러메고는 스포츠카 쪽으로 향했다.“자, 이만 집으로 가자. 형 걱정은 하지 마. 병간호까지 잘하는 운전기사 바로 형 곁에 있으니까. 괜찮아, 괜찮아.”“안 내려놔? 그래도 인사는 해야 할 거 아니야! 야, 내 말 안 들려? 야 이... 미친 망아지야!”주연우는 조수석에 내동댕이쳐지자마자 다시금 목소리를 높였다.하지만 이무현은 상관없다는 듯 문을 닫아주고는 곧바로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아직 감정이 남아 있는 둘 사이를 갈라놓는 거, 생각보다 기분 좋은데? 재혁이 형도 이 맛 때문에 박도윤을 더 자극했나?’즐거워 보이는 이무현과 달리 눈 깜짝할 사이에 주연우를 빼앗긴 이무진은 전혀 즐겁지 않았다.
Read more

제428화

문영란은 유치장에 갇혀있다가 박씨 가문에게서 완전히 손을 놓겠다고 선언한 이후 곧바로 구치소로 옮겨졌다.그래서 문채아는 지금 이 상황이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문영란이 여기 있는 거지? 왜 우리 집으로 찾아온 거지?’문채아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 어느새 밖으로 나와서는 그새 다시 등을 보이고 있는 문영란의 어깨를 덥석 잡았다.그런데 잡자마자 차갑고 끈적이는 무언가가 그녀의 손바닥을 타고 오감을 자극했다.피비린내와 함께 빨간 액체가 끊임없이 새어 나오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문영란의 얼굴이 어느샌가 그녀의 얼굴과 마주 보고 있었다.평소와 달리 지금 문영란의 얼굴에는 상처와 피로 가득했다. 그리고 목에는 날카로운 칼로 한 방에 대동맥을 베인 듯한 자국이 그대로 나 있었다.피가 마치 분수처럼 미친 듯이 뿜어져 나왔다.“이... 이게 무슨!”문채아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왜 문영란이 이런 몰골로 나타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문채아, 지금 당장 나 찾으러 와. 중요한 비밀을 가르쳐줄게. 강씨 가문에 관한 아주 중요한 비밀을 가르쳐줄게. 그러니까 당장 내가 있는 곳으로 와!”문영란은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문채아와 눈을 똑바로 마주친 채 마치 애원하듯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문채아의 몸을 잡았다.“시, 싫어! 내 몸에 손대지 마!”문채아는 잔뜩 겁에 질린 채 그렇게 외치며 눈을 번쩍 떴다.“헉... 헉...”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안방이었다.즉, 방금 그건 꿈이라는 뜻이었다.숨을 조금 고르고 나니 그제야 잠자리에 들기 전 기억들이 떠올랐다.전시회장에서 빠져나와 강재혁의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한 문채아는 너무나도 졸렸던 탓에 밥도 얼마 안 먹고 연달아 하품하며 침실로 향했다.강재혁은 문채아를 설득해 조금 더 먹이려고 했지만 문채아가 거의 눈도 못 뜬 채 숟가락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는 자기도 수저를 내려놓으며 그녀와 함께 침실로 향했다.그러고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조용히 함께 잠을 청했다.
Read more

제429화

‘일단 재혁 씨한테 얘기는 해줘야겠어. 나 사라진 거 알면 분명 엄청 놀랄 테니까.’문채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문자만 보내고 바로 구치소로 들어갈 생각이었다.그런데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구치소 건물 옆 어두운 곳에서 튀어나왔다. 달빛을 빌려 자세히 바라보니 건장한 체격의 남자였다. 남자는 날다람쥐처럼 빠르게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문채아는 남자의 움직임을 쫓다가 문득 꿈에서 봤던 것과 똑같은 빨간색 액체가 남자의 옷소매에 묻어있는 듯해 멈칫했다. 그러고는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저도 모르게 남자의 뒤를 따라갔다. 아주 본능적인 행동이었다.물론 따라가면서 강재혁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다.아무리 그녀라도 남자를 상대로 혼자 맞서보겠다는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남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왜 구치소에서 몰래 도망 나온 건지도 모르고, 그 안에서 무슨 짓을 한 건지도 아직 몰랐으니까.[재혁 씨, 나 지금 구치소 주차장인데 여기서 수상한 남자를 발견했어요. 지금 당장 여기로 와줘요. 재혁 씨 오기 전까지 근처에 잘 숨어서 내 몸을 지키고 있을게요.]문채아는 빠르게 타자한 후 전송 버튼을 누르기 위해 엄지를 움직였다. 강재혁이라면 메시지를 보자마자 바로 이곳으로 와줄 거라고 그녀는 확신하고 있었다.그런데 누르려는 찰나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약물이 묻은 손수건으로 그녀의 입과 코를 막았다.‘이 냄새는...!’문채아는 눈을 번쩍 뜬 채 어떻게든 괴한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다가 어느 순간 의식이 흐려지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마지막 힘을 쥐어짜 고개를 돌려 보니 거기에는 아까 봤던 수상한 남자가 서 있었다.‘대체 언제 내 바로 뒤까지...’문채아의 수중에 있던 휴대폰이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문채아는 또다시 꿈나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만 이번에는 문영란이 아닌 그녀가 상처투성이가 된 채 온몸이 피로 칠갑 되어있었다.‘안 돼!’공포에 질린 얼굴로 눈을 번쩍 뜬
Read more

제430화

남자는 음산한 얼굴로 낄낄 웃으며 계속해서 의뢰인과 대화를 이어 나갔다.문채아는 지금 아직도 정신이 몽롱한 상태였다. 몸이 꼭 녹슬어버린 기계처럼 무겁기 그지없었다. 움직여보려고 해도 좀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정신을 꽉 붙잡고 남자의 대화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어냈다.첫 번째, 전문적인 용어를 쓰고 나쁜 짓을 하는 것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것으로 볼 때 남자는 분명 평범한 살인자나 납치법이 아닌 살인을 업으로 하고 있는 청부업자임이 틀림없었다.두 번째, 남자는 의뢰인의 지시 없이 함부로 그녀를 죽일 수 없었다. 죽이려면 반드시 의뢰인에게 허락받아야 했다. 즉, 그 말은 아주 높은 확률로 의뢰인이 그녀를 알고 있거나 혹은 그녀 주변 사람이라는 뜻이었다.세 번째, 전화기 너머의 의뢰인은 강재혁에게 상당한 애정과 관심이 있어 보였다. 청부업자에게 굳이 그녀를 깔끔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건 강재혁에게 그녀가 그를 배신하고 도망쳤다는 허상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마도 그래야 문채아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강재혁이 덜 슬퍼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대체 누구지? 누가 저 남자한테 의뢰를 한 거지?’문채아는 흔들리는 차에 몸을 맡긴 채 눈을 살짝 감았다. 의식이 몽롱해지려는 찰나 몇 명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하지만 사람들 얼굴을 떠올리자마자 문채아는 곧바로 머리를 휘휘 저으며 잡념을 싹 다 치워버렸다.‘머리가 잘못되기라도 한 거야? 지금은 어떻게 살아남을지만 생각해야지. 이 상황에 흑막이 누군지 생각하고 있으면 어떡해?’문채아는 의식을 다시 찾으려는 듯 눈을 번쩍 떴다.그때 다행인지 불행인지 남자가 갑자기 차를 멈췄다.문채아는 남자에게 죽임당할까 봐 심장이 미친 듯이 쿵쿵 뛰었다. 하지만 남자는 시동을 끈 후 뒷좌석이 아닌 밖으로 향했다. 뭔가를 챙겨오려는 것 같았다.문채아는 일단 호흡부터 가다듬었다. 그러고는 발걸음 소리가 점점 멀어지다 이윽고 조용해진 것을 확인한 후 몸
Read more
PREV
1
...
4142434445
...
57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