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상관이 없었다.이무현은 강재혁과 얘기를 나눈 후 완전히 그의 패턴을 따라 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지레 겁먹고 뒤로 물러서는 짓은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한 발 앞으로 나가 원하는 걸 당당하게 빼앗을 생각이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주연우도 문채아처럼 굴러온 돌을 더 반겨줄지도 모르니까.하지만 주연우는 그런 생각을 알 리가 없었고 그저 이무현이 이무진을 놀리는 듯해 서둘러 둘 사이에 끼어들며 제지했다.“그만해. 무진이 네 형이야. 예의 지켜.”“그냥 한마디 한 거 가지고 되게 뭐라 그러네...”이무현은 자신이 이무진을 공격하자마자 바로 나서서 제지하는 주연우를 보며 질투가 미친 듯이 끓어올랐다.역시 주연우도 아직 이무진을 좋아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게 아니면 이렇게 바로 나서지는 않을 테니까.하지만 이무현은 이대로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자기야, 내가 형한테 뭐라고 하는 게 싫으면 이만 집으로 가자. 재혁이 형도 형수님이랑 같이 집으로 돌아갔잖아. 그러니까 우리도 빨리 집으로 가자.”“우리가 이렇게 가버리면 이무진은 어쩌고?”주연우는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쳤다가 ‘자기’라고 한 이무현의 말에 그새 적응해 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눈에 띄게 멈칫했다.이무현도 그걸 눈치챈 건지 그대로 주연우를 둘러메고는 스포츠카 쪽으로 향했다.“자, 이만 집으로 가자. 형 걱정은 하지 마. 병간호까지 잘하는 운전기사 바로 형 곁에 있으니까. 괜찮아, 괜찮아.”“안 내려놔? 그래도 인사는 해야 할 거 아니야! 야, 내 말 안 들려? 야 이... 미친 망아지야!”주연우는 조수석에 내동댕이쳐지자마자 다시금 목소리를 높였다.하지만 이무현은 상관없다는 듯 문을 닫아주고는 곧바로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아직 감정이 남아 있는 둘 사이를 갈라놓는 거, 생각보다 기분 좋은데? 재혁이 형도 이 맛 때문에 박도윤을 더 자극했나?’즐거워 보이는 이무현과 달리 눈 깜짝할 사이에 주연우를 빼앗긴 이무진은 전혀 즐겁지 않았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