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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첫사랑만 구한 남자: Chapter 411 - Chapter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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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고미애는 막 회진을 마치고 나간 의사를 배웅하고 있었기에 아들의 물음에는 곧바로 답하지 않고 오히려 되물었다.“도영아, 너는 지금 몸부터 추스르는 게 먼저야. 사실이 어떤지는 아직 조사 중이니까 조금 더 기다리는 게 좋지 않을까?”말을 잇던 그녀의 눈가는 빨개졌다.“내가 그때 뭐라고 했니? 괜히 그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했잖아. 다행히 네가 이렇게 살아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만약 그날 잘못됐으면 네 아버지랑 나는 어떻게 살아? 변씨 가문은 어떻게 되고? 그리고 네 할머니는 그 충격을 어떻게 버티시겠니?”옆에 있던 변하늘도 억울함을 감추지 못한 채 말을 보탰다.“오빠, 신지아 씨는 오빠가 그렇게까지 할 가치 없는 사람이야. 오빠가 병원으로 실려 올 때, 신지아 씨가 얼마나 차갑게 굴었는지 알아? 정말 오빠를 걱정하는 마음은 하나도 없더라니까?”만약 변도영이 실려 오는 내내 신지아의 손을 꼭 붙잡고 그 이름을 계속 부르지 않았다면 변하늘은 아예 신지아를 병원에 오지 못하게 막았을 것이다.그러나 두 사람은 그의 질문에는 여전히 답을 하지 않았다.변도영은 잠시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그는 신지아를 향한 직접적, 간접적 비난에도 일절 반응하지 않고 시선을 천천히 변승주에게로 돌렸다.변승주는 늘 그렇듯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그는 평소 아들의 연애나 결혼 문제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고 선택과 결정은 늘 변도영에게 맡겼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신지아로 인해 아들이 죽을 뻔했고 이나은을 둘러싼 사건은 변씨 가문 전체를 곤란하게 만들었다.게다가 이나은은 지금 변도영의 아이를 가진 상태였다.이런 상황에서 변승주가 신지아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느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변도영은 방 안에 흐르는 묘한 기류를 느꼈다.너무 익숙한 공기였다.신지아와 관련된 문제만 나오면 변승주는 말을 아끼고 고미애는 돌려서 책망하며 변하늘은 대놓고 혐오했다.결혼 5년 동안 단 한 번도 변씨 가문의 누구도 신지아 편을 든 적이 없었다.예전에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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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최근 두 달 동안 신지아와 변도영이 이혼한 뒤부터 이나은을 향한 신지아의 태도는 눈에 띄게 심해졌다.그래서 변하늘은 신지아의 본성이 드러난 거라고 확신했고 이혼의 원인을 죄다 이나은에게 돌리고 분명 어딘가에서 몰래 좋지 않은 짓을 했을 것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고서야 이나은이 반격할 이유가 없으니까.게다가 신지아는 귀국 전부터 이나은에게 여러 번 도발한 적이 있었다.지금은 다시 연성시에 돌아왔으니 과거보다 더 심해졌을 게 뻔했다.그런 생각이 들자 변하늘은 예전에 있었던 일까지 끄집어내 다시 말했다.그러나 이번엔 변도영은 그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지아가 도발했다는 것도 네가 직접 본 거야?”변하늘은 멈칫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직접 본 건 아니야.”“아니면 뭔데?”“전에 나은 언니를 보러 갔을 때 우연히 언니 핸드폰에서 본 거야. 도발한 계정은 분명 신지아 씨 계정이 맞았어.”그러고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게다가 신지아 씨는 전부터 알 수 없는 지출이 많았잖아. 오빠한테는 어디다 쓴 돈인지도 말 못 했고. 그게 언니를 공격하려고 쓴 돈이 아니면 뭐겠어?”예전 같았으면 변도영은 이런 말을 거의 그대로 믿었을 것이다.왜냐하면 애초에 신지아는 질투 많고 속이 좁다고 스스로 단정하고 있었으니까.하지만 그와 함께 지낸 시간, 그사이에 흔들린 인상과 기억들이 이제는 그 판단을 더 이상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했다.왠지 모르게 그 중간에 자기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그래서 이번에는 변하늘의 말에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그런 건 경찰에서 조사하면 정확히 나올 거야.”변하늘은 말문이 막혔다.“오빠, 그런 말을 나은 언니가 들으면 얼마나 상처받을지 알아?”출발 전에 이나은이 재판 때문에 팬들한테 공격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억지로 변씨 가문에 남겨둔 게 차라리 다행이었다.만약 기어코 병원에 데려왔다면 아마 충격으로 난리가 났을 게 뻔했다.그리고 지금 변하늘은 평소와 다른 오빠의 태도에 미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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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변도영은 목이 메었다.그는 신지아가 출산 능력을 잃게 된 건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싶었다.하지만 변승주는 그의 생각을 이미 읽고 있다는 듯한 말투로 이런 말을 내뱉었다.“큰일을 하려면 감정에 휘둘리면 안 된다. 나은이가 보여준 성과는 이미 능력을 증명했어. 감정이든, 변씨 가문의 이익이든 어느 쪽으로 보더라도 지금 네가 나은이를 버리는 행동은 할 수 없어. 적어도 지금은 그렇지 않으면 남들의 입에 오르내릴 거야. 도영아, 너랑 신지아가 결혼해서 산 지 5년이니 너도 전혀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겠지.”그는 아들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지금 상황은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지경이 됐어. 이제 신지아와 너는 서로 대립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잖아. 네가 나은이를 돕지 않더라도 신지아 편을 들 수는 없어. 돌아서서 이미 이혼한 아내를 도우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너도 잘 알잖아.”신지아와 변도영의 이혼은 연성시 전체가 아는 일이다.그리고 이혼 후 지금까지 줄곧 변도영 곁에 있었던 건 이나은이었다.그녀는 부성 그룹의 신사업을 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고 변도영과 함께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진실이 어떻든, 누가 잘못했든, 지금 경찰이 개입한 상황에서 변도영이 전처인 신지아를 돕겠다고 돌아서서 이나은을 적대하겠다고 나선다면 연성시 내에서 변씨 가문의 신뢰는 무너질 게 분명했다.고미애는 아직도 변도영을 설득하고 싶어 하는 듯 입을 열었지만 변승주는 더 말하지 않기로 했다.“그만해. 스스로 잘 생각하게 두자.”변승주는 자신이 어떤 아들을 키웠는지 잘 알고 있다.한번 결심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 그런 변도영에게 지금 무슨 말을 더 해도 쉽게 꺾이지 않을 걸 예상했다.현재 변씨 가문의 책임이 그의 어깨 위에 있으니 변승주는 아들이 결국 올바르게 처리하리라 믿었다.하지만 고미애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다.“도영이는 마음이 너무 여려요. 게다가 티끌 하나도 못 견디잖아요. 이번에 떨어져 겨우 살아온 뒤로 신지아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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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이건 말하지 않아도 신지아를 직접 만나겠다는 뜻이었다.신지아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고미애가 자신을 만나려는 이유가 이나은에 대한 고소를 철회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그런데 막상 생각해 보니 그녀도 마음이 흔들렸다.전에는 자신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확신했다.변씨 가문이 이나은 때문에 나서서 더럽혀질 리 없다고 굳게 믿었으니까.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이나은은 임신했고 아이의 아버지는 변도영이다.변씨 가문은 이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이제의 자신은 더 이상 과거의 신지아가 아니다.능력에도 한계가 있고 윤재혁을 적으로 돌린 뒤로는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말 그대로 벼랑 끝이다.그런데도 과연 자신의 아이를 위해 끝까지 복수를 해낼 수 있을까?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간 신지아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물이라도 마시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가기로 했다.이미 밤이 깊어 별장 안은 깜깜했다.윤형우가 깊이 잠들었을 것 같아 불을 켜기가 미안해진 신지아는 휴대폰의 손전등만 켜고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갔다.그러다 계단에서 아주 작은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발걸음을 뚝 멈췄다.소리를 따라가자 누군가의 방 앞에서 고양이의 울음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렸다.신지아는 문손잡이에 손을 올리려는 찰나, 안에서 무언가 부딪히는 큰 소리가 났다.그리고 이어 들려온 지쳐 체념한 듯, 영혼 빠진 윤형우의 목소리.“이러면 엄마 깨잖아. 제발 이러지 마. 응? 제발... 제발 다시 케이지에 들어가면 안 될까?”듣는 사람도 안쓰럽다고 생각할 만큼 낮은 목소리에 신지아는 문을 살짝 열었다.그리고 방 안에 펼쳐진 광경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방은 난장판이었다.여기저기 떨어진 물건들, 엉망이 된 카펫, 뒤집힌 쿠션.윤형우는 우아한 실크 잠옷을 입은 채 머리는 완전히 헝클어지고 바닥에 엎드린 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그리고 2미터도 안 되는 곳에서는 동그란 검은 눈을 크게 뜬 작은 새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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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신지아는 그의 반응과 자신을 보는 묘한 시선에 갑자기 불편해져 볼을 슬쩍 만지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왜요?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그러자 윤형우는 시선을 살짝 돌리며 대답했다.“아니, 아무것도 없어. 아직 이름을 못 지었는데 네가 하나 지어줘.”신지아는 아무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고양이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살살 긁어주며 생각에 잠겼다.검은 털과 초롱초롱한 눈, 마치 어린 시절 봤던 애니메이션 속 고양이가 떠올랐다.“찰이요. 그렇게 부를게요.”작은 고양이는 마치 동의한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작게 골골거렸다.이내 윤형우의 입가에도 옅은 미소가 번졌다.“이름 괜찮네. 다만 찰이가 이렇게 작고 말랐는데 나중에 나쁜 쥐들을 잡을 수 있을까? 그게 정말 가능할까?”신지아는 단호하게 대답했다.“잡을 수 있을 거예요.”못된 쥐들은 오래 설치지도 못할 것이다.처음엔 같은 집에서 지내는 게 조금 어색할 줄 알았다.분명 생사를 함께 겪긴 했지만 사실상 이렇게 가깝게, 그것도 하루 종일 마주 보며 생활하는 건 처음이었으니까.그런데 찰이 덕분이었을까, 신지아는 이유도 없이 마음의 거리가 확 줄어든 것을 느꼈다.둘의 관계는 놀랄 만큼 빠르게 가까워졌다.소파에서 같이 고양이를 놀아주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침실로 이어지고는 했다.그리고 아침이 되어 정신이 돌아오면 신지아는 늘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으로 인해 마음이 조여왔다.변도영과의 결혼 생활 동안, 모든 일이 끝나기만 하면 그는 단 한 치의 자비도 없이 몸을 떼어냈고 신지아를 다시 볼 때는 항상 혐오가 가득한 눈이었다.그래서 신지아는 어느 순간부터 그의 눈을 보는 걸 피했고 일이 끝나면 최대한 마주하지 않으려고 애썼다.그런 기억 때문에 지금 행복한 순간은 오히려 공포에 가까웠다.그녀는 몸의 피로를 참고 일으키려 했지만 완전히 일어나기도 전에 누군가 신지아의 손목을 잡았다.윤형우는 뒤에서 그녀를 안고 허리에 팔을 단단히 두르고 있다가 살짝 서운한 듯한 말투로 중얼거렸다.“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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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변도영이 하씨 가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두 사람은 피할 수 없이 여러 번 마주쳤다.변도영은 종종 하민재를 불러 세웠다.겉으로는 심심해서 같이 있으라고 했지만 막상 가보면 예전에 신지아를 괴롭혔던 사람들을 하민재 앞에서 하나하나 판결하듯 처리했다.지시를 내릴 때는 마치 감정이 싹 빠진 냉랭한 얼굴이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병원 상황을 묻곤 했다.그 바람에 옆에서 지켜보던 하민재는 매번 식은땀을 흘렸다.이건 동료의 ‘죽음’을 눈앞에서 본 격이었으니까.며칠 동안 계속된 이 공포는 차라리 한 번 맞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일이 있었다.이나은이 임신했다는 건 거짓말이라는 사실.처음 들었을 때 하민재도 충격이었다.하지만 이나은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거짓말이라 생각했고 무슨 말인지도 이해했다.그리고 그녀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이나은과 변도영은 곧 약혼할 예정이니 언젠가는 임신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관계였다.그렇게 그는 이상하게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신분을 이용해 가짜 임신 진단서를 만들어 준 것이다.그러나 변도영이 돌아온 뒤, 모든 게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며칠 사이 이나은이 그를 찾아왔지만 두 번 모두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소문까지 들렸다.하민재는 병원 창고에 쭈그리고 앉아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이제 어떡하지?’그때 마침 양준명이 급히 지나가다 그를 발견했다.양준명은 발걸음을 멈추고 환하게 인사했다.“하 의사님, 여기서 뭐 하세요? 변 대표님이 잠깐 오라고 하십니다.”그 말에 하민재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고 간신히 가라앉힌 공포감이 다시 치솟았다.하지만 그는 억지로 표정을 자연스럽게 가다듬으며 물었다.“도영이 형이 뭐라고 하셨어요? 기분은 괜찮아 보였어요?”양준명이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전이랑 비슷했어요. 다만 방금 변씨 가문 내부 경호팀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더라고요. 대표님이 꽤 화가 나셨는지... 핸드폰도 던져버리셨어요.”그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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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하민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이윽고 묘하게 자신을 비웃고 있는 듯한 검은 변도영의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그는 확신했다.변도영이 지금 자신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는 것을.며칠 동안 변도영은 여러 차례 하민재를 압박해 왔기에 더는 버티기 어려워진 그는 성큼 앞으로 다가가더니 결국 침대 앞에 무릎을 꿇었다.“형, 내가 잘못했어. 신지아 씨한테 막말한 건 정말 큰 잘못이었어. 다신 그런 일 없을 거야. 그러니까 제발 용서해 줘. 그때 내가 그런 행동을 한 건 다 신지아 씨가 먼저 포기하게 만들려고 한 거야. 그래야 형이 나은이 누나와 잘 될 수 있으니까.”솔직히 변명은 하고 있었지만 하민재도 변도영이 실제로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반사적으로 이나은의 가짜 임신 건은 감췄다.신지아와 변도영은 이미 끝난 사이였다.아내라는 자리도 결국은 이나은의 것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그렇다면 그는 이나은을 절대 건드릴 수 없었다.더구나 하민재 또한 그 사건에 얽혀 있는 이상, 이나은을 팔아넘기는 건 곧 자신을 내다 파는 것과 같았다.그렇게 되면 그는 누구에게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 뻔했다.그래서 하민재는 이를 악문 채 모든 걸 걸고 한쪽에 배팅했다.다행히 변도영은 정말 그 일에 대해 모르는 듯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뗐다.“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야?”그리고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나는 몇 년 전 일로 너한테 따질 생각 없어.”변도영은 언제나 한번 말하는 건 지키는 사람이었다.하지만 이유 없이 하민재는 오히려 그 말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몇 년 전 일로 따지지 않겠다는 건, 오히려 지금의 일로는 충분히 따질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그런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변도영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변씨 가문 안에 윤씨 가문과 내통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 내가 이번에 습격당한 것도 그들과 얽힌 일이고. 네 생각엔 그게 누구일 것 같아?”변도영이 신지아 대신 총을 맞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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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하민재는 휴대폰을 손에 쥔 채 나가서 이나은에게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다.그러나 일어서기도 전에 변도영이 손을 내밀며 이런 말을 내뱉었다.“내가 직접 얘기할게.”그 말에 하민재는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건넸지만 긴장으로 인해 속은 바짝 타들어 갔다.‘제발... 제발 말실수하지 말길. 제발 티 나는 소리 하지 않기를.’다행히도 통화 내용은 무난했다.이나은이 뭐라 말했는지는 몰라도 변도영은 그녀의 만남 요청을 받아들였다.평소와 다르지 않은 대화가 오가는 것을 들은 하민재는 겨우 안도의 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되찾으려 손을 뻗었다.하지만 변도영은 의도적일 수도,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이나은과의 통화 기록을 눌렀다.이윽고 통화 내역 여러 건이 화면에 떠올랐다.갑작스러운 행동에 하민재는 당황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전화가 제법 자주 오갔네.”변도영의 말에 하민재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요즘 나은 누나가 형 걱정을 많이 해. 그렇지만 변씨 가문 사람들한테 직접 연락하는 건 부담스러워서 나한테 연락한 거고. 누나는 몸 때문에 병원에 자주 와야 하잖아.”그 말을 듣고 변도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휴대폰을 돌려줬다.하민재는 빠르게 화면을 쓱 훑어봤다.다행히 문제 될 만한 내용은 없다는 걸 발견하고 그제야 아주 잠깐 안도했다.통화를 끊은 후, 이나은은 옷장을 열어 예전에 변도영이 가장 좋아했던 스타일의 옷을 꺼내 입고 머리도 정성스럽게 손질했다.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이 흠잡을 데 없다고 판단한 그녀는 그제야 병원으로 향했다.집으로 돌아온 뒤 단 한 번도 변도영은 이나은을 만나주지 않았다.고우빈의 고발, 그리고 제출된 증거들, 그 모든 것이 변도영에게 의심과 불쾌감을 남겼음이 분명했다.하지만 괜찮았다.이나은에게는 여전히 대응할 방법이 있었으니까.병원에 도착해 한 번 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뒤, 그녀는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이내 침대에 누워있는 변도영의 모습이 보이자 이나은은 망설임 없이 급히 달려갔다.“도영아, 정말 다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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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그 반지는 이나은과 윤재혁과 거래할 때, 강제로 ‘증표’라는 명목으로 빼앗긴 것이었다.‘혹시 반지가 도영이한테 있나?’이나은은 숨이 탁 막혔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미 변도영은 그녀를 믿지 않고 있었다.이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다가 걸리기라도 하면 둘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질 것이다.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천천히 입을 뗐다.“윤재혁 씨가 나를 찾아온 건 맞아. 그런데 나한테 널 찾는 걸 도와줄 수 있다고 했어. 그때 너는 생사를 넘나들고 있었잖아. 그래서 난 정말 너무 무서웠어. 혹시라도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한 사람이라도 더 찾으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생길 것 같았어. 난 정말 윤재혁 씨가 너랑 지아를 해칠 줄은 몰랐다고.”이나은은 잘 알고 있었다.변도영이 절대 직접 윤재혁에게 확인하러 가는 사람은 아니라는 걸.설령 찾아간다 해도 윤재혁은 절대 그녀를 팔아넘기지 않을 것이다.그렇다면 변명을 해야 할 건 단 하나, 반지가 왜 윤재혁에게 있는가였다.사실 평소대로라면 이 정도만 설명하면 됐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자 변도영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그리고 완전히 낯선 사람을 대하듯 냉랭한 표정을 지었다.익숙한 얼굴, 약해 보이는 모습.그런데 지금의 이나은은 예전의 순하고 선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난 한 번도 누군가가 지아를 노렸다고 말한 적 없어. 그런데 넌 왜 그걸 알고 있는 거지?”변도영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다.지금까지 사정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그 자리에서 총알이 신지아를 향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현장에 있던 당사자들뿐이었다.‘나은이는 어떻게 아는 거지?’가능성은 두 개뿐이다.지금 막 변도영이 하민재에게 말한 걸 그가 바로 전달했거나 아니면 애초에 이나은이 알고 있었다는 것.하지만 시간상 첫 번째는 불가능했기에 남는 건 하나였다.이나은은 처음부터 윤재혁과 한편이었기에 처음부터 그가 신지아를 죽이려 한다는 계획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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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그래, 인정할게. 나는 신지아가 너무 싫고 미워. 그냥 걔가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그래야 너의 마음이 나랑 아이한테만 향할 거 아니야!”이나은이 거의 절규하듯 외치자 옆에 있던 하민재조차 멍해져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너도 신지아가 불쌍하다고 생각해? 내가 악독하고 못됐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럼 나랑 우리 애가 죽으면 되잖아. 그래야 너희 두 사람이 편하겠지?”그 말과 함께 이나은은 본능적으로 배를 감싸 쥐었다.그리고 그대로 창문 쪽으로 몸을 돌렸고 너무 빠른 움직임에 하민재는 제대로 잡을 수가 없었다.“형! 아무리 그래도 나은 누나 뱃속에는 형의 아이가 있잖아. 형은 그걸 그냥 보고만 있을 거야?”하민재의 목소리는 거의 울먹이는 것에 가까웠다.결국 변도영이 호출 벨을 누르자 사람들이 들어와 강제로 그녀를 붙잡았다.이나은은 그렇게 한참을 엉엉 울었고 병실 안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그리고 침대에 누워 있는 변도영의 머릿속은 너무 복잡했다.방금 전까지의 분노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무거운 죄책감이 채웠다.이나은의 말은 틀린 부분도 있었지만 전부 틀린 건 아니었다.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진 건 그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었다.그는 늘 희망을 줬고, 애매하게 대했고, 확실하게 잘라낼 용기를 내지 않았다.그게 결국 이나은을 잘못된 길로 밀어 넣은 셈이었으니 변도영에게도 책임이 있었다.다시 한번 무력감이 가슴을 짓눌렀다.어릴 때부터 변씨 가문을 도맡아왔고 모든 선택마다 냉정하고 명확했다.하지만 지금, 처음으로 후회라는 감정이 밀려왔다.그때 변하늘이 멋대로 약혼 기사를 내보냈던 순간, 변도영은 신지아의 냉담함에 상처받아 화가 나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만약 그날 아무리 화가 나도 제대로 수습만 했어도 일이 여기까지 오진 않았을 것이다.그러면 변도영은동시에 두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았을 것이다.병실엔 침묵만 감돌았다.하민재는 사람들에게 이나은을 인접 병실로 옮기도록 했다.그리고 변도영이 조금 흔들린 걸 알아채고는 조심스럽게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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