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아는 더 이상 과거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하던 사람이 아니었다.죽으면 윤형우가 슬퍼할 거란 생각에 신지아는 이를 악물었다.“윤재혁은요? 나를 그렇게 미워하는데 본인 손으로 직접 죽이지는 않는대요?”신지아는 애써 평범한 일상을 언급하듯 차분하게 말했다.자신이 곧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허둥대며 두려워하거나 목숨을 구걸하지 않고 오히려 손을 대는 상대를 의심했다.송민기는 신지아를 바라보며 그녀가 정말로 두려워하지 않는 건지, 아니면 연기하는 건지 순간 의심스러웠다.그는 잠시 멈칫하며 말했다.“도련님께서는 본인 손을 더럽히기 싫어하십니다.”“더럽히기 싫은 거예요, 아니면 그럴 배짱이 없는 거예요?”신지아가 가볍게 비웃으며 말했다.“내가 밉지만 나와 고이진의 관계가 마음에 걸리겠죠. 내게 직접 손을 대면 몇십 년 후에 고이진을 마주할 면목이 없을 테니까. 그래서 감히 나타나지도, 직접 손을 쓰지도 못하는 거겠죠. 겉으로 거만하고 무모해 보이는 윤재혁이 사실은 이 정도로 겁쟁이일 줄이야. 가서 전해요. 남자면 남자답게 직접 날 죽이고 고이진의 복수를 하라고, 거북이처럼 웅크린 채 뒤에 숨어있지만 말고요.”송민기는 눈살을 찌푸리며 뭐라고 말하려던 찰나 이내 신지아의 얼굴을 바라보고 뒤늦게 깨달았다.“신지아 씨, 시간을 끌어도 소용없습니다. 작은 도련님 쪽에는 이미 사람을 보내 붙잡아 두었습니다. 아무리 시간을 끌어도 제때 도착할 수 없을 겁니다.”계획이 들통나자 신지아는 이를 악물었다.송민기가 굳이 거짓말을 할 리도 없다는 걸 잘 알았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윤형우가 반드시 자기 곁으로 달려올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지난번 절벽에 있을 때처럼 생사가 갈리는 순간마다 제때 도착해 그녀를 구해줄 것 같았다.“신지아 씨 차에 태워.”송민기는 더 이상 말장난하지 않고 손짓했다.신지아 뒤에 있던 경호원들이 즉시 그녀를 붙잡아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신지아는 떠밀리듯 차 안으로 들어갔고 한쪽 발을 비틀거리며 차에 올랐다. 다른 발을 차에 올리기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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