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 Chapter 461 - Chapter 470

All Chapters of 첫사랑만 구한 남자: Chapter 461 - Chapter 470

477 Chapters

제461화

“대표님, 아니면 저희가 가서...”양준명은 변도영의 기분을 눈치채고 뭔가 말하려 했지만 변도영은 이미 성큼성큼 문밖으로 나간 뒤였다.그는 방금 신지아가 있던 쪽으로 재빨리 걸어갔다.“죽 맛있으니까 한번 먹어봐요. 아침에는 만두로 든든하게 한 끼 먹는 것도 좋아요. 내가 일부러 아래에 있는 식당에서 사 왔는데 맛이 변함없더라고요. 형우 씨는 예전에 해외에서 유학할 때 아침엔 보통 뭐 먹었어요?”“...”문 앞에 다다르자 변도영은 병실 안에서 들려오는 수다스러운 대화 소리가 들렸다.다가가니 신지아가 병상 앞에 앉아 문을 등진 채 방금 사 온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이 담긴 작은 그릇을 들고 있는 게 보였다.다른 손에는 숟가락을 들고 있었다.신지아는 숟가락을 입술에 가져가 후후 불면서 죽이 적당히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윤형우의 입가로 가져갔다.뒷모습뿐이었지만 변도영은 말투만 들어도 웃고 있는 신지아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그녀를 데려오고 싶었다.하지만 문 앞에 서자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저절로 멈췄다.가슴 한편에 다시 미세한 통증이 밀려왔다.한때 활발하고 수다스러웠던 익숙한 신지아의 모습이 얼마 만에 다시 눈앞에 나타난 건지, 하지만 지금 그녀 앞에 있는 남자는 자신이 아니었다.“변 대표님께서 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윤형우는 고개를 들어 문 앞에 선 변도영을 발견하고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인사했다.“할 말 있어요?”신지아가 비로소 고개를 돌려 변도영을 바라보았을 때 그녀의 눈빛은 또다시 지난 몇 달 동안 봐왔던 차분함을 머금고 있었다.조금 전 그 모습은 혼자만의 상상이었던 것처럼.변도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신지아는 손에 들고 있던 죽을 내려놓고 의자에서 일어나 변도영 쪽으로 걸어갔다.변도영은 목이 메었다.“신지아...”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지아는 손을 뻗어 병실 문 손잡이를 잡고 단호하게 닫아버리며 변도영의 시선을 차단했다.“...”뒤따라온 양준명은 이 모습을 보고 내심 상사가 불쌍하다는 마음이
Read more

제462화

윤형우는 묵묵히 죽을 삼키며 신지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신지아는 그런 그의 반응이 평소와 다르다고 느꼈다.평소 이런 상황에서 윤형우는 대개 그녀와 함께 분석하며 방향을 제시해 주곤 했다.신지아는 문득 자신이 너무 성급한 건 아닌지 생각했다. 윤형우는 아직 상처가 다 낫지 않아 몸이 허약한 상태인데 그런 그에게 이런 일까지 신경 쓰게 하는 건 무리일지도 몰랐다.신지아가 말을 돌리려던 찰나 윤형우가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지아야, 고이진 씨는...”말을 마치기도 전에 전화벨이 울리며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신지아도 소리에 이끌려 휴대폰을 꺼냈다. 낯선 번호임을 확인하고 잠시 생각한 뒤 발코니로 걸어가 전화받았다.UME의 최신 스마트 로봇 프로젝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신지아가 이전에 배포한 명함들도 더 이상 무용지물이 아니게 되었다. 이 기간에 그녀는 끊임없이 협업 제의를 받았고 심지어 부성 그룹 쪽 고객들까지도 찾아왔다.신지아는 그들이 예전에는 다소 무례하게 굴고 그녀의 뒷담화까지 했던 걸 기억하고 있었지만 상업적 이익과 사적인 감정은 구분할 줄 알았다.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땐 협력 과정에서 가격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 높게 책정하면 그만이었다.그들도 양심에 찔려 가격을 너무 깎지는 못했다.전화받은 신지아는 상대가 말을 꺼낸 뒤에야 해외 기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옆에 있던 사람이 우리말로 통역하며 용건을 말했다.“최고 사양의 스마트 로봇 3만 대가 필요합니다. 반년 안에 공급 가능하신가요?”‘3만 대?’그 말에 신지아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이건 UME가 지금까지 받은 것 중 가장 큰 주문이었다.하지만 신지아는 기쁨에 취하는 대신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며 상대방에게 현장 실사가 필요하지는 않은지 물었다.그쪽도 그녀의 우려를 눈치챘는지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신지아 씨,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희는 이미 실사를 마쳤고 무엇보다 이 거래는 누군가의 소개로 이루어진 겁니다. 당사자의 이름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Read more

제463화

“고우빈 씨 때문에 기쁜 거야?”그 말을 듣고 윤형우는 웃으며 다소 질투 섞인 어투로 말했다.“돈을 벌게 돼서 그런 줄 알았는데.”신지아는 그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시샘을 알아차리고 진지하게 남자를 바라보며 침대 옆에 앉았다.그러고는 고개를 기울여 윤형우의 얼굴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질투하는 거예요?”“흐음.”윤형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고고하게 화난 표정을 지었다.신지아는 웃으며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쌌다.“화내지 마요. 나한테 윤형우 씨와 선배는 달라요. 선배는 친구죠, 영원히 서로를 배신하지 않는 아주 좋은 친구. 그쪽은 가장 든든하고 믿음직한, 나를 위해 가시밭길도 헤쳐 나가는 내 반쪽, 남자 친구고요. 게다가 UME가 연성에서 자리를 잡고 성장해야 나와 선배가 이진이를 지켜줄 수 있어요. 이진이도 고씨 가문의 위협을 무시한 채 마음 편히 돌아올 수 있고요.”“그럼 만약 어느 날 나와 고우빈이 동시에 위험에 처하면 누구를 구할 거야?”“...”윤형우의 질문에 신지아는 말문이 막혔다.윤형우와 고우빈이 동시에 위험에 처한 상황이라면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할 수가 있었다.신지아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형우 씨를 구해야죠. 선배는 결혼하면 내가 형우 씨를 구하는 것처럼 선배를 구해줄 아내가 있을 테니까요.”윤형우는 그녀의 대답이 제법 만족스러웠다.신지아는 이 틈을 타 상의하는 어투로 말했다.“저쪽에선 계약서 작성할 때 나도 자리에 있기를 원해요. 일단 회사로 가서 거기 일 해결하고 나면 다시 여기로 올게요. 걱정하지 말아요. 절대 혼자 내버려두지 않고 경험 많은 간병인 불러줄 거니까.”말하면서 신지아는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윤형우의 표정을 살폈다. 그가 화낼까 봐 걱정스러웠다.자신을 위해 다친 건데 병원에 혼자 내버려두는 게 다소 무정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윤형우는 불안해하는 신지아의 모습을 보고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잊지 마, 나도 UME
Read more

제464화

윤형우는 변도영이 자신을 찾아올 거라고 예상했기에 놀라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어 평온한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변도영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뒤 우월감 가득한 표정으로 벽에 등을 기댄 채 문가에 섰다.“이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곁에서 돌보지도 않고 갔습니까? 어디로 갔죠?”신지아가 떠날 때 가방을 들고 가는 걸 봤다. 병원 밖으로 나가서 빨리 돌아오진 않을 것 같았다.하지만 과거 변도영이 살짝 아팠을 때만 해도 신지아는 매우 긴장하며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오랫동안 그를 돌봤었다.이 점을 생각하니 변도영은 마음속에 묘한 느낌이 들었다.신지아가 자신을 사랑해 주던 모습을 봤기에 어쩌면 그녀가 윤형우를 그다지 사랑하지는 않는 게 아닐지 생각했다.‘어쩌면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지도.’윤형우는 변도영의 속내를 꿰뚫어 보았다. 신지아의 행방을 묻는 척 사실은 그의 입에서 신지아와의 관계를 캐내려는 것이었다.누가 봐도 아직 포기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윤형우가 미소를 지었다.“지아는 성격이 부드러워 보이지만 사실은 꽤 고집이 세요. 한번 마음먹은 일은 꼭 해내야만 하고 좋아하는 사람도 쉽게 포기하지 않아요. 만약 포기했다면, 조금의 가능성도 없다는 걸 의미하죠. 그러니까 헛된 짓은 그만두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나 소중히 여겨요. 그렇지 않으면 둘 다 잃을 수도 있으니까.”윤형우가 자신과 신지아 사이에 가능성이 없다고 하자 변도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는 이를 악물더니 곧이어 비웃음을 터뜨렸다.“섣불리 단정 지을 수는 없죠. 그래도 나와 신지아는 5년이나 결혼 생활을 했고 우리 사이에 아이도 생길 뻔했어요. 나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을 리가 없잖아요. 참, 그쪽은 모르겠지만 전에 내가 아팠을 때는 오랫동안 내 곁에서 걱정하며 돌봐줬어요. 지금처럼 사람을 이곳에 내버려두고 혼자 떠나는 게 아니라.”윤형우는 변도영이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려 한다는 걸 알아챘다.당연히 질투가 났다. 다른 남자에겐 그렇게 잘해줬으면서 지금은 온통 돈과 미래
Read more

제465화

“처음에 약속한 시점까지 아직 한 달이나 남았으니 당신들은 UME를 인수할 자격이 없어요!”회의실에서 서인호는 책상을 세게 내리치며 얼굴이 벌게진 채 목이 터지라 소리쳤다.빙 둘러앉은 외국인들 가운데 정중앙에는 검은 머리의 서른 살쯤 되어 보이는 젊은 남자가 있었다.서인호의 분노에도 그는 별다른 동요 없이 고개를 저으며 유창한 외국어로 말했다.“설령 한 달의 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여러분이 원래 합의한 이익을 달성하기엔 너무 짧습니다.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차라리 이 기회에 이력서를 잘 준비해서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시는 게 좋겠습니다.”서인호가 바로 발끈했다.“우리가 못한다고 누가 그래요? 국내 시장은 완전히 열었고 기껏해야 당신들 이익 넘어서는 거면 한 달 안에 충분히 해낼 수 있어요!”남자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지난 반년 동안 투자자 측 해외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습니까?”그러며 옆에 앉은 금발에 파란 눈의 여자에게 손을 내밀자 여자가 한 장의 자료를 건넸다.서인호의 시선이 남자의 손에 든 재무 보고서에 머물렀다.얼마 전 그는 투자사 측 지난 몇 년간의 재무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익 범위를 추산해 본 적이 있었다. UME가 지금 그 이익에 도달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UME의 공장 단지가 이미 완공되었으니 이익은 이전보다 최소 배로 증가할 것이다.게다가 얼마 전 신지아가 사람들과 함께 홍보하고 고우빈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가 더해지면서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었다.그들의 이익이 그 수치에 도달하는 건 어렵지만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마지막 한 달만 더 힘을 내면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서인호가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남자가 내뱉은 다음 말이 돌덩이처럼 그의 등에 무겁게 내려앉았다.“5억 달러.”“얼... 얼마요?”서인호는 온몸이 굳어 말도 더듬거렸다.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잠시 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순이익이 5억 달러라고요? 장난해요?”5억 달러는
Read more

제466화

양승우는 불쾌한 표정으로 눈썹을 찌푸렸다.신지아를 고우빈의 비서로 여겼는지 그녀가 고우빈 대신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줄 알고 버럭 꾸짖었다.“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쪽이 왜 끼어들죠? 고우빈 씨, 그쪽 부하직원은 다 이렇게 예의가 없나요?”서인호는 신지아가 나타나자 마음 한구석에 안도감이 들었다.따지고 보면 고우빈이 신지아 때문에 귀국을 고집한 건데 지금처럼 고우빈이 곤경에 처했을 때 신지아가 나서서 그를 감싸주는 모습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비록 둘러대는 변명이 좀 허술하긴 했지만 어차피 신지아가 진짜로 큰 계약을 따낼 거라고 믿지도 않았다.서인호는 비웃으며 양승우에게 말했다.“도대체 누가 예의가 없다는 거죠? 제가 보기엔 누구와 비교했을 때 우리 쪽 사람들이 훨씬 예의 바른 것 같은데.”양승우는 그의 비꼬는 말투에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었다.하지만 서인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맞대꾸할 생각도 없어서 고우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고우빈은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제 부하직원이 아니라 초기 UME 창립 멤버 중 한 명이고 앞으로도 UME의 주주가 될 사람입니다.”양승우는 눈을 크게 뜨며 그제야 진지하게 신지아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좌우로 아무리 훑어봐도 신지아에게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문득 얼마 전 들은 소문이 떠올랐다. 고우빈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리하게 UME를 국내로 옮겼다는 말이.나름 고우빈을 아는 사람으로서 이성적인 그의 성격상 아무리 여자가 마음에 들어도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행동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고우빈의 말을 듣고 보니 문득 그 소문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감정이란 참으로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구나.’고우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별로 흐트러지지 않은 정장을 정리하더니 양승우 일행을 바라보며 사무실 밖을 향해 손짓했다.“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여러분을 배웅해야 할 것 같네요.”이렇게 된 이상 양승우도 더 할 말이 없었다.애초부터 고우빈이 이번 내기에서 이길 거라
Read more

제467화

“비행기 멀미도 하는데 한 달 뒤에 또 장시간 비행해서 여기 오고 싶지 않아요.”“나도 그래요.”“...”몇몇은 일부러 알아듣기 어려운 외국어로 대화했다.양승우는 괴로웠다. 알아듣기도 힘든 그들의 불평을 들으며 속으로는 짜증이 났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를 띠었다.이제 막 이 자리에 오른 그는 국적 문제로 부하 직원들이 모두 반감을 품고 자기들끼리 뭉쳐서 그를 따돌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양승우는 열정적으로 말했다.“여러분 수고 많으셨어요. 제가 이곳에만 있는 특별한 간식을 사 드릴게요.”그제야 사람들의 표정이 한결 누그러졌다.양승우는 휴대폰으로 두 대의 차량을 불렀다. 기다리는 동안 한 대의 리무진이 그의 곁을 지나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섰다.차에서 정장 차림의 외국인 남녀 몇 명이 내렸다.가운데에 선 여자를 본 양승우는 깜짝 놀랐다.상대는 해외 기술 업계를 선도하는 LL 기업의 비즈니스 담당자 신디였다. 이전에 양승우가 협력을 요청했을 때도 여러 번 거절당했는데 그런 그들이 왜 여기에 온 건지 모르겠다.양승우가 인사하러 갈지 고민하는 사이 차가 도착했고 부하 직원들은 수다를 떨며 차에 올랐다.신디 역시 뒤따르는 팀원들을 이끌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그 모습을 본 양승우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차에 올라탔다.상대는 협력처를 찾기 위해 국내로 들어왔고 한동안 머물 것 같았다. 마침 양승우도 국내에 잠시 머물 계획이었기에 상대방의 일정을 확인한 뒤 찾아가도 늦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UME 회의실에서는 고우빈과 상대가 계약서를 작성하고 저쪽에서 회사 대문을 나설 때까지 서인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는 멍하니 계약서를 손에 쥔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신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지아 씨가 말한 큰 계약이 진짜였어요?”신지아는 마지막 페이지에 방금 찍어 마르지 않은 빨간 도장을 톡톡 두드리더니 웃으며 말했다.“믿지 못하겠다면 변호사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던가요.”그녀는 해외 상황에 대해 잘
Read more

제468화

계약서에 도장까지 찍혀 있는 걸 보아 고우빈이 미리 준비해 둔 것이었다.신지아가 UME로 돌아오기로 결정했을 때 고우빈은 이미 이 계약서를 작성해 두었다.그는 마음속으로 UME에 언제나 그녀를 위한 자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신지아가 필요할 때 이곳은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다만 UME에 막 도착하자마자 신지아는 모든 이의 표적이 되었고 서인호마저 그녀에게 큰 불만을 품고 있었다. 고우빈은 그녀가 지분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달랐다.아마 신지아 본인도 그렇게 여겼을 거다.그래서 고우빈은 계속 때를 기다려왔다.지금이 바로 그 기회였다.신지아가 고개를 들어보니 눈앞에 있는 고우빈의 눈빛은 단호하고 진지했다.그 눈빛을 통해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고우빈은 온통 기술과 과학에만 신경 쓰느라 사실 감정 면에서는 둔감한 편이었다. 신지아도 종종 그가 생각이 단순하고 서투른 남자로 보였다.그런데 가끔 섬세하게 행동할 때면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신지아는 살짝 웃으며 고우빈의 손에서 계약서를 건네받았다.이번 거래가 성사된 게 운이라고 해도 확실히 UME의 급한 불을 끄는 데 도움이 되었기에 신지아는 본인이 받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다.게다가 UME를 설립할 때부터 이익 분배를 협의하는 건 두 사람의 오랜 관례였기에 불편함이나 머쓱함을 느끼지 않았다.공과 사는 구분해야 하니까.신지아는 시원하게 서명하고 계약서 한 부를 고우빈의 손에 들려주었다.“고마워요. 전에 이진이가 했던 말이 맞네요. 선배는 정말 좋은 파트너예요.”고우빈은 잠시 멈칫하다가 대답 대신 이렇게 말했다.“윤형우 씨 최근 투자 건을 재무팀에 넘겨서 다시 검토하고 배당금 비율을 재조정했어...”그러면서 고우빈은 다른 계약서를 꺼냈다.신지아는 순간 깜짝 놀랐다.그 투자금은 변도영에게서 받은 돈이지 윤형우의 것이 아니었다.똑똑한 윤형우라면 고우빈이 배당금 비율을 바꿨을 때 분명히 이상함을 눈치챌 것이다.고우빈이 계약서 사진을 윤형우
Read more

제469화

한참 후, 송민기는 뒤늦게 깨달았다. 이 장면이 매우 익숙하다는 것을.고이진과 윤재혁이 지금처럼 사이가 틀어진 것은 죽어도 윤재혁 곁에 남지 않겠다는 고이진의 고집 때문이었다. 이 일은 윤씨 가문의 양자 성훈이 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당시 성훈의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모두 세상을 떠났고 윤경수와 차선화의 차가 마침 그곳을 지나쳤다. 겨우 열 살이었던 성훈은 울면서 그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 은혜를 갚기 위해 그들의 자식이 되겠다고 제안했다.두 사람은 나이는 어리지만 똑똑한 성훈을 불쌍하게 여겼는지, 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었던 건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성훈의 부모님은 응급처치 끝에 결국 사망했고 윤씨 가문의 두 노인은 사람을 보내 두 사람의 장례를 치르도록 한 뒤 성훈을 집으로 데려와 양자로 삼았다. 그렇게 성훈은 윤재혁과 함께 학교에 다니며 공부했다.그 시절 윤재혁과 고이진, 신지아는 이 바닥에서 유명한 삼각관계였다.물론 그 중심에는 고이진이 있었다.당시 고이진의 눈에는 윤재혁밖에 없었고 하루 종일 그를 따라다니며 아침을 챙겨주거나 손수 뜬 장갑을 건네곤 했다.윤재혁도 말로는 귀찮다고 하지만 모두가 둘이 서로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우리 집 기사님이 오는 길에 차가 막힌대서 오늘은 어쩔 수 없이 너랑 같은 차 타야겠다.”“이번 시험 성적이 그렇게 안 좋아? 알았어, 저녁에 네 집 가서 공부 도와줄게.”“여기 페스티벌 티켓 두 장이 남았는데 버리면 아깝잖아. 같이 보러 가자...”윤재혁은 고이진의 호감이 싫지 않았고 그 역시 어떻게든 핑계를 대며 고이진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했다.고이진의 가장 친한 친구인 신지아는 어쩔 수 없이 가장 눈에 띄는 방해꾼이 되었다.당시 신지아는 고이진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둘이 결혼하면 난 결혼식장에서 맛있는 음식 실컷 먹을 거야. 정신적 손해 비용 청구하는 대신.”하지만 예상했던 결혼식은 다가오지 않았고 두 사람이 막 사귀기 시작했을 때 심각한 다툼이 벌어졌다.한 남자가 파
Read more

제470화

그 시각 성훈은 윤재혁이 내일 입을 옷을 정리해 주고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는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윤재혁은 성질이 급하고 강박증이 심해서 집안 도우미들이 일을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게 하면 곧장 화를 냈다.성훈은 윤재혁보다 겨우 몇 달 먼저 태어났지만 그보다 훨씬 성숙했다.짧은 시간 함께 지내며 그는 이미 윤재혁의 성격을 꿰뚫어 보았다. 윤재혁의 눈빛 하나, 동작 하나만으로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챘다.덕분에 두 사람의 사이도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윤씨 가문에서는 자연스럽게 성훈과 윤재혁을 붙여주었다. 함께 과외받고 같은 차로 등하교하며 심지어 방도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최근 고이진 일 때문에 윤재혁은 성훈을 자주 방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다.성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윤재혁은 잠시 멈칫하다가 몸을 일으켰다.“왜 말이 없어?”윤재혁이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성훈은 학교에서 인기가 많아 여학생들이 항상 따라다녔지만 윤재혁은 달랐다. 그가 나타나면 여자들은 마치 고양이를 본 쥐처럼 도망치듯 피했고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윤재혁은 성훈이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으니 여자 마음을 잘 알 거라 생각했다.그래서 성훈의 인정을 받고 싶었고, 설령 받지 못한다 해도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었다.성훈은 옷을 가지런히 접고서야 몸을 돌렸다.집에서 편안한 옷을 입고 있어도 늘씬하고 훤칠한 체형을 자랑했다.부드러운 불빛이 그의 연한 갈색을 띠며 다소 부스스한 머리카락 위에 내려앉아 더욱 다정하게 보이게 했다.성훈이 웃으며 말했다.“배고프네. 내려가서 뭐 좀 먹자.”“...”윤재혁은 마지못해 소파에서 일어섰다.“요리사 불러올게.”열여덟, 열아홉 살짜리 남학생은 한창 자랄 시기라 평소 저녁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밤이면 배고파서 참지 못하고 일어나 먹을 것을 찾곤 했다.“시간이 너무 늦어서 요리사들도 다 퇴근했어. 내가 해줄게.”성훈이 벽시계를 흘끗 보았다.윤재혁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요리사들이 퇴근한 뒤
Read more
PREV
1
...
434445464748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