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날씨는 잔뜩 흐렸지만 신지아의 기분은 꽤나 맑았다.아침 일찍 의사를 찾아가 윤형우의 검진 결과를 묻자, 의사는 윤형우의 모든 신체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이틀 뒤면 퇴원해도 좋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던 것이다.신지아가 보기엔 윤형우가 아직 좀 허약해 보이긴 했지만 의사의 확언을 듣자 줄곧 마음을 짓누르던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아래층에서 아침 식사를 사 온 신지아가 병실로 돌아왔을 때, 윤형우는 이미 깨어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다.조용히 비켜주려던 찰나, 그녀를 발견한 그가 서둘러 대화를 마무리했다.“그래, 알겠어. 나중에 또 연락하자.”전화를 끊은 그가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다가와 그녀의 손에 들린 보온통을 바라보았다.“매일 아침 누군가 챙겨주길 기다리는 기분, 정말 최고인데. 오늘은 뭐야?”신지아가 보온통을 열자 그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와,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거야? 오늘 딱 좁쌀죽이 당겼는데. 역시 지아가 최고야.”신지아는 그가 자신을 즐겁게 해주려 일부러 장난을 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보통 아픈 사람들은 몸이 불편해 예민해지기 마련이라, 예전에 변도영이 아플 때면 그녀는 어떻게든 그의 기색을 살피며 기분을 맞춰주려 애썼다.하지만 윤형우의 병실 생활은 정반대였다.그녀는 그의 병세가 걱정되어 마음을 졸이는데, 정작 환자인 그는 그녀를 안심시키려 끊임없이 장난을 걸어 긴장을 풀어주었으니 말이다.가끔은 그의 천연덕스러운 미소에 그가 지금 환자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였다.신지아는 웃으며 그의 두 뺨을 감싸 쥐었다.“어쩌겠어요, 제가 그만큼 형우 씨를 사랑하는걸.”윤형우가 물었다.“그럼 나중에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계속 날 사랑해 줄 거야?”“당연하죠.”신지아는 당당하게 대답했다.“형우 씨가 뚱뚱해지든 홀쭉해지든 무조건 사랑할 거예요.”“눈물 나게 감동인데. 그럼 나 이번 생이 끝나도 저승에서 망각의 차 같은 건 안 마실게. 다음 생에도 널 찾아가야 하니까.”신지아는 말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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