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아직 짐을 정리하고 있던 성훈을 바닥에 제압했다.정신을 차린 고이진이 당황하며 그를 도와주려 했지만 다가가기도 전에 손목이 커다란 손에 꽉 잡혔다. 상대가 힘을 주자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더니 비틀거리며 윤재혁의 품으로 쓰러졌다.윤재혁은 온몸으로 살기 어린 냉기를 뿜어내며 눈동자는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심지어 억울함마저 묻어났다.“남녀 단둘이 외국에서 일주일이나 지냈어?” 윤재혁이 이를 갈며 묻자 고이진은 살짝 긴장했지만 이내 단호한 눈빛을 보냈다.“윤재혁, 우린 이미 헤어졌어. 그건 너도 동의한 바잖아. 내가 누구와 있든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그리고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와 성훈 사이엔 아무 일도 없었어.”윤재혁과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기 전까지 아무리 성훈에게 호감이 있더라도 그저 한때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웠던 친구로만 여겼다.해외에 있는 동안에도 둘은 친구로서 적절한 선을 지키고 있었다.하지만 윤재혁은 고이진의 단호한 첫 마디를 듣자마자 온몸이 분노의 불길에 휩싸였다.고이진이 부인하지 않고 오히려 그와의 이별을 강조하는 걸로만 들렸다.윤재혁의 시선이 성훈에게 향하더니 움켜쥔 주먹에서 손가락 마디가 삐걱거렸다.성훈을 친구로, 형제로 여겼는데 상대는 이 기회를 틈타 그를 배신했다.분노가 순식간에 윤재혁을 집어삼켰다.주먹을 꽉 쥔 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성훈을 향해 세게 내리쳤다.고이진은 윤재혁이 이성을 잃은 것을 감지한 뒤 고민도 하지 않고 재빨리 그와 성훈 사이로 뛰어들었다. 눈을 감고 꿋꿋이 그 주먹을 막아내려 했다.윤재혁의 동공이 확 움츠러들며 힘을 풀자 주먹이 고이진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주먹이 매섭게 스치며 일으키는 바람이 느껴졌다. 만약 얼굴에 맞았다면 어땠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뼈가 부서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윤재혁 역시 뒤늦게 두려운 기색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죽음을 무릅쓰고 성훈 앞을 막아선 그녀를 보며 화가 치밀고 분노가 솟구쳤지만 곧 끝없는 허탈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고청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이진이 윤재혁과 헤어진 사실을 알게 되자 고청산은 격분했다.나중에 윤씨 가문이 이유 없이 고씨 가문에 대한 프로젝트 투자를 중단했을 때 고청산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고이진에게 윤씨 가문에 사과하러 가라고 강요했다. 심지어 고이진이 거절하자 고씨 가문과 관계를 단절하라고 협박하기까지 했다.한때 고청산이 화내는 걸 두려워했던 고이진이었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굳게 먹고 홧김에 고씨 가문을 떠났다.고씨 가문을 떠난 후 고이진은 신지아를 찾아가려 했지만 당시 신지아는 엄마의 심각한 병을 알게 되어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기에 자신까지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우빈도 학업 때문에 정신없이 바빴다.다른 재벌가 아가씨들에게는 사정을 알리고 싶지 않아 거듭 고민한 끝에 결국 성훈에게 전화를 걸었다.만나자마자 고이진이 상황을 설명하기도 전에 성훈은 그녀의 붉게 물든 눈가를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했다.“아저씨와 싸웠어?” 성훈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고청산과는 고이진 때문에 고작 한번 만났지만 대화를 통해 고청산이 고이진을 윤씨 가문에 기어오르는 도구로 여긴다는 것을 대략 느낄 수 있었다.고이진은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성훈을 찾은 것도 딱히 갈 곳이 없었던 참에 기분을 전환하고 싶어서였다.그런데 성훈의 말을 듣자 왠지 모르게 억눌러 뒀던 서러움이 밀려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고이진은 성훈을 껴안고 쌓여 있던 억울함과 무너진 마음을 모두 쏟아냈다.성훈은 그저 휴지를 건네주며 기다렸고 그녀가 울음을 그친 후에야 말했다. “일단 여기를 떠나자.”성훈은 고이진을 데리고 곧장 공항으로 가서 해외를 돌며 보름 동안 여행을 다녔다.그들은 섬에 놀러 갔고 해협을 건너 남쪽 들끓는 작은 마을에도 갔다.마지막으로 성훈은 고이진을 교회로 데려가 그곳 사람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결혼식에서 잘생긴 신랑과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사회자의 서약문을 따라 읊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과 성훈이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깨달았다. 성훈 역시 윤씨 가문 사람이고 윤재혁의 친구라는 사실을.윤재혁에게 고개를 숙이라고 한 사람들 속에 성훈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고이진은 순식간에 마음이 차갑게 식으며 말투도 한결 차가워졌다.“안 해.”“왜?”성훈이 물었다.“재혁이한테 사과하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더 많을 텐데, 왜 망설이는 거야?”“난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성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너 때문에 우리가 병원에 못 들어갔어.”조금 전 고이진도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 때문에 윤재혁이 병원에 가는 걸 방해해서 강아지가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된 거라고 여겼다.하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것과 성훈이 말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고이진은 눈앞에 서 있는 남자가 성훈이 아닌 윤재혁에게 사과하라고 강요하는 고청산처럼 느껴졌다.화가 난 고이진이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내가 병원에 들어가지 못하게 방해한 것도 아니잖아. 난 잘못한 게 없고 나 역시 피해자야.”눈시울이 붉어진 채 내뱉는 말에는 저도 모르게 서러움이 묻어났다.성훈을 다시 바라봤을 때 두 눈에는 약간의 반항심까지 보였다.2초간 정적이 흐르다가 성훈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너도 피해자인데 왜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 넌 이미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잖아.”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아니었다면 난 강아지를 병원으로 데려갈 능력도, 살 수 있는 희망을 줄 기회도 없었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돼. 굳이 이런 일 때문에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데 타협할 필요는 없어.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성훈의 눈빛은 진지했다.겹쳐 보였던 고청산의 그림자가 마치 한순간에 흩어지듯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왠지 모르게 고이진은 온몸의 긴장이 탁 풀리며 묘한 상쾌함을 느꼈다.고청산의 자식이 수두룩한 덕분에 고이진도 남매가 많았지만 같은 배에서 태어난 고우빈을 제외하고는 다들 고청산의 눈에 들
윤재혁은 그저 고이진이 한발 물러서 주기를 바랐을 뿐이었다.성훈과도 관련된 일이라 고이진이 한발 물러선다면 정말로 그냥 내버려둘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고이진의 말을 듣자 윤재혁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금 개 한 마리 때문에 나랑 헤어지겠다는 거야? 좋아, 고이진. 넌 후회하게 될 거야. 오늘 내가 있는 한 어느 병원에서도 그 개를 받아주지 않을 거야.”윤재혁이 홧김에 고이진에게 이런 말을 뱉은 뒤 과연 어느 병원에서도 이 개를 받아주지 않았다.고이진은 성훈과 함께 여러 병원을 돌았지만 병원에선 번번이 정중한 말로 거부했다. 그들이 둘러대는 핑계조차 하나같이 똑같자 윤재혁이 이번에는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도 고개를 숙여 사과할 수 없었다.고이진도 나름대로 고집이 있었다.이번 일에 자신이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고개를 숙이면 윤재혁이 날이 갈수록 횡포를 부릴 것이고 본인의 무정함이 옳다고 생각하며 위협하는 게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성훈은 그녀의 망설임을 눈치챘다.“괜찮아, 개인 병원도 있잖아.”그러면서 성훈은 전화를 걸어 강아지를 한 개인 병원으로 보냈다.“부상이 너무 심해서 저희가 최선을 다해 살려보겠지만 마음의 준비는 하셔야 합니다. 게다가 저희는 개인 병원이라 의료 장비도 당연히 다른 대단한 병원들만 못합니다. 그래도 저희 능력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의사의 솔직한 말에 고이진의 가슴이 조여들었다.고이진은 무의식적으로 성훈을 바라보았다. 성훈이 슬퍼하며 그녀를 탓할 줄 알았다. 그녀가 윤재혁을 건드린 탓에 지금 이런 처지가 되었다며 화를 낼 줄 알았다. 심지어 성훈이 걱정되는 마음에 당장 윤재혁에게 사과하라고 부탁하는 상상까지 했다.예전 고청산이 그랬던 것처럼.고이진이 윤재혁을 화나게 하면 윤재혁이 고씨 가문에 대한 투자나 다른 이익을 도로 가져갈까 봐 고청산은 끈질기게 윤재혁과 화해하라고 구슬렸다.“체면 따위 뭐가 중요해? 돈이 제일 중요한 거지. 고씨 가문이 여기까지 올 수
그런데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윤재혁의 냉담함은 곧 생명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것을.고이진은 여전히 진지하게 말했다.“이건 쓸데없는 일이 아니라 목숨이 달린 거잖아.”윤재혁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그냥 개 한 마리일 뿐이야. 게다가 심하게 다쳐서 살 수도 없는 데 굳이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잖아.”성훈에게도 같은 말을 했지만 성훈은 듣지 않고 강아지를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겠다고 고집했다.윤재혁이 덧붙여 말하려는데 고이진은 그를 무시한 채 아직 멀리 가지 않은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와 성훈을 병원으로 데려다주라고 지시했다.윤재혁이 그녀를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따라가려 했지만 고이진은 그를 밖에 내버려둔 채 문을 쾅 닫았다.“이진아, 뭐 하는 거야? 문 열어!”윤재혁은 화가 나서 차창을 내리쳤다.고이진은 그를 무시한 채 기사에게 바로 동물병원으로 가라고 지시했다.사실 성훈은 고이진의 차를 타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특히 지금처럼 고이진과 윤재혁이 서로 신경전을 벌일 때는 더더욱 그랬다.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앞좌석에서 다소 화가 난 고이진을 바라보며 성훈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부잣집 도련님들은 다 그래. 남의 고통을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영원히 깨닫지 못해.”고이진은 담담하게 대꾸하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강아지를 바라보았다.노란 털을 가진 강아지는 태어난 지 고작 몇 개월밖에 안 된 듯한 모습이었다. 강아지는 낮은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살짝 떨고 있었는데 몸에 마른 핏자국이 묻어 있어 더럽지만 불쌍해 보였다.몸이 불편한지 강아지는 자꾸만 꿈틀거렸고 피 묻은 발톱이 차 시트에 닿아 선명한 발자국을 남겼다.마침 그때 고이진이 심하게 다친 강아지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 참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렸다.성훈은 강아지가 차를 더럽힌 것에 불만을 품었다고 오해하며 본인의 양복 재킷을 벗어 강아지 발 앞쪽에 깔아주었다.“그런 뜻이 아니었어.”고이진의 말에 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 윤씨 가문의 저택으로 들어선 뒤 고이진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성훈이 서둘러 집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손에는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가까이 다가와 곁을 지나갈 때 고이진은 그것이 강아지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강아지는 심각한 상처를 입었는지 몸에 피가 묻어 있었다. 소름 끼치는 핏자국을 보자 고이진의 심장이 철렁했다.“성훈, 살릴 수 없으니까 괜히 애쓰지 마.”윤재혁은 그렇게 말하며 뒤따라 집에서 걸어 나왔다.성훈과 달리 그의 표정은 냉담했고 마치 산책하듯 여유롭게 걸어 나왔다.성훈은 윤재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저택 내 주차장 쪽으로 향했다.성훈에게서 거대한 이끌림을 느낀 고이진은 저도 모르게 그를 쳐다보고 싶었지만 윤재혁을 떠올리며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결국 시선을 거두었다.그때 윤재혁도 고이진을 발견하고 얇은 입술에 저절로 미소가 번지더니 말투도 한층 가벼워졌다.“아저씨가 말씀하길 계속 바다에 가고 싶어 했다면서, 마침 요즘 날씨도 좋은데 주말에 같이 갈까? 이건 나한테 주는 거야? 정말 정교하네.”윤재혁은 고이진 손에 든 선물 상자를 집어 들고 뜯어보더니 안에 와인색 넥타이가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고이진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저택 내 주차장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저씨, 저 정말 급해요. 제발 좀 봐주세요.”성훈의 목소리엔 걱정과 초조함이 묻어 있었다.아저씨라고 불리는 상대 남자가 말했다.“도련님, 저도 도와드리고 싶지만 여사님께서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으셔서 이 개를 차에 태울 수 없습니다. 안 그러면 저도 직장을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차 사용하고 깨끗이 청소할게요.” 성훈이 말했지만 남자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이건 규칙입니다. 도련님, 저를 난처하게 만들지 말아주세요.”“...”윤재혁은 저쪽의 다툼이 들리지 않는 듯 넥타이를 꺼내 몸에 대어 보더니 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고이진은 참지 못하고 성훈 쪽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윤재혁이 힐끔 쳐다보았다.“차에
전에 변하늘은 고우빈에게 스캔들 상대로 의심되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에 슬퍼하기도 했다.왜냐하면 고우빈은 평소 사생활이 깨끗하고 여자와 스캔들이 난 적이 없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에게 여자에 대한 소식이 들려온다면 거의 사실일 가능성이 높았다.그 스캔들의 주인공이 신지아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오히려 안심되었다.어쨌든 신지아는 이미 자신의 오빠와 결혼했고 오빠를 매우 사랑하며 오빠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그동안 애쓰는 모습을 모두가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함이 남아 있었
방금 전까지만 해도 변도영은 단 한마디도 신지아에 대한 일정을 언급하지 않았다.그건 너무 낯설었다.그가 아무리 신지아를 외면하던 시절에도 적어도 형식적인 배려나 지시는 있었다.그런데 오늘은 마치 신지아라는 존재 자체가 변도영의 세계에서 지워진 듯했다.양준명은 그 모습을 떠올리며 묘하게 가슴이 저릿했다.그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혹시 변 대표님께서 이미 뭔가 준비해 두신 게 아닐까요?”신지아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변도영 씨요? 그 사람이 저를 위해 직접 무언가를 준비한 적이 있었던가요?”양준명은 아무 말도 할 수
그녀가 무대 위에서 균형을 잡는 걸 확인하자 로봇은 천천히 팔을 거두고 다시 뒤로 물러섰다.이 장면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유리 같은 눈동자를 가진 로봇의 눈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신지아는 잠시 숨이 멎었다.신지아는 마치 그해 모든 걸 잃고 홀로 서 있던 그날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그때나 지금이나 등 뒤엔 아무도 없었고 가장 소중한 것들은 이미 손끝에서 흩어져 있었다.똑같이 초라하고 똑같이 아팠다.신지아는 두 주먹을 꼭 쥐었지만 호흡은 점점 거칠어졌다.무대 뒤편에서 고우빈은 그녀가 기자
이나은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신지아가 그런 짓도 했어? 그런데 네가 어떻게 신지아가 한 짓이라는 걸 알아?”변하늘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날 만난 사람은 언니와 오빠 말고는 신지아밖에 없었어요. 신지아 씨가 아니면 누구겠어요? 언니와 오빠는 나를 해치지 않을 거잖아요.”이나은의 눈동자에 옅이 빛이 스쳤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변하늘은 계속해서 말했다.“더 기가 막힌 건 그날 제가 정말로 신지아 씨가 진심으로 저를 잘 대해주는 줄 알았다는 거예요. 하지만 모두 가짜였어요. 그러니 분명 오빠도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