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남지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미소 지었다. 어떤 말들은 평생 마음속에 묻어두고 누구에게도 꺼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보탰다.“윤양은 정말 좋은 곳이야. 평생 여기서 살아도 나쁠 거 없지. 최소한 마음은 편안하니까.”소윤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성도에서 고생할 남편 걱정을 한가득 쏟아냈다.“사실 내 배 속에 있는 이 아이, 크게 출세하길 바라는 것도 아니거든. 근데 남편은 자꾸 애를 제대로 못 키울까 봐 걱정이라면서, 기어코 성도에서 일하겠대. 그래야 애한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줄 수 있다나. 난 그냥 남편이 윤양으로 돌아와서 아무 일이나 했으면 좋겠어. 돈이야 많든 적든 상관없잖아. 가족은 함께 있는 게 제일 중요한 거니까.”소윤의 모습을 보며 송남지는 문득 어떤 말이 떠올라 깊이 공감했다.‘행복에 겨운 사람만이 시시콜콜한 수다를 떨 수 있다.'비록 걱정과 불평, 투정 섞인 말들이었지만, 불행한 사람은 그런 말조차 내뱉을 기력이 없는 법이니까.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잠시 산책을 즐기다 송남지가 먼저 작은 마당이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작은 도시의 장점은 산책하듯 걷다 보면 어느새 집에 도착한다는 것이었다.마당에 막 들어서자 여준휘의 전화가 걸려 왔다.“내일 화동에서 주최하는 교류회가 있는데 말이야, 소윤이도 배가 많이 불러서... 혹시 남지 씨가 대신 가줄 수 있을까? 별일은 아니고, 호텔 한 층 빌려서 회의 좀 하다가 애프터눈 티 먹고 오는 거야...”여준휘는 송남지가 곤란해할까 봐 조심스러운 말투로 덧붙였다.“부담스러우면 안 가도 괜찮아. 내가 내일 일정 미루고 다녀와도 되니까.”송남지는 마당 그네에 앉아 웃으며 대답했다.“갈게요. 안 갈 이유가 없잖아요? 회의도 하고 애프터눈 티도 즐기면 전시관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보다 훨씬 재밌겠네요.”송남지의 대답에 여준휘는 마음을 놓았다.“가준다고?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참, 운전은 할 줄 알아? 내일 내 차 가져갈래?”“할 줄 알아요.”송남지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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