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출산의 밤, 하 대표님이 첫사랑을 따라 죽었다: Bab 351 - Bab 360

481 Bab

제351화

“결혼식이 이렇게 앞당겨질 줄은 몰랐어. 나도... 조금 긴장되네.”수지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별아를 바라보았다.“와줄 거지?”“당연하지. 꼭 갈 거야.”수지의 손을 꽉 잡은 별아의 눈빛에는 축복이 가득 담겨 있었다.“네가 예쁘게 시집가는 모습, 꼭 보고 싶거든. 오늘은 네가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되는 날이야. 걱정하지 마. 유 변호사님이 잘해줄 거야.”수지가 웃었다. 자신은 애초에 사랑을 기대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갑작스럽게 낯선 집안에 들어가는 일이 낯설었다.그래서 별아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남을 걱정시키지 않은 건... 수지의 성향이었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수지가 전통혼례를 치르고 유씨 집안 본가에 들어온 바로 그날 밤, 유씨 집안의 큰 사모님, 바로 이겸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원래 수지와 이겸의 결혼식은 할머니의 기력을 복돋우기 위한 일종의 ‘목적’이었다. 이겸의 할머니가 조금이라도 더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한 결혼식이었다.그런데, 결혼식이 그대로 장례식이 되어버렸다.수지와 이겸은 첫날밤은커녕 신혼방 문턱도 넘지 못했다.그런 와중에 유씨 집안에서는 수지를 내쫓으려 들었다.수지가 그 황당함을 그대로 삼킬 리 없었다.“혼인신고도 했고, 결혼식도 치렀습니다. 지금 K시 사람들 전부가 제가 유씨 집안에 들어간 걸 알고 있는데, 이제 와서 나가라니요?”“곱게 자란 처녀로 들어온 제가, 첫밤도 안 치른 채 쫓겨나면 뭐가 됩니까? 제가 하루 만에 중고가 됐다고 말이라도 해줄 겁니까?”예복을 입은 채 유씨 집안 사람들 앞에 단호하게 선 수지가 손가락으로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할머니가 돌아가신 건 할머니 수명이 거기까지였던 건데, 제가 뭘 어쨌다는 겁니까? 제가 사람을 해칠 수 있다면, 여기서 저한테 손가락질하는 여러분부터 다 쓰러졌겠죠? 아직도 멀쩡히 살아 있으면서 저를 재앙이라고 욕할 수 있겠습니까?”소매를 걷어붙인 수지는 의자를 하나 끌어오더니 그 위에 한쪽 발을 올리고 계속 따졌다.“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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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아니야.”이겸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다. 하지만 수지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걷잡을 수 없는 아픔이 담겨 있었다.“할머니 병은 원래 위중했어. 우리가 결혼했다고 해서 무조건 나아질 병이 아니었지. 그냥... 너무 갑작스러워서 우리 가족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야. 미안해. 당신이 상처받게 해서.”수지는 한숨을 내쉬었다.“어차피 당신네 가족은 내가 당신 할머니를 잡아먹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잖아. 그럼 앞으로 두 집안이 사업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없겠지. 사실... 우리가 이렇게 정리하는 게 제일 나아.”어차피 시작부터 계산된 결혼이었다.이익이 사라지고 감정적인 앙금까지 더해졌다면, 이 결혼은 이미 가치가 없었다.수지는 늘 현실적이고 냉정한 쪽이었다.하지만 이렇게 밀려나듯 돌아가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유씨 집안에서 쫓겨나서 돌아간다면, 배씨 집안의 체면은 어떻게 되겠는가?“나 억지부리는 거 아니야.”수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눈빛만큼은 단단했다.“내 명예? 그깟 거야 얼마든지 버릴 수 있어. K시 최악의 재앙이라는 낙인도 감당할 수 있고. 하지만... 우리 집안에 설명할 건 설명해야지...”그 의미를... 이겸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다.“당신이 무슨 재앙이야.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이겸이 수지의 손을 꽉 잡았다.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듯.“결혼은 장난이 아니야. 쉽게 했다가 쉽게 끝내는 게 아니라고. 우리... 아직 아이도 낳아야 하잖아?”수지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어, 뭐??”‘뭐야... 혹시 돈을 주기 싫어서 시간을 끌려는 건가?’“내 말은...”“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이겸이 단호하게 끊었다.“알아야 할 건 하나뿐이야. 오늘 결혼한 지 갓 몇 시간 됐고, 혼인신고 한 지도 3일밖에 안 됐는데, 당신이 벌써 날 버리겠다고 하는 건... 난 허락 못해.”“이, 이겸 씨... 그렇게 말하면... 난 우리 집안에 뭐라고 설명해... 당신네 가족이 날 쫓아내려고 한 거잖아.”“당신이 결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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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수지와 이겸이 그 밤을 어떻게 보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차는 조용히 장례식장으로 향했다.유씨 집안과 오래 알고 지내온 인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배씨 집안 사람들도 보였다.강준은 호민과 짧게 몇 마디 나눈 뒤 먼저 조문을 드렸다.별아는 수지를 찾고 싶었지만 이런 엄숙한 자리에서 이겸에게 직접 묻는 것도 민망한 터라, 조문을 마친 뒤 강준을 따라 조용히 빈소 밖으로 나왔다.밖에는 호민이 서 있었다.별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오빠, 수지 어떻게 지내요? 아까 문자 넣었는데 답도 없고... 오늘도 못 봤어요.”호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걱정할 필요 없어. 그 성격 알잖아. 수지가 억울한 거 참을 타입이 아니야. 누가 건드리면 바로 받아치지, 그냥 당하고만 있진 않아.”하지만 호민의 눈빛은 어두웠다.수지 개인의 문제가 아닌, 배성그룹의 향후 방향을 걱정한 것이다.“다만... 유씨 집안에서 밀어붙여서 결혼하는 날 장례를 치르게 된 거니까, 괜히 배씨 집안에 책임 돌릴 수도 있지.”“유씨 집안이 그렇게까지 어리석진 않겠지.”강준이 낮게 말했다.“진짜 그런 식이면, 앞으로 같이 일할 필요도 없고.”별아는 두 사람의 대화에 깊게 끼어들 수 없었다.배씨와 유씨 집안 사이의 줄다리기는 별아가 알 수 없는 분야였다.그저 갑작스러운 일에 수지가 더 다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강준은 새로 세운 회사로 정신없이 바빴고, 별아는 다가오는 새해 신제품 발표로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그래서 주말마다 은준을 돌보는 일은 자연스럽게 남정이 맡게 됐다.남정은 그 시간이 의외로 행복했다. 남선애와 함께 은준을 데리고 백화점도 가고 놀이공원도 가고, 서로의 사는 얘기를 나누며 어느새 친구처럼 가까워졌다.처음엔 두 집안의 체면 때문에 시작된 관계였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마음이 통했다....작업실.밤 8시.별아는 여전히 새 디자인을 수정하고 있었다.도설이 조용히 들어와 커피 한 잔을 책상 앞에 내려놓았다.“사장님,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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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서로 몸을 기대 잠시 숨을 고른 뒤, 강준은 샤워하러 욕실로 들어갔다.침대 머리맡에 올려 둔 강준의 핸드폰이 눈에 들어오자, 별아는 별다른 생각 없이 집어 들었다.[강준 오빠, 제 원룸 선풍기 고장 났어요. 돌아가기만 하고 바람이 안 나와요. 와서 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오빠, 제 원룸 근처에 아침 먹을 데 어디가 맛있어요?][강준 오빠, 오늘 야근해야 해서요. 오빠 차 타고 같이 돌아가도 될까요?][오빠, 오늘 강 비서님께 혼났어요. 조금 속상한데... 혹시 사랑 가득 담긴 밀크티 한 잔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위로를 받고 싶어서요.][강준 오빠...][...]메시지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별아는 스크롤을 몇 번 내리고 말았다. 장담컨대, 수백 개는 있어 보였다.전부 최해린이 보낸 메시지였다.그리고 회신은 한 번도 없었다.해린과 강준은 촌수로 보면 기껏해야 먼 친척 정도였고, 직급으로 치면 강준은 상사, 해린은 부하 직원이다.‘그런데 이렇게 밤낮없이 개인 메시지를 보내는 게... 과연 적절한 거야?’아마 해린은 자신이 강준과 조금 더 가까웠다고 착각하는 듯했다.‘말이 통한다는 착각인가, 아니면 대놓고 들이대는 건가?’별아는 깊은 감정 없이 그저 시시하다는 듯 핸드폰을 제자리에 내려놓았다.“여보, 잠옷 좀 가져다줘. 까먹었어.”욕실 안에서 강준의 목소리가 들렸다.침대에서 일어난 별아는 실크 잠옷을 골라 욕실 문을 살짝 열어 건넸다.“여기.”그러나 문틈 사이로 빠져나오는 뜨거운 수증기가 별아의 팔에 전해지며 소름이 돋았다.강준의 손이 잠옷과 함께 별아의 손목을 붙잡아 끌어당겼다.“같이 씻자. 응?”“그만해. 옷 다 젖어.”별아의 실크 슬립은 물에 닿자마자 얇게 달라붙으면서 색이 변했다.“하강준!”별아의 항의에도 강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의 허리를 들어 올려서 젖은 벽에 부드럽게 기대게 했다.강준의 눈빛은 깊고 뜨거웠다.수증기가 피어오르는 욕실 안, 강준의 눈가에 엷은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뜨거운 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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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입도 살아 있네.”별아는 강준이 괜히 흥분하는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넌 이미 한 번 이혼했잖아. 최해린은 아직 미혼이고.”“난 이혼한 적 없어.”핸드폰을 침대 위에 내던진 강준이 그대로 별아 위에 몸을 숙였다.조심스럽게 행동했지만 기세는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여보, 우리는 몇 생이고 이어져 있을 거야. 전생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고. 난 너랑 평생, 몇 번을 태어나도 부부야. 너 도망 못 가.”“헛소리하지 마. 우리 각자 자유야.”별아가 단호하게 말하자 강준의 표정이 굳어졌다. 별아의 턱을 잡고 시선을 맞추게 하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다시 말해봐?”“우리 각자...”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준이 입을 막듯 입술을 겹쳤다.“하... 강준...!”별아가 주먹으로 강준의 가슴을 쳤지만, 강준은 그녀의 양손을 한 손으로 잡아 머리맡 위로 올려 고정했다.열 손가락을 꼭 맞물려서 떨어지지 못하게 만들고서.욕실의 열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한 방 안에서 두 사람은 또다시 격렬하게 서로를 탐했다....며칠 후.강준과 호민이 새로 만든 회사는 빠르게 체계를 잡아가고 있었다.지분은 강준이 40%를 가지고 있었고, 강준이 오랫동안 다져온 분야였다.다만 이 회사가 안정되면 실질 운영은 호민에게 맡기고, 자신은 지분과 배당만 챙길 생각이었다.하산그룹에서 일할 때부터 이미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었고, XY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영향력을 따로 확장해온 지 오래였다.하산그룹은 이제 완전히 고남훈이 쥐고 있었다.강준과는 더 이상 상관없는 회사였다.그럼에도 강준은 자기 할아버지 하태산만큼은 걱정됐다.‘그렇게 원하던 결과가 아닌데. 억지로 밀린 결과라니.’그때, 오래 모시던 집사 진차균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강준 도련님... 병이 다 나았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제발 한 번 와주세요. 어르신께서 도련님만 찾으십니다. 요즘 몸이 너무 안 좋아지셨어요. 꿈에서도 도련님 이름을 부르십니다...]강준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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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강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곧바로 하태산 곁으로 다가간 강준이 조심스럽게 몸을 숙였다.“할아버지, 저예요. 강준이 왔어요.”하태산의 미간이 살짝 떨렸다. 하지만 눈꺼풀은 지나치게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고, 여러 번 뜨려고 해도 결국 뜨지 못했다.한쪽에 서 있던 고남훈은 강준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검증하듯 의심하듯, 눈앞의 인물이 정말 강준인지 판단하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재환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정중한 손짓으로 출구를 가리키며 말했다.“고 대표님, 하 대표님께서 도련님과 잠시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으시답니다. 잠시만 밖에서...”“나도 지금 하씨 가문 사람인데, 내가 못 들을 말이 어디 있어?”남훈이 턱을 들며 끼어들었다.“이제 누가 이 집안 주인인지부터 파악 좀 해.”말투는 오만했고, 표정에는 노골적인 도발이 드러나 있었다.강준이 미간을 찌푸렸다.다음 순간, 강준의 주먹이 그대로 남훈의 얼굴을 가격했다.묵직한 소리가 방 안에 퍼지면서, 중심을 잃은 남훈은 바닥에 박히듯이 쓰러졌다.강준은 위에서 내려다보며 얼음처럼 말했다.“고남훈. 입 다시 열면 진짜로 들것에 실려 나갈 거야.”잠깐 침묵한 뒤, 남훈의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내렸다.결국 분노를 참을 수 없었는지 남훈이 벌떡 일어나서 주먹을 들었다.“죽을래!”그러나 재환이 잽싸게 뒤에서 끌어안고 막았다.“고 대표님! 어르신 앞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제발... 잠시만 밖에서 기다리세요.”재환은 끝까지 남훈의 체면을 지켜줬다.이 이상 남훈이 버틴다면, 정말 바닥에 내던져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였기 때문이다.남훈은 씩씩대며 코피를 닦았다.“하강준... 두고 봐. 반드시 돌려줄 거니까.”문이 쾅 닫히고, 방 안은 잠잠해졌다....방 밖.재환은 문 앞을 지키며 서 있었다.해린은 불안한 듯 계속 서성이고 있었고, 바로 그때 문이 열리면서 남훈이 나왔다.해린이 남훈과 정면으로 부딪쳤다.휘청하는 순간...찰싹-남훈의 손바닥이 그대로 해린의 뺨을 때렸다.“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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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난 일하는 거야. 그리고 나랑 하 대표는 이미 이혼한 지 오래야.”“네, 사장님.”...식사를 마친 뒤, 별아는 JO와 MEI를 데리고 놀러 다녔다.놀이시설, 바, 야경 스팟까지 모두 돌았다.말 그대로 ‘왕자님들’인 두 사람을 만족시키려면 체력이 세 배는 필요했다.새벽이 다가올 무렵이 돼서야 겨우 두 ‘왕자님’을 달래는 데 성공했다.“송 사장님, 진짜 사장님이랑 협업하는 게 우리 오래된 꿈이었어요. 저 정말 사장님의 브랜드 좋아하고, 사장님도 좋아해요.”장난스럽게 가까이 다가온 JO가 별아의 어깨에 한 손을 올리며 미소 지었다. 그러다 분위기에 휩쓸린 듯, 볼을 살짝 스치는 정도로 인사하듯 다가왔다.“이제 우린 자매인 걸로 알고, 두 배 아니... 진짜 2백 퍼센트 전력을 다해서 홍보할게요.”MEI도 별아의 어깨를 감싸 안으면서 머리카락에 입을 맞췄다.“이렇게 예쁜 여사장님은 처음이에요. 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너무 가까운 스킨십에 별아는 살짝 불편해졌지만, 프로답게 미소만 유지했다.“내일 기자회견도 있으니까, 오늘은 얼른 들어가 쉬어요. 잘 부탁할게요.”“걱정 마요! 완벽하게 할게요!”별아는 도설에게 둘을 호텔까지 데려다 주라고 지시했다.그리고 겨우 숨을 돌리려는 순간, 고개를 들자마자 차에 기댄 강준과 눈이 마주쳤다.강준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바람을 피해 목깃을 올린 채,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 불을 붙였다.“왼쪽도 끌어안고 오른쪽도 끌어안고... 참 좋겠다? 송 사장님.”연기 너머의 눈빛은 놀리는 듯했지만 말투는 싸늘했다.“업무 참 부럽네. 나도 그런 업무 좀 하고 싶은데?”“뭐야, 왜 갑자기 빈정대?”별아는 일부러 머리를 쓸어 올리며 도발하듯 말했다.“난 광고주야. 당연히 그 사람들이 나한테 잘해야지.”“그럴 거면 멀리서 찾지 말고 가까운 데 있잖아.”강준은 마지막 한 모금을 빨고 담배를 발끝으로 꺼뜨렸다.“내가 네 모델이면 브랜드 수준이 두 단계는 올라갈 걸?”별아는 피식 웃으면서 그를 위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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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강준과 이름을 부르며 다가올 수 있는 여자 후배는 딱 한 명.윤희였다.강준이 몇 년 동안 별아를 쫓아다니던 그 시절, 이 윤희라는 존재는 정말 자주 나타났다.별아가 강준을 거절했던 이유 중 절반은 바로 윤희 때문이었다.그때 별아는 강준과 윤희가 연인이라고 믿었고, 윤희는 그 오해를 바로잡으려 하지도 않았다.강준이 아무리 설명해도 별아는 신뢰하지 못했다.아니었다면, 누가 7년 동안을 질질 끌겠는가?감정이 식었다가 또 달아올랐고, 그러다 겨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시간이었다.강준은 언제나 주변에 여자가 많았다.이겸과 달리 예의 바르고 말도 곱지 않았고, 호민처럼 단순하거나 선량하지도 않았다.강준은 늘 경계선 위를 걷는 사람이었고, 거친 구석과 도시적 세련미가 이상하게 섞여 있었다.출중한 외모까지 더해져서, K시 상류층에서 그를 눈여겨보는 여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별아의 취향은 애초에 강준 같은 타입이 아니었다.전생에 강준과 결혼했던 건, 말 그대로 감정이 폭발했던 어느 순간의 선택이었다.그리고 결혼 후 3년.솔직히 말해 별아는 행복했다.아낌없이 사랑했고, 서로를 지켜주었다.만약 당시 소시정이 끼어들지 않았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지금 별아는 아마도 강준의 수많은 내연녀들과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이 생의 별아는 이제 그런 에너지조차 아깝다고 느끼고 있었다.“선배, 이혼했다며? 그럼 나 좀 생각해 줄래?”윤희의 목소리가 갑자기 현실을 끊었다.강준은 미묘하게 웃었다.윤희가 다시 말을 이었다.“왜? 난 이제 더 이상 애도 아니야. 일도 잘하고, 아직 젊잖아. 무엇보다도... 선배 보면 아직도 설레.”별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옛사랑 부활인가?’‘새로운 여자보다 무서운 건 과거의 감정이지.’‘아무리 뛰어난 내연녀라도, 첫사랑은 못 이기는 법이니까.’‘윤희가 하강준의 첫사랑일까? 글쎄, 아닐 것 같아. 하지만 확실히... 예전엔 애매한 관계였지.’강준은 얼음이 든 콜라를 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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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별아의 입가에는 여전히 잔잔한 미소가 남아 있었다.하지만 강준의 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얘기 좀 해. 차 안에서 말하자.”별아는 먼저 뒷좌석 문을 열고 타버렸다.따뜻하게 안아줄 줄 알았던 강준은 순간 멈칫했다.서운했지만 내색은 못 하고, 강준도 몸을 숙여 차에 올라탔다.“뭘 얘기하려고?”별아는 차창 밖을 보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어머니 건강도 많이 좋아졌고, 노숙현 이모도 잘 돌봐주고 있어. 나도 바쁘고 너도 바빠서 자주 보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앞으로는 주말에 은준이 데리고 와서 이틀 정도만 같이 지내면 좋겠어. 너는 어떻게 생각해?”평온하고 담담한 목소리였다.정말로 ‘상담’하는 태도.강준이 눈썹을 깊게 찌푸렸다.‘지금 따로따로 살자는 말이야?’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 문제도 없었는데...’‘함께 사는 것도 이미 받아들였고, 서로 잘 조율해가기로 했는데...’“아니, 잠깐. 나 진짜 이해가 안 되는데? 우리 분명히 얘기 끝났잖아. 그래, 지금 네가 명분 안 주는 것도 참고 있고, 내가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잖아. 너 왜 갑자기 또 딴말이야?”강준은 흥분해서 말도 꼬일 정도였다.별아는 너무나 태연했다.“응. 난 이게 제일 좋은 방식인 것 같아. 우리가 같이 사는 이유도 결국 어머니 때문이었고, 어머니 건강이 좋아졌으니까 굳이 같이 살 필요는 없지.”“은준이도 주중엔 어린이집에 있고, 부모가 같이 사는지 아닌지 아직 몰라. 주말만 즐겁게 보내면 그걸로 충분해.”강준의 눈빛이 더 깊어졌다.‘아니, 뭔가 이상해... 이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별아, 너 혹시...”별아는 잔잔한 눈웃음으로 강준의 말을 끊었다.“며칠 고민했어. 사실 나도 개인 공간이 필요해. 게다가 작업실에 새로운 계획도 있고. 요즘 기자들 움직임이 많아서... 너랑 같이 사는 걸 들키면 브랜드에 좋을 게 없거든. 너도 알잖아.”강준은 말문이 막혔다.‘결국 나 때문에 이미지 관리가 힘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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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별아가 할 말을 잃었다.‘과한 걱정 아닌가?’도대체 몇 년도 이야기라고 이 난리를 피우는지 이해가 안 됐다.“너 너무 오버하는 거 아냐? 지금 새로운 시대야. 고남훈이 너랑 사이가 안 좋지, 나하고 무슨 원한이 있겠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다니까.”별아는 단호히 거절했다.하지만 강준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넌 내가 사랑하는 여자야. 걔 눈에는 네가 곧 나야. 아무튼 경호원 두자. 노호진이면 딱 좋을 것 같아.”별아가 더 어이가 없었다.‘노호진?’그 이름을 듣는 순간, 가슴이 살짝 조여왔다.전생에서 수지가 소개해줬던 사람.하지만 지금 생에는 아직 만나지도 않았다.‘어디서 찾았다는 거야, 대체...?’“안 필요해. 경호원까지 둘 일 아니야.”“너뿐만 아니라 은준이도 보호할 거야. 그냥 그렇게 하자. 아니면 너 못 나가게 할 거야.”강준의 어투는 단호했다. 그게 강준의 마지노선이었다.별아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이 사람이 정말 날 걱정해서 그러는 건가, 아니면... 감시하겠다는 건가?’“알겠어. 맘대로 해.”...강준이 노호진을 어떻게 찾았는지는 별아도 끝내 알 수가 없었다.별아가 강준의 집에서 짐을 뺀 지 3일째 되던 날, 노호진이 별아의 회사로 출근했다.예전의 기억 속에서 걸어 나온 사람을 다시 보는 기분.별아는 묘하게 심장이 뒤틀렸다.“안녕하세요, 송 사장님. 저는 노호진입니다. 하 대표님께서 사장님을 보호하라고 고용하셨습니다. 앞으로 24시간 사장님 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대비하겠습니다.”말투도 태도도 여전히 칼 같았다.너무 성실해서 부담스러울 정도로.별아는 이마를 짚었다.‘내가 대통령도 아니고, 무슨 24시간 경호야...’“아냐,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나 일하는 동안은... 그냥 내 사무실 문 앞에 앉아 있으면 돼.”“알겠습니다, 사장님.”호진은 크고 단단한 체구를 숙이면서 대답했다.그리고 정말로 문 앞의 의자에 앉았다.그 모습을 본 도설은 왠지 손발이 오그라들었다.“호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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