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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Author: 서은월
“조정에 우리 힘을 보여줘야지 않겠어요?”

삼마자가 으스대며 말하자, 도 형님은 그대로 그의 뒤통수를 발로 걷어차 사정없이 멀리 나가떨어지게 만들었다.

“현령을 죽인다고? 그 전에 내가 널 먼저 목 매달아 깃발 아래에 걸겠다. 이 자식아!”

정현의 현령이 아 형님의 아들이라는 것은 그도 얼마 전에서야 안 사실이었다. 산적인 주제에 관직에 오른 아들이 있다니! 오랜 세월동안 반의산에 들어박혀 아무것도 하지 않던 아 형님이 왜 갑자기 다른 산채들마저 쓸어버리면서 우주까지 확장을 해갔는지, 그제야 모든 것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아들을 위해서였다. 아들이 벼슬에 있는데, 아버지가 산적일 수는 없지 않은가? 삼마자는 그 한 발에 어안이 벙벙했다. 곁의 동료들이 그를 끌어내며 핀잔을 주었다.

“또 떠들어댄 것이냐? 네놈의 그 머리로는 천호는 무슨, 밥이나 푸거라!”

사처에서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고, 삼마자가 무어라 더 말하려 했을 때에 도 형님은 이미 몸을 돌린지 오랬다.

성 안팎은 팽팽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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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래? 경치가 별로야?”“예쁘긴 예쁘죠.”맹진영이 입맛을 다시며, 한껏 동경 어린 얼굴로 대답했다.“헌데 전 아버지처럼 고사성어를 줄줄 읊는 재주도 없고, 어머니처럼 바람만 스쳐도 바로 몸이 나가는 솜씨도 없잖아요.”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반짝이는 두 눈에는, 이 선경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소박한 인간 냄새가 가득 배어 있었다.“이런 풍경이면 말입니다... 네모난 상 하나 딱 펼쳐놓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동솥 하나 걸어놓고, 부드러운 양고기 몇 접시 썰어 올리고, 거기에 뜨끈한 양탕 한 그릇까지 곁들이면…”말을 이어가던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슬쩍 침을 삼켰다.“그게 진짜 사람 사는 냄새죠!”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멀지 않은 매화나무 뒤편에서 노골적인 비웃음이 흘러나왔다.“누군가 했더니 먹보였군. 진국공부의 맹 아가씨다워.”보랏빛이 감도는 남색 비단 옷에 옥관을 단 소년 하나가 나무에 기대 서 있었다.열세네 살쯤 되어 보이는 나이에 이목구비는 또렷하고 단정했다.맹진영은 그를 보자마자 방금까지 웃고 있던 얼굴을 단번에 굳혔다.“차유담? 너 개야? 왜 가는 데마다 나타나?”그는 주종현의 벗 차윤서의 장남으로, 맹진영과 함께 국자감에서 공부하는 사이였다. 둘은 평소에도 앙숙이었다.차유담은 팔짱을 낀 채 비스듬히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이런 설경과 매화 앞에서, 머릿속엔 온통 양고기 생각뿐이라니. 역시 글 한 자 모르는 촌스러움다워.”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한숨까지 곁들였다.“맹 상서 같은 청류 선비에게서 어떻게 너 같이 먹을 것밖에 모르는 딸이 나왔는지... 참으로 알 수가 없군.”“내가 네 집 쌀이라도 먹었어?”맹진영은 순식간에 발끈했다. 소매를 걷어붙이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이 위선 떠는 새끼! 뒤에서는 몰래 야담이나 읽으면서, 스승님 앞에서만 사람인 척하는 꼴이 퍽 우습단 말이지!”“헛소리 하지 마!”차유담은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얼굴빛이 확 바뀌었다.“너야말로 헛소리야! 그건 민심을 살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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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시은은 초청장을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조가에서 화초 장인이 또 새로운 품종을 길러냈다더구나. 한번 가서 보겠느냐?”“갈래요!”“진영이도 같이 데리고 가거라. 네가 보고 싶다고 늘 말하더라. 며칠 전 변주에서 막 돌아왔으니, 둘이 함께 얘기도 나누고.”맹진영은 외삼촌 맹서강의 장녀로, 올해 막 열한 살이 된 아이였다.집안에서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키운 작은 폭죽 같은 아이로, 성격은 활달하고 불같이 뜨거웠다.국화 연회는 조가 후원에서 열렸다. 정원 가득 금사국이 피어 있었다.둥글게 뭉친 꽃송이들이 층층이 모여, 곳곳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특히 새로 길러낸 몇몇 품종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꽃잎은 용의 발톱처럼 말려 있었고, 색은 금빛에 붉은 기운이 어우러져 햇살 아래에서 찬란하게 빛났다.귀한 규수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감탄을 쏟아낼 만했다.조가의 화초 장인은 과연 경성 제일이라 할 만했다. 작년에 들여온 두 그루도 이미 보기 드문 명품이었는데 올해는 이런 희귀한 것까지 길러냈다니.꽃을 보러 온 이들은 많았다. 사람이 많으면, 말도 많아지는 법이었다.주연아는 맹진영의 손을 잡고 태호석으로 꾸며진 조경을 돌아 나가던 중, 멀지 않은 곳에서 낮게 깔린 웃음소리를 들었다.화려하게 차려입은 소녀 몇이 돌탁자에 둘러앉아 있었다.“들었습니까? 폐하께서는 얼마 전까지 궁에 안 계셨대요.”연노랑 옷을 입은 소녀가 비밀스럽게 입을 열었다.“당연하지요. 조정이 난리가 났다잖아요. 어서에 쌓인 상소문이 산더미라던데요.”“폐하도 아직 젊으시고, 강남에서 막 돌아오셨으니… 혹시 어디 미인 보러 가신 거 아닙니까?”그 말에 묘한 웃음이 퍼졌다.연보랏빛 치마를 입은 다른 여인이 입꼬리를 비틀며 말했다.“미인이라니, 소식이 너무 늦었네요.”그녀는 목소리를 더 낮췄다.“폐하께서 직접 밖에 놀러다니는 경영군주를 잡으러 가셨대요.”‘잡는다’는 말에는 은근한 조롱과 흥미가 섞여 있었다.“잡아서 뭐 하게요?”아까 그 연노랑 옷 소녀가 물었다.“성지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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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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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383화

    아설은 그녀가 초주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물었다.“강 대인도 함께 가시나요?”“지금은 하천 공사로 가장 바쁠 때라서. 오라버니는 이번에는 가지 않을 거야.”장사가 커지면 운송을 피할 수 없었다. 그중에서도 선박 운송은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었는데, 초주는 수로가 많은 지역이자, 중요한 부두를 끼고 있어 선운이 발달한 곳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선박이 필요했다. 정현과 가장 가깝고 편리한 곳은 초주였다. 아람은 초주에서 자랐다. 오라버니가 서당에 가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다가, 몰래 뒤따라 나서서 담장 밖에서 글 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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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마담, 이 두 사람도 단장시킬까요?”홍 마담은 두 사람의 얼굴을 한 번 훑어보더니 말했다.“옷을 가져와서 둘 다 갈아입히거라.”잠시 뒤, 시녀 둘이 각각 한 벌씩의 의상을 들고 들어왔다. 홍 마담은 손가락으로 옷을 가리키며 덧붙였다.“여기는 영각이다. 고생하기 싫으면 말을 잘 듣거라.”아람은 때를 놓치지 않고 겁에 질린 기색을 보였다.“여긴 대체 어딥니까? 당신들은 누구입니까?”홍 마담이 웃었다.“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곳이지.”주종현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양민을 납치하는 건 중죄다.”“어머, 아는 게 많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385화

    아람은 고개를 돌리자마자 그가 옷깃을 꼭 움켜쥐고는 누가 볼까 잔뜩 경계하는 모습을 발견했다.“……”그녀는 소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한 번 훑어보았다. 아주 평범한 손수건으로, 장터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물건이었다. 꺼낸다 한들 누구 것인지 알아볼 사람도 없을 터라 굳이 돌려받을 생각도 없이 그에게 내밀었다.“정현에서 잘 지내고 있다면서, 초주에는 왜 온 겁니까?”주종현이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런 너도 정현에서 장사 잘하고 있다가, 왜 초주에 온 거지.”아람은 웃음기 없는 얼굴로 답했다.“어머니 제사 지내러 왔는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401화

    그는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오늘 마침 초주의 개선식이 열리니 구경하러 가도 좋겠구나.”“개선식이요?”아람은 마차에 오르며 의아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초주에서 자랐지만 이런 의식이 있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그때, 차윤서가 입을 열었다.“개선식은 원래 영각이 처음 현판을 걸고 영업을 시작할 때 열던 행사였습니다. 한데 이제는 관례처럼 남아서 해마다 치러지고 있지요.”부두는 이미 정리되어 있었고 길게 이어진 구조물이 설치되어 커다란 단상이 만들어져 있었다. 붉은 비단이 단상을 감싸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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