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은 마지막 옷마저 떨구더니, 손가락 끝으로 얇은 비단 장막을 휘리릭 걷어내렸다.곧 침대를 둘러싼 장막이 천천히 내려오며 둘만의 은밀한 공간이 완성되었다.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오직 두 사람만의 밤이 찾아온 것이다.그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붉게 달아오른 눈빛이 자신의 왕비를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지윤의 뺨은 뜨겁게 달아올랐다.“내가 도와줄까.”저음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동시에 그의 거친 손이 매끈한 허리를 따라 미끄러지며 매듭을 풀어내자, 비단 겉옷이 힘없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침대 위에 쓰러진 그녀의 피부는 은빛 달빛 아래 한층 더 눈부시게 빛났다.숨을 마실 때마다 천천히 오르내리는 가슴, 그 움직임 하나에도 이현은 눈을 떼지 못했고, 마치 마법에 걸린 듯 그녀에게 몸을 기울였다.뜨거운 숨결이 겹치는 순간, 입맞춤이 시작되었다. 심장이 울릴 만큼 깊고 진한 입맞춤.젖은 혀끝이 입술을 천천히 훑자, 지윤은 본능적으로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더 깊은 애정을 받아들이듯 고개를 젖혔다. 더 가까이, 더 깊게. 그리고 그들의 몸과 숨결과 체온이 겹쳐지는 순간, 방 안엔 촉촉한 입맞춤 소리가 진하게 번졌다.부드러운 소리가 두 입술 사이에서 흘렀고, 네 손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몸 위를 천천히 더듬었다. 마치 오래된 지도를 탐색하듯, 익숙하면서도 다시 처음인 듯 조심스럽게.“아… 하… 서방님…”그녀의 목소리가 떨림과 함께 작은 숨으로 흘러나왔고, 이현은 목덜미에 연달아 입맞춤을 남기며 은은한 자국을 새겼다. 거친 손바닥이 따뜻한 곡선을 감싸 쥐자, 그녀의 호흡은 더욱 흐트러졌다. 허리가 흔들릴 때마다, 두 사람의 체온은 자꾸만 더 가까워졌다. 마치 조금만 더 움직이면 서로를 넘어뜨릴 듯, 그 벼랑 끝의 긴장감이 짜릿하게 스며들었다.이현은 문득, 첫날밤을 떠올리고는 미소를 흘렸다. 그때의 그녀는…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다.그의 얕은 웃음에 지윤이 눈을 가늘게 떴다.“지금… 웃으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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